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_01. 후쿠오카 국제공항에서 유후인 가는 길(고속버스 시간표 포함)

 

#2012_02. 유후인 료칸의 열세가지 코스 만찬.

 

#2012_03. 방마다 노천온천이 딸린 유후인 몰.

 

#2012_04. 유후인 료칸의 숨은 그림찾기.

 

#2012_05. 유후인 료칸의 흔한 조식.

 

#2012_06. 유후인역까지 걷는 밤마실.

 

#2012_07. 유후인의 토토로, 그리고 숯의 정령들까지.

 

#2012_08. 유후인 료칸 체크아웃 후의 하루짜리 산책..오전편.

 

#2012_09. 흑마백마가 환대해주는 유후인.

 

#2012_10. 유후인 료칸 체크아웃 후의 하루짜리 산책..오후편.

 

#2012_11. 짙은 녹색의 그림자에 숨어든 금색 비늘의 호수, 유후인 긴린코.

 

#2012_12. 유후인의 편의점털이.

 

#2012_13. 후쿠오카의 밤거리 & 유후인 2박3일 여행일정

 

 

1일차. 후쿠오카 도착, 유후인 도착 (늦은 점심) 온천 (저녁) (밤마실 조금)

 

2일차. (아침) 유후인 마을 구경. (점심) (이른 저녁) 후쿠오카 이동. (늦은 저녁) (도심 구경 조금)

 

3일차. (여유있는 아침) 후쿠오카 출발. 서울 도착. (점심)

 

(끗)

 

 

 

 

 

 

 

 

후쿠오카 하카타역에 내릴 즈음 아슬아슬하게 해가 남아있다 했더니, 숙소에 짐을 놓고 다시 나오니 그새 깜깜해졌다.

 

하카다역, JR선이나 신칸센을 탈 수 있는 후쿠오카의 구도심 중심지다.

 

퇴근시간, 버스를 기다리는 직장인들의 모습은 여기나 한국이나.

 

 

역사 앞에 차곡차고 주차되어 있는 차들에서 번지는 불빛, 그리고 그 너머 그리 높지는 않은 건물들로 이뤄진

 

스카이라인에서 터져나오는 불빛들.

 

 

조리개를 바싹 조이고 바라본 후쿠오카 시내의 밤 풍경.

 

후쿠오카에 와서 라멘을 놓치고 갈 수는 없는 일. 돼지뼈를 푹 고아서 완전 찐득한 국물까진 아니었지만 이정도만 되도.

 

 

다음날 아침, 250엔의 전철을 타고 세네 정거장, 후쿠오카 공항으로 향하는 참이다.

 

게이트에서 비행기로 탑승하는데 문득 눈에 띈 에바항공의 헬로키티 비행기. 저걸 타는 건 아니었고.

 

사실 저런 건 본인이 직접 타는 것보다 누가 타고 있는 걸 구경하는 게 더 재미있다. 대부분의 통유리창 까페가 그렇듯.

 

내가 탔던 티웨이항공의 소박한 기내식. 음...저가항공사의 합리적인 비용 절감책이 반영된 부분이다.

 

그리고 한국, 인천공항에 새초록한 잎사귀들이 돋아났다.

 

 

유후인을 목적으로 했던 2박3일의 여정, 유후인을 만끽하기에는 짧지도 길지도 않은 일정이었지만,

 

후쿠오카 시내 관광을 더하기에는 분명 짧았던 기간이었다. (사실 모든 여행은 늘 너무 짧다. 늘 짧다.)

 

 

1일차. 후쿠오카 도착, 유후인 도착 (늦은 점심) 온천 (저녁) (밤마실 조금)

 

2일차. (아침) 유후인 마을 구경. (점심) (이른 저녁) 후쿠오카 이동. (늦은 저녁) (도심 구경 조금)

 

3일차. (여유있는 아침) 후쿠오카 출발. 서울 도착. (점심)

 

 

 

 

 

 

 

 

'여위는 효과의 우롱차', 후쿠오카나 유후인은 아무래도 한국인 여행객들이 워낙 많아서 이런 한글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편의점이나 어디나, 만화적인 이미지들이 많은 나라인지라 이런 유머러스한 그림도 곳곳에 숨어있다. 저 침흘리는 모습은 참.

 

 

그리고 이번에 마셔본 것 중 가장 신기했던 건, 무려 스파클링 소이 워터. 한국어론 뭐랄까, 탄산 콩물?

 

 

그렇지만 역시 포장도 참 이쁘고 깔끔해서 더욱 호기심을 부채질, 맛은 생각보다 괜찮은 탄산 콩물맛이었다.

 

편의점에 흔한 과자랄까, 스낵이랄까. 이걸 먹을 때는 저 꼬맹이처럼 눈을 가리고 먹어야 하나보다.

 

볶음면이 레토르트 음식으로 편의점에서 이렇게 팔리기도 했다. 양념도 다 되고 야채도 조금 들어간 상태 그대로.

 

오후의 홍차 시리즈 증에서도, 이건 아마 한국에선 보지 못했던 거 같은데.

 

미니쉘 같은 초코렛들이 이렇게 낱갤로 팔리기도 한다. 리라쿠마가 누워있는 포장지가 귀엽다.

 

 

210ml, 딱 한잔감인 월계관의 사케병.

 

편의점 옆에도 굳이 이렇게 음료가 잔뜩 디스플레이된 자판기가 줄줄줄.

 

 

편의점, 슈퍼에 들러서 한바퀴 돌며 이 동네 이 나라 사람들은 뭘 먹고 사나 살피는 것도 여행의 재미 중 하나.

 

특히나 일본의 진하디 진한 마차가 맘에 들어서 꼭꼭 찾아보곤 했던 일본차 코너.

 

그리고 편의점에서 사왔던 라면들, 다다미가 깔린 유후인 료칸의 방에 앉아 시식 시작.

 

 

짜파게티나 볶음면처럼 끓는 물로 면을 익히고 나서 물을 빼 버려야 하는 조리상, 이렇게 속포장지에는 구멍이

 

뽕뽕 뚫리게 되는 부분이 배려되어 있다. 이런 게 정말 일본의 세심함을 보여주는 사례.

 

 

그리고 이 녀석은, 모밀면으로 된 라면..이라고 해야 하나. 온천물 속에서 하드보일드하게 익고 있던 계란 하나를

 

풀어 넣었더니 더 맛있게 먹었던 거 같다. 아니면 그냥 밤늦은 시간에 컵라면과 맥주란 게 으레 그런지도 모른다.

 

 

 

 

 

유후인역에서부터 유후인아동공원을 지나 드디어 유후인에서 놓쳐서는 안 된다는 곳, 긴린코 호수 초입에 도달했다.

 

슬슬 호수에서 흘러나오는 물줄기가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이제 살짝 목이 마르다 싶던 타이밍, 일본까지 와서 물을 사 마시느니 음료를 사마시고 까페에서 차를 마시는 게

 

낫겠다며 계속 그런 걸 마셨던 차에, 저렇게 신기한 '오이 막대'라니. 살짝 짭조름하게 간이 밴 오이가 와삭와삭.

 

기운이 불끈 돋아 씩씩하게 걷고 있는데 여기저기서 보이는 한글들, 그리고 한국인들의 한국말 소리들.

 

 

긴린코 호수 주변을 어슬렁대는 오리들, 처음에 조우했을 때는 정말 화들짝 놀랐는데, 그런 사람 따위 관심도 없는 듯

 

시크하고 여유로운 뒤뚱거림으로 이내 시야를 벗어났던 오리 한 마리.

