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 지지'가 이렇게 다급하던 적은 없었다.

 

최소한 이전의 2002년과 2007년, 이렇진 않았다. 당선이 목표가 아니라 영향력 확대를 목표로 내가 원하는 후보를 찍었었으니깐.

 

 

대체 민주당과 새누리당이 (선거 국면에서) 내세운 정책이 다른 게 뭔지, 그 이전의 노무현 5년의 경제정책과 이명박 5년의 그것은

 

또 얼마나 달랐는지에 대해 많은 부분 의구심을 갖고 있었지만. 그리고 그것에 대해 민주당 세력이 얼마나 반성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웠지만 일단은 문재인을 찍기로 했었다. 어쨌든 자격없고 부끄러운 대통령의 등장은 피해야 했으므로.

 

 

결과적으로 안철수를 '범진보'세력으로 억지로 낑겨넣으며 판의 주도권을 잃어버리고 키를 놓쳐버린 민주당은,

 

아무 선거전략도 없이 SNS와 세대론에 기대어 낙관론에 빠져있었던 걸로 판명되었다. 뭐 하나 치고나온 의제도 없었고.

 

그저 '정권교체'만을 앞세운채 '닥치고 민주진보 대통합'을 외치며 군소후보나 정당을 고사시켜버렸다.

 

 

선거 후의 모습은 더욱 절망적이다. 왜 졌는지, 보다 선명하지 못해서였는지, 소구층이 분명치 않아서였는지,

 

정권교체의 부글거리는 민심을 받아안을 의지도, 정책도, 전략도 없이 그저 '세대론'과 '지역론' 따위에 머무른 채

 

정신승리 중이다. 48%의 가능성을 봤다거나, 여기가 바닥이라거나,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뻔한 이야기들. 지친다.

 

 

이런저런 정치 평론과 논설들도 마찬가지. 우르르 몰려다니며 인구구성이 어떻고 광주부산이 어떻고.

 

그래놓고 마지막에는 민주당의 쇄신과 지지층의 멘탈 회복을 요청한다. 그만큼이라도 잘했다 우쭈쭈.

 

 

지금 필요한 건 위로나 응원이 아니라, 가루가 되도록 박살내고 좌절시키는, 현상황에 대한 냉정한 평가다.

 

의지적이고 주관적인 전망이나 희망섞인 기대는 한참 나중의 일. 그런데 지금 돌아가는 꼴로는 참.

 

 

프레시안에서 퍼온 아랫글은, 그래도 대선 후 나온 글 중에 가장 내 생각과 유사한 판단과 비판을 담고 있어서.

 

 

 

 

노인과 싸우는 진보, 5년 후도 글렀다

[기고] 박근혜가 당선되어 가슴 아픈 이들에게

 

안성용 사회민주주의센터 준비위원

기사입력 2012-12-24 오전 9:58:29

 

 

나도 마찬가지이지만, 박근혜가 싫어서 어쩔 수 없이 문재인에게 표를 주고 가슴이 아팠는데, 박근혜가 당선되어 더 가슴이 아픈 이들이 많다. 박근혜 대통령 아래서 살아가야 할 향후 5년을 생각하면 눈앞이 노래진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상심과 우울 속에서 살아갈 수는 없는 법. 이번 선거에서 왜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승리했을까, 그 이유를 여러 측면에서 분석해 보았다.

새누리당의 변신과 의제 희석화

박근혜는 한나라당을 새누리당으로 바꾸고 '변화를' 주장하면서 4·11 총선에서 승리했다. 더구나 그 총선에서 박근혜 본인이 공천한 인물들이 대거 당선되었고 그 결과 박근혜 캠프의 두뇌와 수족이 완성되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박근혜는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화에 성공했다. 이미 총선 결과를 통해, 야권이 주장해온 '이명박근혜'라는 비난은 흘러간 과거지사가 되었다.

총선 승리 이후 박근혜는 준비된 후보로서의 힘 있는 행보를 진행했고, 보수 진영의 어느 누구도 박근혜에 대적할 수 없는 힘을 만들어갔다. 결국 각종 이해관계를 가진 보수 정치권 전체를 아우르는데 성공했다. 또 박근혜 캠프는 지역 구도, 세대 구도, 계급 구도, 이념 구도로 이루어진 대통령 선거 국면을 잘 이해했고, 그 수족들이 지역성을 기본으로 열심히 뛰게 만들었다(그에 반해 민주통합당의 지역구 의원들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열심히 뛰지도 않았다).

