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돌잔치에 갔더니, 역시나 똑똑한 고양이들인지라 동거중인 다른 고양이 녀석은 자기를 위한 날이 아닌 걸 알고

 

구석에서 계속 심통부리다가 꼬박꼬박 졸다가를 반복하는 참이다.

 

그래도 명색이 귀족묘 페르시아 고양이, 그 매력은 누구에도 뒤지지 않는 데다가 최근에 밀었던 복실복실한 털은

 

훨씬 더 부드럽고 솜사탕처럼 풍성해졌다.

 

 

photo by Pentax K-5, 16-50mm star & 77mm limited lens.

 

 

 

 

아무려나 오늘은 자기 날이 아님을 알고서는 눈치를 보며 사람을 툭툭 치고 지나가는 녀석.

 

 

 

생긴 건 이렇게 이쁘게 생겼어도 엄연한 수컷 고양이.

 

 

 

 

 

졸린다..졸린다..

 

 

 

셔터 소리에 귀를 움찔거리다가는 이내 반응조차 사라졌다. 완전한 숙면 상태에 빠져든 조연 고양이.

 

 

그래도 또 눈떠서 밥도 제 알아서 잘 챙겨먹고.

 

 

열심히 흔들어주는 장난감에, 혹은 그 부지런한 성의에 감복해서인지 시큰둥하게 반응도 해주고.

 

 

 

그렇지만 모처럼의 돌잔치날, 초대받은 손님들에 지쳐버렸는지 테이블 아래에서 저렇게 큰대자로 뻗어 잠들고 말았다.

 

 

고양이 돌잔치에 초대받다. 돌잔치와 심지어 돌잡이까지 준비되었던, 굉장히 참신하고 재미있던 이벤트.

 

미달이라는 이름의 녀석은 다리가 좀 긴 먼치킨 암컷이라던데, 아마도 한국 최고의 복받은 묘생이 아닐까 싶다.

 

늘 그렇듯, 아니, 사람을 대하고 찍을 때보다도 더욱 사진을 골라내지 못해버렸던 건, 다 이뻐. 그리고 다 달라...;;

 

개인적으로는 좀더 고양이란 생물을 많이 찍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기회.

 

 

photo by Pentax K-5, 16-50mm star & 77mm limited lens.

 

 

 

저번에 방문했을 때처럼 도도한 표정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녀석.

 

 

 

 

돌잔치를 앞두고 보타이를 매는 녀석, 저 그윽하고 매혹적인 눈빛이라니.

 

 

 

 

 

보타이가 성가신 듯 조금 긁적거리더니 이내 꾸벅거리고 마는 잠탱이기도 하다.

 

 

한살이나 먹었으니 사람 나이로는 십대 중반쯤 되나본데, 조금 저항하는가 싶다가 흔들리는 장난감에 넋을 빼앗기다.

 

 

 

 

 

 

 

 

 

 

그리고, 비슷비슷하다 싶어 스크롤을 내리다 나가버린 분들을 제외하고, 여기까지 고양이가 보여주는 매력적이고도

 

다양한 모습과 분위기에 끌려 따라온 사람들을 위해 공개하는 돌잔치상, 그리고 현수막.

 

 

녀석을 위해서는 연어를 갈아 만들었다는 조그마한 케잌이 준비됐다.

 

 

 

 

 

 

 

 

그리고 무려 돌잡이. 오래 살라는 축원이 담긴 실뭉치, 부자고양이로 살라는-부자 되길 바라는 주인의 마음이 담긴-돈,

 

의사가 되라는 건지 청진기를 대신한 고양이 진료용 면봉, 펜..은 대체 왜. 그 중에서도 녀석이 고른 건 장난감 쥐돌이.

 

주인내외보단 니 녀석이 훨씬 정상적이구나.

 

 

 

 

아무쪼록 오래오래 건강하게 행복하게 지내는 묘생이 되기를.

 

 

 

 

경기도 이천에 소재한 '동원리더스 아카데미', 최근 회사 내의 연수를 위해 다녀온 곳이다. 날이 좀 흐리긴 했지만

 

펜탁스의 15mm 리밋렌즈를 들고 어슬렁거리며 아카데미 건물을 휘감고 있는 '명상의 숲'을 거닐기엔 그럭저럭 괜찮았다.

 

비가 오지만 않았으면 저기에 앉아 바람을 쐬며 밥먹는 게 참 좋았는데.

 

 

인공잔디이긴 하지만 잔디구장도 있어서 틈만 나면 공을 차러 나가곤 했던 운동장, 그 둘레에 새빨간 장미가 함박 피었다.

 

다른 쪽에는 흔히 족구장으로 활용되는 배구장, 그 옆엔 농구장도 있는데 아무래도 족구가 덜 힘들다.

 

 

건물 뒷켠으로는 철도길처럼 침목 받침이 규칙적으로 놓여 발걸음을 인도하는, 그런 숲길로 새는 길이 있다.

 

 

 

아직 뻣뻣해지지 않은 가지를 기울여 오솔길 쪽으로 귀를 기울인 나무 한 그루.

 

 

이렇게 트인 잔디밭 길을 따라 걷는 것만 해도 제법 거리가 짧지 않다. 이제 숲으로 진입하는 길목.

 

 

 

 

중간중간 벤치도 있고, 제법 울창한 숲이 시야를 감싸고 하늘을 걸러서 아늑한 기분이 든다. 당장 코앞에 있을

 

교육동의 여러 소음들도 여기까지는 차마 침범하지 못하는 그런 고요하고 차분한 공간.

 

 

 

6월이 넘어간 초록색은 벌써 삶의 고단함과 녹록치 않음을 깨달았는지 뭔가 심지가 들어간 질기고 그악스런

 

분위기가 없지 않지만, 5월까지만 해도 대개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햇살 쬐고 물빨아올리는 게 좋은 착한 연둣빛이다.

 

 

 

with smc PENTAX DA 15mm F4 ED AL Lim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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