 

 

드디어 눈 앞에 호수가 펼쳐지기 시작!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호수가 쫙쫙 양팔을 벌린 만큼 커지는 것만 같았다.

 

'긴린코'라는 호수 이름은 金鱗湖, 즉 금색 비늘 호수라는 뜻으로 풀이하면 될 텐데, 석양에 비친 물고기들의 비늘이

 

금빛으로 번쩍거린다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아닌 게 아니라 정말, 호수 수면 아래로 팔뚝보다 굵은 물고기들이 미끄러지듯 유영중이었다. 아침해가 빛날 때나

 

저녁해가 가라앉을 때쯤에는 정말 꽤나 볼만하겠다 싶다.

 

 

알고 보니 이 '긴린코 호수'의 물 절반은 뜨거운 온천수, 나머지 절반은 차가운 물이라고 한다. 그래서 아침저녁으로

 

자욱하게 물안개를 피워올린다고 하는데 일정상 그 풍경을 보지 못하는 게 아쉬웠다.

 

 

 

그래도 한낮의 쨍쨍한 햇살 아래에도 짙푸른 녹색이 시원하게 수면 위로 내리깔린 긴린코 호수의 호젓한 분위기나

 

드문드문 호수를 내려다보는 찻집이나 레스토랑들, 잠시 앉아 쉬어가며 시간을 붙잡아 두기에 딱 좋은 곳.

 

멀찍이 신사도 보이고, 저건 왠지 일본 애니메이션 '지옥소녀' 오프닝에 나오는 그 곳 같은 느낌.

 

 

긴린코 호수를 에워싸고 있는 산은 유후인의 명산 유후다케, 유후인 마을에서도 멀찍이 보이던 그 산자락이다.

 

 

 

호수변에 피어난 노란 꽃들이 제법 뜨거운 햇살에 축축 늘어졌다. 호숫물을 쭉쭉 빨아올리란 말이다.

 

 

유후인의 소로들을 거닐 때는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풍경들, 울창하게 숲을 이룬 커다란 나무들과 드문드문 호숫가에

 

모로 누워버린 나무들이라니. 꽤나 깊숙한 자연 속에 안겨 있는 느낌이 들었다.

 

 

 

 

호수를 한 바퀴 돌거나 이리저리 에둘러가는 길들이 꼬불꼬불 서로 꼬리를 물고 있었지만, 이미 유후인 료칸에서부터

 

여기까지 걸어오며 체력도 많이 소모되었으니 굳이 다 돌아보진 않기로 했다. 잠시 짙은 녹색 그늘 아래서 쉬다가 유턴.

 

긴린코 호수 옆을 빠져나가고 다시 샵들이 즐비한 거리로 나가기 전, 아까는 미처 눈에 띄지 않았던 이쁜 가게가 하나.

 

 

인력거가 조금 탐이 나는 순간도 있었지만, 과연 이런 뜨거운 날씨에 사람이 헉헉거리며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끄는데

 

나몰라라 맘 편하게 저 위에 앉아서 갈 수 있을지부터 의문이어서 패스.

 

슬슬 유후인역까지 걸었다. 유후인역에서 긴린코 호수까지 가는 데 걸린 시간은 무지무지 오래, 대충 네다섯 시간 걸렸던 거 같은데

 

여기저기 한눈 안 팔고 적당히 슬슬 내려오니깐 고작 30분쯤 걸렸으려나. 조금 이르지만 유후인에서 먹는 마지막 간식..이랄까

 

혹은 이른 저녁 part1이랄까, 유후인 수제버거.

 

 

이제 유후인에서 후쿠오카로 나가는 가장 늦은 고속버스를 타고 후쿠오카 하카다역 버스터미널로~*

 

 

 

 

 

 

유후인역에서 긴린코호수까지 유유히 걷는 길, 대충 중간쯤의 지점에는 '중앙아동공원'이 있고, 거기서부터 쭉 이어지는

 

직선길을 따라 걸으면 바로 긴린코 호수까지 가 닿게 된다. 소형차 두 대가 간신히 지나다닐 도로 양켠으로는 온통 꽃들,

 

그리고 간식거리를 팔거나 악세서리니 캐릭터상품을 파는 샵들.

 

지도만큼이나 간단하고 쉬운 길이라 좀체 길을 잃을 염려도 없거니와, 실제 거리가 얼마 되지 않아서 쉬엄쉬엄 걷기 좋다.

 

 

바람에 펄럭이는 이발소의 출입문 커튼. 그리고 선연한 붉은 빛을 밝혀든 화분들.

 

비가 내릴 때 처마에서 땅바닥이 패이도록 주룩주룩 흘러내길 빗물을 달래려 살살 타고 흘러내길 길을 늘어뜨렸다.

 

곳곳에서 보이는 인력거꾼들. 꽤나 요금이 비쌌던 거 같은데, 3,000엔이었던가.

 

 

언젠가부터 이곳저곳에 있는 바이크들에 시선이 꽂히기 시작했다. 이 녀석도 참 이쁘네.

 

 

그렇다고 유후인 마을의 길들이 온통 샵들이 빽빽하게 꽂힌 그런 길은 아니다. 이렇게 빈 틈새도 보이고, 그 곳엔

 

옥수수를 걸어두고 말리거나 자전거들을 꼬리물고 주차해두는 공간들이 여백처럼 존재한다.

 

시식거리를 잔뜩 마련해둔 견과류 가게, 고양이를 컨셉으로 한 온갖 상품들을 팔던 가게, 악세사리들을 걸어둘 장식대마저

 

저렇게 이쁜 인형 모양으로 만들어둔 가게들. 어디 하나 그냥 흘려보내기 아쉬운 볼거리들이다.

 

 

특히나 이 고양이를 컨셉으로 잡은 가게는 상상할 수 있는 온갖 종류의 고양이 인형이니 악세서리들이 가득가득.

 

 

 

 

길가에는 이 곳의 유명한 우유 아이스크림도 팔고, 이런 오징어 철판구이도 팔고, 빵에 오꼬노미야끼에 햄버거에..

 

길 건널 때 조심하라며 입을 한껏 벌려 소리없이 외치고 있는 저 꼬맹이, 거참.

 

 

홍등이 길게 이어지는 이 골목도 꽤나 궁금했지만, 조금씩 덥고 발의 무게가 느껴지고 있었다. 스킵.

 

 

 

그래서 다시 까페에 들어가 좀 쉬기로 했다. 해가 중천에 떠오른 시간, 잠시 햇빛을 피하며 땀도 식히고 차도 마시고.

 

 

겸겸 까페 안에 그득한 아이템들도 하나하나 구경하고 사진도 정리하고.

 

유후인에서만 맛볼 수 있는(아마도) 유후인 사이다. 여느 사이다랑 별반 다를 게 없는 맛이었지만, 사실 병이 탐났던 거다.

 

가게 이층의 한 귀퉁이에 놓인 흔들의자. 햇살을 받으며 제 혼자 흔들흔들, 땀을 식히고 있엇다.

 

거품이 양껏 풍성하던 카푸치노.

 

꼬리를 흐느적 거리는 고양이 시계가 참 귀여워서, 저런 건 동영상으로 남겨야지 싶어서 담았더니..옆으로 누웠다.

 

 

온실처럼 온통 유리창으로 세워진 벽들을 돌아보며 나름 이 층에서의 경관을 바라보았다. 어딜 보나 말끔하고 단정하다.

