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갈맷길, 광안리해수욕장을 따라 이어지는 그 길로 무턱대고 걸었다.

 

조각배들이 허연 배를 뒤집어깐 채 넘어가는 석양을 쬐던 시간대.

 

벌써부터 한낮의 열기를 품고 뜨거워진 모래사장에 새겨진 누군가와 누군가의 사랑, 곳곳에서 파도를 기다리는 하트다.

 

 

하나둘 광안리 저너머 회센터 건물들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발포성 아스팔트가 부어져 푹신거리는 산책로 한켠에는 이런 벽화가 그려져 있기도 했다.

 

그러다 문득. 어느 벽면에 엉성하게 그려진 계단을 따라 시선을 자박자박 올려보니

 

두 개의 불빛이 있었다. 몇층인지 아파트의 창문 하나에서 새어나오는 불빛, 그리고 비슷한 높이의 갸름한 달빛.

 

 

저 계단을 끝까지 오르면 어디를 향해 도약해야 하는 걸까.

 

요리조리 따져보며 사진을 찍어보던 중에도 시시각각 치솟아오르던 초승달, 아무 선택도 내리지 못했는데

 

어느새 달빛 혼자 저만치 올라가 버렸다.

 

 

노란 반딧불이같은 꼬마전구가 노란불빛으로 터널을 만들었다. 그 너머로 보이는 색색의 휘황한 나무와 수풀들,

아침고요수목원에서 매년 12월부터 2월까지 열리는 '오색별빛정원전'의 풍경이다.

겨울해가 지는 걸 지켜보면 늘 마음이 조급해진다. 차라리 깜깜해지고 나면 맘이 놓이는 석양과의 경쟁. 가평 축령산

계곡이 스물스물 어둠 속으로 가라앉는 걸 보며 달려간 아침고요수목원, 입구부터 범상치 않던.

입구에 들어서니 사슴 두마리가 반긴다 싶더니, 한 녀석은 빨간코 루돌프인 듯 하고, 다른 한 녀석은 '원피스'의

쵸파처럼 목덜미에 커다란 리본을 매고 있다.

가녀린 미성으로 불렸던 '마법의 성' 가사가 떠오르던 빛무리들이다. 마법의 성을 지나 늪을 건너 어둠의 동굴속

멀리 그대가 보여..어둠의 장막에 빛으로 드리워진 터널엔, 크리스마스 트리에 매달릴 법한 색색의 반짝이는 구슬과

별모양, 눈꽃모양 장식들이 아낌없이 달렸다.


10만평에 이르는 아침고요수목원의 주요 정원, 고향집정원, 분재정원, 하경정원, 하늘길을 지나 달빛정원에 있는

수만그루의 잘 생긴 나무들과 그 나무 형체 그대로 빛으로 되살아난 풍경을 보려면 생각보다 많이 춥다. 다행히도

길목 곳곳에 땔나무를 피워올린 연통 꼽힌 난로가 있어 사람들이 열을 보충하곤 떠날 수 있었다.

참 이쁘다는 말 밖엔. 원체 나무가 이쁘고, 그 나무의 수형과 수세를 잘 살려서 전등을 감아놓은 덕분이다. 다만 하나,

저렇게 전등을 칭칭 감아두면 나무들의 동면과 성장에 방해가 된다고 들은 거 같은데 괜찮으려나 싶었다. 아무래도

수목원 측에서 알아서 잘 했겠지 싶긴 했는데, 나중에야 '오색별빛정원전' 팜플렛에서 관련내용을 찾았다. 옮겨보면,

"LED는 일반전구와 달리 전기에너지를 빛에너지로 전환하는 효율이 높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친환경 전구로,

일반 전구에 비해 점등시 발생하는 발열량도 적어 월동에 들어간 식물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소재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좀 걱정스럽긴 하다. LED 조명으로 '열'이 해결된다 하더라도, 식물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소 하나는

'빛'일 텐데. 이렇게 강한 불빛이 밤 늦게까지 나무에 작열하고 있다는 건. 아, 정원전의 점등시간은 대충 밤 9시까지.

