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탈퇴했습니다. '사이버 망명'이란 표현도 등장했지만, 문자메세지를 대체했던 카톡을 탈퇴한다는 건 차라리 피난길에 가까운 일이었습니다. 카카오스토리에 담아두었던 것들 중 보듬고 갈 것들을 다시 정리하고, 24시간 열려있는 단톡방 그룹들을 박차고 나오며 어디서든 다시 무사히 만나자고 약조하는 일들.

 

카톡 측에서는 엄정한 법집행에 어쩔 수 있냐는 투로 나오는 거 같고 이에 동조하는 목소리도 적잖아 보이지만, 그렇다면 이렇게 답할 수 밖에요. 사과할 필요도 없고,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냥 각자 갈 길을 가야죠. 내 모든 내밀한 사생활과 속닥한 정담들이 좌판대에 굴러다니는 싸구려 물건들처럼 이사람저사람 손타도록 냅둘 생각은 없으니. 무엇보다 불쾌하니까요.

 

아마도 그 결과는 일개 기업의 곤란함에 그치지 않을 겁니다. 사람들은 피난길 와중에 놓치고 만 손들이 생겨날 거고, 언제든 보퉁이 이고지고 떠야할지 모른다는 새삼스런 깨달음이 생기겠죠. 피난을 포...기하고 주저앉은 사람들도, 이전과 같이 시시덕대는 이야기를 나눌 때조차 문득 까닭모를 불안함을 느낄지 모릅니다. 이런 이야기해도 될까, 이런 사진 올려도 될까 하구요.

 

전화기 한대로 무리없이 이어지던 인연들이 수많은 실낱같은 끈으로 아둥바둥 이어지고 있구나, 하는 게 가을버전의 씁쓸한 결론이라면, 사법체계를 농단하는 세력 덕분에 글로벌 기업들에게 수월한 시장환경을 만들어주는 여왕폐하께 hail to the queen.이란 게 외국인노동자로서의 결론 아닌 결론.

 

quotation from FB.

 

 

어떤 책들은 읽고 나면 숙성시킬 시간이 필요하다. 사방팔방으로 울림이 번져나가는 책,

그게 소설이던 인문사회과학 서적이 되었던, 들불처럼 사방으로 번질 수 있는 의미의 갈래들을

하나씩 새겨보고, 그게 어떤 의미와 연결될 수 있는지를 되짚어보는 과정은 읽는 것 자체와는

또다른 큰 쾌감을 준다. 그리고 그런 책들에서 자신이 애써 고삐를 추스려 잡아 자신의 말로

이야기할 수 있는 건 그 중의 아주 조금에 불과하다. 뭐, 고작해야 학사 나부랭이인 내 수준에서

그렇단 얘기다.


민중에서 시민으로 - 10점
최장집 지음/돌베개

최장집 교수의 이 책, 그의 다른 책들처럼 굉장한 책이다. 나는 그저, 내 나름의 맥락에서 그 중

일부를 떼어서 조금이나마 사고를 자극하고 정렬시킬 수 있을 뿐이다. 그런 면에서, 이 글은

'리뷰'라기보다는 일종의 발제문.


'갈등'과 '분열'을 조장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갈등을 전제로 한다. 특정 주제에 대해 서로 갈등하고 반목하는 두 개의 집단이 맞서고, 두 집단은

모종의 타협이나 정치적 과정을 거쳐 적절한 균형을 만들어낸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이 있지만

정치의 영역에서는 그런 무조건적인 통합의 메시지는 국가주의나 집단주의를 초혼할 뿐이다. 시끄러울 수 밖에

없다. 국회는 안건을 갖고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게 당연하고, 시민들 역시 떠들어댈 광장이 필요하며,

시스템이 안배한 통로 속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괴로운 사람은 초법적 수단조차 동원해야 민주주의가

작동하기 위한 '갈등선'이 비로소 그어지는 거다.