또 박근혜 캠프는 세대 구도에서 유리한 선거 의제들을 생산하였다. 그리고 야당이 제시한 경제 민주화와 비정규직 문제 해결, 반값 등록금, 복지 관련 공약 같은 '계급 성격'의 의제들마저 선점하고 단계적으로 희석시켜 감으로써, 성공적으로 야권의 공세에 대응하였다.

구진보의 몰락

지난 10년간을 돌이켜 보면, 2004년의 민주노동당 약진 이후부터 한국 사회의 진보 정당은 대략 13~20퍼센트의 득표율을 보였다.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시도한 정치적 민주주의의 발전의 덕택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시행한 각종 신자유주의 경제 사회 정책들로 인해 노동자와 농민, 중소 상공인, 영세 자영업자, 도시 빈민층의 삶이 오히려 질적으로 악화된 것도 이 시기 진보 정당의 득표율 확대에 크게 기여했다.

정치적으로 각성되고 민주노동당과 같은 진보 정당을 지지했던 이들 서민들의 경험과 인식은 열린우리당에서 민주통합당으로 이어지는 민주통합당의 지평을 넘어섰다. 이들 진보적 서민들은 올해 4·11 총선에서도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 연대를 적극 지지했다. 물론 전통적인 진보 정당 지지자 중 일부는 진보신당과 녹색당을 지지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이명박 정부 치하에서 고통 받는 서민들을 감동시키는 정책과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일은 게을리 한 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권력 나눠 먹기 식의 야권 연대에만 매달렸다. 그 결과 서민들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을 외면했다.

더구나 소위 친노 패권주의와 통합진보당 내 패권주의의 문제가 4·11 총선 이전부터 터져 나왔다. 4·11 총선 직후 터진 통합진보당 내분 사태로 인해 그간 '진보 정당'으로 표현되어온 세력들 즉 통합진보당(그리고 분당 이후 진보정의당까지 포함)과 진보신당 등은 일반 국민들의 여론 속에서 '한통속으로' 평가되며 관심 밖으로 사라졌다.

녹색당은 대선 시기에 제 목소리를 내기에는 너무 미약했다. 길게 보면 1987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진행되어 온 '구진보'의 분열과 지리멸렬은 이번 대통령 선거가 본격화하면서도 더 심해졌다. 그 결과 '구진보'는 대중의 눈높이에서 볼 때 거의 무의미한 세력이 되었다.

 

▲ 문재인-안철수의 '새로운 진보'는 왜 실패할 수밖에 없었나? ⓒ뉴시스

새로운(?) 진보의 실패

친노 패권주의에 환멸을 느낀 이들과 진보 정당에 실망한 이들을 위한 빈자리를 안철수는 '새로운 진보'를 주장하며 자리 잡으려 했다. 그러나 이 '새로운 진보'는 국민들의 '삶'을 바꿀 만한 '미래 비전'을 전혀 제시하지 못한 진보였다. 즉 실제로는 '민주 진보 개혁'이라는 좋은 단어들의 조합에 불과했다.

안철수의 대통령 출마 선언과 그 이후 행보가 앞에서 언급한 과거 민주노동당 지지 13~20퍼센트의 국민에게 무슨 감동을 주었겠는가? 정치적으로 가장 열렬한 진보 지지자인 13~20퍼센트의 국민들에게는 설자리가 없었다.

진보 정당들이 지리멸렬하자, 중도주의를 내세우며 결집한 안철수 지지자들은 애매모호한 '정치 혁신'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민주통합당 지지자들은 '닥치고 반이명박, 반박근혜'만 이야기했다. 과연 그런 중도주의, 그런 '닥치고 반이명박근혜'가 얼마나 보통 시민들의 열정에 불을 붙일 수 있었을까?

한술 더 떠, 분열된 구진보는 심상정, 이정희, 김소연, 김순자라는 무려 네 명을 대통령 후보로 내보냈다. 그러자, 과거 민주노동당을 지지해온 13~20퍼센트의 유권자들은 그야말로 "이젠 망했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러자 박근혜의 당선이 눈앞에 아른거렸고 그 13~20퍼센트의 진보 유권자들은 눈물을 머금고 문재인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문재인과 민주통합당을 비판하면서도, '박근혜가 되면 안 되는 이유'를 이런저런 이야기로 말하며 또 좌충우돌 변명하며 문재인을 지지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대선 여론 조사에서 '정권교체'를 원하는 여론이 60~70퍼센트로 높았는데도 불구하고 당선 가능성에 대한 여론 조사는 항상 박근혜가 60~70퍼센트로 높았다. 그런 조사 결과가 나온 데는, '찍으려 해도 찍고 싶은 놈이 없다'고 고민하던 이런 사람들의 솔직한 심정이 반영되어 있다.

