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is in the eye of the beholder.

흔히 그런 말들이 '상식'처럼 굳어서 나도는 걸 본다. '인물'이 이쁘게 나오려면 무슨 브랜드,

'풍경'이 이쁘게 나오려면 무슨 브랜드라는 식의 간편한 도식이다. 그렇지만 조금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상하다. 한두푼 짜리도 아닌 DSLR이라는 정교한 장난감이 그저 인물용, 풍경용

이렇게 딱 떨어지는 색감을 갖고 있다고? 정확히는 모르지만 카메라의 기본적인 색감과

톤 설정의 문제 아닐까 싶다.

Pentax *ist, Pentax K-x를 거쳐 Pentax K-r까지 오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던 기능은 그거다.

'아름다움은 보는 이의 눈 속에 있다'는 말처럼, 내가 원하는 색감으로 이미지 톤을 조정할 수

있도록 몇 가지 옵션이 제공되는 '커스텀 이미지' 설정. 기본적으로 '브라이트'모드로 정해져

있는 설정은 무려 아홉가지나 되는 커스텀 이미지를 제공한다. 뭐가 그렇게 많이 필요해, 할지도

모르지만 '①브라이트 모드'로 찍힌 위 사진에 무지개색으로 배열된 넥타이들을 3초만 눈에 꾹꾹

눌러 담은 채 밑의 사진들을 한 번 보기를 권하고 싶다.


위에서부터 '②내츄럴, ③인물, ④풍경, ⑤강렬색감, ⑥희미함, ⑦블리치 바이패스,

⑧리버설필름, 그리고 ⑨모노크롬의 이미지톤으로 찍힌 사진들이다. 무려 아홉가지 깔맞춤.

같은 노랑색이라 해도 모드에 따라서 분위기나 색감이 판이하게 달라지는 걸 쉽게 느낄 수

있다. 모노톤의 흑백사진은 말할 것도 없고, 마치 이것저것 렌즈를 바꿔가며 시력검사하듯

모드에 따라 특정색깔이 강조되거나 선명해지는 게 재미있다.


이제 원하는 모드를 골라서 사진을 찍으면 되는 거다. 어떤 색깔로 나와야 정답이라느니,

원래 색깔과 다르면 틀린 거라느니 조바심내지말고, 이것저것 모드를 바꿔가며 다양한

색감을 시험해보며 '나름의 깔맞춤'을 시도해보면 훨씬 더 사진찍는 게 재미있지 않을까.

무지개색이라고는 하지만 보는 이의 시각이나 기분에 따라서 제각기 다른 색깔로 느낄 수

있는 거다. 어차피 '아름다움은 보는 이의 눈 속에 있'는 거니까 말이다.


 - 이렇게 찍어요 : '커스텀이미지' 팔레트 활용하기.


K-r의 메뉴 버튼을 누르면 커스텀이미지를 조작할 수 있는 선택 모드 창이 뜨게 된다. 거기서

①브라이트, ②내츄럴, ③인물, ④풍경, ⑤강렬색감, ⑥희미함, ⑦블리치 바이패스, ⑧리버설필름,

그리고 ⑨모노크롬의 아홉가지 커스텀이미지를 선택할 수 있는데, 그에 더해서 본인이 좀더

변화를 주고 싶다면 채도니 색상이니, 콘트라스트나 선명도 따위를 매만질 수 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이 메뉴는 사진을 어떻게 찍을지, 색감을 어떻게 조합하고 변형할지를

마음껏 뒤섞어볼 수 있는 팔레트 같은 공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머릿속에서만 존재하는

색감과 분위기의 사진을 찍기 위해서 이것저것 색깔도 더하고 명암도 더하고, 그렇게

내가 보거나 느끼는 아름다움을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셈이다.



 - 보너스 : 군대에 대한 기억을 색감으로 표현하기.


군대에 대한 기억은 제각기 다를 거다. 남자의 기억과 여자의 기억이 다를 거고, 다녀온 사람과

아직 다녀오지 않은 사람이 다를 거고. 만약 그런 기억과 감정을 실어 '예비군 모자'를 찍어보려

한다면 어떨까. 각각의 기억과 느낌에 따라 원하는 이미지 톤과 색감은 제각각일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는 거다. 내 경우에는, ⑦블리치 바이패스나 ⑨모노크롬, 그런 모드를 활용하겠다.

