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학신문 쪽에서 2학기 개강호에 회사 광고를 실어달라며 컨택이 왔다. 

인지도 못 올려서 안달난 회사도 아니고, 광고라니 뜬금없다 싶었는데 갑자기 1면에 커다랗게 광고를 싣기로.

G20 정상회의 및 비즈니스 서밋의 성공개최를 기원한다는.


후배들의 반응이 대략 두 종류로 갈릴 텐데 두가지 경우의 수 모두 부끄럽다.

저 쓰잘데기없는 대가리들 말잔치갖고 지랄을 트는구나. 일번.

우리나라가 '지구촌 유지'의 일원이 되고 개최국이 되었다니 뿌듯하구나. 이번.


일번은 내가 부끄럽고, 이번은-이번처럼 생각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그들이 부끄러워지겠지.

정말 그렇다. G20 따위 말의 성찬만 벌어지는 행사 때문에 수능도 미루고, 택시기사들 두발검사도 하고,

온갖 광고를 통해 '국론 통일'을 기하는 그들의 정치적 의도와 유치하고 천박한 동원방식이라니.


하아..짱난다. 대학신문은 재정도 부족치는 않을 텐데 광고 유치에 있어서도 좀 걸러서 받지. 제길.



#2.


어제는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초청 오찬행사에 갔었다. 신라호텔에서 있었던 오찬,

왕의 형님, 상왕, 이상득 의원은 전날 본인이 만찬도 주재했다더니 여기 오찬에도 왔었고, 청와대에서 있었던

만찬까지 빠지질 않았다. 자원외교의 선봉장이란 이미지가 그에게 그만큼 절실한 거겠고, 굳이 볼리비아

리튬 자원의 중요성을 폄하할 생각도 없지만, 공석에서 일국의 대통령을 일러 '동생'이라 칭하는 그런 사람의

맨파워에 기대어 우리나라 자원외교를 하기엔, 너무도 불연속적이고 불안하기만 하다.


개인의 공과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로 해결되어야 할 텐데, 송민순 전장관이 격하게 비판한 것처럼 지금 정부의

외교는 사실상 외교가 아니다. 대강의 정책도 없고, 일관성도 없으며, 나름의 레버리지를 활용하겠다는 것도

없으니. '자원외교'도 이상득 일개인의 공적이 아니라 한국외교 전체의 공적이 되어야 하는 거다.


볼리비아엔 리튬만 있는 게 아니다. 전력 생산이나 광물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국유화를 통한 수익의 국가적

환원을 꾀하는 '빨갱이식 정책', 노인복지 및 학자금 지원확대를 통한 적극적 내수진작책까지. 자원만 빼먹을

생각말고 이런 아이디어를 배우는 건 어떨지.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