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김새부터 남다른 '렌즈베이비(LENSBABY)' 써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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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베이비. 생김새부터 눈길을 사로잡는다. 보통 카메라에 마운트되어 있는 렌즈란 단단하게 카메라 본체를 붙잡고 굳건히 버티고 서있기 마련인데 렌즈베이비의 이 렌즈, 뭔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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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딱까딱, 마치 국민체조의 목운동 부분을 연상시키듯 이 렌즈의 고개는 앞뒤 좌우로 움직인다. 렌즈의 고개가 360도 자유롭고 부드럽게 움직이는 장면은 제품을 전혀 모르는 이의 눈길조차 단숨에 휘어잡을 만큼 충격적이다. 블랙, 실버, 그리고 형광 녹색의 띠가 하나 감겨 있는 야무진 외양은 어느 각도에서 보나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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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개 케이스에 담겨 있는 동그란 엽전 모양의 검은 조리개들은 총 7장이다. 조리개 수치가 각각 F2.8, F4, F5.6, F8, F11, F16, F22로 좁아지면서 구멍 역시 점점 작아진다. 렌즈베이비는 이 중 원하는 조리개 값을 골라 37mm의 부리부리한 렌즈 앞에 밀어넣어주는 수동 교환 방식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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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개는 자성을 띤다. 덕분에 살짝 조리개 케이스 끝에 붙여서 렌즈 앞으로 넣어주면 알아서 착 달라붙는데, 이 모습이 재미있기도 하고 편리하기도 하다. 사실 일일이 조리개 케이스를 사용해 조리개를 갈아끼워야 한다는 게 귀찮고 번거로울 수도 있지만, 렌즈베이비의 렌즈는 순간포착보다는 여유로운 유머를 위한 것이니 급할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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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베이비의 매력은 그 여유로움, 혹은 장난끼 어린 사진에 있어 보인다. 전후좌우로 틸트, 그리고 360도 회전하는 스위블 기능을 만끽하려면 이 렌즈를 엄격하게 다루기보다는 다소 긴장을 풀고 자유롭게 찍는 자세가 훨씬 바람직해 보인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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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5cm까지 접근해서 촬영이 가능한 렌즈베이비는 오토 포커싱 방식이 아니라 수동 포커싱, 즉 사용자가 직접 초점이 맞았는지를 확인하며 초점거리를 조정해야 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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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의 방향과 각도를 조정하며 뷰파인더를 통해 초점이 맞는 영역을 확인한 후 셔터를 누르면, 스윗스팟에서는 선명한 상이 나오는 반면, 주변부에서는 초점으로부터 멀어질수록 강력하게 뭉개지는 블러 효과가 나타나는 걸 볼 수 있다. 원하는 포인트를 살리고 나머지 주변부를 흐리게 처리하기 위한 이른바 ‘아웃-포커싱’의 효과가 두드러진다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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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조리개 값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블러 효과의 차이가 나타나기도 한다. 조리개 우선 모드로 촬영했을 때 조리개 값을 작은 걸 쓰면 더욱 넓은 영역이 흐릿하게 뭉개지고, 조리개 값이 큰 걸 쓰면 셔터 속도가 늦어지는 대신 흐릿해지는 영역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F22의 경우는 렌즈베이비의 특징이랄 수 있는 블러 효과가 상당 부분 감소하는 게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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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렌즈의 정밀한 스위블 조절이 가능하진 않다거나, 앞서 언급했던 것과 같은 조리개 교체시의 불편함 같은 것들이 못내 거슬리긴 한다. 50mm에 이르는 초점거리도 실내나 근거리의 촬영을 생각보다 제약하는 면이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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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렌즈베이비는 '사진이 무엇인지'에 대해 새삼스러운 질문을 던져주는 그런 렌즈인 것은 분명하다. 그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데 충실하면 되는 것인지, 아니면 시선의 방향이나 초점의 느낌을 강력하게 살려낸 일종의 그림과도 같은 새로운 창조가 되어야 하는 것인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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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렌즈를 통해 바라보는 세상은 한결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풍경을 보여준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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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ytzsche

 

 

< Sample Shot 추가 >

 

 

 

 

 

 

 

 

 

 

 

 

 

 

 

 

 

