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커플'에서 '서프라이즈', 그리고 '출발 비디오여행'으로 이어지는 일요일 오전의 프로그램 라인업은 내겐

늦잠에 대한 욕망을 식히는 강력한 유인이 되고는 한다.

방금도 여느 때처럼 서프라이즈를 보며 늦은 밥을 먹고 있는데, 북한에서 로켓을 발사했다는 일본 보도가 인용되며

속보가 뜨더니 여지껏 특보를 계속하고 있다. 서프라이즈 세번째 이야기가 남았는데. 뭐가 진실이고 뭐가

거짓인지도 모르는데.(아직까지 난 첫번째 이야기가 거짓이라고 의심하고 있는 중이다. 로봇 애인 이야기)


서프라이즈 세번째 이야기가 북한의 로켓 발사보다 중요하다는 식으로야 농담삼아 말한 거지만, 이렇게 호들갑을

떨 일인가 싶다. 그것도 대부분의 소스는 일본 측으로부터 나오고 있다. 그들이야 아소 다로 총리의 국내정치적

국면 전환을 위해 대대적인 호들갑을 떨고 있는 거고, 북-미간 관계가 일본의 입장과는 달리 급격히 호전되는

상황 자체를 못마땅해 하는 차에 요격이니 뭐니, 소란의 판을 키우고 싶었을 거다.

미국은 24시간 뉴스 채널 CNN에서 속보로 떴지만 관련된 정부의 입장은 나오지 않고 있고, 러시아나 중국은

예견된 상황이었으니만치 유별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차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댄다.


북한의 말대로 로켓이 통신위성이 맞는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듯 하고, 그렇다면 국제사회의 반응은

더욱 온건해질 수 밖에 없지 싶다.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니 어쩌니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외교적수사일 뿐

가장 중요한 키는 미국과 북한과의 입장 조율에 있을 거고. 북한의 로켓 발사가 거의 성공적인 것으로 판단되는데

그렇다면 이제 뭐, 상황은 끝인 거 아닌가.

일본의 요격이나 발사 실패로 인한 일본 본토의 피해라거나 그런 것 없이, 발사 지연에 대한 온갖 억측들을

불식시키고 깔끔하게 날라갔고, 그렇다면 남은 건 북한의 무력(과학력?) 과시에 대한 주변국의 인식 변경,

그리고 이로 인해 압박을 받게 될 미국의 적극적 대응이다. 그게 전향적 접근이 될 지, 혹은 더욱 강경한 접근이

될 지는 두고 봐야 알 일이지만, 당장이야 원칙적이고 강경한 이야기를 해도 결국 유화적인 태도로 나설 거 같다.


근데 이렇게까지 공중파를 낭비해야 하나? 그것도 심층적인 분석은 거의 없이 외신은 어쩌니, 외국 정부 반응은

어떠니...기실 시끄럽게 떠드는 건 일본밖에 없는데. 이번 이슈에 대해 좀 차분한 목소리로 분석을 하는 보도를

하던가, 아니면 그냥 속보로 화면 밑에 둥둥둥 떠다니는 자막으로 만족하던가. 대체 왜 이렇게 호들갑스럽게

난리를 치는 건지 모르겠다. 보도를 위한 보도? 어쩜 이런 식의 감정적인 반응이 북한의 의도에 말리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에 반해 '벚꽃놀이 나선 상춘객'들의 반응은 쿨하다. 왜 이렇게 야단스러운지 모르겠다는.

대부분 국민들이 체감하는 것도 그렇지 않나. 쟤네 또 뭐 쐈나..그럴 수도 있는 거지.

근데 한국은, 대체 북한에 대한 종합적인 전략과 일관된 자세는 있기나 한가. 아무런 비전도, 전략도, 혹은

최소한 북한에 대한 입장조차 불분명해 보인다. 깝깝시리.


아...서프라이즈 세번째 이야기는 대체 언제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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