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나간 울릉도 2박3일 도보여행.

 

 

KBS중계소부터 울릉도 성인봉 오르는 길, 계획없이 일행없이, 또 정해진 숙소없이 가는 길이었는지라 그냥

 

내키는 대로 걷고 쉬고 걸었다. 초반에 가팔랐던 비탈길은 정말 쉬엄쉬엄 올랐고.

 

 

 

나무데크로 잘 꾸며진 길을 지나 구름다리를 출렁출렁, 그냥 얌전히 지나려다가 괜히 우다다 뛰어서 건너보기도 하고

 

다시 돌아와 잠시 앉았다가 누웠다가 온몸으로 그 출렁이는 진동을 맛보기도 하고.

 

 

고사리같은 양치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에선 바람이 일일이 그 조그마한 이파리들을 손잡아주는 걸 보았고.

 

 

안개가 슬슬 서리기 시작하는 울릉도 깊은 산속의 흐릿한 풍경.

 

 

 

 

어디선가 숲의 정령이 톡 튀어나올 것만 같은 그런 풍경이 이어졌다.

 

 

그냥 아무 말없이, 가슴속 깊이 숲의 초록향을 들이마시며, 새소리와 바람소리를 들으며 걷는 길.

 

 

나무들이 드릴처럼 윙윙 뿌리를 맹렬히 땅에다 대고 회전시켜 박아버린 느낌이다. 덕분에 좁다란 숲길마저 같이 휘감긴.

 

 

 

인적조차 없는 등산로. 쓰레기 하나 찾아볼 수 없이 깨끗하게 관리되는 숲길이어서 문득 현실감이 희박해지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퍼뜩 현실에 발딛게 해줬던 건 저런 산악회들의 끄나풀, 그리고 살짝 거슬리던 쥐새끼들.

 

 * 울릉도 때아닌 ‘들쥐와의 전쟁’ (2012. 6. 21, 문화일보)

 

 

기사에 여러 차례 다뤄질 만큼 들쥐들이 창궐한 것도 사실인 거 같고, 고양이가 있는 민가나 마을이 아닌 천적이 없는

 

산으로 전부 올라와 사는 거 같긴 한데, 그래도 뭐..피리부는 사나이가 필요할 정도는 아니다. (하여간 쥐가 문제...)

 

 

그래도, 들쥐 한마리가 길 앞섶에서 사람을 무서워하지도 않고 유유히 사라지는 모습을 보는 것보다는

 

울릉도에서 사는 검은비둘기가 푸드덕거리며 머리 위 나뭇가지를 박차고 도망가는 게 더 사람을 놀래킨다.

 

 

 

 

이런 정경에 무슨 말을 더 보탤 수 있을까. 그저 아슴프레하고 꿈결같던 풍경.

 

촉촉하게 젖은 공기에 오래 묵은 나무 향기와 흙내음이 가득 담겨있던.

 

 

 

 

그리고 성인봉을 900미터 남겨둔 지점. 도동에서 출발하면 성인봉까지 대충 4~5km정도 소요된다고 생각함 될 듯.

 

KBS중계소를 기점으로 해서도 거리가 별반 차이는 없을 듯.

 

 

 

그리고 초록빛 운무를 꿰뚫고 나려든 빛무리.

 

 

오히려 정상에 오르니 구름인지 안개인지 뿌옇던 시야가 말끔해졌다. 성인봉 중턱에 짙게 드리웠던 커튼을 뚫고 올랐다.

 

 

성인봉 정상의 표석.

 

 

울릉도를 에워싼 푸른 바다와 하얀 구름바다. 그리고 희뿌연 하늘.

 

울릉도의 듬성듬성한 봉우리들이 구름바다 위로 섬처럼 솟았다.

 

 

검은 비둘기가 날고, 온갖 산새들이 지저귀고, 그리고 구름은 잠시동안 지켜보는 와중에도 시시각각 물결친다.

 

 

 

 

 

 

 

 



일시 : 2012년 7월 4일(수) PM 05:00부터

장소 : "다른異 색깔彩을 지켜낼 자유"(http://ytzsche.tistory.com)

● 자격 : 이 사진에서 보이는 손글씨 여덟자를 댓글로 적어주세요.


