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잉 구스, '날아다니는 거위'로 유명하다는 가게가 뭔가 했더니, 홍콩을 들르거나 살았던 외국인들이

 

귀국할 때면 전부 이 곳의 거위 요리를 사들고 비행기를 탔기 때문이라나.

 

 

웨이터가 건네주는 메뉴가 무려 세가지. 하나는 일반 메뉴랄까, 기본적인 요리들이 나와있고 다른 하나는 이곳

 

융께이 레스토랑의 수상 경력이라거나 수상 요리에 대한 소개, 마지막 빨간 표지는 완전 특별한,

 

각종 요리대회 수상 요리들로 채워진 코스 메뉴.

 

베이징 카오야랑 조금 비슷하게 바삭하고 단단한 껍질 속에 숨어있는 부드럽고 담백한 거위 살이 맛있었다.

 

혼자 가서 2-3인분이라는 레귤러를 시켰는데, 사실 3-4인분이라고 표기된 반마리나 한마리를 시켰어도

 

완전완전 만족스럽게 다 먹었을 듯.

 

저 거위 껍질에 잘잘 흐르는 윤기하며, 부드러운 고기 위에 살짝 얹힌 채 바삭바삭함이 살아있다.

 

 

두번째 메뉴에 있던 온갖 수상경력들. 홍콩에서 유일하게 포춘지에 선정된 세계최고 레스토랑 15선 중 하나라던가.

 

 

그렇게 거위 요리를 맛봤지만 조금 모자라다 싶어서, 로제와인에 재워만들었다는 족발요리도 하나 더 시켰다.

 

음. 이건 뭔가 반찬도 같이 주문했어야 했거나 다른 채소 요리랑 같이 먹었어야 했을 듯.

 

 

레스토랑 입구에 걸려있는 잘 조리된 거위들. 저 노릇노릇한 껍질하며, 반질반질한 윤기하며.

 

나중에 가면 세번째 메뉴에 있었던 그 특별 메뉴들이 즐비한 코스 요리를 먹어보고 싶은데, 가격은 굉장히 비싸단 느낌.

 

그렇지만 요리의 천국 홍콩에서 이런 거 한번 먹어보는 호사를 누리는 건 분명 꽤나 기억에 남을, 행복할 경험일 거다.

 

 

 

 

 

* 이 포스팅의 목적 중 하나, 홍콩 찜사쪼이 해변을 따라 조성된 '스타의 거리Avenue of Stars'의 홍콩 영화배우들 중

 

한국인들이 알만한 스타들, 유덕화, 임청하, 홍금보, 성룡, 오우삼, 서극, 주윤발, 장국영, 주성치, 장만옥, 장백지, 양가휘,

 

곽부성, 여명 등의 손도장을 직접 가서 확인하는 수고를 덜 수 있도록 하는 것.

 

 

스타의 거리가 시작되는 즈음, 영화 필름을 옷 대신 걸치고 선 여신의 자태가 당당하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건 홍콩섬 완짜이와 센트럴의 개성있고 거침없는 고층빌딩의 스카이라인.

 

필름 롤의 형태로 된 금색 조형물이 길가에 세워져 있는가 하면,

 

큐사인을 위한 보드가 이 거리의 이름을 알려주고 있었다. 스타의 거리, Avenue of Stars.

 

바닥에 돈이라도 떨어뜨린 양 다들 바닥만 굽어보고 걸어가는 사람들, 그 틈에서 아예 철퍽 주저앉아 바닥을 짚은 사람도 많다.

 

어느 영화감독의 모습을 형상화한 듯, 메가폰을 쥐고 생생한 표정으로 이쪽을 응시하고 있는 눈빛에 힘이 실려있다.

 

 

아마도 청동으로 만들어진 듯한 카메라를 쥐고 있는 카메라감독의 손모양이나 표정도 생생한 편이고.

 

그리고 장백지. 그녀의 손은..작고 이쁘기도 하구나.

 

이소룡의 명판은 있지만, 아쉽게도 그의 손도장은 없다. 있을 리가 없나..어디라도 손도장 하나쯤 남아있을 법 한데.

 

성룡. 역시 그는 장난스럽게도 살짝 삐뚜름하게 양손을 짚었나보다.

 

게다가 이렇게 사인을 남겼는데, 마지막에 앙증맞은 하트 그림도 그렇지만 '성룡'이라는 한글도 눈에 들어온다.

 

아침나절이지만 뜨거운 햇살 때문에 사람들이 양산인지 우산인지를 전부 받쳐들고 걷고 있었다.

 

주윤발. 이 아저씨는 왜 손도장을 안 남겼을꼬.

 

유덕화. 꽤나 많은 여성팬들, 특히나 아주머니들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어서 쉽게 찾았다.

 

양조위. 그도 역시 양손을 살짝 어긋나게 짚고는 사인을 남겼다.

 

이소룡의 이미지하면 딱 떠오르는 그 포즈. 그대로 멈춰선 이소룡이 홍콩의 해안가를 지키는 중이다.