 

 

 

 다시 원기를 좀 회복하고 밖으로.  

 

  

 

 긴린코 호수가 조금씩 가까워진다 싶으니 샵들이 점점 드문드문해지는 느낌이다.

 

 

 

 그리고 여긴 긴린코 호수 옆에 위치한 자동차 박물관. 입구부터 동전을 넣고 탈 수 있는 자동차 장난감이 있어 눈길을 끌었지만,

 

박물관은 문을 열었는지 닫았는지, 좀 휑한 분위기다 싶어서 그냥 스킵. 이제는 긴린코 호수로~*

 

 

 

 

 

유후인에 도착하자마자 눈에 띈 건 사실 이렇게 흰 갈기를 찰랑거리는 백마였다. 백마가 끄는 마차는 그 다음으로

 

시선이 가 닿았고, 아무래도 저 백마의 긴 생머리같은 갈기는 엘라스틴을 한 게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

 

마차에 사람들이 제법 꽉꽉 들어차 있었는데도 백마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했다.

 

유후인의 파란 하늘 아래 반점 하나 없이 하얀 말이 끄는 고풍스러운 마차라니, 유후인 도착하자마자 분위기가 샤방하다.

 

사실 서울에서도 볼 수 있는 흔한 교통 표지판 역시 하늘로 치솟으라는 의미로 새삼 새롭게 읽히는가 하면.

 

길바닥에 고개를 꿇어박고 귀여운 펭귄들이 가방을 메고 있는 그림을 찍어대기도 하고.

 

 

유후인역사 건물이 떡 버티고 선 유후인의 메인로드.

 

 

곳곳에 나있는 샛길들 하나하나, 재미있는 기억과 예기치 않은 즐거움을 품고 있을 가능성들이다.

 

그러던 와중에 곁눈질을 하며 따가닥 거리는 얼룩말 한마리 추가로 발견.

 

이 녀석도 참 순둥이처럼 생긴데다가 반질반질한 등저리에서 햇살이 자르르 녹아내리는 느낌이다.

 

마차 꽁무니를 조금 쫓다가 포기하고, 어느결에 살짝 달라진 풍경을 구경하고. 여기 사람들은 이미 마차엔 익숙한 듯.

 

그럴 수 밖에. 유후인의 자그마한 마을을 돌아볼 수 있는 마차가 시시때때로 돌아다니다 보니 워낙

 

곳곳에서 조우하게 되는 거다. 깔끔한 아스팔트 위를 다가닥다가닥, 경쾌한 발걸음으로 내달리는 말들.

 

 

문득 궁금해지고 경탄하게 되는 건, 저 흑마와 백마들이 쏟아내는 어마어마한 양의 배설물들은 대체

 

어떻게 처리하길래 이렇게 깨끗하게 거리가 유지되는 걸까. 일본 문화나 교양의 저력인지도.

 

 

 

 

 

 

 

 

유후인 료칸의 체크아웃 시간은 보통 오전 10시, 그때쯤 나서서 후쿠오카나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기 마련이지만 아예

 

하루를 유후인 마을에서 보내기로 했다. 유후인 역의 라커에 가방을 보관하고 가벼운 차림으로 걷기 시작.

 

인력거 아저씨가 토막난 한국어로 흥정을 걸어왔지만 기력이 쌩쌩한 상태에서 저런 걸 탈 리가 있나.

 

 

전날 밤에 미처 걷지 못했던 골목을 좀더 헤집어 보기도 하고, 밝은 대낮에 보니 또다른 풍경에 감탄하며 연방 사진을.

 

 

 

뭐지, 여기가 유후인의 긴자 거리쯤 된다는 걸까. 잔뜩 색바랜 간판을 보면 도저히 그럴 리는 없는데.

 

자판기 왕국답게 담배 자판기가 네다섯대 즐비하게 늘어선 건 제법 장관이었다.

 

 

 

'이웃집 토토로'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오는 숯의 정령을 만났던 곳, 여러 귀여운 아이템들이 많았다.

 

 

이렇게 굵은 터치로 파내어진 등불이 반짝반짝거리기도 했고.

 

 

이 정도 인테리어에, 이렇게 사람 없는 샵이라면 한번 앉아서 쉬어주는 게 예의지만, 아직은 몇 걸음 떼지도 않아서 패스.

 

 

샵들이 줄줄이 이어지는 조그마한 왕복 이차선의 길거리. 그런 샵중엔 퇴마 효과를 연구하는 샵도 있다.

 

 

이런 류의 사이비 과학이랄까, 운명론이 발달한 나라답게 손가락마다 의미를 부여하고 반지를 끼라고 유혹하는.

 

그러고 보니 일본은 아버지의 날이 있었다. 6월 17일, 아버지의 날.

 

조촐하지만 확연한 메인도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골목길은 틈틈이 나타나서 손짓했지만, 꾹 참았다. 일단은

 

긴린코 호수까지 걸어갈 생각이었다.

 

 

 

 

준보석이라 불리는 돌멩이마다 '능력치'를 표시하고 있던 그림. 우와, 이런 건 역시 온갖 종류의 게임이 발달한

 

나라라서 그런지 굉장히 시각적이고 확연하다. 마치 삼국지의 장수들 능력치를 따지는 것 같잖아. 지력, 매력, 무력..

 

이 복을 던져주는 고양이는, 그 주인의 복을 사방으로 던져버릴 셈인지 굉장히 몸값이 비쌌다. 무려 28만엔. 헉.

 

 

그리고 완전완전 귀여운 것들이 가득하던 샵 하나 발견.

 

 

 

날씨도 적당히 따뜻하다 싶었다. 아직 오전이라 그랬겠지만, 5시 버스로 유후인을 뜰 생각이었으니 근 6시간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었다. 흐느적흐느적 걷다가 쉬고 배고프면 군것질하고 차마시고 그러기로 했으니 시간은 충분했다.

 

 

그래서 이렇게 샅샅이 샵을 순례하며 사진도 찍고 이것저것 살까 말까 재보기도 하고.

 

 

이 고양이는 가게 앞에 놓인 의자에 배를 깔고 누워서는 슈퍼맨 놀이 중이었다.

 

이 곰인형은 어메리칸 스타일의 바이크에 기우뚱 앉아서 시크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역시 고양이, 고양이. 일본은 왜 이리도 고양이를 좋아하는 걸까.

 

그리고 술을 파는 가게 앞에서 빗자루를 쥐고 있던 고질라.

 

잠시 앉아 쉬었다. 사실 직선거리로만 따지면 얼마 걷지 않았지만, 재미있는 샵들이 많아서 꼬불꼬불 걸었던 걸 헤아리면

 

마치 꽁꽁 감겨있던 실타래를 풀어놓은 것처럼 왕창 늘어날 거다.

 

 

너무너무 유명한-아마도 한국인 사이에서 특히?-롤케잌집 비스픽은 이미 가게 안이 바글바글하길래 스킵.

 

다리를 건너고 나서 만난 또다른 샛길. 개울을 따라 쭉 걷는 길 옆에 색색의 꽃들이 만발해서 유혹하는 중.

 

어느 길 모퉁이에는 누가 만들었을까, 페트병을 잘라서 어찌어찌 만들어낸 바람개비가 팽글거리며 돌고 있었다.

 

 

그리고 예기치 않은 군부대의 움직임. 뭔가 했더니, 나중에 알고 보니 유후인에는 자위대 주둔지가 인접해있었다.