다른 사람들은 어떠려나 모르겠지만.


하얗고 까만 얼룩소 사진을 피하는, 광폭 고감도설정

사진을 찍다보면, 뙤약볕이 내리쬐는 한낮이나 남국에선 대부분의 배경이 하얗게 날아가 버리거나

파랑 하늘색이 그저 새하얗게 탈색된 것처럼 보이는 사진이 찍힐 때가 있다. 아니면, 해가 진 후에

조명이 껌껌한 곳에서 사진이라도 찍으려 하면 온통 까맣게만 나와서 인물이나 풍경이 제대로

식별되지도 않는 경우가 왕왕 있는 거다. 무슨 얼룩소 사진 찍는 것도 아니고, 하얗고 까맣고.


Pentax K-r로 사진을 찍으면서 확실히 나아졌다고 느낀 것 중 다른 하나는 빛의 양에서 좀더

자유로워졌다는 거다. 이전에는 좀 밝다 싶으면 하얗게 나오고, 좀 어둡다 싶으면 까맣게

나왔는데 무려 ISO 100에서 25600까지 확장되는 광폭의 감도설정이 가능해지면서 훨씬

여유롭게, 햇빛과 조명에 연연하지 않고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었다.

방콕에서 찍었던 사진, ISO 3200으로 놓았는데 전혀 무리없이 디테일이 다 생생히 잡혀 나왔다.

감도를 더 높이면 노이즈가 생기지 않을까 싶었지만-경험상 DSLR에서 한계치로 설정된

값까지 끌어올리면 노이즈가 많이 두드러졌으니까-실제로는 훨씬 만족스러웠다. 


 - '고감도 노이즈감쇄(NR)' 기능 활용하기


더구나 이전 K-x에 비해 고감도 노이즈감쇄(Noise Reduction) 모드가 훨씬 정교하게 갖춰져

무려 여섯 가지의 모드가 제공되는 거다. 감도를 높이면 사진에서 약간 거친 입자 느낌의

노이즈가 발생하는 걸 볼 수 있는데 실제로 고감도NR을 강으로 설정하면 꽤 많이 줄어드는 걸

볼 수 있었다. 밑에 사진이 바로 고감도NR을 강으로 설정했을 때와 OFF했을 때의 차이. 

물론 그런 입자가 찍혀나오는 것 자체가 꼭 잘못된 거라곤 할 수 없다. 역시나, Beauty is

in the eye of the beholder.


 - 이렇게 찍어요 : '감도'설정 활용하기

감도를 설정하는 방법도 매우 간단하다. ISO 설정을 위한 버튼을 누르고 자동모드로 설정하거나

아니면 수동으로 100부터 25600까지 원하는 감도값으로 맞추면 된다. 그리고 K-r의 경우 촬영모드 중

SV(감도우선) 모드가 있어서 감도를 조정하며 사진찍기에도 편하다.
 



Pentax의 흘러넘치는 색감을 무시하지 뫄~!

 


 

결국은 보여주는 수밖에 없는 거다. 어려운 거나 이론 따위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그저 나름

열심히 찍다보면 Pentax K-r로 이렇게 '나름' 멋진 색감의 사진들을 얻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백마디 말보다 빠르고 효과적일 테니까. 펜탁스만의 스타일이랄까, 이미지 색감이

존재한다고 하면 그게 다른 브랜드의 DSLR에 비해 결코 뒤에 서진 않는단 걸 보여주고 싶었다.

이번 K-r의 멋진 기능 중의 하나는 사진을 찍고서 이렇게 본인이 모니터를 확인해 나가면서

몇몇 사진을 골라서 1장으로 편집할 수 있는 '인덱스' 기능이 있다는 것. 덕분에 여러 사진들을

좀더 간편하게 한눈에 보여줄 수 있게 되었지만, 오리지널 버전의 사진들을 보고 싶다면

꽃의 나라, 태국 방콕에서. 를 찾아보면 되겠다.

 


 - 무지개 깔맞춤한 사진들, K-r로 찍었어요. 


나름의 빨주노초파남보, 중간에 눈이 얼얼한 형광핑크가 좀 걸리긴 하지만 그래도

K-r로 찍힌 사진들의 색감을 보여주기에는, 발로 찍은 사진이나마 조금 맛이라도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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