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 소파에 딩굴딩굴, 하면서 티비도 보고 술도 마시고.
역시 와인은 코와 입 외에도 눈으로 보며 즐기는 술이란 게 맞지 싶다. 찰랑찰랑, 흔들리는 붉은 빛.
그럴 때면 무슨 고민이 있었던가 싶기도 하고. 뭘 그리 아둥바둥 맘쓰며 사나 싶기도 하고.
탄산가스가 계속 뿜어올라서 와인잔에 달라붙었다. 제법 달달하지만 시원상큼한 맛이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는 느낌. 원래 스파클링 와인은 저런 넓은 잔이 아니라 뾰족하고 긴 잔에 마셔야
기포가 송송 솟아오르는 걸 볼 수도 있고 맛도 오래 즐길 수도 있다지만, 뭐 아쉬운 대로.
그러고 보면 이런 식의 스파클링 와인을 통틀어 대충 '샴페인'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사실 샴페인은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생산된 스파클링 와인만을 지칭하는 고유명사랄까. 샴페인<스파클링와인,
이런 포함관계인 셈인데, 어쨌거나 샴페인이란 호칭도 좀 웃긴다.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졌으니
Champagne란 이름은 당연히 프랑스식으로, '샹파뉴'라고 읽혀야 할 텐데 영어식으로 '샴페인'이라
굳어져 버린 거다. 왜 그렇게 된 거지. 20세기초까지도 세계 외교, 파티의 중심이었던 파리일 텐데.
늘 스파클링 와인을 마시다 보면 샴페인, 샹파뉴에 생각이 미치고 늘 '샴페인'의 패권 장악과정이
궁금해지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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