명불허전(名不虛傳)의 초경량 초광각 렌즈, smc PENTAX DA 15mm F4 ED AL Lim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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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탁스를 ‘단렌즈의 왕국’이라 칭하는 사용자들이 많다. 이것은 리미티드 렌즈를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다. 리미티드 렌즈는 차갑고 클래식한 느낌의 알루미늄 외관, 단단하고 야무진 생김새, 작은 크기에 최상급의 화질을 보장하는 펜탁스만의 단렌즈군이다. 스타 렌즈와 더불어 펜탁스 사용자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된 리미티드 렌즈는 외관은 물론 사진 품질 면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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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탁스 DA 15mm F4 ED AL Limited는 소형경량의 기치에 부응하고, 사용자들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2009년 출시된 렌즈다. 펜탁스의 여덟 번째 리미티드 렌즈인 이 제품은 광각 영역을 담당하고 있다. 초경량, 광각의 리미티드 렌즈인 펜탁스 DA 15mm F4 ED AL Limited의 외관과 화질을 차례로 살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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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탁스 DA 15mm F4 ED AL Limited의 외관을 살펴보자면, 렌즈 캡이 눈에 띈다. 톱니가 날카롭게 돋아있는 렌즈 캡은 스크류 방식으로 돌려서 여닫는 방식이다. 검정 알루미늄 재질의 캡을 쥐었을 때 느껴지는 단단한 감촉과 차가운 느낌은 리미티드 렌즈만의 도도함과 세련됨을 은근하게 뿜어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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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렌즈 캡 안쪽에는 벨벳 재질의 검은색 천이 덧대어져 있어 세련된 느낌을 더한다. 완전히 렌즈 캡을 잠궜을 때 전면부의 펜탁스 로고가 바로 정위치할 수 있도록 렌즈와 렌즈 캡을 1:1로 맞춤 제작했다고 하니, 렌즈 캡이 닫힌 렌즈 그 자체로도 완성도와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이 무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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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탁스 DA 15mm F4 ED AL Limited는 6군 8매의 렌즈로 구성돼 있다. 검은색 무광 알루미늄 바디에서 느껴지는 묵직하고 고급스러운 무게감 때문인지, 펜탁스 DA 15mm F4 ED AL Limited의 크기는 실제보다 크게 느껴진다. 하지만, 실제 크기는 63 x 39.5mm에 지나지 않는다. 금속제 본체는 단단하고 야무져 보이지만, 이런 작은 크기 덕분에 무게는 212g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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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외관을 살필 때 눈에 띄는 것이 바로 꽃모양 렌즈 후드를 내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덕분에 펜탁스 DA 15mm F4 ED AL Limited는 휴대가 간편하다. 내장된 후드가 슬라이드 식으로 미끄러지며 오가는 움직임은 부드럽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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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드를 본체에 넣을 경우, 후드 끝의 5mm 부분만 살짝 보이는 모양새 자체도 렌즈의 디자인을 빛나게 해 준다. 후드 사용 시에는 약 3cm 가량 돌출하는데, 이 모양새 역시 부자연스럽다거나 부담스러운 구석이 없다. 렌즈 캡 안쪽과 마찬가지로 검은 벨벳 재질의 천으로 감싸인 후드의 안쪽면 역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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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탁스 DA 15mm F4 ED AL Limited 렌즈는 APS-C 센서 전용의 디지털 렌즈로써 초저분산(extra-low dispersion, ED)렌즈와 비구면(Aspherical, AL)렌즈를 사용했다. 반원형으로 생긴 비구면 렌즈는 색수차와 광각에서 발생하는 왜곡을 억제해준다. 또한, 렌즈면에는 각종 오염에 강한 SP(Super Protect)코팅이 돼 있어 먼지나 지문 등의 오염물질을 닦아내기 쉽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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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렌즈는 AF / MF 전환을 빠르게 해 주는 퀵 시프트 포커스 시스템을 지녔다. AF 작동 후 초점 링을 돌려 수동으로 미세한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이는 흔히 ‘손맛’이라고 표현하는 수동 렌즈의 조작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다만, AF 작동 시 경통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만큼 소음이 발생한다는 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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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탁스 DA 15mm F4 ED AL Limited의 최소 초점거리는 광각 렌즈답게 18cm로 짧다. 이러한 최소 초점거리가 렌즈 앞이 아닌 센서면에서부터의 거리를 의미한다는 걸 감안하면 사실상 렌즈 앞에서부터 약 10cm까지 접근하여 촬영이 가능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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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탁스 DA 15mm F4 ED AL Limited 렌즈의 최대 개방 조리개는 F4로 상당 수준의 심도 표현이 가능하다. 조리개 최대 개방 시에는 원형의 빛망울을 만들어내며 조리개를 조일수록 별빛같은 빛 갈라짐 현상을 만들어낸다. 조리개 날수는 모두 7매로 빛 갈라짐은 그 두배수인 14개로 만들어지는데, 조리개 F8에서부터 나타나 최소 조리개 F22에서 가장 크게 나타나므로 야경이나 어두운 실내 촬영에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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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탁스 DA 15mm F4 ED AL Limited 렌즈는 그 작고 유려한 모양새와 더불어 초광각의 풍경을 세심한 질감으로 섬세하게 표현해낸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으로 책정돼, 펜탁스 리밋 렌즈를 사용해 보기를 주저하는 유저라면 우선 펜탁스 DA 15mm F4 ED AL Limited 렌즈부터 이용, 명불허전의 진가를 확인해 보도록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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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탁스 DA 15mm F4 ED AL Limited 렌즈에 더해 줌렌즈만 하나 더한다면 여행이나 출사, 용도를 막론하고 더 이상의 렌즈가 필요없을만큼 최강의 조합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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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ytzsche

