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모슬포항, 제주도의 다른 곳과는 다른 식으로 맛볼 수 있는 고등어회를 파는 곳이라 갈 때마다 꼭 고등어회를 벼르곤 한다.

 

조금 숙성된 고등어회에 야채를 조금 얹고 김에 싸먹는 식인데, 고등어가 어찌나 윤기가 자르르하고 맛나던지.

 

...배고프다.

 

그리고 회를 뜬 고등어의 남은 잔해로 거의 끈적해지다시피할 만큼 지리를 끓여내오시는데, 이것도 역시 술 도둑.

 

원래는 '만선'이라는 곳만 맛집인 줄 알았는데, 그 옆에 있는 '돈방석'이란 곳이 더욱 맛난 고등어회를 맛볼 수 있게 해준 거 같다.

 

사진은 돈방석에 다녀갔다는 어느 시인이 주인 아주머니를 두고 읊은 시라고.

 

 

 

 

아무래도 이곳은 갈 때마다 한점한점, 사진으로 남기지 않고서는 도무지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식재료의 퀄리티, 그리고

 

그걸 맛있고 아름답게 만들어내는 쉐프님의 능력이란. 그에 더해 한점씩 올려주실 때마다 잊지 않으시는 맛깔나는 설명까지.

 

그게 갈 때마다 바 쪽을 꼭 선택해 앉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갈 때마다 눈과 귀와 입이 너무나도 즐거운 곳.

 

 

스시집의 기준 중 하나는 생와사비를 진짜로 갈아서 내는지, 아니면 그나마 생와사비의 느낌이 나는 튜브를 쓰는지 그것도

 

아니면 정말 저렴한 와사비소스를 쓰는지가 아닐까. 하는 게 개인적인 생각.

 

 

 

 게살을 한입 가득 미어지도록 씹을 수 있었던.

 

 

 

 

 

 

 

 그리고 히레사케, 가격은 대박 센 편이지만 아무래도 이렇게 좋은 안주들이 줄지어 기다리는데 술 한잔이 없을 수 없다.

 

 

 

 

문어 빨판 하나가 크려면 대체 몸체는 얼마만해야 하는 거지.

 

 

 

 

 

 이미 지쳤다. 배가 터지도록 맛있는 스시가 쉬지도 않고 나오는데, 근데 또 계속 들어간다.

 

새롭고 또 맛있는 것들이 계속 나오니 뭐. 이번에 나온 건 생새우. 막 톡톡 튕겨내는 힘이 장난 아닌 녀석들.

 

 

 

매번 갈 때마다 다른 스시를 맛 보여주시는 쉐프님. 그래도 성게알 스시는 절대 빠질 수 없는, 최고의 스시.

 

 

 두텁게 썰린 전복 위에 쓴맛도 비린맛도 전혀 없는 부드러운 성게알이 그득. 거기에 불맛까지 살짝.

 

 

 

 

 

 

 

 

 

 

 

 할튼, 먹다 보면 그냥 모든 게 아무래도 좋다~ 싶을 정도로 힐링의 효과가 '지독한!' 곳이다.

 

음식도 그렇지만 쓰이는 식기 하나도 매번 눈여겨보게 만드는 이쁜 것들이 많아서 더 좋은.

 

 

 

 

 

 

 

 

마지막으로 나온 메뉴는 케로로를 닮은 모양의 아이스크림. 저토록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녀석 앞에서

 

나 역시 전혀 뒤지지 않을 만큼의 만족스런 미소를 지으며 나올 수 있었다. 언제나처럼.

 

 

 

#1. 포항 북부해수욕장과 환여해맞이공원 사이의 물횟집. 

 

 포항 북부해수욕장과 환여해맞이공원 사이에 위치한 환여횟집. '1박2일' 방송에 출연하기 전부터 포항시내에서

 

물회로 이름을 날리던 곳이라는 친구 추천에 일단 고고. 서울에서 먹던 그 맛을 상상하고 있었다.

 

 도다리 물회를 시키려다 말고 '단지 물회'로 선회, 거기에는 해삼이니 멍게니 전복 같은 것들이 들어간다고 하는 말에

 

4인 가족이서 단지물회 2인분을 시켰다. 분명 모자라서 더 시키려니 생각했는데 왠걸. 생각보다 양도 많았고.

