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사고능력을 제한하는 건 뭘까. 돈일까, 명예 혹은 자존심일까. 어떤 게 더 강력할까.


그런 질문을 던지는 영화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살인사건에 대한 조각난 팩트들이 몇 개 널려있고,

그 팩트들을 어떻게 꿰어서 어떤 시나리오를 만들어낼지, 누구에게 죄를 물어야 할지는 자신의 입장이나

분노 유발조건들이 좌우하는 건 아닐까 싶었던 거다.


살인사건이 있었고, 검사(박희순) 측은 피살자의 남편(장혁)을 범인으로 확신한다. 그건 박희순과 장혁 간

이전에 얽힌 악연과 상처받은 자존심에서 출발한 건지도 모른다. 한편 변호사(하정우) 측은 장혁을 범인으로

모는 검사에 대항해 그가 범인이 아니라는 시나리오를 정밀하게 만들어간다. 그리고, 명예 혹은 자존심으로

눈먼 검사와는 달리, 변호사는 피고와의 계약관계로 구속받고 있다. 돈으로 얽혀버렸다.


그리고 '국민배심원'들도 있다. 최근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온갖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그들

역시 전문성이나 객관적이고 엄정한 판단력보다는 감정과 드라마틱한 연출에 영향받는 대중에 가까운 존재로

묘사되는 것 같다. 그들 역시 각자의 선험적인 가치관이나 입장에 따라 주어지는 파편들을 꿰고 있을 거다.


결국 누가 틀렸는지, 누구의 추리와 시나리오가 더 왜곡되어 있었는지를 보게 되는 게 이 영화의 최종장이다.

그 과정을 얼마나 스릴있고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는지, 라는 점에서라면 정말 기대 이상으로 멋진 영화였다는

생각이다. '유주얼 서스펙트'의 그 호흡마저 흐트러뜨리던 반전과 긴박감에 가장 가까웠던 한국 영화 아닐까.


다만, 마지막에 굳이 그렇게 착하고 자상한 사족이 붙었어야 했을지가 좀 아쉽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조금씩은 느꼈을, 갑자기 맥이 탁 풀리며 술술 '권선징악'의 급마무리로 돌진하는 엔딩은 차라리

없느니만 못하지 않았을까. 그냥 범인의 악마성을 드러내거나 폭발시키는 순간으로 열어두는 건 어땠을지.



Scene #1.

―이번 사태 때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바로 이 자리에서 네 번째 학생이 자살했다는 보고를 받았을 때다. 세 번째 자살 학생이 있고서 9일 만이었다."
―이게 내 책임이라는 생각이 들었나?
"책임이고 뭐고…, 머릿속이 하얘졌다. 솔직히 젊은 학생들이 그런다는 게 이해가 안 갔다."

[최보식이 만난 사람] '카이스트 사태 그 뒤' 서남표 총장 (조선일보, 2011. 4. 25)



대학의 총장이다. 더구나 세명, 네명의 아이들이 며칠 사이에 죽어간 대학의 총장이다. 그리고,

그 아이들이 죽어간지 며칠 지나지도 않은 시점이다. 그런데 그 '젊은 학생들'의 죽음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있다. 죽은 사람들 앞에서 최소한의 예의와 최소한의 도덕적 책임은

고사하고, 왜 죽었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한다.



Scene #2.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4대강 사업 현장에서 노동자가 20명이나 사망한 것과 관련해 “본인 실수로 사망한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 장관은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노철래 미래희망연대 의원이 “공사 진행과정에서 인명피해가 생긴 것은 살인적인 공사 진척 때문”이라고 지적하자 이같이 답했다.

정 장관은 질문에 대해 “사고다운 사고는 몇 건 없고 대부분 본인 실수에 의한 교통사고나 익사사고 등”이라고 말했다. 또 정 장관은 “현장 사고가 많이 난 것은 송구스럽지만 (공사를) 서두르기 때문에 일어난 것은 아니다”라며 “야간작업을 해서 사고가 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국토부 장관 “4대강 사망사고는 본인 실수 탓” 파문 (경향, 2011. 4. 21)



장관이다.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면, 그런 정부의 얼굴 중 하나가 

장관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거다. 사대강 사업을 관장하는 주무부서의 장관이, 그 공사로 인해

죽어간 사람들에 대한 질문 앞에서 저런 말을 했다. '본인 실수다'. 장관이 할 말은 아니다.

