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마리나 베이 샌즈 옆에 새롭게 문을 열었다는 식물원, 그래서 이름도 베이 옆에 있는 정원이라는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이름이 좀 심심하다 싶긴 하지만 무료 개장중인 야외정원, 그 중에서도 슈퍼트리 글로브를 둘러보는 것은 무조건 강추!

 

 

 야외정원과 두 개의 실내정원으로 구성된 이 '가든스 바이 더 베이' 내부에서는 오디오 투어용 셔틀이 다니기도 하지만,

 

직접 걸어다녀본 바로는 생각보다는 그렇게 크지 않다. 굳이 셔틀을 이용하지 않고도 중앙의 슈퍼트리 글로브와 몇몇

 

포인트들, 실내정원을 둘러볼 수 있으니 괜시리 겁먹고서 셔틀부터 잡아탈 필요는 없을 듯.

 

 중앙의 슈퍼트리 글로브. 25미터에서 최고 50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나무 형태 조형들로 가히 이곳의 대표적 상징물이다.

 

 슈퍼트리 글로브를 감싸듯 각국의 식생과 정원 스타일을 살려둔 헤리티지 가든, 그리고 다양하게 꾸며진 산책로들.

 

 두둥. 열대의 왕성한 생명력을 체현한 듯 무섭도록 푸릇푸릇한 나무들 사이로 슈퍼트리의 중심부를 발견했을 때의 위압감이란.

 

 

 두 개의 슈퍼트리를 잇는 노란색 다리는 높이 22미터, 길이 128미터의 스카이웨이.

 

 오른쪽으로 바싹 붙어 보이는 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그리고 기하학적인 연속선으로 표현된 슈퍼 트리의 가지, 혹은 잎새들.

 

한켠의 티켓 부스에서 스카이웨이 티켓을 사서는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왔다. 밑에서 볼 때보다 체감컨대 훨씬 높은 느낌.

 

발 밑으로는 구멍이 숭숭 뚫려 있던 철판, 그 위에 얇게 덧대어진 고무판 덕에 그야말로 스카이 워크, 고스란히 바람에 출렁거리던.

 

 그래도 이런 전망을 굽어볼 수가 있다는 점, 심장이 쫄깃해지는 발밑의 위태로움과 거센 바닷바람만 제하면 정말 멋진 뷰포인트.

 

출렁거리는 현수교처럼, 발가락 끄트머리가 오무라들던 그 스카이웨이 위로 늘어뜨려진 슈퍼트리의 그림자.

 

 멀찍이 보이는 건 플라워 돔과 클라우드 포레스트, 두 개의 실내 정원이 꾸며진 거대한 유리 돔이다.

 

 그리고 또다른 슈퍼트리들 너머 싱가포르 플라이어의 완전한 동그라미가 자리를 잡았으며.

 

 

문득 불어닥친 바람에 바다 위 조각배처럼 출렁이던 스카이웨이 위에서도 태연하게 사진찍기에 몰입하던 사람들.

 

 

 

 한번 끝까지 걷고 나니 왠지 담력이 두둑해져서 다시 반대편까지 한번 더 걸으며 찬찬히 풍경을 완상 중.

 

 설마 이렇게 촘촘하니 강철줄로 연결된 다리가 끊어지기야 하겠어, 여긴 나름 선진국 싱가포르니깐 괜찮을 거란 자기 최면.

 

 

반대편 끝에서 엘레베이터로 다시 내려오기 전, 아무래도 못내 아쉬웠던 점은 이곳은 낮에 한 번, 밤에 한 번 와야겠구나 싶던.

 

 

 

 


트레이닝을 위해 약 2주간의 출장 일정으로 찾은 구글 본사. 샌프란시스코 마운틴뷰(MTV)에 위치한 본사는 그야말로 거대기업,

 

40여개의 건물이 왠만한 대학 캠퍼스보다도 넓게 산재해 있어서 내부 셔틀이 다닐 뿐 아니라 이동시에는 이렇게 자전거를 애용한다.

