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돌잔치에 갔더니, 역시나 똑똑한 고양이들인지라 동거중인 다른 고양이 녀석은 자기를 위한 날이 아닌 걸 알고
구석에서 계속 심통부리다가 꼬박꼬박 졸다가를 반복하는 참이다.
그래도 명색이 귀족묘 페르시아 고양이, 그 매력은 누구에도 뒤지지 않는 데다가 최근에 밀었던 복실복실한 털은
훨씬 더 부드럽고 솜사탕처럼 풍성해졌다.
photo by Pentax K-5, 16-50mm star & 77mm limited lens.
아무려나 오늘은 자기 날이 아님을 알고서는 눈치를 보며 사람을 툭툭 치고 지나가는 녀석.
생긴 건 이렇게 이쁘게 생겼어도 엄연한 수컷 고양이.
졸린다..졸린다..
셔터 소리에 귀를 움찔거리다가는 이내 반응조차 사라졌다. 완전한 숙면 상태에 빠져든 조연 고양이.
그래도 또 눈떠서 밥도 제 알아서 잘 챙겨먹고.
열심히 흔들어주는 장난감에, 혹은 그 부지런한 성의에 감복해서인지 시큰둥하게 반응도 해주고.
그렇지만 모처럼의 돌잔치날, 초대받은 손님들에 지쳐버렸는지 테이블 아래에서 저렇게 큰대자로 뻗어 잠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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