photo by pentax superprogram.

모스크바 붉은광장, 이쁘다는 뜻으로 '붉다'는 표현을 썼다더니 정말 아름다운 광장이다. 테트리스에서 참 많이도 봐서 익숙할 줄 알았던, 그치만 굉장히 아름답고 세밀한 성바실리대성당과 크렘린 앞 레닌의 묘, 그리고 테두리에 온통 노란램프를 밝힌 굼 백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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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크바의 인사동, 이즈마일로보 마켓에서 담은 필름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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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닥온라인 사이트 사용기] 내 집안의 디지털현상소. 에서 다룬 '사진 인화', '포토북', 포토앨범' 리뷰입니다.


#1. 내 집안의 현상소, 코닥온라인 사진 인화.

역시 다르다. 부모님이 여행을 가시거나 산행 가실 때마다 찍어온 사진들을 카메라에서 컴퓨터로 옮겨드리고

보는 법을 알려드리는 것만으로도 '효자'노릇은 어느 정도 했다지만, 아무래도 이렇게 손에 잡히는 사진으로

출력해드리는 것만은 못한 거다. 그동안 잔뜩 파일로만 존재하던 사진들, 소중한 시간들이 그냥 뒹굴게 놔둬도

백년은 버틴다는 코닥의 인화지로 단단히 보존되어 컴퓨터 밖으로 나왔다.

코닥의 로얄인화지는 다른 회사의 인화지보다 좀더 두껍다고 한다. 그만큼 보존성도 뛰어나고 이미지 재현력도

높다는 건데,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한가지다. 아낌없이 사진을 험하게 다뤄주는 거다. 앨범에 꼽아두고 통풍,

환기, 직사광선 따위의 요소들을 배려하는 게 아니라 그냥 집안 곳곳에서 뒹굴뒹굴대도록. 한꺼번에 너무 많은

사진을 뽑고 나니 집의 앨범이 모자라서, 당분간은 그냥 마루 테이블 위에 탑처럼 쌓아둘 거 같으니 한번 결과를

지켜봐야겠다.


#2. 포토북, '나의 사진책 만들기 DIY' 버전이래도 될 듯한.

기본 포토북은 약 16장, 60장 가까이 사진을 넣을 수 있는 거 같다. 아무리 '포토앨범'보다 경량이고 캐주얼한

형태의 사진첩이라지만 오래 보존되어야 한다는 덕목은 양보할 수 없는데 소프트 커버라고 해서 조금 걱정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학가에서 흔히 보이는 '떡제본'의 마무리가 깔끔해서 맘에 들었다. 힘주어 페이지를 쫙쫙

열어도 갈라지거나 떨어져 나갈 거 같지 않다.


화질이 좀 떨어져보이는 건 삼각대를 이용한 사진의 초점이 맞지 않았기 때문, 그보다 이렇게 한쪽 전체를

전부 사진 프레임으로 쓸 수 있는 옵션이 있기도 하고 여러가지 다양하게 분할된 프레임을 설정할 수 있단 게

중요하다. 마주선 신발 사진들처럼 프레임을 희미하게 조정할 수 있기도 하고.


저렇게 자잘한 사진들을 배치하는 동시에 뒷면의 커다란 배경처럼 사진을 넣을 수 있다는 점도 포토북을 만들면서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게 하는 지점들. 잘만 하면 굉장히 멋지게 배경사진까지 처리하며 그럴듯한 포토북이

나올 수 있겠다는 게 빤히 보이니까, 앨범에 사진꼽듯이 아무렇게나 대충 할 수가 없었다. 결과물은, 대만족.


#3. 포토앨범, 조금은 더 격식과 품위를 고려한 포토북.

부모님과 가족 사진을 넣은 포토북, 집에 배송되어온 녀석을 한번 정독하시며 언제 어디서 찍었던 사진인지,

그때 무슨 일이 있었고 무슨 생각을 하셨는지 한동안 이야기하시던 부모님의 결론은, 어디 부모님 친구들과

놀러가거나 여행갈 때 이 포토북 꼭 챙겨서 자랑하자는 것.

등산가방에 넣던 여행가방에 넣던 좀처럼 헐지 않을 거 같은 탄탄한 재질의 두꺼운 사진첩이다. 한장 한장

넘길 때도 저항없이 차분하게 잘 넘어가고, 이음새 역시 꼼꼼하게 잘 되어 있어서 억지로 찢으려 용쓰지 않는 한

찢어질 일은 없을 거 같고.


프레임 종류가 다양한지라 원하는 사이즈의 사진을 원하는 배치로 넣을 수 있었다. 앨범을 열어 맨 첫장으로

선택했던 프레임은 한 페이지를 꽉 채우는 사진 한 장씩. 영화 포스터같은 느낌이 난다며 좋아하셨다.