갈등을 부정하고 묵살하는 사회

문제는 우리 사회가 그런 '갈등'에 대해 그 존재부터 부정하고, 묵살하려 한다는 사실이다. 시스템 내의 '갈등

발견&해소 프로그램'은 협소하고 취약하기 짝이 없어서, 모든 갈등은 사회적 문제가 아닌 개인의 문제로

치환된다. 결국 사교육비 많이 부담하라는 교육문제, 애기 외롭지 않게 키우라는 출산율문제, 손 많이 씻고

쇠고기는 알아서 골라 먹으라는 보건문제, 우유 많이 먹고 성형외과 찾아가라는 젠더문제, 눈높이를 낮추고

기술을 배우라는 취업문제. 사실은 사회 문제, 즉 사회적인 갈등선을 빚어내는 문제들이 대부분 개인적인
 
차원에서 해소하도록 종용되고 있다.


복불복 마인드로 순치되어 버린 파편화된 개인

그리고 조용한 사회. 누군가 '노'라고 이야기하면-갈등을 말하려 하면-사회 불만세력, 반정부세력, 심지어는

국론 분열과 국력 낭비를 조장하는 매국노로까지 매도당한다. 지금의 비정규직 정책에 반대한다, 한미FTA에

반대한다, 재개발 정책에 반대한다, 등등 이어지는 '노'에 대한 우리 사회의 대답은 언제나 그렇듯 무조건적인

사회 통합의 강요, 국가발전 한길로 매진해야 할 시기에 힘 빼지 말자는 국가주의적 교시였다. '노'라고 말하기

위한 최소한의 시스템적 안배나 기제가 없는 상황에서 번번이 '불법'으로 밀려나는 최악의 상황에선, 1박2일식

'복불복 마인드', '나만 아니면 돼'라는 파편화된 개인들은 그러한 무서운 국가 앞에 무력할 뿐이다.


똘레랑스는 갈등 인정 이후의 문제다

그게 민주주의일까. 황장엽이 말하고 보수세력들이 떠드는 '한국식 민주주의'가 그런 거라면, 그건 민주주의가

아니라 국가주의, 혹은 다른 무엇이다. 민주주의는 최장집의 표현을 고대로 빌건대 "폭력을 배제한 갈등과

타협에 기초한 정치체제"에 가까운 무엇이어야 하는데, 그것을 위한 똘레랑스는 고사하고 갈등 자체를 터부시

하고 있는 거다. 시끄러운 국회가 싫다, 시끄러운 광장이 싫다, 결국 '시끄러운 게 싫다'란 정도로 요약될

갈등 상황 자체에 대한 혐오나 염증이 문제다. "정치인 아저씨들은 왜 맨날 싸워요?"라고 묻는 어린애의 똘망한

눈망울 앞에 무조건 부끄러워 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실제적인 갈등을 대체하는 추상적 전선(戰線)

혹은 갈등을 묵살하고 없는 것 취급하는 것과 동시에, 추상적인 양극 구도로 몰아간다. '민주 대 반민주', '진보

대 보수', '평화개혁세력 대 냉전수구세력' 따위의 갈등선은 뭔가 선명하고 뚜렷해 보이지만, 사실은 더이상

내용도 없고 실천적 의미 또한 던져주지 못하는 죽어버린 그림이 아닐까. 87년을 기점으로 절차적 민주주의가

완성되고 나서, '민주', '진보', '개혁' 따위의 단어로 지시되는 내용은 그때그때 바뀌어 버렸다. 이미 갈등선이

그 고도로 추상화된, 그렇지만 그래서 오히려 쉬운 단어의 세계를 넘어서 복잡다단한 현실세계로 넘어온 거다. 


'부러지지 않는 쌍쌍바', 자잘한 균열선들의 긍정적 역할

두 개의 그림을 떠올려 볼 수 있다. 쌍쌍바 여러개를 고르게 포개어 쪼개는 그림, 그리고 쌍쌍바 여러개를

무질서하게 포개어 부러뜨리는 그림. 첫번째 그림에서 쉽게 부러질 쌍쌍바가 '민주 대 반민주'니 '진보 대

보수'니 따위의 극단적이고 추상적인 갈등선으로 일관하는 사회의 파국 혹은 불건전성을 의미한다면, 둘째

그림에서 좀처럼 부러지지 않을 쌍쌍바들은 예컨대 '동성애 찬성 대 반대', '증세 찬성 대 반대', '등록금 무료

찬성 대 반대', '모병제 찬성 대 반대' 따위 수많은 이슈에 대한 자잘한 갈등선을 품어내는 사회의 건전성을

의미한다. 최장집은 정당정치가 그러한 자잘한 갈등선을 반영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민주주의를 위한 '시민'의 부재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어떠할까. 정당 정치는 마비되었고, 광장 정치(광장 민주주의라 높이 평가되기도 한)는

