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비, 일어났다. 역시 멋짐..! 그렇지만 아직은 맨몸뚱이. 무기 하나 쥐어지지 않았다.

우선 부스터팩과 무기. 사자비가 현란하게 저 미사일을 쏘아내던 장면이 생생할 만큼 디테일하다. 실제로 미사일의 날개가 접혔다가 펼쳐지며 부상하는 게 구현가능하다니.

오옷. 이제 항성간 비행도 가능해졌고, 미사일도 마구 쏠 수 있게 준비 끝.

그리고 광선검과 도끼와 방패들. 짙은 회색의 판넬 부품이 뼈대를 이루나 했더니 온통 붉은 색으로 감싸느라 거의 보이지도 않는다.

완성! 아래 쪼꼬만 샤아 대령을 향해 '네오ㅅ 지옹!' 이라고 경례를 붙이고 싶다. 나름의 정당성을 가진 존경할 만한 적과 맞붙는 흔치 않은 전쟁 이야기란 건 건담 이야기의 매력 중 하나.

이제부터는 완성된 사자비의 이미지샷들. 물론...아직 데칼지옥이 남았다능.




샤아..하악하악.





멋지구나. 당분간 데칼작업은 좀 유보하고 날것의 상태를 즐기도록 해주지.



그렇지만 역시, 가슴 갑주부 같이 판넬이 크게 쓰인 곳은 좀 밋밋한 느낌이 있다.


어쨌거나, 사자비 완성! (데칼은 다음 기회에)


단지 착취나 억압의 피해자가 된다고 해서, 혹은 그에 저항한다고 해서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자연스레 알게 되는 것은 아니다.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심지어 남성들도 페미니스트임을 자처하는 것이 트렌드라곤 하지만, 페미니즘이 무엇이며 어떤 문제의식과 목적을 갖고 있는 것인지 차분한 이야기를 나누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저자는 명료하게 말한다. 페미니즘이란 성차별주의와 그에 근거한 착취와 억압을 끝내려는 운동이라고. 남성을 여자 아래로 끌어내리고 여성을 남자 위에 세워올리는 게 아니다. 남성과 여성간의 젠더 전쟁을 벌이자는 건 더더욱 아니다. 남성과 여성 모두에 내면화된 성차별주의를 바꿔나간다는 건 그저 '피해자 여성'이 '가해자 남성'에 분노한다는 것 이상을 말함이다.

외부의 적에 맞서기 위해서는 우선 내면의 적부터 변화시켜야 한다. 스스로 바뀌기 위한 진단과 공부가 필요한 거다. 자신과 타인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어떻게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지 하나하나 철저히 되짚어 보아야 한다. 여성 내부에 체화된 가부장제적인 감수성과 인종적, 계급적인 차이를 무시하는 태도를 유지하고서는 기득권에 편승중이라며 공격받는 남성과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는 셈이라고 생각한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인종, 계급, 민족 등 스스로가 놓인 지형에 대한 성찰과 고민없는 일부 얼치기 페미니스트들의 주장이 기존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수혜자들인 남성과 얼마나 닮았던가. 강자와 약자가 그대로 온존하는 시스템을 그대로 둔 채로라면 페미니즘이란 단어는 개인의 출세나 자기만족을 위한 하나의 발판처럼 쓰이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비단 페미니즘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분명한 건 이런 '미러링'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여성과 남성 모두, 페미니즘의 섬세하고 다채로운 풍경을 조심스레 따라가볼 필요가 있는 거다.


#모두를위한페미니즘 #페미니즘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지난 상반신 제작에 이어,

차근차근 허리부분 제작, 대체 이 두툼한 부품들이 어울릴까 싶도록 과하다 싶은 존재감.

그렇지만 기우였다. 역시 사자비의 포인트는 빨갛고 두툼하다는 점, 상반신에 시험조립해보니 밸런스가 훌륭하다.

그리고 양발부분 조립. 몇개 안되긴 하지만 내가 만들어본 MG급 프라모델 중에서 가장 정교하고 섬세한 발바닥을 본 거 같다.

슬슬 속도가 붙어서 발바닥과 정강이와 허벅지까지 올라가는 중. 역시 화려한 모델이지 싶은 게, 기본적인 다이나믹을 담당하는 뼈대 위에 몇겹의 레이어를 쌓아올린다.

작업 중에 새참 삼아 샴페인을 마시면서. 하나씩 둘씩 비어버린 러너를 던져버리는 것도 또다른 건담조립의 묘미.

그렇게 모습을 나타낸 사자비의 두 다리. 굉장히 크고 두툼하고 빨갛다.

나팔바지를 입은 듯한 뒷태, 이를 구성하는 판넬들이 아무런 접착제나 조인트의 도움없이도 이렇게 딱 떨어지다니.

그리고 허리부분과 합체. 두근두근, 이제 사자비가 일어날 때가 되었다.

두둥. 본체 완성.

남은 것들, 총 두 자루와 도끼 두자루와 광선검 두 자루. 게다가 미사일이 잔뜩 발사되는 거대한 백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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