 

조명기사와 마이크 담당이 위치를 잡고서, 그 가운데쯤엔 의자가 하나 놓여있어서 꼬맹이들이 줄을 섰다.

 

오우삼. 배우가 아니라 감독이지만, 그의 이름은 헐리우드에서도 명성을 높인지 오래다.

 

곽부성. 다소 후줄근해 보이는 그의 입성은 도무지 왜 그가 인기있는지 알쏭달쏭하게 만들었지만 여하튼.

 

 

 

스테판 초우. Stephen Show. 누구인가 했다. 다름 아닌 주성치. 요조가 좋아하는 주성치, 아쉽게도 손도장이 없다.

 

Jet Li, 영어이름이 좀 만화 캐릭터 같은 게 이연걸의 이미지에도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진다. 그는 통배권을 시전하듯 손도장을 찍었을까.

 

그리고 여명. 아마도 내가 왔다갔다 스타의 거리를 왕복하는 동안 가장 많은 사람들이 흥미를 갖고 기념사진을 찍어간 곳을

 

고르라면 여기가 아닐까. 특히나 아주머니 팬들이 꼭 한번씩은 이렇게 손이라도 맞대어 보고 자리를 뜨셨다.

 

그리고 장국영. 음..여전히 그가 자살한 곳에는 기일에 맞춰 하얀 국화가 소복하게 헌화된다고 한다.

 

그리고 서극. 한때 그의 무협영화를 빠짐없이 챙겨봤었는데.

 

그리고 놓칠 수 없는 배우, 임청하. 아아. 내 어렸을 적 그녀의 묘한 매력에 빠져들었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뷰잉 데크. 밤에 '심포니 오브 라이트'가 시작할 즈음인 8시경이면 발 디딜 틈조차 찾기 쉽지 않지만 지금은.

 

 

성룡과 홍금보의 손도장을 보고 환히 웃으며 기념촬영중인 사람들, 사실 저 손도장이 진짜 본인 거인지는 '신뢰'의 영역이다.

 

 

그리고 바닥에 박힌 채 하루하루 마모되어 가는 셀레브리티들의 손도장은 관심없이

 

그저 가족들과의 순간을 기록하고 기억하려는데 더욱 열심인 사람들. 사실 이 편이 훨씬 남는 게 많지 않을까.

 

(특정 스타의 열광적인 팬이 아니라면 말이다. 팬이라고 해도 온기조차 사그라든 손도장이 뭐...별 건가 싶기도 하고.)

 

 

 

그리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때 성화를 진짜 봉송하는데 쓰였던 것일까, 아님 그저 기념 조형물일까.

 

건너편 고층빌딩들을 압도하는 높이와 존재감으로 우뚝 섰다.

 

스타의 거리 끝까지 갔다가 다시 설렁설렁 돌아나오는 길, 시시각각 뜨거워지는 햇살에 익어간다는 느낌이 들 무렵

 

다행히도 스타의 거리 끄트머리에 있는 뷰잉 데크, 그리고 시계탑이 나타났다. 버블버블 게임에서 본 듯한 저 투명하고

 

동그란 유리막 안에 들어간 건 야간에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위한 조명 도구들.

 

 

스타의 거리 초입, '심포니 오브 라이트'의 뷰잉 데크, 시계탑, 그리고 스타 페리 선착장은 그냥 한 곳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하다.

 

이제 스타 페리를 타고 홍콩섬으로 넘어가보려는 참인데, 글쎄, 홍콩 영화배우들에 굉장히 홀릭되어 있다거나 손도장을 꼭

 

맨눈으로 봐야겠다 하는 사람 아니라면 얼추 위의 사진들로 대리만족이 가능하지 않을까. 일정이 바쁘다면 이렇게 스킵하시길.

 

 

 

중국관 1층에서 만난 진시황릉의 토우와 상해엑스포 마스코트인 하이바오가 손을 맞잡은 모습. 구경온 꼬맹이가

양손에 집게를 쥐고 취한 포즈가 근사하다. 근데 왠지 하이바오 표정이 좀...얄밉달까. 한국에서 봤던 버전은

꽤나 귀여웠던 거 같은데, 쟤는 입가에 물린 미소도 그렇고 눈매도 그렇고. 쩝.

응, 이게 코엑스 입구에 설치된 하이바오 조형물이란 말이다. 표정도 평온하고 입가에서 흐르는 미소도 잔잔한

바다를 연상케 하는 안정적인 율동감이 있는 게 꽤나 다르다.

중국의 서쪽 어딘가에 위치한 성(省)에서 차려놓은 부스. 코끼리 두마리가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화려한

단청을 얹은 기와문이 조명을 사방에서 맞고 있다.

둔황이던가, 거기에 있다는 석굴을 옮겨온 부스. 중국관 1층은 마치 중국버전 '우리나라 관광상품박람회'랄까

각 성마다 부스를 하나씩 차리고 각 성(省)의 문화와 특징들을 알리고 있었다.

역시 각 성의 재정상태와 경제력에 따라 부스의 규모나 화려함이 드러나고 있었다. 이번 상해엑스포가 열리는

상해관은 일찌감치 사람들이 줄을 늘어섰고, 뺑글뺑글 사람들이 줄을 지은 옆면의 벽면엔 그나마 모빌이 있어

지루함을 덜어줬다.