 

함께 트레이닝을 받던 미국 친구들과 자전거를 타고 맛난 점심메뉴를 찾아 식당으로 가는 길.


내부 셔틀도 있지만 샌프란시스코 곳곳에서 왕래하는 출퇴근 셔틀, G-Bus가 수십대 운행하고 있기도 하다.

 

버스를 탈 때 구글 직원증을 식별기에 인식시켜야 하기 때문에 외부인은 탑승이 불가능한 듯 하다.

 


샌프란시스코 도심에서 마운틴뷰의 본사까지는 대략 한시간 거리지만, 출퇴근 시간의 교통체증은 여기도 한국과 매한가지여서

 

심하면 근 두시간 가까이 걸리기도 한다. 버스 안에는 와이파이가 설치되어 있어서 많은 구글러들은 출퇴근중에도 랩탑을 펼치는 듯.

 

한적한 대학 캠퍼스라 해도 믿을 것 같은 본사 내의 듬성듬성한 건물들, 그리고 충분한 녹지. 여유롭게 나와서 단체 운동을

 

즐기기도 하고, 한쪽에서는 아직은 따뜻한 가을볕을 쬐며 맛사지사로부터 마사지를 받고 있기도 하고.

통유리로 되어 시원한 휴식공간의 한켠에는 방금까지 사람들이 실제로 즐기던 체스판이, 그리고 포켓 다이가 설치되어 있다.


'Google 15'라 불릴 정도로-구글에 들어오면 순식간에 15파운드가 찐다는 의미에서-간식을 풍족하게 쌓아둔 마이크로키친.

 

한국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다양한 간식들과 음료가 꽉꽉 채워져 있었는데, 심지어는 한국산 김도 간식코너에 입성해 있었다.

 

알고 보니 얘들은 김을 간식으로 한장씩 수시때때로 먹기도 하던데, 마치 하정우의 먹방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


구글 본사..라고는 해도, 고층 건물 하나가 덜렁 올라가 있는 게 아니라 고작해야 3층짜리 나즈막한 건물들이 듬성듬성 놓인 거라,

 

게다가 한곳에 모여 있는 것도 아니고 약간씩 거리를 두고 뭉쳐 있는 셈이라 이동이 쉽진 않다. 그치만 이렇게 이쁜 길이라면야.

마침 트레이닝 중에 2013년 셔틀버스 탑승인원이 2백만을 돌파했다고 한다. 샌프란시스코의 숙소로 퇴근하려고 셔틀을 기다리는데

 

정류장 앞에 맥주 박스를 수십짝 갖다놓고는 마음껏 마시라며 나눠주고 있어서, 일단 사진부터 한장 찍고 두병을 원샷.


구글의 인테리어가 얼마나 화려한지야 이미 익히 알려져 있다지만, 이런 분위기의 마이크로키친이라니. 역시 본사의 위엄..일라나.

 


휴식 공간이자, 자연스런 회의 공간을 겸하기도 하며 사무실 책상머리에 질린 이들을 위해서는 업무 공간으로 기능하는 산뜻한 공간.



그리고 심지어 '명상실'까지. 방석과 향과 디퓨저까지 갖다놓고는 아마 시간대를 맞추어 단체 명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듯 하다.


건물마다, 건물 내 층마다, 그리고 미팅룸마다 다른 컨셉의 다른 인테리어. 이런 걸 고민하는 사람이 제일 재미있겠다 싶다.

 

아니, 실은 구글 두들(Doodle)을 만드는 사람이 제일 재미있을 거 같다.


이번에 처음 해본 이 축구 게임. 사실 한국 오피스에도 있기는 한데 한번도 안 해봤었다. 은근 스릴 있다는.

 


아무리 오피스 내부가 뻑적지근하대도, 건물 밖에 성큼 다가온 가을의 화려함에 비길 바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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