토요일의 경우는 10시까지 점등하는데, 그 정도면 그래도 나무와 인간간의 '타협점'이랄 수 있으려나.

수목원의 핵심부에 있는 대표정원, 하경정원에 들어서는 입구. 사실 말보다 사진으로 전해야 하는 공간이다.

높고 낮은 키의 나무들이 온통 색색으로 물들어 세상을 환하게 밝히고 있었다. 그 와중에 무슨 동양화에서 볼법한

기이한 형상의 소나무들이 둥실둥실 떠있기도 했고, 사람들은 몇 걸음 걷다말고 이내 사진찍기에 몰두하던.


특히 인상적이던 나무 한 그루. 시커먼 어둠 속에서 제 색깔을 잃어버린 나무에 빛으로 제 옷을 입혀주었다.

게다가 형광색의 소담한 열매들까지 주렁주렁.

하경정원의 전경들. 나중에는 살짝 눈이 어른어른해질 정도로 아낌없이 화려하고 호사스런 빛의 향연.


잠시 몸을 녹이기 위해 무작정 쳐들어간 초화온실. 빵빵한 온풍기가 맹렬하게 돌아가고 있어서 금세 몸이 녹고 나니

주변에 꽃과 풀들, 초화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태세를 정비하고 진입한 하늘길. 풍등이나 청사초롱처럼 만들어진 불빛이 굽이길을 따라 사람들을 인도했고,

잠시 후에는 불빛들이 모여 만들어진 신데렐라의 호박마차, 그리고 튼실해 보이는 말 한마리가 나타났다.

원래 봄부터 가을에 이르는 기간에는 이 곳 하늘길 좌우로는 튤립이나 계절별로 화려한 꽃들이 가득하다고 한다.

지금은 그런 생화들 대신 꼬마전구로 만들어진 서양란 같은 화려하고 커다란 꽃들이 피어났다.

그리고 하늘길의 끝에서 이어지는 달빛정원. 쭉쭉 곧게 뻗어올라간 나무들을 따라 담쟁이덩굴처럼 불빛들이 얽혔고,

신비로운 불빛을 타고 올라가던 기운이 뿅뿅, 터지듯 저 높은 가지 끝에서 열매로 맺혔다. 사방에서 새들이 날고

기린이니 코끼리니, 동물들이 열지어 선 가운데 천사가 지키고 있던 새하얀 작은 교회가 저만치 보인다.


교회를 지키고 선 천사들. 사방으로 새가 날고 별이 빛나는 풍경이 굉장히 몽환적이기도 하고 신비롭다.


돌아내려오는 길, 달빛정원 입구를 지키고 있던 노랑색 천사들을 지나는데, 사람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게 느껴진다.

어느새 토요일의 폐장 시간인 10시가 가까운 시간, 오히려 아까보다 바람도 덜 불고 덜 추운 거 같은데 아쉽..

돌아나오는 길. 크리스마스 즈음에 왔어도 정말 분위기 좋았겠다. 이런 수준의 조명이라면, 작년 연말의 심심했던

서울 도심의 루미나리에들 백개를 보는 것보다 훨씬 낫겠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

나오는 길목에서, 한참 눈길을 붙잡던 나무 한 그루. 당당하고 의연하며, 그러면서도 살짝 소슬해보이는.

아침고요수목원을 나서기 전,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돌아본 수목원의 앞모습. 요모조모 디테일까지 세심하게

꾸며진 불빛들이 눈을 감아도 계속 반짝반짝거리는 느낌.
 







삼성동 포스코사거리 앞의 루미나리에. 나무 맨살에 전깃줄을 둘둘 감고 있는 모습이

맘에 안 들기는 작년이나 올해나 마찬가지지만, 워낙 날씨가 추워놓으니 왠지 저렇게라도

따뜻하게 온기를 입혀주는 게 나쁘지만은 않겠다란 생각도 들었다.