EXPO  CITY, Shanghai. 수많은 삼각기둥이 이리저리 돌면서 글자를 만들어내고 그림을 그려내고 있었다.

그 와중에 꼭 저런 거 하나씩은 있다. 남들 다 돌아가는데 자기 혼자 덜컥, '내가 여기서 뭐하는 짓일까' 싶은지

멈춰서서 명상에 잠긴 녀석.


상해관 내부에는 흥미로운 영상관이 하나 있었다. 무려 6D, 3D도 아니고 그 두배인 6D라니 뭘까, 오감을 넘어

육감까지 자극하는 영상을 보여주겠다는 걸까 싶었다. 바닥을 제외하고 천장과 사면-정확히 말하자면 둥그런

돔 형태의 벽면-에 온통 화면이 쏘아지고, 중간중간 물방울도 튀기고 심지어는 천장에서 사람이 와이어에

매달려 내려와서는 헤엄치는 시늉도 하고. 뭐라 해야 할까, 음...재미있었다.

그리고 북경관. 베이징관은 아무래도 베이징올림픽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으리라 생각해서인지 대부분

올림픽과 관련된 물건들과 이미지를 전시해두었다.

올림픽에서 쓰였나 보다, 이 옥새 비스무레한 도장은. 근데 꽤나 멋스러워 보이긴 한다. 사람의 모습을 형상화한

저 인장의 모습이나 기품있게 다듬어진 도장의 매무새나.

성화 봉송에 실제로 쓰였다는 봉송대 옆에서 환하게 미소짓는 중국인들.

1949년에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도로 공식 선포되고 나선 작년 2009년까지 딱 60년, 한 갑자가 흐른 셈.

어디였더라, 차로 유명한 지역이었는데 정기적으로 이런 공연을 보여주고 있나 보다. 아가씨 둘이 찻잔을

이리저리 옮기며 자세를 잡고는, 저 아저씨의 '차따르기 물총쑈'가 시작됐다.

멀찍이 서서는 머리 위에서부터 쏘기도 하고,

뒤로 돌아서 허리를 양껏 꺽은 채 찻물을 붓기도 하고,

한 손엔 찻잔, 다른 손엔 찻주전자를 들고 이렇게 멋진 자세를 취해서 머리 뒤로 주전자목을 넘긴 채 찻물을

붓기도 했다. 기예라면 기예지만, 조금은 야릇한 느낌이 드는 공연. 그는 사방에서 백발백중 싸는구나, 라는.

사천성 앞에 선 기둥에는 귀여운 팬더 그림이 함께 있었다.

아마도 사천성의 소수민족 의상이었던가, 어디였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나름 풋풋한 분위기셔서 기분좋게 인사하고

잠시 옆에서 사진을 찍는 시간을 가지게 해주셨던 소녀분.

사천성에선 곧잘 공룡 화석도 발견되는 모양이지, 라고 혼잣말을 하며 이리저리 구경하다가 쓸려들어온 다도 체험방.

어느 순간 이게 엑스포야 관광상품전이야, 헷갈리던 와중에 쐐기를 박았던 건 이 다도체험방이었다. 딱히 이게 유난히

상업적이랄까 선전의 냄새가 진했다기보다는, 엑스포라 하면 뭔가 첨단의 과학기술과 성취를 과시해야 하는 거

아니던가 하는 자각이 딱, 머리빡을 쳤던 지점.

뭐 사실 아무래도 상관없다. 둘러보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야 있으면 되는 거지 딱히 엑스포장 왔다고 우주선

쏘아올리고 초초초첨단 기술의 향연만을 접하란 법이야 없으니까. 이런 식으로 중국 각 성의 특징적인 문화와 분위기를

맛볼 수 있는 기회도 사실 흔치는 않은 거다.

천진성, 개항장으로 근대 초기 몸살을 앓던 지역답게 부스 역시 개항장의 서구적 향취를 가득 담고 있었다.

절강성, 대나무 형태로 만들어진 철판 구조물로 부스 외관을 장식하고 있는 게 특징적이었지만, 내부는 아쉽게도

시간이 모자라 돌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둘러봤던 곳은 소림사가 있는 성, 어디더라...;;; 무술 동작을 연마하는 작은 인형들이 부스 곳곳에

빼곡하게 늘어서 있었다.

무기를 들고 무예를 연마하거나, 머리 위 와이어를 달고선 날아차기를 연습하는 땡글땡글한 머리의 인형들. 꼼짝없는

장난꾸러기 동자승의 이미지다.

1층에서 6층까지 총 여섯개 층의 중국관, 그중 1층만 돌아봤을 뿐이었다. 듣자 하니 다른 층은 비슷비슷한 느낌이지만

무엇보다 6층이 진짜 볼 만한 것들이 많다고 했다. 중국에서 손꼽히는 국보급 문화재들을 총동원해서 6층에 전시해

두었다고 했다. 다시 갈 기회가 된다면 중국관 6층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될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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