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하드를 점령하고도 여전히 배고프다는 '사진 파일들'

사진만 쌓여가던 참이다. 하드 용량도 모자라 본체 용량보다 더 큰 외장하드도 장만한 참이었다.

어느샌가 디지털카메라가 대세가 되고, 찍고 바로 LCD모니터로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 기억의 편린-사진

장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속편하게 늘어가기 시작했었다. 아니, 종이를 헤아릴 때 쓰이는 '장'이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겠다. 디지털화된 파일 '용량'이라고 해야 제대로 된 표현이겠다. 하여간 그 '파일 용량'은 처음엔

야금야금, 그렇지만 어느순간 우걱우걱 하드의 빈공간을 마냥 차지한 채 처치곤란한 먹깨비 괴물이 된 참이었다.


남는 건 사진뿐? 남는 건 '인화된 사진'뿐!

씨디로 저장해서 따로 보관해두었던 파일들조차 날아갈 수 있음을 미처 몰랐었다. 하드를 갈아엎는 통에

지워져 버린 수년 간의 기억이 서린 0과 1의 조합들, 그렇게 한 번 데이고 나서 정말 중요하다 싶은 걸 오랜 시간을

들여가며 선별해서 씨디로 구워두었던 건데. "남는 건 사진"뿐이란 말이 절반의 진실만 갖고 있음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남는 건 역시, 손에 잡히고 날아가버릴 위험없는 구체화된 사진 종이였던 거다. 물론 그 역시

자의던 타의던 지워야 할 일이 생기면 옛 사진들을 싸그리 모아 낙엽태우듯 불지르면 고만이라고는 하지만,

최소한 사람의 기억을 지워버리는데 필요한 노고를 요구하는 거 아닌가. 사진을 모으고, 적절한 장소를 골라,

불을 지피고, 마지막 한 조각까지 제대로 태워지는지 지켜보는. 휙, 사라지는 디지털과는 다르다.


촬영의 '화룡점정', 사진을 인화하고 활용하기.

디지털을 거부하며 새삼스런 아날로그 찬가를 불러젖힐 생각은 아니다. 다만, 사진을 이렇게 대책없이 파일

형태로 언제까지고 하드 공간의 대부분을 차지하도록 냅두는 건 모두에게 못할 짓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드에게나, 사진에게나, 사진 속 기억을 공유하는 사람들에게나. 무엇을 '찍는다'는 사진촬영의 의미는, 그로

인해 만들어진 한 순간의 추억을 적절한 사람들과 가능한 최선의 형태로 공유하도록 책임지면서 완성되는 거

아닐까. 그런 고민을 하다가 발견한 싸이트, 코닥온라인.(http://www.kodakonline.co.kr/)

사실 '코닥'이란 이름은 어려서부터 카메라 혹은 필름과 뗄레야 뗄 수 없이 한몸이었던 고유명사. 필름하면 으레 

코닥필름이 제일 좋은 줄 알고 24장, 36장 짜리를 우르르 사들고 여행을 떠나기도 했었고, 대체 코닥은 어느 나라

브랜드일까 싶다가도 왠지 독일이나 일본쯤 되지 않을까, 카메라 잘만드니까, 정도에서 궁금증은 그쳤었다. 조금

유식한 단어를 쓰며 좋아라 하면서부터는 그 자문자답에 광학기술이 좋은 독일이나 일본, 정도의 첨언이 더해진

정도, 이후로는 디지털 카메라가 대세가 되면서 어느새 슬쩍 기억 속에 잊혀지고 말았었는데. 이렇게 다시 보니

꽤나 반갑다.

알고 보니 어느새 120년, 그리고 코닥은 Made in USA, 아~ 미제였구나. 근 이십년만에 처음으로 코닥이 어디

나라에서 나온 필름, 아니 브랜드인지 알았다. 사실 여전히 코닥, 하면 필름이 떠오르는 건 인지상정. 그렇게

만든 건 그네들의 과오이기도 했지만, 이제 그 '위기'로부터 반전을 만들겠다며 디지털 인쇄시장에 진출해서

이렇게 한국에서도 단순 사진인화니, 포토북이니, 포토앨범이니, 게다가 사진을 덧입힌 각종 팬시상품에까지

영역을 넓혀가는 걸 볼 수 있게 되었다.

디지털 파일은 화소로 구성되어 있어 아날로그 카메라와는 다른 종이에 인화되어야 한다는 말, 그렇겠지 싶다.