 

 양도 양이지만 그 풍성한 해산물의 향연, 그리고 개운하고 시원한 맛에 흠뻑 취하고 말았다.

 

 함께 나왔던 해산물 샐러드..라고 해야 하나. 전복과 해삼 등등이 김과 무채와 함께 비벼져서 나온.

 

여느 곳이나 그렇듯 이 환여횟집 좌우로 비슷한 물회집이 주욱 늘어서 있었는데, 다른 곳은 맛보지 못했으니 꼭 저곳을

 

고집하라고 말할 생각은 없다. 다만, 포항에 가면 꼭 다시 맛보고 싶은 건 이런 류의 물회라는 것.

 

 

#2. 포항 죽도어시장의 대게상차림.

 

살이 꽉 차오른 대게의 앞발, 이렇게 탱탱한 속살이 푱, 하고 야무지게 튀어나오는 순간을 만끽하기란 쉽지 않다.

 

어둠이 나리고 나면 죽도어시장의 대게 골목들에서 피어오르는 짙은 수증기가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밤이 으슥해질수록 축축하게 으깨진 시장통 골목을 오가며 적당한 횟집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늘어나고.

 

자리잡고 앉은 횟집에서 스끼다시로 나온 굴. 커다랗고 뽀얀 속살이 탱글탱글.

 

그리고 참소라. 원없이 먹어보겠다던 소원을 그대로 성취한 커다란 접시 가득 썰어져나온 참소라 생물 회.

 

그리고 마리당 1킬로그램에 육박하던 거대한 대게들을 세마리 찜쪄버렸다. 김이 폴폴 오르는 대게들 사진은 용케 남겼다.

 

정신없이 양손을 다 쓰며 먹다가 아무래도 이 커다랗고 오동통한 앞발은 남겨야겠다 싶어서 한 장 남기고 나니 끝.

 

산처럼 쌓인 잔해 사이에서, 등껍데기에 밥을 비벼 싹싹 말끔히 비워버리고 만 녀석의 흔적을 찾아 병따개와 비교샷.

 

그리고 다음번에 포항에 갈 일이 있거들랑 꼭 맛보고 싶은, 횟집 아주머니가 추천해주셨던 이 곳에서만 난다는

 

이름모를-가르쳐주셨지만 까먹어버린-요 생선. 묘하게 생겼는데 맛은 어떠려나 모르겠지만 일단 기대.

 

 

 

 

 

'맛있는 인생', 현실까지 넘쳐들어온 강릉의 로맨스.

 

영화 '맛있는 인생'에선 차를 타고 슬쩍, 그야말로 옆동네 가는 기분으로 강릉에서 주문진으로 옮겼다는 느낌이었는데,

 

실제로도 강릉에서 주문진 건너가는 건 그런 정도로 가까운 거리였던 거다. 경포 앞바다를 떠나 길을 잠시 달리다간

 

어느새 다시 나타난 바다는 좀더 본격적으로 항구도 두어개 끼고, 아저씨들은 그물을 정리하고.

 

 

 

방파제의 두 팔 안에 조심스레 안겨있는 주문진항에서 둥실둥실 여유로운 배들, 그리고 그물을 정리하는 분들.

 

그리고 항구 코앞에 바다를 바라보며 주차된 자전거와 자동차, 수면에 기댄 채 출렁이는 배까지. 탈거리 셋이 모였다.

 

주문진에서 출발하는 크루즈호의 선착장. 크루즈라곤 하지만 글쎄, 그다지 호화스러워 보이진 않던데.

 

 

주문진항 근처의 수산시장을 돌다가 만난, 금방이라도 하늘로 날아오를 듯한 가오리 떼들.

 

골목골목 누비다가 만난 '성인나이트'의 숨겨진 간판, 그렇지만 입구도 숨겨진 거 같구 지금도 하는지는 미지수.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라는 단단한 선언조의 문구가 눈을 확 잡았던, 마치 무슨 공산당 테제같은 느낌의 광고.