고양되지 못한 채 배설되고 있으며, 근본적으로 근대 정치에 걸맞는 '자유주의적 인간형'조차 제대로 세워지지

못한 채 지지부진하다. 거대한 국가와 동등한 계약관계로 묶인(혹은 묶였다고 상정되는)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인간, '시민' 대신에 NL(민족민주)이니 PD(민중민주)니 통일조국, 민주국가건설을 위한 '민중'만이 화석처럼

남아있을 뿐이다. 광기에 가까운 월드컵 응원 열기, 골프와 피겨, 축구 선수에 대한 과도한 국가적 상징화,

새롭게는 '국격'이니 '국위 선양'이니 따위의 국가주의적 수사에 푹 절어 있는 것이 하나고,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면 '네티즌 수사대'가 몰려들어와 융단폭격을 하는 원시적/집단주의적 작태가 다른 하나다.


'민중'에서 '시민'으로 바꿔내지 못한 한국 민주주의

최장집이 이른바 386세대, 운동권에 대해 비판하는 대목이 바로 이 부분이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기득권 세력,

구조에 대한 거울 이미지로서 스스로를 형상화하고 안티화해내면 되었을 뿐인, 역사적인 한계기도 하지만 능력

부족이기도 했던 부분이다. '민중'이란 불분명한 역사적 집단에 기대어 '역사의 정방향으로의 발전'을 믿었던,

지금과는 정반대의 뒤집어진 세상만 꿈꾸면 된다고 생각했던 그때의 불철저했던 문제의식은 곧 김대중/노무현

두 자칭 '진보성향' 정권의 실패 원인이기도 했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는 결국 김대중과 노무현, 이명박은

동일한 문제를 내재하고 있다, 혹은 이명박은 10년 '좌파 정부'의 예정된 귀결이었다고 판단한다.


김대중과 노무현, 그들을 박제화한 '민중'의 배신은 당연하다

과연 그런 걸까. 판단은 유보하되 의견을 말해 보자면, 김대중과 노무현, 두 대통령의 죽음에 비통해 하던 이들은

'민중'이었지 '시민'은 아니었다. 자신들의 '세속된' 이해관계와 그로부터 파생되는 갈등을 시스템 내에서

해소할 준비가 되어 있는 시민이 아니라, 감정적으로 격앙된 상태에서, 또 이명박이 퇴행시켰거나 노출시킨

허술한 민주주의에 놀란 상태에서 '민주 대 반민주'라는 손쉬운 갈등선에서 어느 한 쪽을 택한 '민중'이었다.

김대중과 노무현은 이명박 덕분에 갑자기 '민주'의 화신, 실패한 영웅으로 부활했지만, 사실 그들은 재임 중

수많은 이슈에 대해 사람들을 실망시켰고, 그보다 더 중요하게도 시스템 내로 그런 이슈, 갈등을 들고 들어와

해결하는 기제를 마련치 않았다. 그 결과다. '민중'은 속되고 삿되다 하여 정치권에서 다루지 않는 온갖 생활

밀착형 이슈들, 부동산과 주식과 교육과 취업과 세금의 문제에서 또다시 '김대중과 노무현'의 가치를 배신하고

있다. 이명박의 지지율을 보면 알 일이다.


운동권 세력이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에 기여한 것이 무엇인가

그건 한국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을 10년을 날려버린 정치권의 실패다. 그들은

"샐러리맨 세금낮추기 정당", "공휴일에 지하철 막차시간 연장하기 정당", "대학생 일자리 보장 정당" 따위, 좀더

세분화되고 생활에 발딛고 있는 이슈로 자잘한 찬/반 균열을 그어줄 수 있어야 했다. 그런 이슈들의 묶음으로

커다란 '진보'를 형상화할 수 있어야 했다. 그것이 곧 '구체에서 추상으로' 나아가라는 구호의 함의였을 거다.

