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사라댄스 :

'물 위(apsu)에서 태어났다(sara)'는 뜻으로 압사라(apsara)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압사라는 '천상의 무희' 또는 '춤추는 여신'이라는 뜻이며, 앙코르와트 사원의 외벽을 이루는 1,500개 이상의 부조에 섬세하고 다양한 모습으로 조각되어 있을 만큼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고대에는 캄보디아 왕실에서만 공연되었는데, 이때 압사라들은 천상의 존재를 표현하는 신성한 임무를 지닌 것으로 간주되어 왕궁에서 기거해야 했으며, 결혼은 금지되어 있었다고 한다.

느리면서 섬세한 춤 동작은 느리고 우아한 전통 음악에 맞추어 진행되는데, 섬세하게 움직이는 손가락 동작이나 몸 동작들에 제각기 깊은 뜻이 담겨 있다. 춤 동작은 왕자와 공주, 거인, 원숭이 등 4가지 주체에 의해 변화하고, 전통 무용의 손 동작은 앙코르와트 사원의 부조 벽화에 나오는 압사라 무희들의 손 모양과 일치한다. 금색을 위주로 하는 화려한 의상과 정교한 분장으로 신비감을 자아내기도 한다.

격식이 매우 까다롭고 손동작이 화려하여 습득하기 어려운 춤으로 알려져 있으며, 캄보디아에서는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이 춤을 전수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 무용지도자들은 앙코르와트 사원의 벽화를 기본으로 하여 새로운 춤사위를 만들어가고 있다. 무용 기법도 세월이 지나면서 약간 변하고 있는데, 특히 의상이 매우 타이트하게 변하고 있다. 타이와 그 주변국의 전통 무용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네이버)

씨엠립에는 공연을 볼 수 있는 몇 군데 극장 내지 공연장이 있는데, 그 중 하나 Koulen에서 보여주던 공연.

비슷한 가격대 수준에서는 가장 괜찮다는 평을 받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사원 내 벽화나 조각에서 쉼없이

보이던 여신들의 몸동작이 실제로 눈앞에서 재현되고 있다고 생각하니 굉장히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그녀들의 손동작 하나하나, 잠시 멈춘 듯한 포즈의 뒷태, 앞태, 이미 어느정도 앙코르 유적들에 익숙해져버린

후라 그런지 낯설지 않기도 했고, 그렇지 않아도 충분히 우아하고 신비스런 느낌이 자욱히 피어났다.

이 아가씨 누구랑 좀 닮았지 않나...? 많이 본 것 같이 낯익기도 하면서, 굉장히 매혹적이기도 하고..
그리스 신들이 올림푸스 산에 오밀조밀 모여살고 있다 하면, 힌두신들이 모여사는 산 이름은 '메루산', 바로

바꽁(Bakong)의 사원이 바로 그 메루산을 형상화한 힌두교 사원의 최초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마치 불이라도 붙은 듯 하늘로 치솟아 오르는 기운을 이미지화한 사원의 중앙성소가 바로 메루산, 힌두신들의

고향이다. 중앙성소로 올라가는 길은 완만한 피라밋처럼 층층이 쌓인 채 동물상들로 수호되고 있다.

중앙성소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선명해지는 여신상 조각들. 뭔가 아름다운 것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거리잡기가 필수적인 것 같다. 너무 가까워도 전체 그림과의 조화가 뭉개지고, 너무 멀어도 디테일의 섬세함이

사라져 버리니 말이다.

군대에 있을 때 일년에 한 번씩 했던 '동계전술훈련', 대체 공군에 가서 하이바에 꽃꽂이하듯 풀떼기를 꼽고는

뛰어다니는 경험을 한 사람이 얼마나 되려나. 그냥 저 화분처럼 되어버린 사원을 보고 그 하이바가 생각났다.

중앙성소를 오르는 길에 마주했던 코끼리상, 길쭉하게 뻗어나가야 할 코가 부러져나가버리고 없지만, 그래도

얄포름하니 쉽게 펄럭일듯한 큼직한 귀의 묘사라거나, 완고하고 굳건해 보이는 네 다리와 넙데데한 발바닥,

그런 걸로 충분히 코끼리의 특징을 잘 잡아내고 있는 것 같다. 굳이 진짜 코끼리 가죽처럼 거칠거칠하고 완전

건조한 채 두툼한 느낌의 조각상 표면 감촉을 들지 않더라도.

사원이 드리워낸 시꺼먼 그늘, 강렬한 태양 아래 고스란히 노출된 세계와 극명하게 대비된 채 어둠이 내린 듯

어둡고 촉촉한 느낌의 또다른 세계.

중앙성소로 올라왔던 길과는 다른 편으로 내려가면서 돌아본 풍경. 여기저기 풀들이 자리를 꿰어차고 앉아

조금씩 사원을 허물고 있었다.