선거 전략의 실패

본격 대선전에 돌입하자마자 안철수, 심상정, 이정희는 단계적으로 사퇴하였다. 그러자 지난 여러 번의 대통령 선거와는 달리, 여와 야 그리고 진보 후보의 3자 구도가 아닌, '보수 대 진보의 양자 구도 대결'이 되었다. 그러자 새누리당은 보수의 위기의식을 최대한 자극하는 선거 전략에 주력하였다.

'보수의 총결집과 인물 경쟁력'이 핵심 선거 전략이 되었고, 보수의 위기의식이 보수층의 광범한 결집을 가져왔다. 이것이 결정적 승인 중 하나이다. 또 박근혜라는 인물에 맞설 후보로서 문재인은 선거 기간 내내 존재감이 미약했다. 문재인이라는 사람이 대통령 후보인지 아닌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였다.

민주통합당과 문재인 후보로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치하의 경험상 도저히 문재인을 선택하기 싫어하는 유권자들을 담아내기 힘들었다. 더구나 애매모호한 중도주의를 표방한 안철수 후보로는 비정규직 노동자과 자영업자, 농민 등 하층민들의 실제적인 삶의 요구와 열정을 담아내기 힘들었다.

문재인과 안철수 모두 저소득층과 서민의 대변자이기에는 그 인물됨과 가치관, 세계관이 협소했다. 문재인과 안철수 캠프 모두 저소득층과 서민을 위한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데에 열심이지 않았다. 결국 도시 저소득층이 가장 많은 수도권에서 문재인과 안철수는 대중의 선거 열기를 일으키는데 실패했다.

전국의 유권자 분포에서 차지하는 수도권의 비중이 서울 20.7퍼센트, 경기 23.1퍼센트, 인천 5.3퍼센트로 합계 49.1퍼센트인 점을 고려할 때, 수도권의 정치적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게다가 수도권은 '지역성'보다는 '계급성'에 가까운 투표 성향을 늘 보여 왔다. 따라서 '무상 급식'과 같은 폭발력 있는 사회 복지 의제의 개발과 전략적 집중이 매우 중요했다. 그렇지만 문재인과 안철수 캠프 모두 그것을 위한 관심도 능력도 약했다.

역대 선거에서 야권이 이긴 것은 항상 수도권에서의 정치적 열기가 초래한 '준 혁명적인 상황'이 연출될 때뿐이었다.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문재인과 안철수 (그리고 심상정과 이정희마저도)는 모두 '단일화'만 되면 이길 수 있다는 안이한 생각에 머물렀다. 문재인 캠프나 안철수, 심상정, 이정희 캠프 모두 과거 민주노동당 등 '진보 정당'을 지지했던 13~20퍼센트의 유권자들이 문재인으로 통일된 '야권 단일 후보'로 결집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이들 중 다수는 문재인을 찍었을 것이다. 하지만 일부는 아예 투표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들 중 아무도 '열정적으로' 선거 운동에 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야권을 지지하는 선거 열풍이 일어나길 바라는 것은 당연히 언감생심이었다.

세대 간 대결 구도로는 성공할 수 없다

이번 대선의 30대 이하 유권자는 1547만 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38.2퍼센트인데 반하여 50대 이상 중장년층은 1618만 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39.9퍼센트이다. 반면 10년 전 노무현이 당선될 때인 16대 대선에서는 30대 이하가 1690만 명으로 48.3퍼센트, 50대 이상 유권자가 1024만 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29.3퍼센트였다. 10년 동안 2030 세대의 인구 비중이 10퍼센트 포인트 줄고 5060 세대는 10퍼센트 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따라서 투표율이 높아지면서 투표장을 많이 찾은 것은 젊은 층만이 아니라 오히려 위기 의식을 느낀 5060 세대다.