사실 국가 발전을 위해 다른 갈등들을 묵살하는 기득권 세력의 몸짓은 지금의 '운동권' 세력에게도 여기저기

발견된다. 조직 내 성추행 사건을 덮는다거나, 전경과 대치하기 위해 필요악으로 동원되는 '사수대'의 군대식
 
규율, '민주주의'의 대의를 위해 개인의 도덕률과 사명감의 차원으로 모든 것을 치환해 버리는 방만함까지.


자잘한 이슈들을 그어내고 반영하는 정치가 필요하다

좀더 갈갈이, 중층적으로 찢겨야 한다. 무슨 모세의 기적도 아니고 반공이니, 신자유주의니, 혹은 친미/반미니,
 
심지어는 희화화된 형태의 '보수꼴통'과 '친북좌파'의 굵고도 무식하며 무시무시한 일도양단식 균열말고. 그런

세속화되고 일상적인 형태의 자잘한 균열들이 좀더 촘촘하게 그어지고 나서야 제대로 된 민주주의가 고착되고

성숙을 향해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서구처럼 국가 이전에 '시민'이 먼저 형성되는 것이 실패하였다 치더라도,

이제라도 강력한 국가 앞에서 당당히 맞설 수 있는 '시민'을 불러내는 정치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이제는 분열을 말할 때다. 지금처럼 인터넷 상에서 서로 ^^해가며 좌빨이니 우빨이니 맞지 않는 화살만

잔뜩 주고 받는 소모적인 이야기로 분열하는 게 아니라, 정말 서로의 이해관계가 상충하고 입장이 다름을

확인하기 위한 분열 말이다.



덧댐.

어쩌면, 이명박을 뽑은 국민들이 '돈을 많이 벌게 해줄 것'으로 기대했다는 것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것으로는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뿐이다. 물론 근본적으로 '경제발전'에 대한 감수성과 비판의식을 키워내야겠지만

'돈을 많이 벌게 해줄 것'에 대한 디테일과 방법론이 경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는 '진보'를 자처한 진영이

그 이슈를 송두리째 방기했음을 반증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어떤 형태의 삶의 부유함을, 어떻게 창출할 건지에

대한 미시적 수준의 갈등선을 역시 그었어야 한다는 거다. 이 역시 이명박의 집권이 김대중/노무현으로

상징되는 운동권 세력이 정치적 발전에 소홀했던 덕택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오늘 시청앞에서 뜬금없이 마주쳤던 말과 포도대장 아저씨, 옆에는 버스가 씽씽 달리고 있는데 요 잘생긴

말들은 벌써부터 주눅이 들었는지 잔뜩 겁먹은 표정이다.

이번 월드컵, 사실 4년마다 돌아오는 월드컵은 그다지 마뜩찮다. 축구에 평소 관심이 있던 것도 아닌데다가

사실 별로 긴장감도 없고 스릴도 없는 경기를 두시간여 멍하니 지켜봐야 한다는 건 고문에 가까운 일이다.

더구나 갈수록 그 'Reds'들이 대기업에 놀아난다는 느낌. 처음 2002년에 거리를 그들이 접수했을 때만 해도

오, 이건 뭘까 멋지다~ 생각이 없지 않았지만, 점점 상업화되고 대기업의 도구로 전락하는 느낌이다. 하여

'대한민국은 샤우팅입니다' 요 짧은 문장 하나에서 맘에 안드는 글자가 무려 일곱글자나 된다.

우야튼, 교보빌딩 앞을 지나다가 재미있는 장면을 발견. 교보빌딩이 포장중이었다.

아직 어떤 문장인지 명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대들의 함성으로 승리를 두드려라' 정도 되려나. 홍명보

형님이 활짝 웃고 있는 오른쪽의 그림은 열심히 건물 외벽에 부착작업 중이었다.

참 고생이시구나, 싶었다. 늘 여길 지날 때면 교보빌딩 외벽에 적힌 몇마디 촌철살인의 문구들이 참 좋았는데

저기도 월드컵 열풍을 빗겨나가지는 못하는구나 싶어서 씁쓸하기도 하고. 사실 난 차라리 SBS가 월드컵

중계를 독점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월드컵 기간이라고 개자식들이 사건사고를 안 치는 것도 아니고.

