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감기약을 삼키며 상상한다. 이 작지만 다부진 타블렛들이 식도를 지나 내려가다가 내 몸속 나쁜 것들이

윙윙거리고 가래를 뱉어대는 그 모터 스위치를 톡 건드려 꺼버리는 상상.



#2. 인셉션 후기삼아. 매트릭스스러운 아바타? 아바타스러운 매트릭스? 머릿속 칸막이, 꿈 속의 꿈을 보여주겠다는
 
거 자체는 이미 단물빠진 이야기, 비쥬얼과 이야기스킬은 인정하겠지만. 빨간약과 파란약 사이에서 균열 한번

감각하고 나면 먹고먹고또먹는 데까진 금방 생각이 와닿는 법이다.


그렇잖아, 나비가 나인지 내가 나비인지, 를 의심하기 시작한 이성의 '간지'에겐 나비가 나인데 그 내가 다시

나비인지 의심하는 것쯤이야.


#3. 손바닥 위에 똑바로 세워놓은 초록색 알약. 손바닥에 고인 짭조름한 약간의 수분으로 캡슐을 수직으로

붙여놓기엔 아무래도 무리, 손가락들이 제멋대로 휘청대며 캡슐을 떠받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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