주류 보수 언론은 '세대 간 대결 구도'를 시종일관 중계 방송하듯이 강조하였다. 즉 새누리당과 보수 세력은 인구 구성비상 비중이 높은 장년층과 노년층의 불안 심리를 교묘하게 조직했고, 이를 정확하고 적절하게 이용하여 각종 네거티브 캠페인을 활용하여 묶어냈다. 예컨대 <나는 꼼수다>와 김용민, 진중권, 이정희 등으로 대표되는 '예의 없는' 2030 세대에 대한 5060 세대의 불만과 불안을 보수 언론은 잘 조직해 냈다.

선거 직후 출구 조사 발표를 보면 50대의 89.9퍼센트가 투표를 했고, 이들이 박근혜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그 지지 이유에 대해 신문마다 분석이 떠들썩하다. 투표율이 높으면 야권이 유리하다는 얘기는 2030 세대의 인구 구성비가 많았던 10년 전에나 통하던 얘기이다. 이 점을 사전에 인식하고 있지 못했던 야권은 2030 세대에 비해서도 가난하고 빈곤한 5060 세대를 탈박근혜 지지자로 전환시켜 정치적으로 중립화 시켜낼 의지도 전략도 없었다.

또 2030 세대와 40대의 열정을 불러일으킬 만한 의제의 개발과 제시에도 게을렀다. 그저 박근혜의 아버지인 박정희의 30년 전 행적을 비난하고, 국민들의 살림살이와는 동떨어진 순환 출자 금지 같은 재벌 개혁, 재벌 해체의 어젠다를 집중적으로 제시하였을 뿐이다. 따라서 야권은 시종 일관 여당에 끌려 다니는 '색깔 없는 선거'를 치르면서 패배했다.
한편, 2030 세대의 '보수화 경향'도 깊이 있게 볼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에서 '애국주의'의 토대가 되고 있는 것이 60대 이후 노년층만이 아니라 신세대에게도 일부 나타나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방송 3사 출구 조사를 보면, 문재인 후보가 2030 세대에서 65퍼센트의 지지를 받았지만 박근혜 후보 또한 33퍼센트의 지지를 받았다.

이번 대선만이 그런 것이 아니고 최근 10년간의 선거 때마다 전체 2030 세대의 3분의 1이 보수주의를 지지한다. 젊은이들이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 사회 개혁과 같은 공동체적 가치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당장의 개인의 삶이 엄청나게 피폐한 층이 계속 재생산되고 있는 것이 주요한 한 원인이다.

세대 간 대결 구도를 용인하고 더구나 노인 세대에 맞서야 한다며 2030 세대의 투표율을 높이려 독려하며 그것을 사실상 더 부추긴 것은 민주통합당과 진보 정치권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그런 식의 세대 간 대결 구도로는 앞으로 백전백패일 뿐이다. 왜냐하면 출산율 저하의 영향으로 앞으로는 2030 세대의 비중이 더욱 줄어들고, 그에 반해 50세 이상 인구의 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진보 정치권과 야권이 무상 급식과 같은 계급적, 탈지역적, 탈세대적 선거 어젠다를 전략적으로 부각시키는데 소홀히 했던 이번 선거에서는 자연스럽게 지역주의 구도가 다시금 강하게 나타났다. 그리고 그 구도는 당연히 여권에 유리했다. 지역의 인구 구성비로 볼 때 지역주의가 강할수록 영남 기반 보수 세력이 이긴다는 자명한 현실을 야권 역시 당연히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권은 거의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지역주의가 강할수록 보수는 결집한다. 진보 정치는 지역주의를 벗어나야 하며, 이번 선거처럼 전라도 같은 특정 지역의 몰표에 여전히 의존하는 정치적 의존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향후 진보 정치권은 세대 간 대결 구도가 아닌 세대 간 연대의 구도를 만들어내야 한다. 2030 세대가 되었건, 5060 세대가 되었건, 가난한 청년 및 노인들 대 부유한 청년 및 노인들 간의 대립 구도, 계급적 대결 구도를 만들어내야 앞으로의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 예컨대 젊은 세대와 노인 세대 간의 세대 간 연대 의식이 강하게 작동해야만 존재 가능한 것이 국민 연금과 기초 노령 연금의 획기적인 확대이다.

스웨덴 등 북유럽의 보편적 복지 국가는 세계 최고 수준의 보편주의 노인 복지 체제를 만들어냈는데, 그것을 지탱하는 정치적, 제도적 축 역시 세대 간 연대이다. 이렇게 세대 간 연대 의식이 필수적인 어젠다를 놓고 계급 투표가 가능해지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진보의 미래가 있다.