다른 채널에서는 그래도 내가 궁금한 것들에 대해 무기력하게나마 이야기해주겠지.





해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오른 실종자 가족들의 글 중 하나가 어마어마한 조회수를 타고 있다. "이 글을

퍼날라 주세요"라고 제목을 붙인 이 글은 준비되지 않는, 여전히 준비되지 않은 수색 작업과 기타 후속 조치를

보며 답답함과 분노, 심지어는 절망감을 표현하고 있다.


물론 대통령께옵서는 '초기 대응을 잘했다'며 해군을 치하했다지만, 대체 뭘 잘했는지는 모르겠고. 방금 또

구조대원 한명이 사망하는 사건까지 일어났으니 얼마나 사태가 엉망진창으로 흘러가는지 짐작만 할 뿐이다.

의혹은 사고 발생부터 이후 후속조치에 이르기까지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있는데 좀처럼 대답하는 이는 없다.

아마도 그게 고작 이삼백의 조회수를 기록하던 이 공간에 만삼천이 넘는 조회수를 올리는 이 글에 대한 호응일

거라고 생각한다. 알량하고 잘난 대한민국, 그 땅을 지키는 군인으로 자식들을 복무시키기를 거부한다는.


구조요원들을 잘 운용하고 그들의 안전 또한 담보하기 위한 조치도 제대로 취하지 못하고 은폐하고 딴소리하는

것에만 급급한 군 당국, 실종자 가족에 총부리를 겨눈 사건에 대해 항의하니 "오해다"라는 식의 데자뷰 현상,

공식적인 해명과 위로에 대한 의지나 숨김없고 철저한 진상 규명을 약속하지도 믿게 하지도 못하는 정부까지.

그 와중에 실종자 가족 사이에 프락치나 심어놓는 그야말로 '알량하고 치사하고 잘난' 대한민국 따위.

실종자 가족중 일인입니다.

오늘 저녁 백령도 함상에까지 가족 대표로 나가서 하루 종일 구조작업을 지켜본 우리 매제와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어이없고 울화통이 터져 글을 올립니다.

처음 소식을 듣고 달려간 싯점부터 지금까지 해군당국 아니 대한민국의 대처는 정말이지 상식을 뛰어넘는 엄청난 기행을 넘어 만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함장이란 인간의 브리핑에 의하면, 침몰당시 선수에 부표를 매어놓고 탈출을 했다고 횡설수설했다는데 그 부표가 감쪽같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정말 매어놓았다면 누가 일부러 그랬을 리는 절대로 없겠지요.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정말 매어놓았는데 없어졌다면 관리책임이고 매어놓지도 않고 매어놓았다고 한다면 함장이 거짓말을 한 셈입니다.
어쨌건 그 부표를 다시 설치하는데 얼마나 금쪽같은 시간이 흘렀습니까?
그 부표 하나 제대로 관리 못해서 상황을 이 지경까지 몰고 옵니까?

잠수사들이 심해 잠수를 했다가 수면에 올라오면 잠수병 때문에 감압챔버에 들어가서 치료를 해야 한다는 것은 웬만한 사람이면 상식으로 알고 있습니다. 심지어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저조차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 있는 감압챔버는 달랑 하나뿐입니다. 그렇게 때문에 복수의 인원이 계속 교대로 작업을 하려면 다수의 감압 챔버가 있어야 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입니다. 
일초가 급박한 상황에서 감압챔버의 수용인원과 그 치료 시간에 따라 잠수사들을 운용하다 보니 구조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잠수사들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지 못해 결국 구조작업이 늦어지는 결과를 낳고 말았습니다. 
낮엔 조류가 빨라서 못하고 밤엔 어두워서 못한다구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구조대원분들은 제가 알기로도 산전수전 다 겪으신 분들입니다.
준비가 된것이 없으니 당연히 늦어지는 것뿐입니다.
오늘로 침몰 4일째입니다. 
그러면, 상식적으로 보더라도 침몰된 배 안의 승조원들을 구조하는데 잠수작업이 필수적이란 것은 불문가지이고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짧은 시간안에 가급적 다수의 잠수사들이 작업을 해야만 하며 잠수병을 예방하기 위해 감압챔버가 필수적이라는 것은 당연한 이치임에도 그런 준비도 없이 감압챔버를 달랑 하나만 준비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이거 다음엔 저거, 저거 다음엔 이거 이렇게 똑부러지게 후속조치 하나 제대로 못합니까?
소꿉놀이하는 철부지 제 아들들도 밥먹은 후엔 이빨닦아야 된다는 것을 알고 밥먹기 전부터 칫솔을 준비해 놓는데, 잠수사들이 동원되면 감압챔버가 넉넉히 필요하다는 것도 제대로 모르고 준비를 못합니까? 