 

 

그리고 조금은 더 고급스럽고 세련되어 보이는 상점들, 음식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쯤에서 간단하게 브런치랄까, 가볍게 점심을 먹기로 했다. 여행 중에는 가볍게 여러 끼를 먹는 게 현지의 다양한

 

음식도 맛볼 수 있고 특히나 유후인 같은 데에서는 길거리 음식이라거나 군것질거리들을 위한 여지를 남기는 방법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막상 메뉴판을 보니 이것저것 맛있어 보이는 게 잔뜩. 치즈 케잌이니 단팥죽이니 고구마 세트는 뭘까.

 

그래서 이것저것 맛보고 일본의 맛난 커피도 마시고, 시원한 에어콘 바람 맞으며 쉬다가 정원에 나가 사진도 찍고.

 

 

그렇게 유후인 마을을 샅샅이 살펴보기로 한 하루 일정의 반나절이 지나가고 있었다. 마을의 분위기만큼 고즈넉하고 여유롭게.

 

 

 

유후인에 토토로샵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대체 얼마나 큰 건지, 도쿄의 지브리 뮤지엄에 비해서 뭐 얼마나

 

캐릭터상품들을 갖다 놨겠어, 하는 마음이었다. 그렇지만. 오가는 사람들의 손길로 민둥머리가 되어 버린 토토로부터.

 

네코버스와 거대 토토로가 떡하니 가게 앞을 지키고 섰다. 게다가 저 빈티지스런 버스 정류장 표시는 애니에서

 

나왔던 바로 그 신기한 버스정류장이 여기라고 일러주는 것만 같다. 이미 심장은 두근두근.

 

 

건반이 후줄근해진 낡은 풍금 위에도 커다란 토토로가 한 마리. 아..나도 토토로 인형 갖고 싶다.

 

게다가 이 센스 돋는 커튼은 또 어쩔 거냐고. 네코버스의 총총한 발길 따라 커튼의 실루엣이 늘어진다.

 

가게 안은 역시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온통 토토로와 지브리 애니메이션 캐릭터상품들..!!

 

이런 커튼이라고 해야 하나, 토토로가 그려진 벽 장식도 갖고 싶고.

 

낡은 티비 속에서는 계속 지브리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이 흘러나오고, 사방에는 마녀배달부 키키의 고양이나

 

토토로가 가득가득. 이들 만으로도 이 공간은 지브리의 세례를 담뿍 받았다는 느낌이다.

 

코엑스에 있는 샵에서 몇번이나 살까말까 망설였던 이 분수들. 토토로와 네코버스가 물장구를 치며 졸졸졸 분수대를

 

따라 노니는 컨셉인데..다시금 지름신 강림. 살까, 살까, 살까?

 

 

집에 있는 토토로를 보고 가족들이 잠시 입씨름이 붙었었다. 물론 가족들은 토토로를 보지도 않았고 관심도 없는데,

 

토토로가 대체 뭐야. 고양이지 뭐야. 고양이 아니라는데? 그럼 개냐. 뭐 이런 문답들.

 

토토로는 토토로라고, 숲의 정령 토토로라고 몇 번 말해줘야 하냔 말이다.

 

그리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왔던 마녀와 '붉은 돼지'의 포르코.가 그려진 수건도.

 

한참 찍는데 어느결에 점원이 주저주저하며 다가오더니 조심스럽게 말한다. 노 포토.

 

얼른 하나를 사들고 가게를 나섰다. 사실 맘만 먹으면 하루 종일이라도 구경할 수 있지만 그럴 수야 없으니.

 

그리고 또 하나, 유후인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발견한 '숯의 정령'들을 취급하던 상점을 빼놓을 수 없다.

 

 

아아..'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센을 도와줬던 그 녀석들 아닌가. 게다가 '이웃집 토토로'에서 새로 이사온 집에

 

꾸물꾸물 숨어살다가 메이에게 걸리기도 하고 스물스물 밤을 틈타 도망가던 그 녀석들 아닌가.

 

 

검댕이 귀신이라고도 불렸던 거 같고, 숯의 정령이라 불렸던 거 같기도 하고, 여하간 그런 녀석들이 꼬물꼬물대는 샵.

 

 

이 녀석들뿐 아니라 숯으로 만든 온갖 것들을 이쁜 상품으로 만들어 팔고 있는 가게였다. 한번 꼭 들러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아, 그리고 결국 지브리샵에서 하나 샀던 건 바로바로 만년 캘린더!!

 

 

 

 

 

 

료칸과 각종 아기자기한 샵들이 즐비한 유후인의 거리엔 저녁이 일찍 찾아온다. 저녁 5시만 되어도 하나둘 가게 문을 닫고는

 

저녁 6시가 될 즈음이면 대개의 상점들이 불을 끄고 문을 내려서 여행자들이 북적이던 한낮의 풍경 같은 건 삽시간에 사라진다.

 

대개 그즈음이면 각자의 료칸에서 석식을 하고 느긋하게 온천을 즐기고 있을 때인지라 그렇겠지만, 아무리 그래도

 

동네 한바퀴 돌아보며 밤마실을 다니는 건 여행의 묘미 중 하나. 픽업차량을 타고 돌고 돌아 도착한 료칸에서부터

 

다시 유후인역까지 걸어보기로 했다.

 

드문드문 불이 켜진 음식점들, 료칸들. 사람 손이 구석구석 닿아 이쁘게 꾸며진 깔끔한 건물들의 표정이 제각각이다.

 

한자로 '이용'이라 크게 적힌 이발소의 빨갛고 파란 간판도 잠시 지난한 회전에서 풀려나 한숨 돌리는 시간.

 

 

유후인 거리의 건물들은 대부분 2층, 끽해봐야 3층이었는데 이 호텔 정도면 굉장히 덩치가 큰 편에 속한다.

 

건물 앞이고 창문틀이고 온통 색색깔의 꽃들이 지천이다. 게다가 9시가 넘어간 밤에도 쓰레기 하나 없고 취객 하나

 

보이지 않는 그야말로 청결한 밤거리. 사람 하나 보이지 않아도 무섭진 않고 살짝 몽환적인 느낌이었다.

 

조금 어둡다 싶으면 이내 코 앞에서 고개를 박고서 빛을 내려뜨리는 가로등들이 꾸벅꾸벅.

 

두 사람이 서로 손을 맞잡고 하하호호 하며 뱅글뱅글 돌고 있는 듯한 모션을 취하고 잇는 야쿠르트 집.

 

 

마음에 뭔가 짠하게 남던 풍경. 가로등 불빛에 기대어 겨우 하얀색 빛깔을 지키고 있는 저 허름한 양철 건물의 셔츠들.

 

 

그리고 깜짝 놀랐던 자판기. 맥주 자판기야 일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거지만 이렇게 맥주병을 파는 자판기라니.

 

슬슬 걷다보니 벌써 낯익은 유후인역 앞 유후인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역 앞이라고 해서 가게들이 좀더 문을 열었거나 밤늦도록 불야성인 풍경 같은 걸 기대했지만, 아니었다.

 

 

내친 김에 역 안까지 들어가서 구경하기로 했는데, 마침 새빨간 색의 기차가 서있는 게 보였다.

 

 

잠시 멈춘 게 아니라 아예 불을 꺼놓고 유후인 역에 웅크린 채 쉬고 있는 기차. 기차역조차 참 고즈넉하구나 싶다.

 

다시 돌아나오는 길, 택시 한대가 겨우 역사 앞을 지키고 있었고, 그 앞에 바리케이트엔 기차 모양이 꾸며져 있었고.