수십명이 죽고 있는데도 그저, 개인의 실수로만 몰아간다는 건 사람이 할 말도 아니다. 


Scene #3.

"언론에서 지난 1월 20날 그 사고를 용산 참사라고 합니다. 뭐 때문에 참사라고 합니까? 많은 사람이 죽었기 때문에 참사라고 합니다. 누가 뭣때문에 죽었습니까? 우리 경찰에서 화염병을 던지고 신나와 시너를 끼얹고 거기에 불을 질러서 사람이 죽었습니까? 

2010. 1월 조현오 경찰총장 연설 중.



용산참사로 철거민 다섯사람과 전경 한사람, 총 여섯명이 죽었다. 죽은 이들에 대한 모독과 증오의

단어들은 계속된다. 테러범이라느니, 죽을 짓을 해서 죽었다느니. 전후 사정을 차치한다고 하더라도

경찰이 보호해야 할 국민의 생명을 결과적으로 앗아갔다는 점에서 고개를 조금이라도 숙여야 하지

않았을까. 그러기는 커녕 계속해서 그들의 죽음을 물고 뜯는 건 잔인하다.


Scene #4.

서른두 살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씨가 홀로 빈곤과 병마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났다. 이웃집 문에 붙여놓은 마지막 메시지는 ‘창피하지만 남은 밥과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주세요’였다. 많은 이들이 가난한 예술가의 비극에 놀라고 슬퍼했다. 그녀의 동료들은 이 죽음을 사회적 타살로 규정했다. 영화 스태프들의 열악한 처우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금 이슈가 되었다. 복지 체계의 미비함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게 다 MB 때문”이라는, 지하철 안내방송만큼 감흥 없는 이야기도 반복되었다.

그런데 정작 내 주의를 끈 것은 최씨의 부고 기사 아래에 붙은 인터넷 댓글들이었다. 명복을 비는 댓글 사이사이로, 고인을 질책하고 훈계하는 댓글이 끝없이 매달렸다. 몸이 그 지경이 될 동안 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에서 글만 쓰고 있었는가, 재능이 없다 싶으면 포기해야지 왜 맨땅에 헤딩을 하는가, 이웃에 밥 달라는 쪽지 쓸 힘이 있으면 어디 가서 아르바이트라도 했어야지….


'잠수함의 토끼' 최고은씨(시사IN, 2011. 2. 23)



윗분들께서만 죽은 자를 모독하고 멸시하는 건 아니다. 죽음 앞에서 취해야 할 최소한의 예의나

존중 따위는 없이, 그저 자신의 입장이나 이해에 따라 폄하하고 재단하기에 바쁜 건 어느 시나리오

작가의 죽음 앞에서 우리 사회의 일반인들 역시 윗분들 못지 않았다. 말이 없는 사람 앞에서

자기 맘대로 짛고 까불며 훈계하는 댓글들, 언제부터 죽음 앞에 이렇게 무감각해졌을까.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간 일본 대지진 직후 일부 언론은 국내 경제에 미칠 득실, 돈계산하기에

바쁜 기사를 써내곤 했다. 당장 눈앞에 죽어가는 사람이 보이지 않고, 워낙 많은 사람들이 한번에

죽었으니 감이 떨어졌다고 치자. 그렇지만 이렇게 한건 한건, 한사람 한사람 죽어가는 사건들에

대해서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이 고작(!) 이 정도라는 건, 특히나 그 죽음에 가깝거나 먼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들이 저렇게 반응한다는 건. 끔찍한 일이다.






(오늘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바램 >

1. 시산제 행사는 지방 특색과 향토색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음을 이해바랍니다.