그리고 오늘 오후엔 정보과 형사들까지 색출해서 쫓아냈다고 합니다.
뉴스에도 나오더군요. 아니, 실종자 가족들이 무슨 간첩집단입니까? 아니면 폭도라도 됩니까?
그저 생떼같은 자식들 군대보낸 죄로 당신들에게 그런 대접을 받을 뿐입니다.
TV에 나오는 가족들이 간첩처럼 보입니까? 폭도처럼 보입니까?
도대체 가족들에게 무슨 정보를 캐내려고 프락치를 심어놓습니까?
그나마 당신들이 주는 그 실낱같은 어줍짢은 정보에 매달려 자식들의 무사 귀환만을 빌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대체 무슨 정보를 캐낼 것이 있어서 그럽니까?
저 시퍼런 바다에 자식들을 놓고 애간장이 다 타들어간 가족들에게 위로는 못할 망정 간첩취급 폭도취급을 합니까? 누가 저들을 거기에 있게 했습니까? 바로 국가입니다.
그 알량한 대한민국! 당신들처럼 "높고 가진" 사람들을 지키고자 저들이 지금 저 바다에 갇혀 극한의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당신들처럼 "높고 가진" 사람들이야 자식들 아니 당신들 선조때부터 이런 핑계 저런 이유로 군인이라는 신분을 지녀본 적이 없으니 자식들 군에 보낸 부모들의 그 애닳는 마음을 절대 알 턱이 없지요. 우리 어머니도 저를 군대에 보내놓고 입소 후 집에 돌아온 제 옷을 붙들고 한달간을 밭을 매면서 애끓는 마음에 흙바닥을 뒹굴면서 울었습니다. 당신들 그 마음을 알기나 압니까?

오늘 저는 중대한 결심 하나를 합니다.
저는 아들만 둘입니다.
저희 애들을 낳을 무렵 미국의 지인을 통해 원정출산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또 충분히 그럴 수 있는 능력과 함께 방법도 훤히 알고 있었지만 그 알량한 애국심을 핑계로 우리 애들에게 그 잘난 "대한민국인"으로 자라게 하겠노라는 마음 하나로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았더랬습니다.
오늘 제 발등을 찍으며 그 결심을 바꿉니다.
우리 아이들을 무슨 일이 있어도 대한민국의 군인으로 만들 일은 결단코 없을 것입니다.
돈이 필요하다면 장기를 팔아서라도 그리 하겠습니다. 
내 목숨을 줘도 아깝지 않을 내 자식들에게 어차피 죽으면 썪어 없어질 제 장기 하나쯤 문제가 되겠습니까?
오늘부터 저는 이빨을 악다물고 돈을 모으렵니다. 
그 돈으로 소위 "빽"을 사야 된다면 살 것이고 유학이라도 보내서 영주권을 따야 된다면 그리 하겠습니다.
설령 대한민국에 돌아오지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목숨을 담보잡히고 국가를 지키는데도 이 따위 대접밖에 못받는다면 굳이 이 알량하고 잘난 대한민국에 살 이유가 있겠습니까?

