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꼬싸멧의 아침, 조금은 흐린 남국의 겨울 하늘이었지만 잔잔하게 찰박거리는 바다 위로 금비늘이 번뜩거렸다.

 

벌써부터 바다로 뛰어들어 파도를 감각하고 있는 커플.

 

 

 

빠른 속도로 떠오르는 태양, 조가비 껍데기들 틈새로 잘도 비집고 쏘아지는 햇살.

 

 

금비늘이 번뜩이는 파도가 쓸고 간 해변 모래사장 위에는 금모래가 남았다.

 

그리고 어느틈엔가 리조트 앞바다의 단조로운 풍경 속으로 틈입해 들어오는 고기잡이배들.

 

 

태국 꼬싸멧, 역삼각형 모양의 섬 가장자리에 고르게 발달한 비치들 중 가장 고급스러운 곳은 서쪽 해변,

 

주로 유럽의 휴양객들이 와서 쉬는 고급 리조트가 있는 곳이다. (게다가 숙박하지 않는 사람에겐 밥도 안 판다..)

 

그런 건 모르고 그냥 점심식사 근사하게 하려고 찾아간 서쪽 해변. 가는 길부터 포장이 잘 된 게 분위기가 다르다.

 

 

깔끔한 썽태우들. 이 곳의 택시를 썽태우라 부르는데 사륜구동 SUV가 다닌다. 울릉도에서 SUV 택시가 다니듯 같은 이유일 터.

 

썽태우 앞에도 꽃다발을 묶어 신께 바치는 태국 사람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꼬싸멧, 그 해변마다 붙어있는 표지판들.

 

 

간이 부둣가에 쪼그려앉아 파란 파도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엔가 잠겨있는 아저씨. 이별하고 겨울바다 보러 온 걸까.

 

 

서쪽 해변 모래사장에 놓인 파라솔이나 긴의자들은 이곳 리조트에 묵는 사람들 전용이라며, 앉지도 못하게 하더라는.

 

발이나 몸을 씻으라며 이렇게 커다란 항아리에 담수를 찰방찰방 담아서 곳곳에 놔뒀다.

 

 

숨은 도마뱀찾기. 꼬싸멧이 국립공원으로 보호되는지라 도마뱀을 비롯한 조그마한 야생동물들이 있다더니.

 

 

필시 이곳 리조트에 묵고 있을, 긴의자와 파라솔을 자유롭게 즐기는 사람들.

 

리조트 건물들 위로 한껏 뻗어올라가는 열대의 녹색덩굴들.

 

 

리조트가 꼬싸멧 다른 곳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게, 너른 부지에 비치 하나를 통째로 확보한 유유자적한 공간이란 티가 줄줄.

 

 

 

조경을 관리하는 아저씨들이 계속 수레를 밀고 다니며 정원도 관리하고 나무들도 관리하고.

 

 

그래서, 들어가는 길에서는 입구에 이렇게 가드도 세워두고, 외부의 차량이나 오토바이를 통제하는 정도의 삼엄함.

 

무슨 나무열매인지 모르겠지만,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모습이 독특해서 한 컷.

 

그리고, 얄포름하고 여위어 우아한 꽃잎을 흐드러지게 늘어뜨린 꽃들 다시. 그러고 보니 꽃으로 시작해서 꽃으로 끝나는 포스팅.

 

 

태국 꼬싸멧, 섬 안으로 들어오고 나면 물가가 아무래도 조금씩 올라가는 데다가 환율 역시 조금 불리해진다.

 

몇군데 환전소를 들러보던 차에, 어느 환전소 앞 문간에 떡하니 드러누운 이 고양이 녀석. 완전 요염요염하게 널부러졌다.

 

어떻게 해야 하나, 넘어가야 하나 고양이랑 잠시 놀아줘야(잠을 깨워야) 하나, 고민하던 중에

 

환전소 안에서 나랑 똑같은 생각을 하며 고양이 깔개를 근심스레 내려다보는 손님과 눈이 마주쳤다. 이심전심.

 

 

그러거나 말거나, 고양이 녀석은 날 밟고 가쇼~ 라는 투로 에라 모르겠다며 몸을 나른하게 부려놓았다.

 

참고삼아, 2013년 2월 초 태국 꼬싸멧의 환전소 환율표. 환전소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저 수준인 듯.

 

미국 달러화의 경우 작은 액수의 지폐와 큰 액수의 지폐가 환율이 다르다는 점은 확인해둘 만 하다.

 

 

 

 

태국 꼬싸멧, 역삼각형 섬을 둘러 하얗고 고운 백사장이 끊이지 않는 천혜의 휴양섬.