 

어느 골목에 슬쩍 고개를 들이박아 보니 멀찍이 대낮처럼 환한 풍경이 조금 보이는 거다. 저긴 뭘까, 싶었는데

 

왠지 온통 교교하게 침묵하며 어둠이 나려든 유후인 골목통의 분위기가 더 맘에 들어서 그냥 스킵.

 

그리고 살짝 후각을 자극하며 존재감을 과시하던 공중 화장실.

 

 

손톱달이 떠 있는 밤 하늘 아래에 그림처럼 이쁜 샛노란 집이 반짝반짝 빛망울을 두른 채 편의점 앞을 지키고 섰다.

 

 

아직 그래도 몇몇 술집은 불을 켜놓은 채 한적하게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던 거 같기도 하고.

 

 

버스 정류장 표지판을 빙 둘러싼 원형의 벤치엔 어둠만 내려앉았다.

 

 

크게 한바퀴 유후인 역까지 돌아보고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길, 이 정도면 여자들끼리 여행와서 밤마실 나와도

 

딱히 위험하거나 무섭진 않겠다. 게다가 워낙 조그마한 동네라서 걸어서 돌아보는 재미도 있으니.

 

숙소인 '유후인몰'에 도착하고 나니 하얗고 노란 불빛들이 환하게 밝혀진 게 안도감이 든다.

 

 

 

 

유후인 료칸 '유후인몰'의 조식. 체크인할 때 7시반과 8시의 두 타임 중에서 선택해 놓으면 모닝콜도 겸해준다는.

 

신선한 샐러드로 먼저 입맛을 좀 돋군 후에 밥과 반찬으로 돌입.

 

생각보다 적지도 많지도 않았던, 딱 적당한 만큼의 아침식사.

 

 

반찬들도 조금씩 맛을 볼 수 있는 정도로, 그렇지만 그렇게 하나씩 맛보다 보면 밥 한그릇이 비워지는 정도로.

 

식사가 치워지고 나서 나온 건 정말 간이 하나도 맞춰지지 않은 그냥 생 콩즙이랄까. 콩비지랄까.

 

과일잼이 뿌려진 채 살짝 얼려져서 나온 치즈까지 먹고 나면 조식은 끝~

 

아무래도 일본의 료칸에 묵으면 이렇게 멋진 저녁과 아침을 먹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인 듯.

 

자리 옆에 일본 전통 화지로 문창살을 발라 놓고는, 더러 빵꾸가 난 곳에는 저렇게 이쁜 꽃모양으로 땜빵을 해 놨다.

 

 

유후인 료칸, '유후인몰'의 외관 탐구. 료칸에 들어서면서 꼭꼭 눈에 담기던 풍경을 좇아 밖으로 나왔더니

 

곳곳에 숨어있는 깨알같은 아이템들을 찾아내는 게 더욱 큰 재미였던.

 

 

료칸의 입구. 입구에서부터 온통 울긋불긋 그야말로 꽃대궐이다.

 

  

입구에 놓인 차임벨. 여느 술집이나 교실에서 볼 수 있는 벨에도 온통 꽃무늬다.

 

유후인에서 실감했던 '원피스'의 위력. 료칸에도, 유후인 거리에도 온통 원피스!

 

 

 

풀섶에 숨어서 갸웃이 고개를 내민 고양이 인형들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고.

 

 

유후인몰, 조그마한 세로형 간판 양 옆에 서서 손님을 반기는 마냥 해피한 얼굴의 인형 두개.

 

 

이건 사실 유후인몰이 아니라 이전에 들렀던 숙소에서 담은 풍경. 비슷한 료칸의 풍경이다.

 

 객실문마다 별자리를 따서 붙인 이름, 그리고 나무를 파서 만든 호실 명패.

 

 

1층에 있던 레스토랑의 입구. 이 곳에서 저녁도 먹고 아침도 먹고.

 

 

남녀탕이나 가족탕으로 향하는 길에 발에 채일만큼 많이 널렸던 아이템들, 이 장난감 강아지도 그중 하나.

 

 

완전 싱싱하게 뻗어나간 굵고 탄탄한 대궁 위에서 활짝 피어난 잎사귀.

 

 

 

 혼자 사진에 담긴 고양이는 왠지 도도해 보이는 느낌이 아주 강하지만,

 

  두 녀석이 함께 담긴 사진에서 녀석들은 왠지 다소곳하다.

 

 

그냥 되는 대로 툭툭 아무데나 던져둔 것 같은 악세사리들이 료칸 바깥에 온통 널렸다.

 

 

 

그리고 따사로운 큐슈 지방의 햇살을 온몸으로 흠뻑 맞고 있는 꽃들.

 

2층 객실로 올라가는 길, 그 옆에 소복소복 쌓인 초록빛 무더기들.

 

가족탕으로 꺽어들어가는 길, 그 앞에 빨간 불이 들어온 걸로 보아 어느 가족이 지금 사용중이다.

 

주의할 것조차 딱히 없어서 온통 녹슬어버린 주의 표지판. 이 조그마한 온천 마을이란.

 

 

자칫 못 보고 지나칠 뻔 했다. 저 도자기 밖으로 뛰쳐나올 듯한 고양이 녀석 한 마리를.

 

 

 

료칸에서 펑펑 솟는 온천수 덕분일까, 새로 돋는 잎사귀가 무지 두텁고 반질거린다.

 

 

 

 

사람도 딱히 눈에 띄지 않는 고즈넉한 마을의 조용한 료칸, 건물 밖의 의자에 앉아 흐느적대기 딱 좋은 곳.

 

 

온통 담쟁이덩굴이 칭칭 휘감아 시간도 끈적하게 쉬엄쉬엄 흐르는 곳이라 이끼조차 한모금 머금었다.

 

 

 

 

조화라는 티가 너무 많이 난다 싶어서 처음엔 그냥 지나쳤었지만, 아무래도 그 빨갛고 푸른 색감이 참 선명하다.

 

 

 

어느새 어슴푸레하게 너울지는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 풍경, 시퍼런 어둠에 먹힌 바깥 풍경과는 달리

 

아직은 제 색깔을 고르게 지켜내고 있는 테이블 위에 아기자기한 장식들. 

 

 

체크인했을 때 고개를 꿇어박고 서류를 작성했던 딱딱한 책상에도 주홍빛 불빛이 둥실 떠올랐다.

 

  

그렇게 조금씩 어둠이 건물을 갉아들어왔고, 카메라로 담을 수 있는 풍경은 조금씩 줄어들어가고.

 

 

그 와중에 나비 모양 등불은 꽃망울을 향해서 활짝 날개를 펼쳤다.