박근혜 캠프는 '준비된 여성 대통령'이라는 구호를 제시하였는데, 여기서 '준비된'이라는 구호가 주로 급작스럽게 후보로 나선 안철수, 문재인과 비교하여 준비된 인물이라는 것을 홍보하는데 이용되었다면, '여성 대통령'이라는 구호는 실제로 여성층 특히 주부층에서 압도적으로 인정받았다.

즉 보육과 교육, 의료, 노인 복지처럼 가정주부들이 많은 관심을 갖는 정책 어젠다에서 문재인 캠프가 박근혜 캠프와 뚜렷하게 차별화되는 공약을 제시하는 일에 게을리 하는 사이에, 박근혜 후보가 제시한 '여성'이라는 슬로건이 여성계와 주부들 사이에서 실제 큰 힘을 받았다. 이 점에 대해서도 야권은 사실상 대응을 못하거나 안했다.

 

/안성용 사회민주주의센터 준비위원

 

냉철히 따지면 놀랍지는 않은 상황.

 

그저,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바심냈을 뿐이다. 박근혜 대통령 치세 시작.



패인은 크게 두 가지 아닐까. 근본적으로 보수로 경도된 한국사회의 지형도는 차치하고,

 

인구비례로도 보수화된 투표자층도 차치하고, 선거 국면에서만의 패인을 따져보면

 

1. 민주당의 비전없음과 무사안일함. 2. 취향화된 'personalized network'밖에 되지 않는 SNS에 대한 과잉기대와 의존.

 


1. 민주당의 무능함과 무책임함.

 

그것이 안철수 현상을 부르고, 멘토 열풍에 힘입은 안철수의 아마추어식 진단에 힘을 실었으며, 결국 그의 한마디한마디에

 

선거판이 흔들리게 허용하고 말았다. 붉은 색을 선점하고 나선 영악한 새눌당의 선거전략과 아젠다세팅에 제대로 한번 반격조차

 

못한 채 '안철수 현상'만 바라보고 치고 나가지 못했다. 안철수 현상 뒤에는 민생과 유리된 정치, 국민을 대변하지 못하는 정치,

 

당면한 삶의 조건을 개선하지 못하는 정치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 있었음에도, 안철수만 보았다.

 

 

그 결과는 모두가 알듯, 사실상 안철수와의 단일화 실패. 안이 다시 움직이긴 했다지만 이미 극적이고 감동을 주는 단일화 따위,

 

국민의 염원을 받아안을 자리는 어디에도 없었다. 이는 안철수가 나눠져야 할 비판.

 

 

그렇지만 역시 포인트는, '안철수 현상'을 봐야 할 순간에 '안철수'만 보았다.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질 민주통합당 나부랭.

 

 



2. SNS라는 안경의 편향과 키보드워리어식 역량소진.

 

범 진보..민주당과 그 왼쪽, 그리고 '상식'을 표방한 시민들과 연예인급 셀렙들의 SNS에 대한 환상이 여전했다.

 

이미 트위터는 각자의 취향에 따른 개인화된 언로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이전의 선거들에서 경고되었었지만 별무소용.

 

인증샷을 나누고 이벤트를 하고 RT를 하고. 그래봐야 이미 취향과 정견에 따라 분류된 사람들끼리만 돌고 도는 정보들이다.

 

물론 SNS는 보조적인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SNS에서의 소통이 진짜 소통인 양, 그게 전부인 양 거드름피웠던

 

모습들 아닐까. SNS를 믿고, SNS의 인기도를 업은 안철수를 믿고, 막판까지 민주당이 안일했던 거 같아 하는 말이다.



소통은 기본이었다. 소통보다 중요한 건 컨텐츠. 민주당(과 왼편)은 컨텐츠도 부실한데 소통조차 '전근대적 감수성'을 건드리는

 

새눌당에 뒤지고 말았다. SNS안에서 의제가 돌고도는 것에만 만족할 게 아니라, 뭐가 되었건 공세적인 이슈를 만들었어야 했다.

 

그냥 SNS의 젊은이들은 우리편이야, 이런 자위에 기대었던 거 아닐까.

