덫과 같은 사랑에 빠져있을 때는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아요.

상대에 질리고 지치고, 그렇지만 여전히 마음이 남아서는 헤어진 이후에도 계속 서로를 힘들게 하는 와중엔

시간이 약이란 말 따위, 전혀 와닿지 않기도 하고 이번만큼은 안 그럴 거 같기도 하고.


그렇지만 또 슬쩍 시간이 지나서 아물고 나면.

그렇구나, 시간이 약이었구나 싶어지죠.


참 쓸데없는 말 같아요. 뱀의 다리 같은. 아무 효과도 없고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말이죠.


그냥..어제 빗소리를 창밖으로 넘겨들으면서 카톡에서 지워버렸던 그녀를 살짝

차단해제하고 사진을 잠시 바라보다가. 착잡해져버렸습니다.


시간이. 약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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