그러고 보니 부모님도 참 여행을 좋아하시고, 많이 돌아다니시며 사진도 많이 찍으셨다. 진작 이런 사진첩 하나

해드렸으면 더 좋았겠다 싶기도 하고. 생각보다도 너무 앨범에 만족해하셔서 다음번에는 아예 여행 다녀오시면

그 여행에서 찍은 사진들 만으로 앨범 하나 만들어드려야겠다.

개인적으로는 이 앨범에 이 사진 두 장을 넣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서해의 어느 섬에선가 찍어드렸던 흑백모드

사진 한장, 그리고 2004년인가 태국의 프렌치 가든에서 찍어드렸던 두 분의 뒷모습.








컴퓨터 하드를 점령하고도 여전히 배고프다는 '사진 파일들'

사진만 쌓여가던 참이다. 하드 용량도 모자라 본체 용량보다 더 큰 외장하드도 장만한 참이었다.

어느샌가 디지털카메라가 대세가 되고, 찍고 바로 LCD모니터로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 기억의 편린-사진

장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속편하게 늘어가기 시작했었다. 아니, 종이를 헤아릴 때 쓰이는 '장'이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겠다. 디지털화된 파일 '용량'이라고 해야 제대로 된 표현이겠다. 하여간 그 '파일 용량'은 처음엔

야금야금, 그렇지만 어느순간 우걱우걱 하드의 빈공간을 마냥 차지한 채 처치곤란한 먹깨비 괴물이 된 참이었다.


남는 건 사진뿐? 남는 건 '인화된 사진'뿐!

씨디로 저장해서 따로 보관해두었던 파일들조차 날아갈 수 있음을 미처 몰랐었다. 하드를 갈아엎는 통에

지워져 버린 수년 간의 기억이 서린 0과 1의 조합들, 그렇게 한 번 데이고 나서 정말 중요하다 싶은 걸 오랜 시간을

들여가며 선별해서 씨디로 구워두었던 건데. "남는 건 사진"뿐이란 말이 절반의 진실만 갖고 있음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남는 건 역시, 손에 잡히고 날아가버릴 위험없는 구체화된 사진 종이였던 거다. 물론 그 역시

자의던 타의던 지워야 할 일이 생기면 옛 사진들을 싸그리 모아 낙엽태우듯 불지르면 고만이라고는 하지만,

최소한 사람의 기억을 지워버리는데 필요한 노고를 요구하는 거 아닌가. 사진을 모으고, 적절한 장소를 골라,

불을 지피고, 마지막 한 조각까지 제대로 태워지는지 지켜보는. 휙, 사라지는 디지털과는 다르다.


촬영의 '화룡점정', 사진을 인화하고 활용하기.

디지털을 거부하며 새삼스런 아날로그 찬가를 불러젖힐 생각은 아니다. 다만, 사진을 이렇게 대책없이 파일

형태로 언제까지고 하드 공간의 대부분을 차지하도록 냅두는 건 모두에게 못할 짓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드에게나, 사진에게나, 사진 속 기억을 공유하는 사람들에게나. 무엇을 '찍는다'는 사진촬영의 의미는, 그로

인해 만들어진 한 순간의 추억을 적절한 사람들과 가능한 최선의 형태로 공유하도록 책임지면서 완성되는 거

아닐까. 그런 고민을 하다가 발견한 싸이트, 코닥온라인.(http://www.kodakonline.co.kr/)

사실 '코닥'이란 이름은 어려서부터 카메라 혹은 필름과 뗄레야 뗄 수 없이 한몸이었던 고유명사. 필름하면 으레 

코닥필름이 제일 좋은 줄 알고 24장, 36장 짜리를 우르르 사들고 여행을 떠나기도 했었고, 대체 코닥은 어느 나라

브랜드일까 싶다가도 왠지 독일이나 일본쯤 되지 않을까, 카메라 잘만드니까, 정도에서 궁금증은 그쳤었다. 조금

유식한 단어를 쓰며 좋아라 하면서부터는 그 자문자답에 광학기술이 좋은 독일이나 일본, 정도의 첨언이 더해진

정도, 이후로는 디지털 카메라가 대세가 되면서 어느새 슬쩍 기억 속에 잊혀지고 말았었는데. 이렇게 다시 보니

꽤나 반갑다.

알고 보니 어느새 120년, 그리고 코닥은 Made in USA, 아~ 미제였구나. 근 이십년만에 처음으로 코닥이 어디

나라에서 나온 필름, 아니 브랜드인지 알았다. 사실 여전히 코닥, 하면 필름이 떠오르는 건 인지상정. 그렇게

만든 건 그네들의 과오이기도 했지만, 이제 그 '위기'로부터 반전을 만들겠다며 디지털 인쇄시장에 진출해서

이렇게 한국에서도 단순 사진인화니, 포토북이니, 포토앨범이니, 게다가 사진을 덧입힌 각종 팬시상품에까지

영역을 넓혀가는 걸 볼 수 있게 되었다.