2. 산에 대한 의례적인 예식 행사이니 종교적인 부담스러움이 있다고 하더라도 산악인의 마음가짐으로 이해바랍니다. (큰절 대신 묵념으로 대신해도 괜찮습니다.)

 

 

ㅇㅇ 산악회 계룡산 시산제 식순 & 축문

 

1. 개회식 [사회자]

 

* 지금부터 시산제 개회식이 있겠습니다.

* 모든 회원님들은 자리에 정렬해 서 주시기 바랍니다.

* 지금부터 신묘년 ㅇㅇ 산악회 시산제를 거행하겠습니다.

* 일동 차렷!

* 순국선열 및 먼저 가신 산악인에 대한 묵념이 있겠습니다.

* 일동 묵념!

* (20초후) 바로!

* 다음은 산악인 선서 순서입니다.

* 선서는 산악대장님께서 해주시겠습니다.

 

2. 산악인 선서 [산악대장]

 

* 산악인은 / 무궁한 세계를 탐색한다./

목적지에 이르기까지 / 정열과 협동으로 /

온갖 고난을 극복할 뿐 /

언제나 절망도 포기도 없다. /

산악인은 대자연에 동화되어야 한다. /

아무런 속임도 꾸밈도 없이 / 다만 자유와 평화, / 사랑의 /

참 세계를 향한 행진이 있을 따름이다.

 

3. 회장 인사말 [회장]

 

* [사회자] 회장 신년인사가 있겠습니다.

회장 인사 :

 

 

4. 시산제

 

* [사회자] 지금부터 신묘년 ㅇㅇ 산악회 시산제를 거행하겠습니다.

* [사회자] 강신(降神, 신을 모심)이 있겠습니다.

* [사회자] 모두 단정하고 엄숙한 마음으로 시산제에 임해주시기 바랍니다. 초혼관인 산악회 회장님께서는 제를 올리기 전에 경건한 마음으로 촛불을 켜시고 분향하시기 바랍니다. 집사는 우측에서 도와주시기 바라며, 회장님은 잔에 술을 받아서 땅에 세 번 나누어 붓고 엎드려 초혼문을 낭독하시기 바랍니다.

 

* [회장 : 초혼문]

招魂文 :

 

ㅇㅇ 산악회 모든 회원들을 지난 한해동안 무사하게 산행할 수 있게 도와주신 천지신명님과 이땅의 모든 산신령님께 감사드리고, 또 신묘년 올 한해동안 무사히 산행을 하도록 보살펴 주십사하고 부족한 정성이지만 성심을 다하여 제물을 마련하여 정기 어린 이곳 계룡산 정상에서 신령님께 바치오니, 신령님께서는 인간 세상에 내려오시에 임재(臨在)하여 주시옵소서.

 

* [사회자] 다음은 참신이 있겠습니다. 다 같이 세 번 큰절을 하시기 바랍니다. 일동삼배!

* [사회자] 이번은 초헌(初獻) 순서입니다. ㅇㅇ 산악회 회장님께서 산신께 첫 잔을 올리겠습니다. 초헌관은 산신계 잔을 올리고 절을 세 번 하시기 바랍니다.

 

* [사회자] 독축(讀祝)이 있겠습니다. 축문은 ㅇㅇ 산악회의 부회장님께서 낭독을 하시겠습니다.

 

* [부회장 : 축문]

신묘년(2011) ㅇㅇ 산악회 祝文 :

 

유세차~

서기 2011(신묘년) 312(음력 28)

아름다운 마음으로 화합하며 친목을 도모하는

ㅇㅇ 산악회 회원 일동은 시산제를 거행함에 앞서

천지신명과 이 땅의 모든 산신령님께 엎드려 고하나이다.

 

전지전능하신 천지신명님과 이 땅의 모든 산신령님이시여!

금일 우리 ㅇㅇ 산악회 회원 일동은 정기어린 계룡산 정상에서

지난 한해동안 무사히 산행을 할 수 있도록

보살펴 주심에 감사드리며

회원 모두의 정성을 모아서 성스러운 제를 올리나이다.