작고 빤짝이는 불빛 굴다리 속에 들어가서 한번, 이쪽 바닥에서 저쪽 바닥까지 파노라마로

드르륵 긁었더니 나름 성공적으로 하늘과 땅이 맞닿게 나온 사진.



@ 포스코센터 앞. (by SONY a33)


찻집에서 차 한잔 마시며 카메라도 정리하며 시간을 보내다 문득 시간을 보니 꽤나 훌쩍 지나있었다. 맹물은

두잔을 마시기도 힘든데, 차로 마시면 정말이지 쉼없이 물이 들어가는 거 같다. 더구나 이렇게 운치있는 다기와

주전자를 들썩이는 깨알같은 재미도 있다면야.

주펀의 본격적 매력 발산 타임.

치렁치렁 촉수를 내려뜨린 둥근 홍등에 일제히 불빛이 담겼고 음식점이니 기념품점의 알록달록한 색감과

어우러져 왠지 잔치같이 들뜬 분위기를 자아냈다.

군청색 단색으로 무신경하게 칠해버린 듯한 하늘이 평면처럼 주펀의 천장에 덮였고, 모노톤의 하늘이 불쑥

총천연색의 향연으로 반전되고 마는 주펀의 골목 풍경.

녹록치 않은 연륜을 과시하는 홍등 하나가 어, 왜 저기에 걸려있지, 할 정도로 뜬금없는 위치에 덜컥 걸려있었다.

아마도 이전 가게에서 저쯤에 달아놨던 사람들이 있었을 테고, 그 불빛을 보며 감상에 잠기고 흥이 북돋아지던

사람들이 오갔을 테고, 그렇게 생각하니 괜시리 토닥토닥해주고 싶다.

어둠이 살짝 깔리면서 사람들은 더욱 많아진 듯 싶다. 주말이 되면 여행객들 말고도 주펀 인근의 타이완 커플들이

잔뜩 몰려와서 불야성을 이룬다고 하니 조금이라도 한적한 걸 바란다면 주중에 날을 잡는 게 나을 듯.

사탕가게에서 팔던 뾰족한 뿔 모양의 사탕. 사탕이라고는 하지만 손끝으로 꼭꼭 눌러보면 쑥쑥 들어가는 부드러운

느낌인지라, 유가에 가깝다고나 할까. 식감이 독특할 거 같긴 했지만, 아무래도 저 요란한 색깔들은 식용색소

1호와 4호를 적당히 섞어 만들었겠다 싶어서 말았다. 무슨 꽃다발처럼 박스에 담겨있는 사탕송이들.

이건..일종의 콩떡이라 해야 하나. 손가락 마디마디 모양이 새겨지도록 꾹꾹 눌러빚어진 떡 안에는 이런저런

고명들이 들어가 있었다. 우리네 만두를 쪄내는 찜통같은 데서 뜨끈뜨끈하게 쪄내어지는 떡들.

그러고 보면, 주펀이란 곳은 살짝 야시장 삘도 나고, 남대문시장 같은 삘도 나고. 내가 돌아다녔던 곳이

이곳의 역사라거나 탄광촌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곳들이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주펀의 골목들이

빼곡히 끌어안고 있던 것들은 역시 관광객 상대의 음식점, 분식점, 기념품점. 주렁주렁한 홍등만으로

충분히 분위기가 화사해지고 업되기는 하는데, 거기 뭐가 있드나, 하면 딱히...'분위기가 있어' 정도.

아, 그리고 이런 새로운 한글도 볼 수 있다고 말해주면 되겠다. "미ㅡ럼 ㅜ의' 한자니 일본어는 훼손없이 잘만

붙어있는데 한글만 유독 이렇게 글자가 파기된 건 왜지. 쌍기억과 지읒이 사라졌다. ㄲ, ㅈ. 꺼져?

