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의 거리에는 온통 일본차 뿐이다. 한국차는 5일동안 두 대? 그 정도 밖에 못 봤고, 일본차가 대부분, 그리고

벤츠니 베엠베니 독일 고급차들.

어딘가의 사거리 앞에서 집중적으로 눈여겨본 신호등. 언뜻 보면 어느 나라나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사실 또

은근히 제각기의 개성이 있어서 약간씩 다른 모습을 보이곤 한다. 저렇게 서 있는 빨간녀석 역시 뭔가 신선하다.

대로의 사거리라 빨간 불이 길어서 이리저리 배회하던 카메라에 재미난 게 잡혔다. 건물 벽면에서 사람들이

줄을 타고 내려오고, 위태하게 창밖으로 넘어오는가 하면, 아예 몸을 절반 넘게 기울인 채 사다리를 타고 있다.

살짝 놀랐는데, 다음 순간 피식 웃고 말았다. 건물 벽면에 스티커 작업으로 붙여 놓았던 그림.

그리고 둥그런 건물 외벽에 층층이 이국적인 한자어 간판이 빼곡한 건물도.

오래 기다렸다. 비로소 시작된 파란 불 타임, 숫자가 번쩍이고, 숫자 아래 사람은 흐느적대며 걷기 시작했다.

약간 허리를 구부정하게 숙이고 율동감있게 걷는 게 뭔가 리듬을 타고 있다는 느낌이다. 부드럽게 움직이는

다리와 팔의 흔들림도 그렇고.


동영상까지 찍었는데, 영상이 눕고 말았다. 신호등을 건넌다기보다 뭔가 가파른 비탈을 오르는 등산의 느낌이

강하게 되어 버렸지만 충분히 느낄 수 있을 이 파란 녀석의 리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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