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 #영화스타그램 막 핫하게 사람들이 찾는 건 피하고 싶은 묘한 심리가 있다. 덕분에 이제야 보게 된 영화, 동주.
언제고 세상이 순탄했냐만은, 개인의 삶이 본인 맘먹은대로 순탄하게 흘러가리라 믿는 것까진 아니라 해도 이토록 방해받은 삶이라니. 시를 쓰는 것도, 시인이 되려 한 것도, 그 와중에 시가 그저 본능처럼 쓰여지는 것도 모두 부끄러워 해야 하는 동주의 삶. 부끄러움을 아는 것은 부끄러운 게 아니라곤 해도, 역시 부끄러울 수 밖에 없는 거다.
순수냐 참여냐, 이 해묵은 논점에 대한 동주와 몽규의 언쟁은 전형적이면서도 날카로운 데가 있었다. 문학으로의 도피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한, 언제는 이념이나 사상이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었더냐는. 그거야말로 시류에의 영합 아니냐는 이야기는 특히나 한국 현대사에 대보자면 정곡을 찌른 것 같았다.
그나저나, 이 영화는 어쩌면 동주와 몽규의 로맨스물로 읽을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무리려나.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 함께 하고픈 애절한 마음과 구태여 발동시키곤 했던 어깃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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