넘치는 간식거리, 돈만 있음 이것저것 자잘하게 사고 싶던 장식품들, 특히나 그 고양이들을 사지 못해서 너무

아쉬웠다는. 그래도 오르락 내리락 주펀의 경사로를 종횡하며 다니다보면 배 꺼지는 건 순간이었다. 땅바닥에서부터

홍등이 내걸린채 지정해주는 높이까지의 공간, 그 공간에 꽉 차 있던 볼거리, 먹거리들.

타이완에 와서 꼭 보고 싶던 것 중 하나가 경극, 중국어 공부를 한다 치면 니하오, 닌꿰이씽, 다음 쯤으로

꼭 나오는 문장, "나는 경극을 봅니다." 따위의 것들. 경극이 대체 뭐길래, 아니, 뭔지야 알지만 실제로 어떻게

흘러가는 연극인지, 실제로 얼굴 바꾸는 걸 눈앞에서 볼 수 있는지 등등이 넘 궁금했는데, 역시 이번엔

기회가 닿지 않았다. 가면만으로 우선 만족.

좁다란 골목을 꽉 채운 채 천천히 진입하는 청소차, 뭔가 굉장히 부조화한 클래식음악을 배경음악 삼아

시끄럽게 깔아두고서 골목 양켠의 쓰레기모듬들을 수거하고 있었다.

이윽고 완전히 어두워지고 만 주펀의 중심가. 사람들이 슬슬 버스를 타고 떠나기 시작했다.






해질녘 101타워 위의 전망대에 올라서 내려다본 타이페이 시내의 야경, 야경이야 어디서든 이뿌다지만

불안정한 대기 탓에 뭉게뭉게 예술구름이 피어나는 하늘 아래 다정하게 깜빡이는 주홍불빛들은 참.

101타워에서 엘리베이터로 올라갈 수 있는 최대높이는 89층, 382미터. 거기에서 계단으로 두 층 올라가면

건물 옥상으로 나와 타이페이 시내를 조감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는 거다.

91층 높이, 390미터에 이르는 그 전망대는 사실 타이페이에 오기 전에는 굳이 오를 필요가 있던 곳이기도 했다.

평소 일하는 사무실 높이가 47층인지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어둠이 내려 주홍불빛이 번지는 그 모습들에서

미감을 느끼기엔 다소 질려버리지 않았나 싶었는데, 그래도 조금 갈등하다가 가보기로 결정. 가도 후회, 안가도

후회할 거라면 차라리 가고 나서 후회하자는...결혼과도 같은 고민.


게다가 현재 세계 최고로 높다는 버즈 칼리파(버즈 두바이에서 이름이 바뀐)도 가봤으니, 그 이전까지 세계

최고 높이라던 이 타이페이101도 한번 가주는 게 인지상정이지 싶어서.

올라서자마자 보인 건 촘촘한 안전철망 사이로 빛나던 조그마한 손톱달. 바람은 철망 사이로 숨바꼭질하듯

윙윙 소리내며 노닐고 있었고, 해가 떨어지며 찜통더위는 급속히 사그라드는 느낌이었다.

아래로 보이는 야경은 89층에서 유리창 너머 보였던 풍경과는 또 다른 느낌을 던지고 있었다. 유리창을 통해

보여지지 않는 날것의 풍경이란 감흥 때문인지도, 시시각각 짙게 나리는 어둠 때문인지도.

이런 높은 건물에서는 꼭 줄을 내려 등반을 하거나, 글라이더를 타고 내려가고 싶은 사람들이 있기 마련인지라,

이런 식의 경고 문구 역시 꼭 있기 마련이다. 그에 더해 흡연 금지, 뜀박질 금지라는 건 자칫 불씨가 날려가서

어딘가 불을 낼까 봐, 그리고 뛰다가 자칫 바람에 날려 떨어져 버릴까 봐 경계한 것일 테다.