 

 

골목을 한꺼풀만 열고 들어가도 재미난 풍경들이 숨어있었다. 슬레이트 지붕을 얼기설기 얹은 허름한 집 앞 자전거.

 

 

수산시장 골목마다 김을 펄펄 피워올리며 새빨갛게 익어가던 가뜩이나 빨간 대게들, 저 녀석들은 물구나무를 서있는 건가.

 

 

주문진항의 상징물 오징어는 왠지 울트라맨에서 자주 나오던 크라켄이던가, 거대괴물이랑 비슷하게 생긴 듯.

 

수산시장 입구에서 사방으로 돌아다니다가 아무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그들처럼 회는 먹고 가야겠다는 다짐만

 

갈수록 단단해지던 차에, 생선을 따로 사고 회를 따로 떠서 어디던 바다가 보이는 곳에 앉아 먹기로 결심.

 

광어랑, 청어였던가 제 이름으로 못 불리고 '잡어'로 통칭되는 생선들 몇 마리, 그리고 개불이랑 멍게까지.

 

그리고 주문진 앞바다. 드문드문 바닷가 깊숙하게 쳐들어간 바위 덩어리들은 이렇게 자그마한 금강산 코스프레중.

 

일만이천봉우리가 하나하나 살아나선 뾰족뾰족 하늘을 이었다.

 

 

바위들 위로 기어올라가 제법 뜨끈하게 달아오른 햇살 바라기 좀 해주고, 덥다 싶으면 아이스크림 하나 베어물고.

 

 

멀찍이 보이는 등대 아래춤에선 사람들이 낚싯대를 드리운 채 정지화면처럼 멈춰 있고. 움직이는 건 바람결에

 

살랑살랑 잔물결을 이어나가는 주문진 앞 바다뿐.

 

조금은 흐린 날씨탓에 하늘과 바다가 분간하지 어려워서 문득 망연해지는 시선을 붙잡아 주는 건, 문득문득

 

생각났다는 듯 날개를 펼치고 하늘과 바다를 가르며 날아가는 갈매기 한마리.

 

 

 

 

 

첫째날 (해운대, 용궁사, 광안리)


9시 서울역 KTX 출발


12시 부산역 도착


1시 해운대 SEACLOUD 호텔 도착 by subway


1시 점심 @ 해운대 밀면전문점

2시 해운대(누리마루, 동백섬) on foot

 


3시 달맞이길 on foot

  * 용궁사 앞에서 맛본 부산오뎅의 정수!

4시 해동용궁사 by taxi


8시 저녁 @ 광안리 회타운 by taxi



둘째날 (자갈치시장, 국제시장(깡통시장 포함), 보수동책방골목, 감천동 문화마을, 족발골목)


11시 아점 @ 남포동 자갈치시장, 생선구이정식 by subway


12시 까페 @ PIFF 광장 on foot


14시 국제시장(깡통시장), 보수동책방골목 구경 on foot

16시 감천동 문화마을(a.k.a 태극도마을, 부산 산토리니...) 도착 by 택시




19시 광복동 40계단 도착 by 택시

 


20시 저녁 @ 부평동 족발골목 on foot 

 
21시 해운대 산책





셋째날 (태종대, 이송도마을)


9시 아침 @ 호텔 조식부페


10시 태종대 도착 by subway

12시 점심 @ 태종대 인근 돼지국밥

13시 이송도마을 도착 on foot


15시 부산역 KTX 출발

18시 서울역 도착.

 


* 실제 다녀온 일정에 기반해 약간의 수정을 거침.




카이세키 요리, 일본 아오모리현에 가서 카이세키 요리를 먹을 예정이라 하니 좀 안다는 사람들이

궁중에서 먹는 요리라느니 연회장 요리라느니 여러 구구한 설명을 해줐지만, 정확히는 이런 거란다.


"에도시대부터 연회요리에 이용하는 정식요리이다. '가이세키[]'는 모임의 좌석이라는 뜻이다.