뭔가 설명을 꼼꼼히 읽다 보면 광고문구로 호언한 대로 200년뿐만이 아니라, 한 500년도 거뜬하게 버텨낼 거 같다.

일반 가정에서 앨범이 아닌 곳에 그냥 뒹굴뒹굴해 두어도 100년까지 보존된다니, 할아버지에서 손자에 걸치는

삼대가 별다른 조치없이도 같은 사진을 볼 수 있다는 셈이니 조금 징글징글하기도. 어쨌든 코닥의 인화는 여느

인화지와는 달리 보다 선명하고 오래 보관하기 쉬운 최고의 인화지라는 점은 가장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셈.


#1. 내 집안의 현상소, 코닥온라인 사진 인화.
온라인상으로, 본인이 직접 원하는 사진들을 집에서 선택하고 보정해서 인화옵션까지 선택할 수 있다는 건 정말

꽤나 획기적인 일임에는 틀림없는 거 같다. 원하는 사진을 프로그램상에 올리면 3X5, 4X6 등의 사이즈에서

화질이 문제없이 나올지, 이미지가 잘려서 나오지는 않을지를 미리 보여주는 거다. 그리고 유광지에 출력할지

무광지에 출력할지, 어떤 사이즈로 몇 장을 출력할지를 정하기만 하면 인화 완료. 참 간단하다.


#2. 포토북, '나의 사진책 만들기 DIY' 버전이래도 될 듯한.
기본적으로 코닥온라인 홈페이지에서 모든 걸 작업할 수 있다는 게 정말 편하다. 포토북을 신청하고, 수십개의

디자인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표지를 정하고, 다시 수백개의 디자인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속지를 정하고, 그리고

원하는 사진과 문구들을 집어넣을 수 있는 거다. 사진첩을 만들 거라면 사진만 쭉 나열되도 괜찮겠지만, 그런 게

아니라 아기들을 위한 선물용이라거나 결혼을 앞둔 커플용, 뭐 여하간의 용도로건 원하는 대로 글도 적어넣을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 정해진 포맷이 있다고는 해도 워낙 많은 부분 손대고 바꿀 수 있어서 거의 '나의 책

만들기 DIY' 버전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겠다.


#3. 포토앨범, 조금은 더 격식과 품위를 고려한 포토북.
포토북부터 보고 나니 포토앨범, 이란 상품이 또 있길래 잠시 헷갈렸다. 이건 뭐지. 간단히 구분짓자면 포토북은

소프트커버, 인화가 아니라 컬러출력이어서 사진 품질도 조금 떨어진다고. 가격도 포토앨범에 비해서는 조금

싼 편이지만, 뒤집어 말하면 하드 커버보다는 더 캐주얼하고 맘편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겠다.

그래서 포토앨범은 포토북과 직접 만들어나가는 방식이 비슷해 보인다. 역시 수십개의 표지 디자인, 수백개의

내지 디자인 중에서 직접 고르고 사진을 채워넣고 필요하면 글도 채워넣을 수 있는. 20장짜리 포토북에는 대략

50장 내외의 사진을 넣을 수 있을 듯 한데, 그 정도면 여행 한번이나 행사 한번, 그런 이벤트 한 번을 처음부터

끝까지 차곡차곡 채워넣기에 알맞은 분량이지 싶다.


#4. 포토팬시상품들, 본인 맘대로 만들어진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상품.

사진이 들어간 팬시상품들의 종류도 꽤나 다양해서 언제고 필요한 상품을 주문하면 되겠다. 주문후 제작해서

배송에까지 걸리는 시간이 한 5일 내외라고 하니까 그 정도의 여유만 갖고 미리 챙기면 귀중한 선물이 될 듯.

시계, 액자, 머그컵, 냉장고 자석, 타일 등 온갖 것들이 있었지만 그 중 하나, 커플머그컵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저런 형태의 컵에 들어갈 사진이나 문구를 직접 선택하고 디자인할 수 있다는 거다.

기본적으로 사진을 인화하던, 포토북을 만들던 포토앨범을 만들던 아니면 포토팬시상품을 만들던 그 디자인을

위한 프로그램은 같은지라, 한번만 해보면 다음 번에는 더욱 쉽게, 그리고 좀더 욕심을 부려서 멋지게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사진을 단순 인화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좀더 정제되고 이쁘게 꾸며진 형태로

보존하는 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이 불끈.




* 본 글은 '코닥온라인 체험단' 활동의 일환으로 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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