거의 완전히 허물어져내린 전탑 하나. 어디로도 이어지지 못하는 가짜문 하나만 간신히 남아있다.

얼핏 보면 앙코르왓 사원의 분위기와 비슷하다. 알고 보니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원래 바꽁의 중앙성소는 이런

모양이 아니었는데 전쟁으로 파괴되고 나서는 그새 건축된 앙코르왓의 중앙탑 모양을 따서 재건되었다는 얘기.

사원만 바지런히 따라다니며 보다보니, 퍼석퍼석하고 낡은 느낌의 누런 사암색에 너무 익숙해져 버렸나 보다.

광택이 번쩍거리는 생생한 샛노란 꽃 한송이를 보니 생명이 느껴진다.

그리고 다시 바라본 바꽁 사원, 혹은 힌두신들의 고향이라는 메루산의 전경. 뭔가 느낌이 달라진 거 같기도.

시바신의 화신이라는 소 한마리, 메루산에 안 오르고 사원에서 돌아나오는 길 뚝방에서 풀을 뜯고 계셨다.

롤루오스 유적군은 롤레이, 쁘리아꼬, 바꽁으로 이어지며 얼추 돌아본 셈이다. 다시 씨엠립 시내로 들어가기 전

아쉬워서 슬쩍 돌아본 주변에서 발견한 캄보디아의 쓰레기통.

그리고 여기도 시바의 화신, 유유히 풀을 뜯고 있는 뽄새가 아늑해 보이기는 하는데, 지천에 깔린 녹색 풀들을

두고도 넌 대체 왜 이리 갈비뼈가 앙상한 거니. 소를 볼 때마다 떠오르는, 영 풀지 못하는 궁금증 하나.





반띠아이 쓰레이에서 롤레이 유적군으로 달리는 길, 한참 불붙은 정오의 햇살이 내리쬐는 아스팔트길 위에서.

사실은 뚝뚝 운전수 칭이 헬멧 안에서 흥얼거리는 콧노래가 너무 좋아서 그 노래를 '채취'하고 싶었는데, 정작

이글대는 햇볕 소리와 오토바이 엔진 소리만 시끄럽게 녹음되고 말았다.

캄보디아에는 거의 산이 없다고 한다. 저 정도의 높이만 되어도 꽤나 높은 산 축에 들어간다고 했다. 도로

양쪽의 블록에는 무슨 자동차 서킷장처럼 빨갛고 하얀 페인트를 알록달록 칠해놓았다.

문득 고개를 올려 발견했던 뚝뚝의 부적. 안전운행을 기원하는 의미의 부적이라는데, 워낙 운전을 조심스럽게

잘 해주어서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그래도 계속 눈똑바로 뜨고 부적값 톡톡히 해주시길.

앙코르 유적지가 있는 씨엠립에서 북쪽으로 한참 올라가야 있는 반띠아이 쓰레이, 거기서 다시 남쪽으로 잔뜩

내려와 애초 올라갔던 것보다 더 오래 가야 나오는 롤레이 유적지. 거기까지 가는 길은 온통 정글이었다.

사람들이 모여사는 마을도 보이지 않고, 드문드문 여윈 소떼만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지만, 그 너머엔 또

삼엄하다 싶을 만큼 빽빽하게 짙은 녹색의 정글.

길가에 뚜욱 뚜욱 떨어져있는 집들에서 튀어나왔을 아이들은, 포장된 길 바로 옆 웅덩이에서 발가벗고 물놀이

하느라 여념이 없다.

점심을 먹으러 들어선 가게, 무려 "튀긴 개구리"요리를 파는 굉장히 캄보디아 현지의 '타협하지 않은 맛'을

고집하는 음식점이었다. 개구리 요리를 시도해 볼까 했으나. 그냥 좀더 노멀한 캄보디아 전통음식을 맛보기로

맘을 고쳐 먹었다.

아마도 코코넛 열매인듯, 화분도 공중에 매달아 놓고.

아무리 뙤약볕이 내리쬐도 그늘 안으로만 들어오면 또 시원하다. 한국의 무더위처럼 습기가 끈끈하다거나

찜통 속의 후텁지근한 느낌이 아니라, 보송보송하게 더운 느낌. 중동 지역의 그것과 비슷했다.

뭘 시켜 먹었는지는 이제 기억도 안 날 뿐이고. 뭔가 굉장히 색다른 향신료의 향과 맛이 강렬했던, 푸짐하고

독특한 진미였다는 이미지만 남아있다. 고기류와 생선류로 골고루 시켰던 거 같은데 결국 다 먹어치웠었다.

(저것들이 뭔지 아시는 분은 댓글로 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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