 

넉넉한 잎사귀가 짙은 그늘을 드리운 아래 색색의 긴 의자가 사람들을 유혹하던 그 곳.

 

드문드문 보이는 사람들일랑 시크하게 무시해주고 긴의자 아래 자리를 잡고는 아침 댓바람부터 퍼져버린 검둥개 한 마리.

 

태국 꼬싸멧, 역삼각형꼴의 섬에 동해안가에 대표적인 해변들이 이어지고 있어서 번화가도 이쪽에 형성되어 있다.

 

타이 음식점이나 뭔가 유러피안식 음식점, 술집이라거나 상점들, 심지어는 타투샵 같은 것들도 모두.

 

그리고 산깨우 비치, 태국 가이드북에도 고작 세네 페이지 소개되고 마는 꼬싸멧인지라 별반 정보도 없이 갔고

 

어느 비치, 어느 식당이 유명하다는 정도의 정보조차 관심없이 그저 꼬싸멧이란 섬을 덩어리로 즐기러 갔다.

 

저런 마음이면 충분한 거 같다. 꼬맹이가 좋아라고 팔짝팔짝 바닷물로 뛰어들듯, 즐길 준비만 되었다면 끝.

 

바다에서 놀다가 지치면 하얗고 고운 모래사장 위의 파라솔과 긴의자에 누워 과일도 사먹고 맥주도 사마시고.

 

그늘에 누워 따뜻한 온기, 파란 바다, 시원한 바람, 보슬거리는 모래의 촉감을 즐기는 유러피안 부부들.

 

좀체 급할 줄도 모르고 양순해보이기만 하는 강아지들도 그늘을 찾아 누웠다.

 

간식거리를 팔며 돌아다니는 행상 아주머니와 계속 눈에 밟히는 저 파란 거북 튜브. 재밌겠다~

 

 

 

바닷가 모래사장에 그림 그리는 건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인 듯, 누군가의 하트가 모래에 새겨졌다.

 

시퍼렇게 시원한 바다, 그리고 맹렬하게 물보라를 일으키며 내달리는 모터보트. 그 위에 나부끼는 풍선 하나.

 

 

누가 만들었을까, 꼬싸멧 모래사장의 곱디고운 모래를 물에다가 개어서 빚어올린 느낌이다. 거대한 천불천탑이 섰다.

 

 

해변과 해변 사이, 야트막한 돌무더기들이 바다 깊숙이 치고 들어간 둔덕 위에 피리부는 아저씨와 인어 아가씨 상이 섰다.

 

 

 

잔잔하게 보글보글 밀려들어오고 나가는 투명한 파도. 하얀 거품이 일다가도  이내 맑고 투명한 유리같이

 

하얀 모래사장을 쓰다듬곤 밀려나버리는, 한없이 평화롭고 아늑한 바다.

 

그렇지만 살짝 북적이는 노점가 앞에서는 이렇게 거북거북들의 종족 번식의 욕구가 피어오르고.

 

 

 

어느 파란 플라스틱 의자를 떡하니 차지하고 뒹굴거리던 고양이 한마리는 사람이 다가와도 마냥 게으르기만 한 눈빛이다.

 

 

 

 

 

 

 

 

태국 중부지방의 꼬싸멧,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조그마한 섬 북단에 있는 리조트 중 하나인

 

Samed Seaside Resort 앞의 조그마한 해변가. 그 앞에서 유유히 낚시중인 외국인들.

 

꼬싸멧의 해변에 형성된 모래사장은 대체로 매우 곱고 하얗다.

 

리조트, 라는 이름이긴 하지만 그렇게 럭셔리하거나 비싸지는 않은 곳. 아고다를 통해 예약하고 왔는데 만족만족.

 

 

 

해변으로 나있는 숙소 건물의 측면. 모서리에 있는 방은 방의 두 면이 바다를 향해 넓게 뷰가 트여있다.

 

그늘막이 넓게 그늘을 드리운 앞마당에는 긴의자가 여러 개.

 

 

바닥을 장식한 색색의 조개껍데기들.

 

 

 

 

그리고 다소 흐리게 시작하던 날의 아침.

 

해변을 나눠가진 다른 리조트들이 쪼르르 이어진 모래사장.

 

 

파도가 발자락을 적실듯 달려오는 해변 긴의자에 누워 꼬냑을 홀짝홀짝.

 

 

 

 

맑은 청록빛, 투명한 하늘빛, 때로는 노르스름한 쿠키빛으로 빛나는 바다를 보고 있노라면 멍해지는 기분이 들기도.

 

 

 

어디선가 종종걸음으로 내달려온 누렁이 한 마리가 파도를 슬쩍슬쩍 경계하며 반대쪽 해안가로 사라질 떄까지.