 

 

 

 

 

 

명불허전(名不虛傳)의 초경량 초광각 렌즈, smc PENTAX DA 15mm F4 ED AL Lim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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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탁스를 ‘단렌즈의 왕국’이라 칭하는 사용자들이 많다. 이것은 리미티드 렌즈를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다. 리미티드 렌즈는 차갑고 클래식한 느낌의 알루미늄 외관, 단단하고 야무진 생김새, 작은 크기에 최상급의 화질을 보장하는 펜탁스만의 단렌즈군이다. 스타 렌즈와 더불어 펜탁스 사용자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된 리미티드 렌즈는 외관은 물론 사진 품질 면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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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탁스 DA 15mm F4 ED AL Limited는 소형경량의 기치에 부응하고, 사용자들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2009년 출시된 렌즈다. 펜탁스의 여덟 번째 리미티드 렌즈인 이 제품은 광각 영역을 담당하고 있다. 초경량, 광각의 리미티드 렌즈인 펜탁스 DA 15mm F4 ED AL Limited의 외관과 화질을 차례로 살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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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탁스 DA 15mm F4 ED AL Limited의 외관을 살펴보자면, 렌즈 캡이 눈에 띈다. 톱니가 날카롭게 돋아있는 렌즈 캡은 스크류 방식으로 돌려서 여닫는 방식이다. 검정 알루미늄 재질의 캡을 쥐었을 때 느껴지는 단단한 감촉과 차가운 느낌은 리미티드 렌즈만의 도도함과 세련됨을 은근하게 뿜어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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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렌즈 캡 안쪽에는 벨벳 재질의 검은색 천이 덧대어져 있어 세련된 느낌을 더한다. 완전히 렌즈 캡을 잠궜을 때 전면부의 펜탁스 로고가 바로 정위치할 수 있도록 렌즈와 렌즈 캡을 1:1로 맞춤 제작했다고 하니, 렌즈 캡이 닫힌 렌즈 그 자체로도 완성도와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이 무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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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탁스 DA 15mm F4 ED AL Limited는 6군 8매의 렌즈로 구성돼 있다. 검은색 무광 알루미늄 바디에서 느껴지는 묵직하고 고급스러운 무게감 때문인지, 펜탁스 DA 15mm F4 ED AL Limited의 크기는 실제보다 크게 느껴진다. 하지만, 실제 크기는 63 x 39.5mm에 지나지 않는다. 금속제 본체는 단단하고 야무져 보이지만, 이런 작은 크기 덕분에 무게는 212g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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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외관을 살필 때 눈에 띄는 것이 바로 꽃모양 렌즈 후드를 내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덕분에 펜탁스 DA 15mm F4 ED AL Limited는 휴대가 간편하다. 내장된 후드가 슬라이드 식으로 미끄러지며 오가는 움직임은 부드럽고 세련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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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드를 본체에 넣을 경우, 후드 끝의 5mm 부분만 살짝 보이는 모양새 자체도 렌즈의 디자인을 빛나게 해 준다. 후드 사용 시에는 약 3cm 가량 돌출하는데, 이 모양새 역시 부자연스럽다거나 부담스러운 구석이 없다. 렌즈 캡 안쪽과 마찬가지로 검은 벨벳 재질의 천으로 감싸인 후드의 안쪽면 역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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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탁스 DA 15mm F4 ED AL Limited 렌즈는 APS-C 센서 전용의 디지털 렌즈로써 초저분산(extra-low dispersion, ED)렌즈와 비구면(Aspherical, AL)렌즈를 사용했다. 반원형으로 생긴 비구면 렌즈는 색수차와 광각에서 발생하는 왜곡을 억제해준다. 또한, 렌즈면에는 각종 오염에 강한 SP(Super Protect)코팅이 돼 있어 먼지나 지문 등의 오염물질을 닦아내기 쉽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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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렌즈는 AF / MF 전환을 빠르게 해 주는 퀵 시프트 포커스 시스템을 지녔다. AF 작동 후 초점 링을 돌려 수동으로 미세한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이는 흔히 ‘손맛’이라고 표현하는 수동 렌즈의 조작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다만, AF 작동 시 경통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회전하는 만큼 소음이 발생한다는 점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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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탁스 DA 15mm F4 ED AL Limited의 최소 초점거리는 광각 렌즈답게 18cm로 짧다. 이러한 최소 초점거리가 렌즈 앞이 아닌 센서면에서부터의 거리를 의미한다는 걸 감안하면 사실상 렌즈 앞에서부터 약 10cm까지 접근하여 촬영이 가능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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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탁스 DA 15mm F4 ED AL Limited 렌즈의 최대 개방 조리개는 F4로 상당 수준의 심도 표현이 가능하다. 조리개 최대 개방 시에는 원형의 빛망울을 만들어내며 조리개를 조일수록 별빛같은 빛 갈라짐 현상을 만들어낸다. 조리개 날수는 모두 7매로 빛 갈라짐은 그 두배수인 14개로 만들어지는데, 조리개 F8에서부터 나타나 최소 조리개 F22에서 가장 크게 나타나므로 야경이나 어두운 실내 촬영에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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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탁스 DA 15mm F4 ED AL Limited 렌즈는 그 작고 유려한 모양새와 더불어 초광각의 풍경을 세심한 질감으로 섬세하게 표현해낸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매력적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으로 책정돼, 펜탁스 리밋 렌즈를 사용해 보기를 주저하는 유저라면 우선 펜탁스 DA 15mm F4 ED AL Limited 렌즈부터 이용, 명불허전의 진가를 확인해 보도록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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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탁스 DA 15mm F4 ED AL Limited 렌즈에 더해 줌렌즈만 하나 더한다면 여행이나 출사, 용도를 막론하고 더 이상의 렌즈가 필요없을만큼 최강의 조합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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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ytzsche

 

 

 

원래는 이 곳에 머물 예정은 아니었다. 애초 머물기로 했던 숙소의 사정이 여의치 않아 다른 곳으로 옮겨가게 된 것.

 

그렇게 옮겨간 유후인 료칸 '유후인몰'의 픽업 차량은 벤츠, 벤츠 로고를 단 봉고차였긴 했지만 기분은 나쁘지 않았다.

 

 

유후인 역까지 걸어서 20분이면 가닿는 곳, 유후인 동네가 조그맣고 아기자기한 걸 감안해도 이정도 입지면

 

정말 꽤나 훌륭한 편이다. 그리고 입지보다 중요한 건 그 곳에서 머물 공간의 내부 풍경.

 

 

문을 열고 들어서니 시야가 한없이 쭉쭉 뻗어나간다. 현관을 지나 침실을 지나 다다미방을 지나 저 멀찍이 보이는 건,

 

방마다 구비했다는 실내 노천 온천..!!

 

 

사람 둘셋이 들어가도 모자라지 않을 사이즈의 노천 온천이 뻥 뚫린 하늘 아래 검게 그을린 나무 담벼락과 초록빛 왕성한

 

풀숲의 호위를 받으며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나중엔 그 뜨끈하고 미끈한 온천물에다가 편의점에서 사온 날계란을 담궈놓고 온천 계란을 만들기도 하고.

 

 

방 안에는 화사한 일본 전통종이로 씌워진 빳빳한 안내 책자에 료칸 객실에 대한 안내가 적혀 있었(던 것 같)다.

 

방에 들어선 손님들을 맞이하는 건 간단한 스낵.

 

그리고 유카타 두 벌과 일본의 진한 녹차 티백이 가득 담긴 다기 세트.

 

 

 

방안 곳곳에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적당한 장소에 놓여 있었다. 온천에 들고 나갈 수건 꾸러미 옆에는 토끼,

 

열쇠나 잡다한 장신구를 놓음직한 받침대 위에는 꽃바구니, 뭐 그런 식으로.

 

 

어둠이 내려앉은 시각, 개인을 위한 노천 온천이 객실 안에 있다는 건 시간대에 구애받지 않고 아무 때고 온천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고즈넉한 시간대, 둥근 조명빛이 고스란히 옮겨진 온천 수면을 깨고 들어가기.

 

사실 온천물에 날계란을 익혀 먹기는 반쯤 실패하고 말았다. 물이 굉장히 뜨거워서 한참이나 찬물을 섞어야 했지만

 

막상 날계란을 익히기는 온도가 모자랐던 듯 하다. 그렇지만 밤새 온천물에 담겼던 계란들은 정말 굉장히 맛있었다!