 



* 대통령 한 명이 해먹어봐야 얼마나 해 먹을까. 그냥 전임 대통령이 해먹은 거 지켜주고, 지가 또 해먹겠지. 역설적으로 그 끝에는,

 

제3세계중 예외적인 경제적 정치적 성장을 이루었다던 한국이 애초 가야 할 곳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남미형, 주변부 자본주의국가의 정글.

 

 



이명박근혜의 십년. '잃어버린 십년'의 하프타임이 지나간다.

 

 

 

[당선소감] MB정권 심판을 위한 진보양당, 북구주민, 국민 공동의 승리입니다
 

<조승수 후보 당선 소감문>

MB정권 심판을 위한 진보양당, 북구주민, 국민공동의 승리입니다
대안야당으로 우뚝 서는 진보신당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북구주민 여러분.

너무나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지지로 저 조승수가 오늘 울산북구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습니다. 저의 당선은,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심판하려는 북구 노동자와 서민의 요구가 분출된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제대로 된 진보정치로, 노동자, 서민, 북구주민 여러분의 권리를 지키라는 준엄한 명령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명령하신대로 성실한 의정활동을 하겠습니다.

또한, 오늘 저의 승리는 진보진영 단일화를 함께 이뤘던 민주노동당과 김창현 후보 공동의 승리, 더 나아가 노동자, 서민의 진보정치를 바라는 북구 주민 여러분 모두의 승리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노동당과 김창현 후보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북구주민 여러분. 전국의 노동자, 서민 여러분.

오늘은 저 조승수가 승리한 날이기도 하지만, 진보신당이 승리한 날이기도 합니다. 저의 당선으로 진보신당은, 창당한지 1년 만에 국회에 진출하였습니다. 비록 울산 북구가 노동자 기반 도시이기는 하지만, 영남지역에서 진보신당이 거대 집권여당을 누르고 승리했다는 것은, 앞으로 이 나라에서 진보정치가 활짝 꽃필 것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더욱 적극적이고, 진보적인 의정활동, 노동자 서민을 대변하는 의정활동을 통해서 진보신당이 대안야당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북구주민 여러분.

저는 국회에 들어가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부자감세, 재벌 감싸기, 특권층 편들기를 바로 잡겠습니다. 현 정부와 한나라당의 부자감세, 재벌 감싸기는 결국 서민들의 복지를 후퇴시키고, 지방재정을 파탄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러한 이명박 정부의 정책은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켜 경제가 살아날 수 있는 기반을 허물어뜨리고 있습니다. 제가 여러분을 대신해 국회에 가서, 경제무능 정권 이명박 정권을 호되게 꾸짖겠습니다. 그리고, 고용안정, 비정규 권리보장, 서민경제 활성화, 복지정책 실현, 지방경제 회생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북구주민 여러분,

여러분께서 오늘 저에게 승리를 안겨주셨지만, 그 승리는 회초리를 들고 안겨주신 승리라고 생각합니다. 저와 진보신당이 잘못된 길을 가면 언제든지 여러분께서 회초리를 드실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겸허하게 오직 북구주민 여러분과 전국의 노동자, 농민, 영세상인, 서민들을 대변하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여 의정활동에 임하겠습니다.

거듭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 4월 29일
울산북구 국회의원 재선거 당선자 진보신당 조 승 수 드림




*                                                                    *                                                                    *


2004년, 민주노동당이 원내 진출에 성공했을 때에는 물색 모르고 좋아했었다. 말년 병장의 기운을 빌어 친하게 지내던

부사관들에게 민주노동당을 찍도록 종용하기도 했고, 부모님과 주위 친구들에게까지 나름 할 수 있는 데까지는 민노당을

알렸었다. 대학에 있을 때 선배 하나는 자신이 죽기 전에 우리나라에 진보정당이 자리잡을 수 있을지, 심지어 원내진출이

가능할지에 대해 회의적이었기에, 그 날 민노당이 무려 10석..이던가, 지역구 2석에 비례대표 8석. 그렇게 원내에 진출한

밤, 나는 내가 관리하던 B.X 로 몰래 진출해 친구들과 복분자주과 양주를 맘껏 마셨더랬다. 뭐랄까 우리도 드디어 좌파

정당이 주류 정치 스펙트럼 내에 포함되기 시작했다는 감흥과 함께, 많은 것들이 바로잡히리라 기대했었다.


