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이곳은 갈 때마다 한점한점, 사진으로 남기지 않고서는 도무지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식재료의 퀄리티, 그리고

 

그걸 맛있고 아름답게 만들어내는 쉐프님의 능력이란. 그에 더해 한점씩 올려주실 때마다 잊지 않으시는 맛깔나는 설명까지.

 

그게 갈 때마다 바 쪽을 꼭 선택해 앉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갈 때마다 눈과 귀와 입이 너무나도 즐거운 곳.

 

 

스시집의 기준 중 하나는 생와사비를 진짜로 갈아서 내는지, 아니면 그나마 생와사비의 느낌이 나는 튜브를 쓰는지 그것도

 

아니면 정말 저렴한 와사비소스를 쓰는지가 아닐까. 하는 게 개인적인 생각.

 

 

 

 게살을 한입 가득 미어지도록 씹을 수 있었던.

 

 

 

 

 

 

 

 그리고 히레사케, 가격은 대박 센 편이지만 아무래도 이렇게 좋은 안주들이 줄지어 기다리는데 술 한잔이 없을 수 없다.

 

 

 

 

문어 빨판 하나가 크려면 대체 몸체는 얼마만해야 하는 거지.

 

 

 

 

 

 이미 지쳤다. 배가 터지도록 맛있는 스시가 쉬지도 않고 나오는데, 근데 또 계속 들어간다.

 

새롭고 또 맛있는 것들이 계속 나오니 뭐. 이번에 나온 건 생새우. 막 톡톡 튕겨내는 힘이 장난 아닌 녀석들.

 

 

 

매번 갈 때마다 다른 스시를 맛 보여주시는 쉐프님. 그래도 성게알 스시는 절대 빠질 수 없는, 최고의 스시.

 

 

 두텁게 썰린 전복 위에 쓴맛도 비린맛도 전혀 없는 부드러운 성게알이 그득. 거기에 불맛까지 살짝.

 

 

 

 

 

 

 

 

 

 

 

 할튼, 먹다 보면 그냥 모든 게 아무래도 좋다~ 싶을 정도로 힐링의 효과가 '지독한!' 곳이다.

 

음식도 그렇지만 쓰이는 식기 하나도 매번 눈여겨보게 만드는 이쁜 것들이 많아서 더 좋은.

 

 

 

 

 

 

 

 

마지막으로 나온 메뉴는 케로로를 닮은 모양의 아이스크림. 저토록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녀석 앞에서

 

나 역시 전혀 뒤지지 않을 만큼의 만족스런 미소를 지으며 나올 수 있었다. 언제나처럼.

 

 

 

 

선릉역 사거리에서 선릉쪽으로 가는 길, 왼켠으로 보면 은근 술집과 음식점들이 몰려 있는 골목이 하나 나오는데

 

그 중에서 몇 번 다녀보니 그때마다 맘에 들던 일식 이자카야집 하나. '탄'(TAN)이다.

 

 

 마침 갔던 시간대가 손님이 없던 시간대여서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며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제법 곳곳에 아기자기한 소품들도 있고, 사케 술병들이 쪼르륵 늘어서 있는 모습도 귀엽고.

 

 

 

 

 

그리고 아사히 생맥주에 더해서 썬토리 프리미엄 생맥주가 있단 것도 무척무척 맘에 든다.

 

 

 

 

 주방에 이렇게 짧은 커튼이 있긴 하지만 충분히 조리 과정을 볼 수 있을 만큼 개방되어 있다. 깔끔한 내부 모습.

 

 

 하나 아쉽달까, 화장실이 남녀 공용이어서 사람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남자나 여자나 모두 불편한 상황이 연출될 수도.

 

 

지하에 있는 가게 출입문, 입구부터 정겹게 생긴 남녀와 고양이들이 손님을 맞이하는 자세가 딱 됐다.

 

 그러고 보면 저 아저씨랑 이 이자카야 주인 아저씨랑 생긴 게 닮은 거 같기도 하고. 딱 봐도 착하고 순진하게 생기셨다.ㅎㅎ

 

 

 

맥주 말고도 위스키도 파는데, 어라, 이 위스키는 국내에서 잘 보지 못한 건데. 선토리 위스키, 선토리 프리미엄 맥주와

 

같은 회사에서 만들어진 위스키인데 부드럽고 향긋하면서 그리 독하지 않아 좋아하는 위스키다. (많이 마시면 독하다..)

 

 문득 눈이 간 수저통, 대나무를 짜깁기해서 만들어진 건가, 대나무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나무 재질임엔 틀림없다.

 

 

 

 

 

* 메뉴가 궁금하다면.

 

 

나쁘지 않은 가격대, 식사도 가능하고 안주도 상당히 다양한 편이다. 물론 일본식 이자카야에서 가능한 메뉴들로.

 

 

* 위치가 궁금하다면. 

 

 

이자카야 탄 (TAN)

 

전화번호 : 02-562-5841

주소 :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696-4

 

 

 

 

겨울을 보내고, 벚꽃이 날리는 봄이 되어 문득 생각나는 일식 주점 하나.

일본에서 갔던 그런 주점들의 분위기도 제대로 나던 곳, 게다가 일본인 주방장의 솜씨가 좋아서

안주도 술도 모두 맛있던 곳. 특히나 복어 지느러미의 향이 담긴 히레사케를 두손모아 마시면.

갈 때마다 앉게 되었던, 주방장이 안주 재료를 꺼내고 손질하는 걸 바로 구경할 수 있었던

주방쪽 바에 앉아 올려다봤던 냉장고와 벽면에 가득한 일본술들. 그리고 자기 그릇에 가득

쌓아두고 필요할 때마다 한두알씩 꺼내쓰던 달걀도 눈에 들어왔었다.


이제 원전 사고 때문에 일본을 가는 것도, 일본에서 건너온 식재료나 술들도, 맥주니 사케니..

먹을 수 있으려나. 이래놓고 어제도 아사히 맥주를 죽도록 마셨지만. 언제든 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이웃나라 일본, 전혀 생각지도 못한 사고와 그 거대한 후과로 인해서 문득 그 어디보다

멀고 먼 나라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딱히 색깔이나 무늬를 맞출 생각은 없는 듯 무질서하게 쌓여있는, 그래도 대충 모양새는 비슷한

앞접시들. 누구에게 어떤 접시가 갈지는 모르고, 함께 가서 앞이나 옆에 앉았던 사람과 같은

접시를 쓸 수 있을지도 모르는 그런 뽑기같은 랜덤함도 재미있었다.

빨간색과 검은색 젓가락이 점쟁이 산통에 들어있는 산가지들처럼 뺴곡하게 꼽혔다.

유난히도 길고 지루하던 지난 겨울, 몸을 녹여주고 곤두섰던 신경들을 다독여주던 따뜻한 술 한잔.

도쿠리에 나오는 술이 그렇게 싼 걸 쓰는 건 아닌 거 같았다. 향이나 맛이 조금은 달랐었다.

그리고 유쾌하던 화장실 표지. 가볍게 한 도쿠리와 맛난 안주를 먹고 나서 한참 이야기하다가

나오면, 이미 들어가기 전부터 어두웠던 사방이 더욱 짙은 어둠 속에 가라앉아 있었다.

언제 또 갈 일이 있으려나. 정말 맘에 드는 가게였는데, 겨울이 지나면서 히레사케의 독특한 향도,

따뜻한 도쿠리의 감촉도, 그리고 무엇인가가 사라져버렸다. 일본이란 나라의 '뚜껑'이 닫혀버린

느낌과도 같이 더이상 접근하기도 열어보기도 어려워져버린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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