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리 길이 길바닥에 불가사리처럼 널부러져 있었다.

어디로 가야 할 지, 내가 가진 건 손에 쥔 빈약한 지도와 코끝에 감도는 그녀의 향기 뿐.


때론 느낌을 믿어야 할 때도 있는 법이라지만, 돌고 돌아 다시 선 길이 이전과 똑같은 오거리,

게다가 마치 리플레이하듯 똑같은 위치에서 오거리를 바라보고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만다면
 
이제부턴 뭘 어째야 할 지 몰라 그저 술을 마시고 마는 거다.



@ 도쿄, 아키하바라 뒷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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