 

 

 

카메라 렌즈에 대한 어줍잖은 論('노가리'라 읽는다).

카메라를 조금씩 알아가면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뭐니뭐니해도 렌즈, 워낙 조그마해서

DSLR 바디에 찰싹 붙어있다 싶은 렌즈도 있는가 하면 대포알이라도 쏘아낼 듯 거대한

렌즈도 있는 거다. 거기다가 18-55mm네 18-200mm네 35mm네, 이상한 길이들은 또 뭐고

F2.4니 F3.5-5.6이니 F로 시작하는 소숫점의 숫자들은 무슨 말인지 알쏭달쏭한 렌즈의 세계.

조금은 눈에 그런 숫자들이 들어온다 싶을 즈음, 카메라 사면 기본으로 끼워주는 번들렌즈만

여지껏 쓰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단렌즈'라는 걸 써보게 됐다. Pentax DA 35mm F2.4라는 렌즈.


mm가 붙어있어 뭔가의 길이를 재는 듯한 35mm는 초점거리, '카메라의 렌즈로부터 피사체의 상이

맺히는 카메라 센서 사이의 거리'란 의미라고 하지만 간단하게는 피사체와 카메라 사이의 거리에

준한다고 생각하면 될 거 같다. mm 앞의 숫자가 커질수록 먼 곳의 피사체가 잡히는 거니까.ㅋ

35mm의 초점거리를 필름으로 환산하면 53.5mm쯤, 눈에 보이는 시야와 비슷한 표준화각으로

찍을 수 있는 렌즈라는 걸 알려주는 셈이다.


그리고 F로 시작하는 숫자 F2.4는 조리개값, 렌즈를 덮는 눈꺼풀같은 조리개가 얼마나 많이 나와있는지

그 길이를 나타내는 셈이니까, 아무래도 조리개값이 낮을수록 빛이 많이 흠뻑 들어오게 되니까 어두운

실내에서도 밝은 사진이 나올 수 있다. 번들렌즈의 조리개가 아무리 활짝 열려도 F3.5니까-다시 말하면

최대 조리개값이 F3.5니까-이전까지 사진찍으면서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조리개값인 거다.  



결론! 조리개는 눈꺼풀, 단렌즈는 순정만화 여주인공 샤방샤방 눈망울

뭐랄까, 순정만화 여주인공의 그렁그렁하고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연상하면 되려나. 활짝 열린 채

뭇 남성들-선배, 친구, 후배, 선생님(?), 학부형(?!)-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그런 커다란 눈망울.

그렇다고 이런 흠칫 무서운 사진을 연상할 건 아니고, F2.4의 단렌즈는 이렇게 눈꺼풀이 바득바득

끝까지 벗겨진 커다란 눈망울같은 렌즈를 갖고 사진을 찍는 셈이란 것만 이해하면 될 거 같다.

그래서, 보통 200g에 달하던 번들렌즈(18-55mm)를 들고 다니다가 124g에 불과한 단렌즈를

달고 다니며 이런저런 사진들을 찍어보았다. 성능을 시험해본다는 핑계로 참 잘 놀았다 싶게,

F2.4에서 F22까지의 폭넓은 조리개값은 잘만 활용하면 꽤나 섬세하지만 분명한 차이를 드러냈던

것 같다. 그리고 배경을 확 날려버리는 아웃포커싱 역시 질리도록 써봤다.


