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11월 11일 가래떡데이를 맞아 북한에 가래떡 1000톤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가래떡데이'는

삼년 전부터 정부가 홍보하고 있는 기념일로, 흔히 빼빼로 데이로 알려져 있는 11월 11일을 쌀소비 촉진과

국내 농가 지원의 날로 바꾸려는 취지로 시작되었다. 이러한 취지에 더하여 날로 심각해지는 북한의 식량난을

해소하기 위해 전국에 소재한 떡집들에 협조 공문이 11월 9일 자로 발송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이에 따르면

전국의 떡집들은 각 지역 농협의 미곡처리장(RPC)에 쌓여있는 쌀 재고량을 지원받아 오늘부터 이틀간

밤낮없이 가래떡을 뽑아낼 예정이다.


이러한 조치는 최근 농민의 쌀값 항의시위가 빈발하는 가운데 농식품부가 국정원을 동원해 이에 대응하던

사실이 보도되고, 남아도는 국내 쌀 대신 중국산 옥수수를 북한에 지원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는

등 거듭되는 악재를 극복하고자 물밑에서 타개책을 다방면으로 모색하던 중 추진하게 되었다고 한다.

국회의사당 앞에서 노숙투쟁을 벌이고 있던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관계자는 "드디어 정부가 정신차리고 할

일을 하기 시작했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사진)


정부 내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전국의 떡집에서 뽑아낸 가래떡은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 집결하여

다시 하나로 길게 연결될 것이며 도라산역을 거쳐 육로로 북한에 전달될 예정이라 한다. 김이 무럭무럭 이는

하얀 가래떡을 뽑아내는 과정 및 수송과정은 빠짐없이 기록되어 세계기네스협회에 "세계에서 가장 긴 가래떡"

(the longest rice cake in the world)로 등재될 계획이다.  이 과정을 총지휘하는 관계자 이아무개씨는 "쌀

1000톤이면 가래떡 약 200km 가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전통적 가치와

남북평화의 기치를 내건 이번 이벤트를 통해 '가래떡'을 세계적 브랜드로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조심스레 피력하기도 했다.



□ 국내 각계의 반응은

이러한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와 인도적 조치에 대한 국내 각계의 반응이 뜨겁다. 대북 지원을 반대해온

국내의 보수층 일각에서는 "가래떡 먹다 체해버려라"라는 10박자 구호를 외치며 시청앞을 배회하고 북한

인공기를 가래떡으로 휘감는 등 소요를 일으키고 있으나, 쉬이 쉬어버리는 가래떡은 군용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적지 않냐는 대다수 시민의 온건한 시각을 반영하듯 소수의 호응만을 이끌고 있다.

한식업계 관계자는 이번 기회를 통해 경쟁력있는 한국의 떡문화를 세계에 홍보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정부에서 요청이 올 경우 가래떡 위로 10센티마다 대추 고명을 얹어줄 수 있다고 밝혔다.(서울, 2009.11.10)




* 뭐, 이런 훈훈한 기사가 올랐으면 좋겠다는.


관련기사. "국정원 동원해 농민 이간시키다니" (시사인, 2009. 11. 2)

"쌀값이 떨어진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우리가 (쌀 관세화 유보 대가로) 매년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쌀 물량이 있는 데다 2007년 이후 북한에 쌀 보내는 걸 중단하면서 재고가 남아돌게 된 것이 큰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재고량이 82만t쯤 될 거라던데, 해마다 북한에 보내던 쌀이 40만t 안팎이다. 그러니 이때쯤이면 비어가야 할 농협 미곡처리장(RPC) 같은 데가 꽉꽉 차 있는 것이다. 대북 쌀 지원을 재개하면 남한도 좋고 북한도 좋은 일 아닌가. 공짜로 퍼주자는 것도 아닌데. 남아도는 쌀 놔두고 기껏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게 중국산 옥수수 1만t이라니, 이명박 대통령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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