101타워, 총 101층으로 되어 있어 101타워라고 불린다지만 일반인에게 공개된 부분은 여기 전망대의 91층까지.

아마 나머지 10층은 전망대가 있는 옥상 위에서부터 다시 탑처럼 솟은 이 부분을 가리키는 것인 듯 하다.

커다란 동그라미를 그리고 있는 전망대를 한바퀴 거니는 동안 하늘은 시시각각 어두워졌고, 언제부턴가 건물의

곳곳에서는 조명이 밝혀졌다. 뭔가 동물원 우리를 연상케 하는 안전철망, 다른 점이라면 갇힌 게 이쪽이란 점.

사방을 뛰어다니며-사실은 걸어다녔지만-사진을 찍어대다 보니 마치 신경세포들 같다. 그리고 신경관들이

촘촘히 뻗어있는 그것들은 마치 101타워, 여기에서부터 모든 것들이 뻗어나간 듯한 느낌. 여기가 그만큼

타이페이 시내 중심가에 있기 때문이겠지만, 멀찍이 둥글둥글 혈관이 뭉쳐있는 정맥류처럼 불빛들이 올망졸망

뭉쳐있는 곳들을 제하고 나면 대체로 가지런하게 뻗어나가고 있었다.

안전철망 따위 쉽사리 넘나드는 손톱달.

중간중간 멀리 내다볼 수 있도록 망원경이 서 있었다. 그 앞에는 철망을 조금쯤 걷어내서 시야를 가리지 않는

센스를 발휘했어도 좋았을 텐데, 사방을 빙빙 두른 철망은 완고하기만 하다. 풍경을 가지런히 칼질해내어

마치 병풍처럼 세워내는 그 솜씨하며.
 
해가 완전히 떨어지고 나니 바람이 더욱 거세진 느낌이다. 어쩌면 조금씩 사위어가는 주위 풍경 속에서 용쓰지

못하는 시각 대신, 온통 바람이 건드리는 그 촉감에 쏠린 탓인지도 모른다.

완전히 어둑어둑해져 불빛을 잡아내기조차 힘들어진 즈음, 굵고 유난한 불빛, 굵은 혈관같은 불빛의 흐름만
 
남아버렸다.





누구를 기다리던 길에, 손에 쥔 카메라가 심심했다.

눈앞엔 4차선 도로, 버스와 승용차들이 씽씽 소리내며 달리기도 했고, 더러는 빨간 불에 걸려 멈춰서기도 했다.

딱히 뭘 보겠단 의지없이 내던져진 시야에 보이는 불빛들의 일렁임, 이런 건 2004년 이집트에서도 봤었다.

그렇게 시작된 카메라 장난질.

빨간불빛 노란불빛 가득 담긴 페인트통에다가 손가락 한두개 푸욱 꽂아넣고는,

탐스러운 불빛을 뚝뚝 흘려가며 사진 위에 처덕처덕. 쭈우욱~ 길게 그어버린 사진들.

문득 인도에 정차한 오토바이가 눈에 띄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4륜으로 개조된 오토바이 위에 얹힌 양철 상자들.

보다 정확히는, 양철 상자들 위에서 너울너울 춤추고 있는 형형색색의 불빛들.

죽일 놈의 수전증...삼각대가 이래서 필요한가부다.

그 와중에도 얼추 찍혀나온 양철판 위의 불빛들이 무슨 도깨비불같은 궤적을 보였다.

그나마 좀 초점이 맞았다 싶은 건 양철판 위에서 뛰노는 불빛들이 별로 신나보이지가 않는다.

좀더 명랑하게 뛰어놀아보란 말이다~ 이리저리 마구 튀어올라 보라구.

동심원이라고 해야 옳을까, 나무 그루터기처럼 한쪽에 치우친 나이테를 보여주는 빛무리들.

뭔가 정신놓고 보다보면 뺑글뺑글 눈이 따라 돌아가는 느낌이었다.


뺑글뺑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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