※ 아, 사진들 올리기 전에 짚고 넘어갈 것 하나. '단렌즈'라고 하지만 정말 렌즈가 하나 들어가서

'단單'렌즈인건 아니었다. 어떤 렌즈를 막론하고 'X군 X매' 따위로 몇개의 렌즈가 들어가서 마치

안경점에서 시력 보정하듯 이런저런 렌즈를 매만져 이미지를 잡는다고 하는데, Pentax DA 35mm

F2.4 단렌즈의 경우는 '5군 6매'로 이루어진 렌즈들이 있는 셈이다.




조리개를 쪼였다가 풀었다가~

 


조금씩 조리개를 쪼여가며-렌즈의 눈꺼풀을 감겨가며-4층짜리 원형 화분받침대를 위에서

내려다 보았다. 앙상한 철골의 형체가 꼭대기층만 보이다가, 그 아래층까지 보이다가, 다시

그 아래층까지 보이다가 땅바닥까지 환하게 보이는 순간에까지 이르는 거다. 왼쪽 위부터

F2.4, F3.2, F4.0, F4.5, F5.6, F7.1, F9.0, F11, F14로 점점점 조리개가 닫혀간-렌즈가 점점

감겨진-사진들이다.

그리고 F22까지 조리개를 바싹 조인 사진. 흔히들 똑딱이로 찍은 사진이 DSLR과 느낌이 다르다고

이야기하는 건 이런 조리개를 조이고 풀은 그 차이가 아닌가 싶다. 똑딱이는 조리개를 활짝 열고

배경을 전부 날려버릴 수 있는 옵션이 애초 주어지지 않았으니 아무래도 자유로이 조리개를

조정할 수 있는 DSLR이 좋긴 하겠지만, 상황이나 분위기에 따라 의도에 맞도록 쓰면 좋겠다.

예전엔 그저 '아웃포커싱'하면 우우- 하면서 굉장한 뭔가부다 했는데 딱히 그런 건 아니더라는.


왼쪽은 F2.4, 오른쪽은 F10, 밑에서 바라본 불규칙한 형태의 장식장 역시 그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밑엣사진은 반대로, 왼쪽은 F18, 오른쪽이 F2.4, 가로등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전혀 다른 공간인 듯 달라졌다. 조금만 멀어진다 싶어도 선이 뭉개지고 형이 흔들리면서

조금 불분명해지기도 하고, 부드럽달까 자연스러워 보이기도 하는게 F2.4의 느낌이라면,

세부의 디테일이 멀찌감치 떨어진 곳들도 제법 살아있으면서 전체적으로 생생하고 또렷한

분위기로 똘똘해 보이는게 그보다 조리개를 조인 사진의 느낌인 거다.

항상 그렇게 두드러진 차이를 보장하는 건 아니다. 조리개를 극단에서 극단으로 조였다가

풀었다가 하기보다는 미세하게 움직여서도 미묘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분위기의 차이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게 더 신기한 거 같다. (위쪽 : 1/2500, F2.4, ISO1600, 아래쪽 : 1/50, F8, ISO1600)


뭐랄까, 물에 조금 번졌던 풍경이 조금씩 말라들어가며 뽀송뽀송, 디테일들이 다시

선명하게 각을 갖추기 시작하고 색감을 촘촘이 갈무리하는 느낌이랄까. 조금은 너그럽고

포근하게 바라보던 시선이 조금씩 엄하고 칼같이 날카로워지는 것 같기도 하고.


왼쪽위부터 F2.4, F5.0, F8.0, F14, F22로 삼엄하게 조여지는 순정만화 여주인공의 눈망울. 

 

아웃포커싱의 효과가 두드러진 사진들. 배경이 되는 시멘트블록의 거칠고 까칠한 디테일이

물기를 머금은 듯 뭉글뭉글 부드럽게 지워졌다. 샤기컷을 한 듯 부담스럽던 디테일이 많이

쳐내지고 나니까 한결 가볍게 살아나는 중심 피사체의 느낌. (왼쪽 : F2.4, 오른쪽 : F16)

 

A. 시멘트와 나무, 철제 난간의 혼합재료로 만들어진 계단 모양의 오브제를 위에서 밑으로 바라본

사진. 촬영 세부정보는 1/2000, F2.4, ISO1600.

B. 마찬가지의 시멘트와 나무, 철제로 이루어진 오브제를 같은 각도로 바라보고 찍은 사진.

촬영 세부정보는 1/40, F18, ISO1600.


A와 B의 서로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 건 오롯이 렌즈 조리개의 몫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순정만화 여주인공같은 그렁그렁한 눈망울에 힘입어, 진부한 일상에서 새로운 감성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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