군입대 영장이 나올 때마다 행방불명으로 군역을 면제받은 자가 소위 여당의 대표로 위세를 떨면서 군복무를 마치고 하나밖에 없는 동생까지 군대에서 잃은 스님에게 빨갱이로 몰아부치는 이 불가사의한 나라에 이젠 정말이지 넌덜머리가 납니다.
(
http://www.navy.mil.kr/bbs/articleView.action?boardId=1039&articleId=110104&page=7&index=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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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우연찮게 득템한 '온가족이 함께 보는 만화-6.25전쟁 바로 알리기'. 이미 얼마전 유치원을 포함한
각급학교로 무리하게 배포했던 사건, 그리고 그 내용상의 시대착오적 문제점들로 인해 이슈가 되었던 그 책자가
아닌가. 게다가 이 내용에 대해 비판했던 전교조분들한테 찾아가 백색테러까지 가했던 폭력집단의 책자였던
게다. 정갈한 마음으로 일회독하려 몇번이고 마음을 다잡았지만 헛웃음이 나면서도 웬지 화가 나는..그런
부분들이 있었다.

근데 왜 맨마지막장에는 김연아가 활짝 웃고 있는 것일까. 그녀가 광고하는 '아이시스'에 대해서도 불매운동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다, 개인적으로.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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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재향군인회..뭐하는 단체인가? 최근 대체복무제가 원점에서 재검토되도록 압박하는 주된 단체이기도
하고 걸핏하면 인공기-요새는 독도문제로 일장기도-를 불태우는 극우세력아닌가. 촛불시위에 대항해서 맞불
집회를 열어 '광우병괴담 좌파세력 응징하자'는가 하면, '대통령님 힘내세요'라며 전교조와 정의구현사제단,
민노당 등을 친북반미좌파..빨간 칠하는데 앞장서는 집단이다.

근데? 750만 향군회원의 뜻을 모아?? 얘네 정체가 뭘까. 위키에는 이렇게 나와있었다.

"1952년 2월 1일 창설된 후, 1963년 7월 19일 법률 제1207호 대한민국재향군인회법에 의해 법적 법인이 된 단체로, “재향군인 상호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군인정신의 앙양과 군사능력을 증진하여 조국의 독립과 자유의 수호에 공헌”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재향군인회법 제 5조에 의해 모든 군 전역자와 공익근무요원, 그리고 군 면제자까지 자동적으로 재향군인회 회원이 되어, 거의 대부분의 대한민국 성인 남자는 재향군인회 회원이 된다.

재향군인회는 민간단체의 성격을 띠고 있으나 정부로부터 기금이나 국고보조의 형태로 매년 400억원대에 해당하는 예산을 지원받고 있다."