 

바라옵건대 신묘년 올 한해에도 ㅇㅇ 산악회의

무궁한 발전과 더불어 회원간에 서로 화합하고 사랑하며

각자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깃들게 하여 주시기를 엎드려 비나이다.

아울러 아름다운 조화로 가득 찬 산하를 걸을 때마다

자애로운 눈길로 굽어 살피시어,

우리 회원 모두에게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이 되게 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옵나이다.

 

전지전능하신 천지신명님과 이 땅의 모든 산신령님이시여!

오늘 저희가 준비한 술과 음식은 적고 보잘 것 없지만

이는 저희의 정성이오니 어여삐 여기시고,

ㅇㅇ 산악회가 무사무탈한 산행을 하며

날로 번창하도록 도와주시기를 바라오며

이 한 잔 술을 올리나이다. 흠향하여 주시옵소서.

 

서기 2011년 신묘년 음력 28(양력 312)

 

ㅇㅇ 산악회 회원 일동 

 

* [사회자] 아헌(亞獻) 순서입니다. 아헌은 전임회장님께서 두 번째 잔을 올리겠습니다. 아헌관은 산신께 두 번째 잔을 올리고 세 번 절을 하시기 바랍니다.

 

* [사회자] 종헌(終獻)이 있겠습니다. 종헌은 산악대장 및 임원들이 잔을 올리겠습니다. 세 번 절을 하시기 바랍니다.

 

* [사회자] 다음은 헌작(獻爵) 순서입니다. 올 일년동안 무사산행을 기원하는 잔을 신령님께 올리실 분들은 앞으로 나오시어 차례로 잔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전임회장 및 임원진과 회원들)

 

* [사회자] 더 이상 헌작하실 분이 안 계시면 수저를 내리고 산신령님께 작별을 고하는 사신을 하겠습니다. 모든 분들은 정중히 큰절을 세 번 해주시기 바랍니다.

 

* [사회자] 다음은 소지(燒紙)를 하겠습니다. 회장님께서 안전산행을 기원하면서 축문을 태워 하늘로 날려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5. 폐회

 

* [사회자] 이상으로 ㅇㅇ 산악회 2011, 신묘년 시산제를 마치겠습니다.

 

* [사회자] 행사를 위해 후원 및 도움을 주신 분들과 묵묵히 산에 와주시는 회원 친구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회장님께서는 시산제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게 골고루 술과 음식을 나누어 드리시기 바랍니다. .






신묘년(2011) ㅇㅇ 산악회 祝文 :

 

유세차~

서기 2011(신묘년) 312(음력 28)

아름다운 마음으로 화합하며 친목을 도모하는

ㅇㅇ 산악회 회원 일동은 시산제를 거행함에 앞서

천지신명과 이 땅의 모든 산신령님께 엎드려 고하나이다.

 

전지전능하신 천지신명님과 이 땅의 모든 산신령님이시여!

금일 우리 ㅇㅇ 산악회 회원 일동은 정기어린 계룡산 정상에서

지난 한해동안 무사히 산행을 할 수 있도록

보살펴 주심에 감사드리며

회원 모두의 정성을 모아서 성스러운 제를 올리나이다.

 

바라옵건대 신묘년 올 한해에도 ㅇㅇ 산악회의

무궁한 발전과 더불어 회원간에 서로 화합하고 사랑하며

각자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깃들게 하여 주시기를 엎드려 비나이다.

아울러 아름다운 조화로 가득 찬 산하를 걸을 때마다

자애로운 눈길로 굽어 살피시어,

우리 회원 모두에게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이 되게 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옵나이다.

 

전지전능하신 천지신명님과 이 땅의 모든 산신령님이시여!

오늘 저희가 준비한 술과 음식은 적고 보잘 것 없지만

이는 저희의 정성이오니 어여삐 여기시고,

ㅇㅇ 산악회가 무사무탈한 산행을 하며

날로 번창하도록 도와주시기를 바라오며

이 한 잔 술을 올리나이다. 흠향하여 주시옵소서.

 

서기 2011년 신묘년 음력 28(양력 312)

 

ㅇㅇ 산악회 회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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