 + 초대장을 받을 이메일주소!^-^*

 

 

(ex. 언론자유 보장하라!, 2mb18noma@daum.net)

주최 : yztsche(이채, 異彩)

제공 : 초대장 6장


 


In Honor of

the hopeful bloggers of the Tistory


Ytzsche

(
http://ytzsche.tistory.com)

requests the pleasure of your joining

at
www.Tistory.com

since Wednesday July 4, 2012



R.S.V.P
ytzsche.tistory.com


 

 

 

 

* 정신나간 울릉도 2박3일 도보여행.

 

사동항 앞의 몽돌해변. 돌들이 파도에 쓸려 뒤척이며 내는 소리가 하나하나 포개지면 그야말로 환상적인 하모니.

 

 

초록빛 무성한 잡초사이로 점점이 붉은 꽃이 인상적으로 콕콕 박혀 있었다.

 

원래 울릉도의 전통가옥은 너와지붕을 얼기설기 엮은 투막집이었던가, 강원도 동부쪽에도 비슷했던 거 같은데

 

그 현대적인 형태랄까. 함석조각을 얼기설기 이어붙인 해변가의 집들. 사실 울릉도의 외딴 집들은 대개 이런 모습이었다.

 

 

도동으로 걷는 길, 어느 초등학교 앞을 지나는데 왠지 눈에 익은 풍경인 거 같기도 하고. 1박2일에 나왔던가.

 

울릉군의 상징은 오징어, 그리고 호박꽃.

 

 

해안선을 따라 드문드문 박혀있는 간첩잡는 건물. 그냥 하얀색 콘크리트 건물인데, 살짝 벙커처럼 생긴 채 낡아가는 중.

 

 

 

 

도동에 도착해서 본 슬레이트 지붕을 얹은 함석 집들. 도로시와 함께 다녔다는 양철 나뭇꾼을 연상시키곤 하는 함석판.

 

생각보다 울릉도의 도로는 경사가 오르락내리락 가파르다. 아무래도 섬이란 게 바다 밖으로 삐쭉 튀어나온 산봉우리

 

같은 거니까 그렇겠지만, 걸어다니기에 편한 길은 분명 아니다.

 

울릉도 내에서 돌아다니는 차들, 특히 택시들은 전부 SUV라는 게 그런 이유일 거다. 워낙 꼬불꼬불한 길에다가

 

경사도 솔찮은, 포장이 되지 않은 길도 드문드문 있는 소금섞인 해풍이 심한 섬, 울릉도.

 

 

그런 탓에 곳곳에서 이런 케이블이 보인다. 가파른 언덕 위와 아래를 연결해서 새참이던 뭐던 자그마한 것들을

 

이동시킬 수 있는 케이블카. 사람이 타면 아마..기둥 뿌리가 뽑혀 나뒹굴지 싶지만 왠만한 무게는 견딜 거 같다.

 

 

이제 울릉중계소 푯말이 보인다. KBS중계소 등산로입구 안내판이 나왔으니, 그간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 길을 혼자

 

걸어오며 제대로 가고 있는지 조금은 불안했던 마음이 씻겨내렸다.

 

 

충혼탑을 지나.

 

직사광선이 내리쬐이는 붉은 열매 한웅큼을 지나.

 

짙고 끈적한 구름이 산을 허리춤까지 집어삼킨 길을 향해 계속 걷는 길.

 

 

 그리고 '언론 자유 보장하라!' 라고 누군가 써놓은 KBS 울릉중계소. 저거 누가 썼을까. 누굴까ㅋㅋㅋ

 

 여기가 바로 'KBS 중계소' 구간의 기점, 성인봉 등산로의 공식 출발지점이다. 할머니가 약술과 얼음물을 팔고 계신.

 

 

 지금부터 '공식적으로' 성인봉 등산을 시작하려는데 옆에서는 아저씨가 흔치 않은 나무 전봇대를 등산하고 계시고.

 

 

여기서 천부까지..음..5시간 40분은 굉장히 넉넉하게 잡은 시간인 거다. 여행용 짐을 전부 챙기고, DSLR과

 

삼각대를 바리바리 싸짊어지고 밤새 운전하고 세시간반 배를 타고 이미 두세시간 걸었던 성인 남자가 걸린 시간.

 

이미 중계소 기점으로 내려다보이는 울릉도 도동쪽의 풍경. 울퉁불퉁 돋아난 근육질 산맥 사이로 폭 파묻힌 마을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