일본의 정식요리인 혼젠요리를 간단하게 변형한 것이다. 결혼식이나 공식연회 또는 손님을 접대할 때

사용한다. 처음부터 음식을 모두 차리는 혼젠요리와 달리 국과 생선회를 먼저 차린다. 그리고 다음

요리를 차례로 낸다.


보통 1즙3채()·1즙5채()·2즙5채()를 이용한다. '즙()'은 국을 뜻하며,

'채()'는 반찬을 이르는 말이다. 요리는 손님의 취향에 맞추어 계절에 어울리는 것으로 준비한다.

음식마다 서로 같은 재료, 같은 요리법, 같은 맛이 중복되지 않도록 구성한다. 음식의 맛은 물론이고

색깔과 모양을 감안하여 요리하고, 그릇에 담을 때도 그릇의 모양과 재질까지 고려한다."

뭐 그러고 보니 국과 생선회가 먼저 나오긴 했던 거 같다. 참치랑 연어랑 새우회.

그리고 약간의 면이 들어간 맑은 냉국.

새우랑 문어, 그리고 파프리카랑 채소들이 버무려져 있는 상큼한 샐러드.

오리훈제고기와 큼직하게 썰린 토마토 한 조각.

마 같은 느낌이었는데 정확치는 않고, 유부랑 마가 얇게 슬라이스된 반찬.

그리고 아오모리 고유의 특성이 살아있는 메인요리. 한국에 '도루묵'으로 알려져 있는 생선과 쌀로 빚어진

떡같은 것, 그리고 좀 짭조름하게 간이 배어있는 어묵같은 것들을 화롯불에 굽기 시작.

그리고 큰 무쇠냄비에 푸짐하게 담겨나온 아오모리 지역의 대표음식. 어묵처럼 생긴 저것은 꼬치구이로

이미 나와서 철판 위에 구워지고 있는 것과 같이 쌀로 빚어진 떡이라고 해야 하나. 찰지게 엉겨있어서

그렇지 입안에서는 물에 갠 밥처럼 이내 풀어지는 식감이 독특하다.

서빙해주시는 호텔의 아주머니가 일본식으로 얌전히 무릎을 모으고 앉으셔서 젓가락을 교묘하게 움직이며

고르게 배분되도록 신경쓰셔서는 자리에 앉은 사람들에게 한그릇씩 덜어주셨다.

뾰족뾰족 깃대처럼 꽂혀있던 것들을 철판 위에 고이 눕히고 노릇노릇해질때까지 굽는데 아무래도

저 '숭악스런' 도루묵 생선의 표정이라거나 구불구불 잘도 꼬챙이에 꽂혀 있는 그 모양새가 계속

시선이 간다. 다른 것들이야 뭐, 그냥 별스럽지 않은 꼬치스럽게 생겼다지만 저 역동적으로 파닥대다

굳어버린 듯한 자세하며 혼신의 힘을 다해 소리없는 아우성을 내뱉는 듯한 입모양하며.


도루묵의 어원이, 임진왜란 때던가 청나라가 쳐들어왔을 때던가 임금이 한양을 버리고 어딘가로 피신하던

그 곤궁하고 핍박받던 상황에 여느 어부가 바친 생선이 너무도 달고 맛있게 느껴졌다던가. 그래 생선의

이름을 왕이 묻자 '묵'이라 답하였고 이에 왕은 이토록 맛난 생선에 이름이 너무 별로라 하여 다른 뭔가

그럴듯한 이름을 지어줬다가, 나중에 다시 사태가 진정되어 왕궁에 돌아와 배부르고 등따실 때 옛 추억

더듬는다며 '묵'을 맛보자 하고는 에잇 퉤퉤, 도로 묵이라고 하여라, 하여 도루묵이 되었다고 했었다.


뭐, 그 장황하고 변덕스런 이야기는 굳이 제대로 된 버전을 찾을 것도 없이 별다른 교훈도 의미도

찾을 수 없는 거니까 그렇다 치고, 중요한 포인트는 '도루묵'이란 생선의 맛. 개인적으로는 저렇게

구워진 도루묵은 꽤나 맛있었다. 꼬챙이에 아코디언처럼 꿰어버린 몸뚱이에 활짝 벌린 아가리가 조금

거슬리긴 했지만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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