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닥온라인 사이트 사용기] 내 집안의 디지털현상소. 에서 다룬 '사진 인화', '포토북', 포토앨범' 리뷰입니다.


#1. 내 집안의 현상소, 코닥온라인 사진 인화.

역시 다르다. 부모님이 여행을 가시거나 산행 가실 때마다 찍어온 사진들을 카메라에서 컴퓨터로 옮겨드리고

보는 법을 알려드리는 것만으로도 '효자'노릇은 어느 정도 했다지만, 아무래도 이렇게 손에 잡히는 사진으로

출력해드리는 것만은 못한 거다. 그동안 잔뜩 파일로만 존재하던 사진들, 소중한 시간들이 그냥 뒹굴게 놔둬도

백년은 버틴다는 코닥의 인화지로 단단히 보존되어 컴퓨터 밖으로 나왔다.

코닥의 로얄인화지는 다른 회사의 인화지보다 좀더 두껍다고 한다. 그만큼 보존성도 뛰어나고 이미지 재현력도

높다는 건데,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한가지다. 아낌없이 사진을 험하게 다뤄주는 거다. 앨범에 꼽아두고 통풍,

환기, 직사광선 따위의 요소들을 배려하는 게 아니라 그냥 집안 곳곳에서 뒹굴뒹굴대도록. 한꺼번에 너무 많은

사진을 뽑고 나니 집의 앨범이 모자라서, 당분간은 그냥 마루 테이블 위에 탑처럼 쌓아둘 거 같으니 한번 결과를

지켜봐야겠다.


#2. 포토북, '나의 사진책 만들기 DIY' 버전이래도 될 듯한.

기본 포토북은 약 16장, 60장 가까이 사진을 넣을 수 있는 거 같다. 아무리 '포토앨범'보다 경량이고 캐주얼한

형태의 사진첩이라지만 오래 보존되어야 한다는 덕목은 양보할 수 없는데 소프트 커버라고 해서 조금 걱정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학가에서 흔히 보이는 '떡제본'의 마무리가 깔끔해서 맘에 들었다. 힘주어 페이지를 쫙쫙

열어도 갈라지거나 떨어져 나갈 거 같지 않다.


화질이 좀 떨어져보이는 건 삼각대를 이용한 사진의 초점이 맞지 않았기 때문, 그보다 이렇게 한쪽 전체를

전부 사진 프레임으로 쓸 수 있는 옵션이 있기도 하고 여러가지 다양하게 분할된 프레임을 설정할 수 있단 게

중요하다. 마주선 신발 사진들처럼 프레임을 희미하게 조정할 수 있기도 하고.


저렇게 자잘한 사진들을 배치하는 동시에 뒷면의 커다란 배경처럼 사진을 넣을 수 있다는 점도 포토북을 만들면서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게 하는 지점들. 잘만 하면 굉장히 멋지게 배경사진까지 처리하며 그럴듯한 포토북이

나올 수 있겠다는 게 빤히 보이니까, 앨범에 사진꼽듯이 아무렇게나 대충 할 수가 없었다. 결과물은, 대만족.


#3. 포토앨범, 조금은 더 격식과 품위를 고려한 포토북.

부모님과 가족 사진을 넣은 포토북, 집에 배송되어온 녀석을 한번 정독하시며 언제 어디서 찍었던 사진인지,

그때 무슨 일이 있었고 무슨 생각을 하셨는지 한동안 이야기하시던 부모님의 결론은, 어디 부모님 친구들과

놀러가거나 여행갈 때 이 포토북 꼭 챙겨서 자랑하자는 것.

등산가방에 넣던 여행가방에 넣던 좀처럼 헐지 않을 거 같은 탄탄한 재질의 두꺼운 사진첩이다. 한장 한장

넘길 때도 저항없이 차분하게 잘 넘어가고, 이음새 역시 꼼꼼하게 잘 되어 있어서 억지로 찢으려 용쓰지 않는 한

찢어질 일은 없을 거 같고.


프레임 종류가 다양한지라 원하는 사이즈의 사진을 원하는 배치로 넣을 수 있었다. 앨범을 열어 맨 첫장으로

선택했던 프레임은 한 페이지를 꽉 채우는 사진 한 장씩. 영화 포스터같은 느낌이 난다며 좋아하셨다.


그러고 보니 부모님도 참 여행을 좋아하시고, 많이 돌아다니시며 사진도 많이 찍으셨다. 진작 이런 사진첩 하나

해드렸으면 더 좋았겠다 싶기도 하고. 생각보다도 너무 앨범에 만족해하셔서 다음번에는 아예 여행 다녀오시면

그 여행에서 찍은 사진들 만으로 앨범 하나 만들어드려야겠다.

개인적으로는 이 앨범에 이 사진 두 장을 넣을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서해의 어느 섬에선가 찍어드렸던 흑백모드

사진 한장, 그리고 2004년인가 태국의 프렌치 가든에서 찍어드렸던 두 분의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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