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정리를 하다가 문득 튀어나온 사진들, 지난 여름 즐겨 다니던 잠원 한강고수부지공원에서 찍었는데 잊고 있었다.

그 때만 해도 우와, 굉장히 시원해 보이는 사진이다 싶었는데 지금 다시 보면 왜 저리 헐벗고 있나 싶기도 하다.

꼬맹이가 폴짝폴짝 뛰어다니며 분수물이 솟구치는 구멍을 밟는 재미에 빠져있는 모습이 귀여워서 잡으려 했는데.

물줄기들이 좀 지저분하게 담긴 거 같다. 위의 사진처럼 무슨 해파리나 연체생물이 튀어오르는 모양으로 잡혔다면

좀더 보기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두 장 다 아쉬움만 가득한 사진.

아이들이 모조리 분수대 속으로 들어가서는 사방으로 팔다리를 휘젓고 다니며 꺄르륵 숨넘어갈 듯이 즐거워하는

웃음소리를 닮았다. 위로 솟구치기만 하고 내려올줄 모르는 분수가 그랬다.







@ 한강고수부지 잠원지구-반포지구.


걷다보면 어느순간 다리가 자동으로 움직인다. 굳이 한걸음씩 새겨넣으며 의식하지 않아도, 그냥 제가 알아서

왼발 오른발 규칙적으로 따박따박 번갈아 내딛는 거다.


그렇게 걷고 있던 내 옆에서 함께 흐르던 한강 수면에는 색색깔의 피아노 건반이 그려져 있었다. 까뭇까뭇하게

흘러내리는 한강의 물살 위에 그려지는 가늘고 긴, 알록달록한 건반들.








밤에 차를 끌고 나가서 한강에 앉을 때 늘 아쉬워하는 것 하나. 호이포이 캡슐을 만들어줘.

흐르는 강물과 번지는 불빛과 나부끼는 바람을 느끼고 싶어서 나가는 건데, 맥주 한 캔이 없으니 영..

차를 끌고 와서는 술 한잔 여유있게 마시고 차는 호이포이 캡슐에 퐁, 넣어서 주머니에 담아 돌아가고 싶단 말이다.

차의 부피를 Zipping해서 호이포이 캡슐에 설혹 넣는다고 쳐도 차 한대의 무게까지 줄지는 않을 테지만 그렇게

엄밀하게 따지는 건 손오공의 '수세식 변기보다 깨끗한 마음'을 욕보이는 셈이니 관두고.


사실 휴머노이드 형태의 '차량용 호이포이 캡슐'은 이미 등장했다. 사실 꽤나 보편화되었다.

대.리.운.전.

@ 잠원 한강고수부지.

삼각대를 쓰지 않고 사진을 찍었을 때의 나쁜 예. 삼각대 들고 다시 한번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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