 

 

 

개인용 노천 온천탕이 있다는 건, 잠을 자고 일어나 아침에 눈뜨자 마자 첨벙 뛰어들 수 있는 뜨겁고 시원한 온천탕이

 

있다는 이야기. 밤새 지켜왔을 무거운 정적과 침묵이 한순간에 깨어져 나가는 순간. 보통 유후인의 료칸은 오전 10시까지

 

체크아웃을 완료해야 하는데, 그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온천탕 안에서 버티는 게 남는 거다. 몸에나 마음에나.

 

그리고 료칸의 객실 내부를 좀더 살펴보자면, 여느 일본의 호텔이나 숙소처럼 화장실은 꽤나 작다.

 

샤워장과 화장실은 분리되어 있고 각자는 꽤나 협소한 공간. 욕조가 그래도 들어가 있는 게 신기할 지경이다.

 

 

실내에 개인용 노천 온천이 있다고는 하지만, 별도로 공용 남탕과 여탕도 있고, 크고 작은 '가족탕'도 있다.

 

가족탕의 경우는 이렇게 사용하기 전에 빨갛고 파란 램프에 불을 켜두어서 해당 욕실을 지금 사용하고 있다는 표시를 한다.

 

그래야 누군가 사용하러 와서 벌컥 문을 여는 민망한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테니까.

 

그렇게 불빛을 켜두어 표시한다고 해도 만의 하나 가능성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이렇게 가족탕 앞에 표지판도 세워둔다.

 

입욕중, 혹은 비어있음의 표시를 해두는 것에 더해 안에서 사람들의 말소리나 물소리가 들리면 조심해야 할 일이다.

 

 

가족탕 내부에 뻥 뚫린 하늘, 그리고 멀찍이 내려다보이는 유후인 마을의 모습.

 

 

그리고 대나무발로 구획지어지고 천장이 절반쯤 닫힌 가족탕의 모습. 이 정도 크기면 왠만한 목욕탕 사이즈다.

 

파란색 바구니와 빨간색 바구니, 역시 이건 남자용 그리고 여자용 옷을 담아두라는 의미일 듯. 외국에 나가도

 

인류 공통의 색감과 색에 담긴 함의를 이해하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그리고 남탕, 여탕이 분리된 여느 온천에서 흔히 보이는 입구.

 

 

 남탕에서 보이는 유후인의 봉긋한 산봉오리, 그리고 저만치 떨어진 다른 건물들.

 

탕 안의 시설만 보면 한국의 시내에선 이제 보기도 힘든 낡고 오랜 목욕탕 같기도 하지만, 여긴 물이 다르다.

 

그리고 용기를 내어 열어본 여탕의 출입문. 부처님 오신 날 연휴가 끼어있는 황금연휴였지만 이곳까지 온 사람들은

 

(특히 한국인들은) 그리 보이지 않아 문을 열어볼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여탕이라고 말해두지 않으면 전혀 남탕과의 차이를 느낄 수 없는 실내.

 

 

유일하고도 중대한 차이라면, 남탕에는 없는 디지털 체중계가 여탕 한구석엔 놓여있었다는 점이랄까. 그리고

 

옷을 보관해두는 바구니가 저렇게 얌전하게 대기하고 있다는 점도 차이점이랄 수 있겠다.

 

 

가족탕, 그리고 남탕과 여탕. 무엇보다도 객실마다 구비된 개인용 노천탕까지. 온천의 수질이 어떤지, 어떤 성분이

 

녹아있는지 같은 거야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분명한 건, 이 곳의 온천 시설은 '개인용 노천탕' 하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이미 일본과 다른 나라의 온천장들을 올킬하고도 남는다.

 

 

 

 

 

유후인 료칸에서 제공되는 석식. 보통 료칸은 여느 호텔과는 달리 투숙 인원수로 숙박비를 받는데,

 

그 이유는 온천에 대한 사용료와 더불어 석식, 그리고 조식이 함께 제공되기 때문이다.

 

묵었던 '유후인몰'의 경우 석식은 오후 6시, 6시반 두 시간대 중에서 선택을 해야했고, 조식 역시 오전 8시,

 

8시반 중에서 미리 선택해야 했다. 그러면 이렇게 시간대에 맞춰서 테이블을 미리 세팅해두고

 

객실번호를 올려두어 예약석을 마련하는 시스템이다.

 

뭐가 뭔지 알아볼 수가 없는 메뉴판, 그저 알 수 있는 거라곤 몇몇 한자어로 미루어 짐작해볼 뿐인 메뉴 몇 개와

 

가짓수가 참 많은 거 같다는-대충 열세가지?-기대감을 부풀게 만들던 깨알같은 코스 요리일 거란 사실.

 

에피타이저로 제공된 매실주가 온전한 모습으로 담긴 사진은 이것 한장뿐. 따로 음료를 주문받기도 하는데, 그렇게 되면

 

별도의 비용이 나가게 되므로 굳이 원치 않는다면 그냥 하나씩 날라오는 음식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듯.

 

 

어느 각도로 보나 살짝 섹시하게 얹힌 계란말이 두 조각. 그리고 푸딩인지 곤약같은 에피타이저.

 

 

생선회와 구운 생선조각들. 역시 일본의 와사비는 제대로 강판에 갈은 매콤한 와사비였다.

 

 

짜잔, 연잎에 싸여있던 농어와 가지찜. 연잎의 향기가 독특하게 배어있었던 느낌.

 

 

뜨겁게 달궈진 그릇에 담겨나온 저 포슬거리던 계란찜 속엔 어묵이 한줄.

 

마차가루가 섞인 죽염에 찍어먹는 고추튀김, 고구마튀김, 그리고 음..좌우지간 뭔뭔 튀김들.

 

 

그리고 개인용 구이판에 구워먹으라며 나온 와규(일본산 소고기), 닭고기랑 기타 채소들.

 

 

이글거리는 불판 위에 우선 마블링이 아리따운 와규부터 올려주셨다.

 

그리고 버섯과 양파 나부랭이들도 함께, 소고기 기름을 먹고 노릇노릇 익어가는 모습.

 

일종의 스프였다고 해야 하나. 한국어로 된 메뉴 소개가 있었다면 참 좋았을 텐데,

 

서빙하시는 분 중 한 분이 한국사람이긴 했지만 일일이 물어볼 수도 없고 하여, 그저 눈으로 혀로 음미할 뿐.

 

 

하얀 쌀밥에, 저건 토란국일까. 큐슈 쪽 음식이 아무래도 혼쥬에 비해 짜긴 한 듯 전체적으로 조금

 

짭조름한 느낌이 있었지만 그래도 참 맛있게 슥삭슥삭 잘도 비워냈던, 질세라 쉼없이 나오던 료칸의 석식.

 

 

그래도 정신없이 먹다 보니 마지막 음식. 황도인지 살구인지, 과일맛이 강하게 나는 푸딩이라고 해야 하나.

 

사진을 찍으며 하나하나 음미하는 게 목표였건만, 아무래도 사진에 맛이 담기지는 않아서 아쉬울 따름이다.

 

아주아주 훌륭했던, 언젠가 꼭 다시 한번 가서 만끽하고 싶은 유후인 료칸의 석식.

