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이키는 것이라고 한다. 너무 급하게 덤벼들거나 지루하게 할짝대지도 않으면서, 적당하고 일정한 템포로
맥주를 맛보는 것이 요체.
어렸을 적 키스를 잘하려면 체리에 달려있는 뒷꽁지를 입안에서 잘 휘감아 매듭짓는 법을 연습하라던 얘기를
듣고 종종 연습했던 적이 있었는데, 맥주도 마찬가지. 이렇게 크리미한 흑맥주류를 잔에 가득 따라서 거품이
일정한 간격으로 고리를 만드는 걸 확인해 가며 마시면 보는 재미에 마시는 재미까지 일석이조랄까.
에비스의 스타우트흑맥주는 달콤한 맛이 살짝 커튼 뒤에 숨은 채 이쪽을 훔쳐보는 발그레한 뺨의 소녀처럼,
쌉쌀한 맛이 막 장작개비 일백개를 힘껏 패고 굵은 힘줄이 여기저기 돋아난 당당한 마당쇠처럼 방울방울.
@ 도쿄, 에비스맥주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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