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이건 여행이건, 큼지막한 여행 가방을 꾸려 집을 며칠씩 나서는 순간의 마음은 흡사 그런 것이다. 살풀이?
며칠 일상을 비우고 나면 나도, 내가 놓인 자리도 모두 명료하게 정리되겠지..하는. 잔뜩 분탕질쳐놓은 흙탕물이
차분히 가라앉아 맑아지길 바라는 심정으로. 새벽에 나서는데 주홍빛 해가 곱다.
올림픽대로를 달리는데 평소의 승용차보다 눈높이가 일미터쯤 높아진 공항리무진버스에서 바라본 풍경은 또 다르다.
그렇게 훌쩍 올라선 눈높이만큼 여행, 혹은 출장의 기분이 돋구어졌달까.
한강대교 중 가장 이뿌다는 평가를 받는 방화대교, 이사 전에 살던 집이 근방이었어서 워낙 자주 봤댔지만
이렇게 사진을 찍기는 처음이다. 여행자의 눈에야 비로소 발견된 유려한 생김의 다리.
열네시간여 비행끝에 파리, 그리고 두시간 반쯤 다시 비행한 후에야 도착한 알제리. 공항에 도착해서 삼엄한 탐색대를
거쳐서 올라탄 버스는 한참동안이나 출발할 수 없었다. 현지 경찰의 호위(convoy)가 있어야 출발할 수 있다나.
몇 차례의 테러나 외국인 상대의 불상사가 있었던 나라인지라 외국 대표단들이 단체로 움직일 때는 꼭 경찰 호위를
앞뒤로 붙이고야 출발한다고 했다.
앞에 경찰 오토바이 두대, 뒤에 경찰 오토바이 두대가 붙었다. 그리고 앞 차는 현지에서 이번 행사의 차량을 모두
담당했던 마이 후렌드 Farid의 멋진 차. 많은 나라를 다녀본 건 아니지만 경찰 호위가 붙은 적은 처음이었다. 아, 4월에
인도와 파키스탄에 갔더라면 역시 경찰 호위가 좀더 삼엄하게 붙었을 텐데, 역시 안전상의 이유 등으로 취소되었다.
알제리가 북아프리카에 위치했다는 점, 알제리의 수도인 알제, 그리고 우리가 묵을 쉐라톤 호텔이 지중해를 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 차창 밖으로 펼쳐진 남빛 지중해.
신기하게도 해가 뜰 때 서울에서 출발해서는 해가 질 때 알제에 들어섰다. 문득 혼란스러워지는 시간감각.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창밖이 아름다웠지만, 주알제리 한국대사관에 차려진 빈소에서 분향할 시간을
갖겠다는 이야기에 다시 울적해졌다. 노무현, 그가 알제리와 한국간의 경제협력 T/F라는 판을 벌였댔다.
황금빛으로 건물들이 쉽게, 곱게 물드는 이유가 있었다. 대부분의 건물이 이런 베이지색. 집집마다 내걸린 알록달록한
빨래가 뚜렷하게 형체를 드러낼만큼 건물 외벽은 순순히 한발 물러선 느낌.
알제 도심에서 발견한 부테팔리카 대통령의 거대한 초상. 그가 한국에 인상깊었던 것이 '새마을운동'이라고 했었다.
오랜 건물들, 이런 식의 유서깊은 건물들 그 어느 틈새에 알베르 카뮈가 살며 이방인의 한장면을 구상했겠고,
축구선수 지단이 어렸을 적 공을 차고 놀았을 거다. 아, 카뮈는 알제리 사람들이 싫어한다고 했다. 독립전쟁시에
파리로 도망갔다던가. 그리고 친프랑스적인 행보를 계속 보였다고도.
서울로 치자면 외교 공관들이 모여있는 한남동쯤 된다는 알제 도심으로 들어섰다. 도심이라지만 길은 여전히 좁고
거리는 한적하며, 뭔가 어정쩡한 그림이다. 그렇지만 출퇴근시간에는 어마어마한 교통체증이 있다고 했다.
중간중간 게이트를 설치하고 차량을 통제하는 경찰. 알제 시내 그리고 알제 시내로 들어서는 모든 도시에 설치된
체크포인트들은, 테러의 위험이나 위협요소들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실은 시내의 교통 흐름을
의도적으로 통제하고 원활히 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한다.
