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사쪼이의 스타페리 선착장, 빅토리아 항을 향해 활짝 열린 창문들 너머로 보이는 홍콩 찜사쪼이의 스카이 라인.

 

그리고 바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센트럴과 완짜이의 스카이라인. 스타페리를 타고 건너갈 예정이다.

 

한가로운 시골의 버스 터미널을 연상케 하는, 적당히 촌스럽고 한가로운 분위기의 선착장 내부.

 

스타페리, 라는 이름은 굉장히 럭셔리해 보이는데 실제로 빅토리아항을 오가는 스타페리들은 그렇게 럭셔리하진 않다.

 

다만 배 위에서 반짝거리는 별 모양 쇠장식이 눈에 가까스로 잡히는 정도.

 

 

 

 

찜사쪼이에서 센트럴, 찜사쪼이에서 완짜이, 다시 센트럴에서 찜사쪼이, 완짜이에서 찜사쪼이. 네가지 경로로 바삐 다니는 배들.

 

 

그 와중에 온갖 개인 선박이나 화물선들도 낑겨 다니느라 바다 위는 제법 바쁘다.

 

 

찜사쪼이의 명물 시계탑이 굽어보고 있는 선착장에서, 막 도착한 스타페리에서 우르르 쏟아져내린 사람들이 걸어나가는 참.

 

스타페리 옆에 새겨진 배의 정식 이름은 'Twinkling Star', 반짝이는 별이란다.

 

 

'트윙클링 스타'페리호를 타고 완짜이로 가는 길, 홍콩 컨벤션/엑시비션 센터를 지나고, 그 뒤로 센트럴 플라자가 보인다.

 

 

점점 가까워지는 홍콩 컨벤션 & 엑시비션 센터.

 

그리고 깜놀하게 생긴 옛 범선 모양의 배도 시야를 가르며 달려나가고.

 

뒤로 돌아보면 저만치 조그마한 미니어쳐처럼 보이는 시계탑과 찜사쪼이의 선착장.

 

 

이제 센트럴 선착장에 도착. 찜사쪼이에서 센트럴까지는 대충 6-7분 걸린 듯 하다.

 

스타페리에서 내리기 전, 방금까지 따끈하게 엉덩이로 덥혔던 의자를 슬쩍 살폈다. 좌석마다 온통 오각별이 반짝반짝.

 

 

 

 

홍콩섬 썽완의 캣스트리트, 도둑을 쥐에, 장물아비를 고양이에 비기던 홍콩의 언어관습에서 비롯했다고 한다.

 

장물아비들이 이곳에 모여 장물을 취급하는 거리를 형성하게 되었다나, 요새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아직은 캣스트리트 이전, 웨스턴 마켓에서 열심히 걸어 올라가는 참에 골목 하나를 슬쩍 들여다봤다.

 

Ladder Street. 거리 이름이 왜 그런가 했더니 아무래도 이 촘촘한 계단을 두고 지은 이름인 거 같다.

 

두둥, 캣스트리트의 첫인상. 고층건물들이 앞뒤좌우로 잔뜩 어깨를 치켜세운 채 내려다보는 좁다란 골목이랄까.

 

 

 

옥으로 만든 제품들이나 다기류, 전통장식품들, 싸구려 관광기념품들이 무질서하게 전시되어 있는 가운데 눈에 띈

 

얼굴조각들. 제법 색감도 그럴 듯 하고 모양새도 대충 만든 거 같지는 않은데, 디피되어 있는 테이블이 영.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 중국에서 마오쩌둥 관련 배지니 어록이니, 온갖 공산주의 색채 물씬한 물건들이 들어와서

 

기념품처럼 팔린다더니, 이제는 심지어 적극적으로 마오쩌둥과 공산당을 내세워 판매를 목적으로 만든 것들도 보인다.

 

 

공산당이 중국 전역에 붙였을 포스터 같은 것들도 무한 카피해서 팔고 있었는가 하면, 마오쩌둥 어록 역시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버전까지 전세계 외국인들에게 어필하려는 건지 마오 사상을 전파하려는 건지.

 

한 때는 누군가의 굉장한 자부심이었을 중국공산당의 배지나 훈장들은 플라스틱 팔찌나 구부러진 자물쇠 따위와 함께.

 

눈여겨 보던 것 중 하나는, 슈퍼모델이나 게이샤 카드 서유기를 컨셉으로 한 카드랑 마오쩌둥의 포스터가 가득한 카드였는데,

 

사실 카드를 갖고 놀 일이 없으니 사봐야 구석에 박히겠다 싶어서 말았다.

 

그리고 '마지막황제'에서 푸이가 귀뚜라미를 담고 놀던 상자랑 비슷해 보이는, 귀뚜라미집.

 

허드렛 조각상들과 자기류들과 함께 전시되어 있는 아톰. 대체 넌 왜 여기있는 거니. 뒤에 일본산 복고양이도 숨었다.

 

청의 건륭제였던가, 그림 속의 저 늙고 꼬장꼬장한 영감탱이는. 밑에 청제국 황제들의 도기 인형도 보인다.

 

청제국의 황제들 옆에는 중국의 지도자, 마오쩌둥의 조각상들이 인해전술을 펴고 있었다.

 

근데 이 아저씨들은, 러시아에 있어야 할 레닌과 스탈린 아저씨가 왜 여기에..

 

그래도 제법 전체적인 분위기는 인사동보다 차분하고 적적한 분위기, 어디선가 '방망이 깍는 노인'이 있을 법한 그런.

 

고층빌딩들 틈새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지 않은 골목이지만, 한걸음한걸음 쉬이 떼어지지 않아 시간이 잘도 흐른다.

 

길 중간에 이런 영국 식민지 시절의 유물인 망원경을 세워놓고 사람들의 관심을 순식간에 집중시키기도 하며.

 

오래된 카메라들이 층층이 벽돌처럼 쌓여있는 앤티크 상점.

 

어디선가 나타난 시커먼 팩맨이 벽보를 뜯어먹고 있기도 한 그런 공간, 캣스트리트는 흘러다니기 좋은 공간이다.

 

 

그리고 그 골목 어딘가쯤에서 발견한 엉성한 그래피티. 그림 자체보다는 왠지 어렸을 적 빠졌었던 '3X3 EYES'를

 

떠올리게 하는 메시지가 와 닿기도 했고, 그러고 보니 그 만화의 배경이 홍콩 아니었던가 하는 새삼스런 깨달음때문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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