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섬 완짜이에 있는 골든 보히니아 광장, 홍콩의 상징인 저 '금자향' 꽃 조형물 뒤로 홍콩 깃발이, 그보다 높이 오성홍기가

 

나부끼는 곳인지라 많은 방문객들이 관광버스에서 우르르 쏟아져나오는 곳이다. 마침 비가 추적거리던 아침 시간,

 

조금이라도 사진에 사람을 덜 넣고 싶었는데 포기. 이럴 바엔 차라리 적나라하게 전부 집어넣겠단 맘으로 한 컷.

 

홍콩의 관광버스들에는 보통 앞에만 있는 출입문과는 별개로 뒤 삼분의이 지점쯤에 비상문이 하나 더 있었다.

 

Emergency Exit. 중국어로는 태평문(太平門). 왠지 군대 가 있는 현빈이 생각나기도 하고, 자금성의 어딘가가 떠오르기도 하는.

 

홍콩은 뭐니뭐니해도 맛집! 먹거리를 즐겨야 하는 도시다. 골든 보히니아 광장의 네이밍이 먼저였는지 골든 보히니아 레스토랑의

 

네이밍이 먼저였는지는 모르겠지만, 홍콩 컨벤션 익시비션 센터에 있는 고급 레스토랑. '홍콩 미식대상' 수상을 여러차례

 

했다는 고급 광동요리 레스토랑인데 고위 공직자나 유명인사들의 단골이기도 하다고.

 

아마 저 술병 모양의 도자기는 웨이터를 부를 때 들어올리는 거였다고 어디선가 들었는데, 레스토랑 문이 열리자마자

 

들어갔는지라 보고 배울 다른 숙련된 손님이 안 보인다. 그냥 뭐, 기지개켜듯 번쩍 손을 들어올려 주문.

 

이게 바로 홍콩 최고의 요리 콘테스트라는 '홍콩 미식대상' 2006년 찜 부문 최우수 금상을 받았다는

 

"Steamed Crab claw Wrapped with Sliced Watermelon and Egg White". 이렇게 입안 가득 터져나오는 풍미의

 

게다리살은 처음이었다. 탱글탱글하면서도 보드랍고 온통 촉촉하다못해 흘러넘치는 육즙. 아아. 진짜 절대 강추.

 

 왠지 먹히기를 기다리며 양볼 수줍게 홍조를 붉히고 있는 듯한 이 녀석들은 버섯이랑 새우였던가, 고기였던가.

 

 그리고 커다란 새우 하나가 통째로 들어간 듯한 왕새우 딤섬.

 

 돼지고기와 커다란 전복이 양배추로 돌돌 말려있던, 입안 가득 불룩하게 집어넣고 한참을 말없이 음미했던.

 

 돼지고기가 들어간 호빵..이라고 해야 하려나. "Steamed Barbequed Pork Bun".

 

위의 두개와 더불어 2001년 '홍콩 미식대상' 수상작인 3대 딤섬 메뉴에 속한다고 했던 듯.

 

제법 통통하게 뽀얀 살이 오른 껍데기를 비집고 튀어나오려 애쓰며 육즙을 사방으로 퐁퐁 솟아올리는 고기소들.

 

딤섬의 세계는 아무래도 에라 모르겠다, 싶어서 일단 메뉴판부터 한장 찍고 말았다. 워낙 종류도 많고 전부다 맛난 것들이니 뭐.

 

 

 

 

 뉴욕 출장에 이어 홍콩 출장을 다녀온 스스로에게, 아직 여름휴가도 가지 못하고 있는 스스로를 위해 마련한 조그만 선물.

 

썽완의 캣스트리트와 헐리우드스트리트를 돌아다니다가 찾아낸 볼거리로 가득한 샵, 홈리스Homeless에서

 

발견한 커프스버튼. 디자인 표준 컬러를 만들어내는 팬톤에서 커프스버튼도 만들 줄이야.

 

고른 색깔은 미모사색, 팬톤 컬러넘버로는 14-0848, 미모사색이다. 알고 보니 2009년 올해의 컬러로 선정되기도 했던

 

옐로우 계열의 미모사는 따뜻함과 안정감을 전해주는 색이라고. 열심히 하고 다녀야겠다.

 

 

그리고 이번엔 새빨강색의 책 한 권. 중국 본토로부터 홍콩으로 반출되어 싸구려 관광상품으로 팔려나가는

 

중국 공산당 관련 책자니 배지니 훈장 따위가 많다더니 정말이었다. 무려 후광이 빛나는 마오쩌둥 주석의 어록이다.

 

음..시대가 하 수상하니, 그냥 이렇게 중국어와 영어가 병기된 책을 통해 언어 공부를 하려 샀다고 해두자.

 

그리고 출장의 뒷끝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건, 블러디 메리. 고작 한 시간의 시차밖에 없는 한국과 홍콩이었지만

 

출장을 다녀오고 나서 왠지 날카로워진 신경을 다독거려주는 데에는 역시 알콜 만한 것이 없다.

 

블러디 메리 믹스 5.5 vs 보드카 1 의 비율을 그대로 지키진 않았지만 입에 맞는 수준으로만 희석시키면 되는 거니깐.

 

약간의 후추를 더해도 맛있다고 하는데 그건 미처 생각지 못하고 한 잔을 금세 비워버렸다.

 

 

뉴욕에서 돌아오는 길, 공항 라운지에서 맥주를 한 캔 마시는데 문득 병뚜껑에 시선이 갔다. 어라, 캔 뚜껑에서 왕관이 보인다.

 

아무래도 캔뚜껑에 이런 왕관 문양이 보이는 맥주는 처음인 거 같아서 새삼 맥주캔을 들고 요모조모 살펴보게 된다.

 

그러고 보니 발견한, 빨갛고 파란 성조기 색깔을 따서 만든 화려한 캔 디자인 외에 카피 한 줄이 눈에 띄었다.

 

KING OF BEERS, 맥주의 왕이라. 그런 의미로 맥주 캔뚜껑에 왕관을 얹어넣은 거엿다. 버드와이저.

 

 

국내에 수입맥주가 거의 눈에 띄지 않던 시절, 유일무이하다시피했던 수입맥주는 버드와이저였지만 사실

 

그 때는 공장이 국내에 있다던가, 뭐 여하한 이유로던가 맛이 그다지 인상적이거나 호의적이진 않았던 거 같다.

 

그리고 얼핏 외국, 혹은 미국 본토에서 제대로 사먹는 버드와이저의 맛은 그것과 다르단 말은 들었었는데

 

어쩌면 진짜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맛은 났던 거 같은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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