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띠아이 쓰레이에서 롤레이 유적군으로 달리는 길, 한참 불붙은 정오의 햇살이 내리쬐는 아스팔트길 위에서.

사실은 뚝뚝 운전수 칭이 헬멧 안에서 흥얼거리는 콧노래가 너무 좋아서 그 노래를 '채취'하고 싶었는데, 정작

이글대는 햇볕 소리와 오토바이 엔진 소리만 시끄럽게 녹음되고 말았다.

캄보디아에는 거의 산이 없다고 한다. 저 정도의 높이만 되어도 꽤나 높은 산 축에 들어간다고 했다. 도로

양쪽의 블록에는 무슨 자동차 서킷장처럼 빨갛고 하얀 페인트를 알록달록 칠해놓았다.

문득 고개를 올려 발견했던 뚝뚝의 부적. 안전운행을 기원하는 의미의 부적이라는데, 워낙 운전을 조심스럽게

잘 해주어서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그래도 계속 눈똑바로 뜨고 부적값 톡톡히 해주시길.

앙코르 유적지가 있는 씨엠립에서 북쪽으로 한참 올라가야 있는 반띠아이 쓰레이, 거기서 다시 남쪽으로 잔뜩

내려와 애초 올라갔던 것보다 더 오래 가야 나오는 롤레이 유적지. 거기까지 가는 길은 온통 정글이었다.

사람들이 모여사는 마을도 보이지 않고, 드문드문 여윈 소떼만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지만, 그 너머엔 또

삼엄하다 싶을 만큼 빽빽하게 짙은 녹색의 정글.

길가에 뚜욱 뚜욱 떨어져있는 집들에서 튀어나왔을 아이들은, 포장된 길 바로 옆 웅덩이에서 발가벗고 물놀이

하느라 여념이 없다.

점심을 먹으러 들어선 가게, 무려 "튀긴 개구리"요리를 파는 굉장히 캄보디아 현지의 '타협하지 않은 맛'을

고집하는 음식점이었다. 개구리 요리를 시도해 볼까 했으나. 그냥 좀더 노멀한 캄보디아 전통음식을 맛보기로

맘을 고쳐 먹었다.

아마도 코코넛 열매인듯, 화분도 공중에 매달아 놓고.

아무리 뙤약볕이 내리쬐도 그늘 안으로만 들어오면 또 시원하다. 한국의 무더위처럼 습기가 끈끈하다거나

찜통 속의 후텁지근한 느낌이 아니라, 보송보송하게 더운 느낌. 중동 지역의 그것과 비슷했다.

뭘 시켜 먹었는지는 이제 기억도 안 날 뿐이고. 뭔가 굉장히 색다른 향신료의 향과 맛이 강렬했던, 푸짐하고

독특한 진미였다는 이미지만 남아있다. 고기류와 생선류로 골고루 시켰던 거 같은데 결국 다 먹어치웠었다.

(저것들이 뭔지 아시는 분은 댓글로 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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