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글대고 있었고, 비단 한국관만이 아니라 일본관, 중국관 모두 사람들이 잔뜩 줄을 선 채 입장을 기다려야 했다.
비극을 애도했다고 한다. 그런데 한국관은 조기를 게양하지 않아 중국 내 반한감정을 건드리는 불씨가 되었단
이야기를 들었다, 믿거나 말거나. 여튼 아이티 지진이 났을 때와는 너무 달랐던 국내의 분위기는 내 생각에도
좀 의아스러울 정도였다. 똑같이 사람 목숨이 날아간 비극이었는데.
근데 심지어 그 글자들이 이어져 문장이 된다.
"그림을그릴때눈을반쯤감고그려야좋은그림이나온다가장좋은냄새는학교앞문방구에서방금산책받침냄새다서울서인천까지걸을만하다파송송잘끓인라면을당할음식이없다감싸고보듬으면살아난다남자들은대체로피부가맑은여자를좋아한다 서울은잠을자지않는다흐린날밤산속에서는손바닥도안보인다라면은양은냄비에끓여야한다전기통닭은무맛이다지하철에서나와방향을모를때는맞다고생각하는쪽의반대로가면된다얼짱사진각도는사십오도가아니라사십팔도라고한다 양손을가슴에얹고자면꼭가위에눌린다붐비는식당이맛있다코가닮은사람끼리친하다 계란을좀더오래삶으면껍질이저절로까진다토끼는토끼굴에여우는여우굴에서산다"
그 공간에서 5월의 뜨거운 상하이 햇살을 피해 줄을 선 사람들. "닌더펑요따한민구어", 당신의 친구 대한민국.
툭툭 모음과 자음이 튀어나와 있다. 벽면에 빼곡히 들어차다 못해 밖으로 튕겨나오는 듯한 단어들.
미술이니 전통문화 등을 소개하는 영상들, 그리고 연예인들의 축하 노래까지.
풍기도록 기획된 것 같다. 기업관에 비하자면 부지가 두배가 넘어서 그런지 공간이 아주 널찍하다.
백열등 조명과 은은한 나무결이 괜춘하다.
썰렁하고 어색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여러 개 있으니까 제법 그럴 듯 하다.
만들어보아요" 던가. 화면을 터치해서 물고기 종류를 고르고, 물고기 등에 업히거나 채울 수 있는 기계 종류를
고르고, 그렇게 물고기를 "만들어서" 바다로 내보내면 위쪽의 커다란 모니터에 본인이 만든 물고기가 유유히
돌아다니는 걸 볼 수 있다는 거다.
뭔가, 익숙한 그림 아닐까. 4대강에 풀어놓겠다는 그 물고기들. 수온 측정하고 오염도 측정하고 하수 방류
감시하는 그 물고기 발언에 이어지는 과학과 조직의 공명이다. 하아. 끔찍해라.
듯한 모양이라는데(마치 연리지처럼), 글쎄 잘 모르겠다. 그냥 자세히 보면 엽전을 이어붙여서 나무둥치를
만들었구나 정도, 주렁주렁 매달린 종들이 땡그랑대는 것도 그렇고 엽전으로 만든 둥치도 그렇고, 돈 좋아하는
중국인들 굉장히 즐거워하는구나 라는 인상.
아무리 3D면 뭐하나, 콘텐츠가 별로 재미가 없어서, 게다가 안경을 쓰고 멈춰서서 여유있게 관람하기엔 동선도
전혀 배려가 되어있지 않아서 걍 나와버렸다.
가장 임팩트있었던 것은 이 건물의 외관. 한글의 아름다움을 잘 살리는데 성공한 거 같다.
엑스포 사상 첫 참가한 'Paradise for people' 조선관(북한관).
'[여행] 짧고 강렬한 기억 > Shanghai, China-2010'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관에서 만난 진시황릉 토룡과 하이바오의 우정. (2) | 2010.05.15 |
---|---|
상해 거리를 걷다. (0) | 2010.05.14 |
대륙의 상술, 과감한 노출. (4) | 2010.05.11 |
상해엑스포 중국관의 인상적인 화장실. (4) | 2010.05.10 |
봄햇살 반짝이던 상해의 뒷골목 점심식사. (14) | 2010.05.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