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포항 북부해수욕장과 환여해맞이공원 사이의 물횟집. 

 

 포항 북부해수욕장과 환여해맞이공원 사이에 위치한 환여횟집. '1박2일' 방송에 출연하기 전부터 포항시내에서

 

물회로 이름을 날리던 곳이라는 친구 추천에 일단 고고. 서울에서 먹던 그 맛을 상상하고 있었다.

 

 도다리 물회를 시키려다 말고 '단지 물회'로 선회, 거기에는 해삼이니 멍게니 전복 같은 것들이 들어간다고 하는 말에

 

4인 가족이서 단지물회 2인분을 시켰다. 분명 모자라서 더 시키려니 생각했는데 왠걸. 생각보다 양도 많았고.

 

 양도 양이지만 그 풍성한 해산물의 향연, 그리고 개운하고 시원한 맛에 흠뻑 취하고 말았다.

 

 함께 나왔던 해산물 샐러드..라고 해야 하나. 전복과 해삼 등등이 김과 무채와 함께 비벼져서 나온.

 

여느 곳이나 그렇듯 이 환여횟집 좌우로 비슷한 물회집이 주욱 늘어서 있었는데, 다른 곳은 맛보지 못했으니 꼭 저곳을

 

고집하라고 말할 생각은 없다. 다만, 포항에 가면 꼭 다시 맛보고 싶은 건 이런 류의 물회라는 것.

 

 

#2. 포항 죽도어시장의 대게상차림.

 

살이 꽉 차오른 대게의 앞발, 이렇게 탱탱한 속살이 푱, 하고 야무지게 튀어나오는 순간을 만끽하기란 쉽지 않다.

 

어둠이 나리고 나면 죽도어시장의 대게 골목들에서 피어오르는 짙은 수증기가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밤이 으슥해질수록 축축하게 으깨진 시장통 골목을 오가며 적당한 횟집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늘어나고.

 

자리잡고 앉은 횟집에서 스끼다시로 나온 굴. 커다랗고 뽀얀 속살이 탱글탱글.

 

그리고 참소라. 원없이 먹어보겠다던 소원을 그대로 성취한 커다란 접시 가득 썰어져나온 참소라 생물 회.

 

그리고 마리당 1킬로그램에 육박하던 거대한 대게들을 세마리 찜쪄버렸다. 김이 폴폴 오르는 대게들 사진은 용케 남겼다.

 

정신없이 양손을 다 쓰며 먹다가 아무래도 이 커다랗고 오동통한 앞발은 남겨야겠다 싶어서 한 장 남기고 나니 끝.

 

산처럼 쌓인 잔해 사이에서, 등껍데기에 밥을 비벼 싹싹 말끔히 비워버리고 만 녀석의 흔적을 찾아 병따개와 비교샷.

 

그리고 다음번에 포항에 갈 일이 있거들랑 꼭 맛보고 싶은, 횟집 아주머니가 추천해주셨던 이 곳에서만 난다는

 

이름모를-가르쳐주셨지만 까먹어버린-요 생선. 묘하게 생겼는데 맛은 어떠려나 모르겠지만 일단 기대.

 

 

 

 

서울 고양이와는 달리 지나는 사람에 스스럼없이 굴던 부산 괭이들, 보수동 책방골목의 어느 가파른 계단 앞을

지키던 녀석의 위풍당당한 수염이 바람에 나부꼈다. 그리고 저 고양이발들. 하악하악.


그걸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또다른 녀석, 토실토실하니 눈매가 잔뜩 째져서 조금은 심퉁맞다거나 삐진 듯이

보이기도 하지만, 섬세하게 바람을 가르며 미묘하게 움직이던 꼬리의 율동감은 녀석이 결코 만만하거나 게으른

녀석만은 아님을 대변하고 있었다.



고양이가 아니라 괭이라 그런가, 한결 더 노골적으로 귀찮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도망가지 않고 발모으고

자리를 지키는 시크한 모습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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