 

그리고 다음날, 천장에서 늘어뜨려진 조개껍질들이 부옇게 떠오르는 아침해를 온몸으로 맞이하는 표정.

 

 

햇살이 조금씩 번져내리는 거칠거칠한 태국의 앞바다. 따스하던 햇살이 이내 뜨거운 남국의 태양을 실감케 했다.

 

 

카파도키아를 떠나 지중해와 '나무 위의 집'-허클베리 핀이 살았을 법한-이 기다리는 올림포스로 향했다.

지중해의 유명한 휴양도시라는 안탈랴(Antalya)에서 머물 생각이었으나, 올림포스에 있다는 나무위의 집과

오렌지밭이 궁금했다. 카파도키아에서 올림푸스까지는 11시간, 버스비만 무려 25,000bin. 밤새도록 달리는

버스에서 친구와 계속 이야기를 나눴다. 마치 이스탄불까지 오는 비행기 안에서 비야누님과 그랬듯.

그리고 이어폰을 나눠낀 채 잠이 들었다가 일어나니 새벽 6시. 안탈랴에서 잠시 버벅대다가 올림포스행 차로

갈아타고 드디어 오렌지 펜션으로.

오렌지 펜션의 나무위의 집. 첫인상은 머..신기하고 색다르기도 하고 그런데, 좀 거리를 두고 보면 가건물같기도

하다. 통나무집 짓고 쓰고 남은 자재로 얼기설기 지은 게 아닌가 하고. 중간층의 더블룸을 잡고 나서는 올림포스

유적과 해변 쪽으로 나가보았다. 해변 들어갈 때 입장료를 받는다고 들었고, 실제로 옆에선 입장티켓을 끊던데...

난 걍 들어갈 수 있었다. 절대 꼼수를 쓰거나 비비적대며 사람들 틈에 묻어 들어간 건 아니다.

지중해. 정말 파란 바다와 물밑 자갈들의 반짝거림. 잠시 갈등하다 이내 팬티만 남기고 바다로 입수.

어찌나 좋던지.

걍 암 생각없이 멍하니 파도만 바라보다 바닷가에 누워 낮잠을 즐겼다.

노느라 정작 사진을 많이 찍지 못했던 건...최소한 지중해의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한 건 아쉽기 짝이 없다는..

점심 때 수박하고 빵을 양껏 먹었는지라 별로 배는 안 고팠고, 맛난 요구르트를 후식삼아 한끼를 해결하고는

친구와 맥주 한병씩. 지치도록 바닷가를 거닐며 이야기하고 '가건물'로 돌아왔다. 아침, 점심, 저녁...빵에

고등어를 집어넣거나, 양고기를 넣거나, 혹은 치킨을 넣거나 하는 식으로 그렇게 삼시세끼를 해치웠더랬다.

머 먹는 거라면 모든 걸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튼튼한 위와 비위좋은 미감을 감사할 뿐. 터키의 수도물과

이집트의 수도물 역시 내 위장을 비틀어대지는 못했으니.ㅋ


다음날 눈뜨자마자 샤워를 하고, 역시나 전통적인 터키의 아침. 걍 과일과 빵. 늘 그렇듯 맛있게 먹고 설탕 듬뿍한

애플티를 석잔. 오전에 좀더 거닐다가 안탈랴로 다시 빽.


지중해의 풍토란 건 그전에 보았던 이스탄불이나 카파도키아랑은 영 다른, 그런 햇빛과 분위기가 있었다.

휴양도시라서 그런지 유로화가 많이 쓰이고, 물어물어 찾은 Lase Pension에 4$짜리 돔베드를 잡고 바로 나서선

골목골목 뒤지고 다니기 시작했다. 목걸이, 팔찌, 귀걸이 같은 온갖 장신구에, 장식품에, 특이한 문양의 헤나며

타투까지 아이쇼핑하기 너무도 좋았던 그 뒷골목들. 생오렌지를 갈아만든 주스도 사마시며 올림푸스와 비슷하게

휴양하는 기분으로 다니는 게 조금 처지는 건 아닌지 싶기도 했지만, 카라알리올루 공원서 본 퍼어런 바다색과 그

율동감을 넋놓고 바라보면서...그냥 맘을 놓아버렸다.


코에 피어싱을 고민하는 친구를 부추기기도 하고, 오렌지주스맛을 못 잊어 다시 大자로 사먹으며 케밥먹고, 저녁

해가 어슴푸레해진 안탈랴의 구시가를 거닐었다. 밤바다를 바라보며 철푸덕 자리잡았던 카리알리공원 명당자리서

돈계산을 한번 해보곤, 딱 액수가 맞음을 핑계로 쐈던 Efes Dark 두어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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