디지털 파일은 화소로 구성되어 있어 아날로그 카메라와는 다른 종이에 인화되어야 한다는 말, 그렇겠지 싶다.

뭔가 설명을 꼼꼼히 읽다 보면 광고문구로 호언한 대로 200년뿐만이 아니라, 한 500년도 거뜬하게 버텨낼 거 같다.

일반 가정에서 앨범이 아닌 곳에 그냥 뒹굴뒹굴해 두어도 100년까지 보존된다니, 할아버지에서 손자에 걸치는

삼대가 별다른 조치없이도 같은 사진을 볼 수 있다는 셈이니 조금 징글징글하기도. 어쨌든 코닥의 인화는 여느

인화지와는 달리 보다 선명하고 오래 보관하기 쉬운 최고의 인화지라는 점은 가장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셈.


#1. 내 집안의 현상소, 코닥온라인 사진 인화.
온라인상으로, 본인이 직접 원하는 사진들을 집에서 선택하고 보정해서 인화옵션까지 선택할 수 있다는 건 정말

꽤나 획기적인 일임에는 틀림없는 거 같다. 원하는 사진을 프로그램상에 올리면 3X5, 4X6 등의 사이즈에서

화질이 문제없이 나올지, 이미지가 잘려서 나오지는 않을지를 미리 보여주는 거다. 그리고 유광지에 출력할지

무광지에 출력할지, 어떤 사이즈로 몇 장을 출력할지를 정하기만 하면 인화 완료. 참 간단하다.


#2. 포토북, '나의 사진책 만들기 DIY' 버전이래도 될 듯한.
기본적으로 코닥온라인 홈페이지에서 모든 걸 작업할 수 있다는 게 정말 편하다. 포토북을 신청하고, 수십개의

디자인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표지를 정하고, 다시 수백개의 디자인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속지를 정하고, 그리고

원하는 사진과 문구들을 집어넣을 수 있는 거다. 사진첩을 만들 거라면 사진만 쭉 나열되도 괜찮겠지만, 그런 게

아니라 아기들을 위한 선물용이라거나 결혼을 앞둔 커플용, 뭐 여하간의 용도로건 원하는 대로 글도 적어넣을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 정해진 포맷이 있다고는 해도 워낙 많은 부분 손대고 바꿀 수 있어서 거의 '나의 책

만들기 DIY' 버전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겠다.


#3. 포토앨범, 조금은 더 격식과 품위를 고려한 포토북.
포토북부터 보고 나니 포토앨범, 이란 상품이 또 있길래 잠시 헷갈렸다. 이건 뭐지. 간단히 구분짓자면 포토북은

소프트커버, 인화가 아니라 컬러출력이어서 사진 품질도 조금 떨어진다고. 가격도 포토앨범에 비해서는 조금

싼 편이지만, 뒤집어 말하면 하드 커버보다는 더 캐주얼하고 맘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겠다.

그래서 포토앨범은 포토북과 직접 만들어나가는 방식이 비슷해 보인다. 역시 수십개의 표지 디자인, 수백개의

내지 디자인 중에서 직접 고르고 사진을 채워넣고 필요하면 글도 채워넣을 수 있는. 20장짜리 포토북에는 대략

50장 내외의 사진을 넣을 수 있을 듯 한데, 그 정도면 여행 한번이나 행사 한번, 그런 이벤트 한 번을 처음부터

끝까지 차곡차곡 채워넣기에 알맞은 분량이지 싶다.


#4. 포토팬시상품들, 본인 맘대로 만들어진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상품.

사진이 들어간 팬시상품들의 종류도 꽤나 다양해서 언제고 필요한 상품을 주문하면 되겠다. 주문후 제작해서

배송에까지 걸리는 시간이 한 5일 내외라고 하니까 그 정도의 여유만 갖고 미리 챙기면 귀중한 선물이 될 듯.

시계, 액자, 머그컵, 냉장고 자석, 타일 등 온갖 것들이 있었지만 그 중 하나, 커플머그컵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저런 형태의 컵에 들어갈 사진이나 문구를 직접 선택하고 디자인할 수 있다는 거다.

기본적으로 사진을 인화하던, 포토북을 만들던 포토앨범을 만들던 아니면 포토팬시상품을 만들던 그 디자인을

위한 프로그램은 같은지라, 한번만 해보면 다음 번에는 더욱 쉽게, 그리고 좀더 욕심을 부려서 멋지게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사진을 단순 인화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좀더 정제되고 이쁘게 꾸며진 형태로

보존하는 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 불끈.




* 본 글은 '코닥온라인 체험단' 활동의 일환으로 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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