문제가 두가지다. 나도 회원이었다. 제길...탈퇴하고 싶은데. 다음에 청원이라도 해야겠다. 또하나, 명색만
민간단체지 사실상 어용단체, 게다가 재향군인회법 제 3조에 의해 재향군인회는 정치활동이 금지되어 있으나,
보수적인 일부 장성 출신들을 주축으로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 '노무현 탄핵 찬성' 등 말이 많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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쟤는 왜 우냐...전교조 선생님들이 저렇게 가르친다고? 제발 사실부터 제대로 하자..니넨 지금 김정일 추종에 눈이
벌겋게 충혈된 허수아비 하나 만들어놓고 그거 때리고 있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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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함 얘기해봐라..과연 뭐가 북한이 남쪽에 비밀리에 조직한 인민해방군의 준동으로 벌어진 사건 두가지인데?
당신들은 지금 촛불집회도, 그이전의 국보법폐지투쟁도, 하다못해 노무현탄핵반대조차도 모두 북한의 지령을
받고서 빨갱이 허수아비들이 수행하는 '숙제'로 보이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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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항쟁과 여순사건을 꼽고 있다..미친다. 정부는 이미 지난 2000년 특별법을 만들어 4·3항쟁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법적으로 완료했다. 여순사건 역시, 점차 외부적 지령에 의해서가 아닌 남한만의 단독선거를 반대한
자체적인 불만이 도화선으로 작용했다는 설이 유력하다고 알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제주도의 양민들을 학살하란
명령에 불복한 상황, 제주도의 4.3항쟁이 복권되었다면 여순사건 역시 복권되는 것이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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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불길 속에서 찾아낸 단 하나의 희망! 그건 바로...국토통일이랜다.
역사속에 묻힌 북진통일의 구호를 오늘에 되살리는 이들은 대체 누군가.."지난 10년간 반미, 친북이 유행병처럼
번졌" 으며 "안보의 자화상은 나라가 망할 조짐"이라고 인식하는 이들은 재향군인회, 좀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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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에서의 패배와 핵무기 개발시도가 직결되는 순간이다. 최소한 30년 정도의 시간차와 맥락차를 무시하고
무조건 갖다 붙이는 거다. 우리는 공산당이 싫어요, 왜? 걔들은 뱃속까지 시뻘겋고 항상 남쪽을 벗겨먹으려고만
생각하니까. 라는 식. 그런 식으로 북한이 변함없이 믿을 수 없는 상대라고 아이들한테 가르치고 싶었던 거다.
그 자연스런 귀결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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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북한의 무력도발, 그렇지만 "이 와중에도 우리정부는" 평화를 위해 애쓴다. 우리 정부는 진심이고
한결같이 북한과의 '평화통일'을 위해 노력하는데-여전히 무력통일의 가능성을 버리고 있지는 않단 점은
감춰지고 있지만-항상 북한이 문제랜다. 그리고 계속되는 배신과 피해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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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 쓰레기통 얘기는 처음 들었다. 내가 아직도 반공교육이 부족했던가..자성하는 부분이다.ㅋ
그나저나, 어렸을 때보았던 똘이장군, 각시탈 등등 온갖 반공물에서는 멧돼지나 여우, 귀신처럼 그려졌던
김일성이 그래도 사람으로 그려진 건, 비록 눈알없는 도끼눈의 심술궂은 악당이라지만...진보라고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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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돌려 하느라 힘들었겠다. 니들은 김대중과 노무현을 까고 싶었던 게다. 북괴에 '무려 수조원'에 가깝도록
퍼줬으니 얼마나 분통이 터졌을까. 금강산 관광가는 사람들도, 니들이 좋아하는 맹박이 말마따나 '한사람한사람
북한을 도와주려고 가는 것'이니 참 한심해 보였겠다. 포용정책의 경제 측면, 안보 측면의 득실을 따지기란
쉽지 않단 거까지는 인정할 테니, 제발 흑백으로 보는 세상에 그레이 스케일을 도입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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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2차 정상회담은 사실, 적지 않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단초들을 많이 품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 중
서해를 포함한 NLL관련한 부분이나 경제협력의 확대 등은 상당한 가능성이 있었다고 보이지만, 이명박은
들어서자마자 그 모든 것을 뒤엎어버렸다. 오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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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는 '왜곡된 역사를 주입시키는 불법 만화', '시대착오적' 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통합민주당
대변인은 기자에게 "정부는 대한민국의 미래인 학생들에게 생명안정권도 지켜주지 못하고 있고 재향군인회는
학생들에게 왜곡된 역사를 주입시켜 정신 건강을 해치고 있다." 고 비판했다. 또한 "서울시 교육청은 사교육
시장의 이익만 보장해주는 설익은 정책으로 국민을 지치게 하는 것도 모자라 역사 왜곡에 맞장구를 치는 꼴. 즉각 불법만화책을 전량 폐기하라." 고 촉구했다.
민주노동당은 논평을 통해 "7,80년대 반공영화 똘이장군을 연상케 한다. 재향군인회의 역사의식은 아직까지 과거
냉전시대적인 반공, 멸공에 머물러 있다." 고 비판했다. 또한 민노당은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잘못된 역사의식과
시대착오적인 역사의식을 주입시키고, '똘이장군' 같은 헛된 꿈을 꾼다면 하루 빨리 꿈 깨길 바란다." 며 즉각
전량 회수하고 폐기 처분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민노당은 "서울시 교육청은 정확히 실태를 파악하고 다시는
이와 같은 허무맹랑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히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데일리 서프라이즈)

결국 이들이 생각하는 우리나라는, 그림에 나와있는 대기업 브랜드들로 대변된다고 말한다면 억측일까. 거기에
아래와 같은 영웅 맥아더, 은인 미국이라는 관념을 뼛속깊이 못새겨넣어 안달인 집단이라 한다면. 십분 인정한다
해도, 지금 '실용'을 내세운 친미정책이 어떠한 파국을 몰고 오는지 눈을 뜨고도 보이지 않는가. 당신들의
대한민국이, 시대착오적이거나 정신건강을 해친 인간들로 가득차길 바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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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사진자료에 대한 권리는 재향군인회에...있는 건가요? 그렇다고 치지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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