 

 

 

 

 

 

 

인천국제공항 ▶ 후쿠오카공항 국제선 by air (1시간 20분)

 

인천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이내 후쿠오카 상공에 진입했다. 티웨이항공사를 이용했으니 기내식은 기대도 안 했는데,

 

그래도 크로와상과 주스로 요기는 할 수 있었다. 비행시간, 1시간 20분. 오전 10시 5분 발, 11시 25분 착.

 

후쿠오카는 삼사년전 한번 시내를 돌아봤고, 이번엔 온천 마을로 손꼽히는 유후인을 섭렵하고 싶었다.

 

공항에서 바로 유후인으로 향하는 고속버스를 타고 출발할 예정이었으니 마음이 조금 급하다.(사실은 그럴 필요가 없는데.) 

 

후쿠오카공항 국제선 ▶ 후쿠오카공항 국내선 by Shuttle Bus(공짜, 15분 소요)

 

유후인으로 향하는 고속버스는 후쿠오카 공항 국내선 1층에서 바로 잡아탈 수가 있다. 우선 해야할 것은 비행기에서 내린 후

 

후쿠오카공항 국제선 터미널에서 국내선 터미널로 가는 셔틀버스를 잡아타는 것. 국제선 터미널에서 화물창고를 지나

 

국내선 터미널로 향하는 공항 내 셔틀버스는 대략 15분 정도 소요된다. 이용료는 공짜.

 

도쿄 같은 대도시들도 그렇지만 후쿠오카 역시 한국인 여행자들이 돌아다니기에 무지 편하다. 전철이나 공항, 백화점 같은

 

주요 시설물에는 전부 영어와 한글이 병기되어 있다. 셔틀버스에서도 훌륭히 제공되는 안내방송을 따라 후쿠오카 국내선

 

공항에 일단 짐과 함께 내렸다.

 

 

후쿠오카공항 국내선 ▶  버스티켓 창구

 

국내선에서 후쿠오카 인근 지역으로 이어지는 고속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이미 여기저기 줄을 서 있었다.

 

셔틀버스 내린 곳에서 얼마 걷지 않아 쉽게 고속버스 티켓 판매소를 찾을 수 있었다.

 

창구에 대고 물었다. "유후인, 욘마이킷뿌". 유후인 왕복을 위한 2명의 티켓을 세트로 파는 티켓을 '욘마이킷뿌'라고 한다.

 

(유후인 ↔ 후쿠오카 공항 국내선, 하카타버스터미널, 텐진버스터미널 중 선택 가능)

 

두명의 왕복 티켓이니 총 네 장을 8,000엔으로 살 수 있는데, 별개로 사게 되면 편도에 약 3,000엔 전후인 듯 하니

 

4,000엔 가량 할인되는 셈이다.

 

어라, 영어가 짧은 차표 아저씨가 뭔가 곤란한 표정을 짓더니 위의 시간표를 가리킨다.

 

여기서 유후인으로 출발하는 고속버스는 11:04, 12:04, 13:14, 14:04..이렇게 한 시간에 한대 꼴인데, 12:04분 걸 타면

 

딱 되겠구나 했는데 이미 만차란다. 예약을 사전에 하고 온 단체여행객들이 있었는지, 해서 13:14분 차로 예매.

 

(인천에서 10:05분 출발, 후쿠오카 국제공항에 11:25분경 도착, 입국수속하고 짐찾고 셔틀타면 12시 전후로 도착)

 

버스티켓 구매 ▶ 승차장 확인

 

이게 바로 유후인행 욘마이킷뿌. 앞의 두장이 유후인행 티켓, 뒤의 두장은 나중에 유후인에서 돌아올 차편을 끊을 때

 

필요한 티켓이다. 유후인역 앞의 조그마한 버스터미널에서 저 티켓을 보여주고 원하는 시간대의 버스를 끊으면 된다.

 

티켓을 사고 가만히 보니 이제야 눈에 들어온다. 유후인. 탕포원, 湯布院, YUFUIN이구나.

 

그리고 미처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 하나. 바닥에 노란 색으로 줄이 그어져 있고 각각의 라인에는 행선지가 적혔다.

 

이런 식으로, 유후인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이 라인 안에서 줄을 서서 버스를 기다리는 거다. 애초 티켓에

 

좌석이 지정되어 있으니 줄을 미리부터 서 있을 필요는 사실 없으니 공항 안에서 가볍게 편의점을 들러 군것질이나 조금.

 

 

 

딴짓할 시간(화장실, 편의점, 공항 전망대..)

 

간단히 요기할 거리를 찾는데 역시 일본은 올 때마다 신기한 거리들을 찾게 된다. 볶음라면이라고 해야 하나, 묘한 느낌의

 

라면을 렌지에 덥혀서 따끈하게 먹고, 무려 '스파클링 두유'를 마시며 잠시 공항 벤치에 앉아 쉬었다.

 

그리고 공항 화장실에 들렀는데 이렇게 색색깔로 구분되어 있다니. 색감도 맘에 든다. 

 

후쿠오카 국내선 터미널 ▶ 유후인 by 고속버스 (1시간 40분)

 

정복을 차려입은 아저씨가 마이크를 들고는 들고 나는 버스의 행선지를 외치며 승객들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이제 유후인행

 

버스 올 시간이 다 되었고, 유후인행 버스를 기다리는 버스에는 사람과 짐들이 꽉 차있었다.

 

 

고속버스라곤 하지만 중간중간 서서 사람들을 태우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고. 그래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건 이 버스의

 

종점이 바로 우리가 갈 곳, 유후인 역이다. 2시간에 가까운 탑승시간이 좀 지겨울 수도 있겠지만 중간에 휴게소를 쉬거나

 

그런 일은 없다.  

 

휴게소를 굳이 들르지 않는 건, 이렇게 차 안에 화장실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누가 이용하는 건 못 봤지만

 

화장실만 계속 쳐다보고 있던 것도 아니고 고작 2시간 남짓한 버스 여행이었으니 뭐.

 

그리고 다른 일본의 버스 요금 시스템처럼 구간별 운임이 쉼없이 늘어나고 있던 안내창이 붙어있던 버스 앞.

 

유후인 도착! ▶ 숙소

 

유후인에 도착해서 맨 처음 담은 풍경. 조그마한 동사무소보다도 작은 버스 터미널에서 내린 우리를 맞이했던 건

 

흰구름 동동 이고 있는 새파란 하늘, 그리고 반짝거리며 굴러내리는 햇살과 시원하게 내리부어지는 청신한 바람.

 

 

 

우선 숙소에 전화를 걸어 픽업을 요청하고는 잠시 주변을 돌아봤다. 유후인 역에서부터 뻗어나가는 왕복 이차선의

 

조그마한 차로는 아마도 유후인의 메인로드인 듯 하고, 그 양쪽으로 이어지는 자그마하고 아기자기한 상점들은

 

앞으로 둘러볼 곳들. 여느 고만고만한 세계의 도시들과는 달리 작고 살가운 풍경에 두근거리고 있는데 마차가 지나간다.

 

 

 

* 후쿠오카 - 유후인

 

후쿠오카공항 국내선 터미널

유후인 버스터미널(유후인 역)

 1  12:04 13:48 

 2

 13:14

14:58 
 3

 14:04

15:48

 

 

* 유후인 - 후쿠오카 (텐진 버스터미널 - 하카다 버스터미널 - 후쿠오카 공항) 

  유후인 버스터미널(유후인 역) 

후쿠오카 버스터미널(하카다)

 1  08:35  10:53 
 2  12:20  14:38
 3  13:50  16:08
 4  14:35  16:53
 5  15:20  17:38
 6  16:20  18:38
 7  17:00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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