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행정인턴이 정책적으로 급증하면서 '인턴제도' 자체가 실업률을 낮추려는 꼼수로만 치부되는 면이 없지

않지만, 그 이전에도 인턴 제도는 꾸준히 있어왔고 나름의 역할을 해온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막연히

상상하던 황금칠된 이미지를 좀더 현실로 끌어내리고, 실제로 어떻게 일이 굴러가며, 직장이란 곳에서 사람들이

어떤 패턴의 일상을 살게 되는지 좀더 명료한 상을 갖게 되는 점에서 그렇다.


사실 직장인들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다. 저마다 자신의 직장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고 막연히 다른 직장을

부러워하지만 그 곳이 정확히 어떻게 돌아가며 어떤 분위기인지는 잘 모른다. 그저 알음알음 들은 풍월이나,

기사에 난 단편적인 사실들-대개 '숫자'들이기 마련이지만-에 기대어 제각기의 직장이라는 우물 속에서 바깥을

바라볼 뿐. 그래서 입사 전 이러저러한 인턴 경험을 갖는 것은 해당 직장에 대한 현실 감각을 미리 익힐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듯 하다. 그게 결국은 어느 직장이나 비스꾸름하다는 식의 살풋한 냉소를 부르건, 혹은

조금은 더 자신의 생각과 지향에 맞는 직장을 찾는 조심스런 탐색을 부르건 간에.


부수적으로는 실제 업무를 하는데 있어 자신이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예컨대 전혀 엑셀이나 파워포인트를

못 다룬다거나 하는 등-알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취직을 위한 필기/면접 시험 중에 컴퓨터 활용능력 평가는

없으니 그런 거야 취직후에 자연스럽게 익히면 되는 거고. 그런 것보다는, 직장인으로 산다는 건 평일에

조조영화를 못 보게 된다는 것, 그리고 방학이 없다는 것..같은 치명적인 사실을 의식하는 게 더욱 중요한

인턴 생활의 성과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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