뭔가..이 동네 꽤나 위험한 것 같다는 느낌이 확 땡겼던 첫 인상.
며칠 일상을 비우고 나면 나도, 내가 놓인 자리도 모두 명료하게 정리되겠지..하는. 잔뜩 분탕질쳐놓은 흙탕물이
차분히 가라앉아 맑아지길 바라는 심정으로. 새벽에 나서는데 주홍빛 해가 곱다.
올림픽대로를 달리는데 평소의 승용차보다 눈높이가 일미터쯤 높아진 공항리무진버스에서 바라본 풍경은 또 다르다.
그렇게 훌쩍 올라선 눈높이만큼 여행, 혹은 출장의 기분이 돋구어졌달까.
한강대교 중 가장 이뿌다는 평가를 받는 방화대교, 이사 전에 살던 집이 근방이었어서 워낙 자주 봤댔지만
이렇게 사진을 찍기는 처음이다. 여행자의 눈에야 비로소 발견된 유려한 생김의 다리.
열네시간여 비행끝에 파리, 그리고 두시간 반쯤 다시 비행한 후에야 도착한 알제리. 공항에 도착해서 삼엄한 탐색대를
거쳐서 올라탄 버스는 한참동안이나 출발할 수 없었다. 현지 경찰의 호위(convoy)가 있어야 출발할 수 있다나.
몇 차례의 테러나 외국인 상대의 불상사가 있었던 나라인지라 외국 대표단들이 단체로 움직일 때는 꼭 경찰 호위를
앞뒤로 붙이고야 출발한다고 했다.
앞에 경찰 오토바이 두대, 뒤에 경찰 오토바이 두대가 붙었다. 그리고 앞 차는 현지에서 이번 행사의 차량을 모두
담당했던 마이 후렌드 Farid의 멋진 차. 많은 나라를 다녀본 건 아니지만 경찰 호위가 붙은 적은 처음이었다. 아, 4월에
인도와 파키스탄에 갔더라면 역시 경찰 호위가 좀더 삼엄하게 붙었을 텐데, 역시 안전상의 이유 등으로 취소되었다.
알제리가 북아프리카에 위치했다는 점, 알제리의 수도인 알제, 그리고 우리가 묵을 쉐라톤 호텔이 지중해를 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순간. 차창 밖으로 펼쳐진 남빛 지중해.
신기하게도 해가 뜰 때 서울에서 출발해서는 해가 질 때 알제에 들어섰다. 문득 혼란스러워지는 시간감각.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창밖이 아름다웠지만, 주알제리 한국대사관에 차려진 빈소에서 분향할 시간을
갖겠다는 이야기에 다시 울적해졌다. 노무현, 그가 알제리와 한국간의 경제협력 T/F라는 판을 벌였댔다.
황금빛으로 건물들이 쉽게, 곱게 물드는 이유가 있었다. 대부분의 건물이 이런 베이지색. 집집마다 내걸린 알록달록한
빨래가 뚜렷하게 형체를 드러낼만큼 건물 외벽은 순순히 한발 물러선 느낌.
알제 도심에서 발견한 부테팔리카 대통령의 거대한 초상. 그가 한국에 인상깊었던 것이 '새마을운동'이라고 했었다.
오랜 건물들, 이런 식의 유서깊은 건물들 그 어느 틈새에 알베르 카뮈가 살며 이방인의 한장면을 구상했겠고,
축구선수 지단이 어렸을 적 공을 차고 놀았을 거다. 아, 카뮈는 알제리 사람들이 싫어한다고 했다. 독립전쟁시에
파리로 도망갔다던가. 그리고 친프랑스적인 행보를 계속 보였다고도.
서울로 치자면 외교 공관들이 모여있는 한남동쯤 된다는 알제 도심으로 들어섰다. 도심이라지만 길은 여전히 좁고
거리는 한적하며, 뭔가 어정쩡한 그림이다. 그렇지만 출퇴근시간에는 어마어마한 교통체증이 있다고 했다.
중간중간 게이트를 설치하고 차량을 통제하는 경찰. 알제 시내 그리고 알제 시내로 들어서는 모든 도시에 설치된
체크포인트들은, 테러의 위험이나 위협요소들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실은 시내의 교통 흐름을
의도적으로 통제하고 원활히 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한다.
뭔가..이 동네 꽤나 위험한 것 같다는 느낌이 확 땡겼던 첫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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