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어느 동네를 걷다가 문득 발견한 신기한 탈것. 귀엽기도 하고, 뭔가 엉성하기도 하고
호기심이 확 땡기는 바람에 요모조모 살피게 되어버렸다. 보니깐 MTV 위에 알루미늄 샷시로
틀을 짜서는 투명 아크릴로 씌워버린 것. 그리고 나름 박스와 장판 등속으로 샷시와 MTV의
연결부를 최대한 부드럽게 이어붙이려 애쓴 흔적이 보인다. 이런 DIY(do-it-yourself) MTV라니.
원래 MTV 자체가 귀엽기도 하지만, 이렇게 각진 형태의 틀을 얹고 나니까 조그마한
소형차 같기도 하고, 비가 오거나 눈이 오거나 전혀 운행에 문제가 없겠다 싶기도 하고.
딱 한명이 맞춤하게 들어가서 운전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된 셈이니까 안락하겠다 싶기도.
앞면 유리창-아크릴판-에 붙어있는 '국가유공자'란 딱지가 나름 자부심넘치는 유일한
데코라지만, 이런 식의 플러스 알파 튜닝은 처음 보는 거 같다.
뒤로 한번 돌아갔다가 푸핫, 터져버렸다. 저 앙증맞고 새빨간 짐가방은 또 뭐란 말이냐.
그렇지만 새삼 이 신기한 탈것을 손수 제작하신 분의 섬세함에 고개가 숙여졌다. 정말
실용적으로, 불편함에 대한 많은 고민과 연구끝에 만드셨겠구나 싶은 탈것이다.
있도록 단단하게 짜맞춰져 있는 이 샷시라니. 밖에서가 아니라 안에 들어가서도 저렇게 닫아걸 수 있는
걸쇠가 마련되어 있는지는 잘 안 보였지만, 설마, 저 정도로 꼼꼼하게 만든 분이 안에 탑승해서
느낄 수 있는 불편함이나 미비함을 캐치못했을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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