그리고 이제 온갖 우여곡절 끝에 진보신당이 원외정당으로 떠돈지 일년만에 다시 원내 진출. 마땅히 기뻐하고 설레어야

할 일이겠지만, 예전만큼 그렇게 기쁘지가 않다. 한 석. 물론 진보신당과 진보진영에 그 한 석은 매우 중요하고 결정적인

의미를 가질 수도 있다는 건 안다. 그렇지만 어차피 여의도를 버린 MB에게 0:5의 한나라당 완패가 큰 의미가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는 판이다. 조승수 후보의 당선 소감 중에, '이명박 정권을 호되게 꾸짖겠다'는 표현이 나오지만...

그들은 꾸짖는다고 말을 듣지도, 귀를 기울이지도 않고 있다. 국회의원 한 명의 힘으로 될 문제가 아니다.

'노동자 민중, 혹은 보통사람들의 정치세력화'라는 명제가 원내 진출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란 건 이미 2004년 이래로

충분히 공감대가 형성된 터. 조승수 후보의 당선이 당연히 축하해야 하고 기뻐해야 할 일임에도 더 가슴이 시리고 기분이

더러운 건, 정작 더 중요한 건 아직 다가오지도 않고 있다는 예감 때문이다.

*주 : 생각보다 당선연설문 전문을 한글로 소개한 내용은 많이 보였으나 영문으로 함께 띄운
곳은 찾기 힘든 거 같아, 이러저러한 도움이 될까 싶어 사적인 경로로 얻은 자료를 올립니다.

If there is anyone out there who still doubts that America is a place where all things are possible; who still wonders if the dream of our founders is alive in our time; who still questions the power of our democracy, tonight is your answer.

아직도 미국이 무한한 가능성의 나라라는 것을 의심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직도 이 나라의 선조들이 꾸었던 꿈들이 살아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품은 사람이 있다면, 그리고 민주주의의 힘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오늘이 그 모든 의문에 관한 답입니다.
 

Its the answer told by lines that stretched around schools and churches in numbers this nation has never seen; by people who waited three hours and four hours, many for the very first time in their lives, because they believed that this time must be different; that their voice could be that difference.

투표소였던 학교와 교회들을 휘감았던 긴 줄들, 역사상 유례 없던 최다 투표율, 세 시간이고 네 시간이고 투표하기 위해 기다렸던 사람들; 바로 지금이 변화의 시기이며 자신의 목소리가 바로 그 변화라는 굳은 믿음 하에 인생 처음으로 투표했던 사람들, 이 모두가 사람들이 품었던 의문들에 대한 답입니다.

 

Its the answer spoken by young and old, rich and poor, Democrat and Republican, black, white, Latino, Asian, Native American, gay, straight, disabled and not disabled ? Americans who sent a message to the world that we have never been a collection of Red States and Blue States: we are, and always will be,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젊은이, 늙은이, 빈자, 부자, 민주당, 공화당, 흑인, 백인, 라틴계 미국인, 동양인, 아메리카 인디언, 동성애자, 이성애자, 장애를 가진 자들, 장애가 없는 자들 - 우리 모두가 사람들이 품었던 의문들에 답했습니다. 오늘은 세계에 미국은 단순한 붉은 주(공화당)와 푸른 주(민주당)의 집합이 아닌 통일된 (번역자 주: 여기서 United StatesUnited 강조했습니다미국이라는 것을 알리는 전보와도 같았습니다.

 

Its the answer that led those who have been told for so long by so many to be cynical, and fearful, and doubtful of what we can achieve to put their hands on the arc of history and bend it once more toward the hope of a better day.

오늘은 우리가 이룰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조금 더 냉소적이 되어야 한다고, 걱정해야 한다고, 그리고 우리가 가진 것에 대해 의심을 품어야 한다고 계속하여 세뇌 당했던 평범한 자들마저 역사의 기다란 호에 손을 얹어 미래에 대한 희망을 향해 그 길을 꺾은 날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답입니다

  

Its been a long time coming, but tonight, because of what we did on this day, in this election, at this defining moment, change has come to America.

이 길에 오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우리가 이 중요한 시기에 오늘 밤 선거에서 내린 결정 때문에 미국은 변화 할 것입니다.

 

I just received a very gracious call from Senator McCain. He fought long and hard in this campaign, and hes fought even longer and harder for the country he loves. He has endured sacrifices for America that most of us cannot begin to imagine, and we are better off for the service rendered by this brave and selfless leader. I congratulate him and Governor Palin for all they have achieved, and I look forward to working with them to renew this nations promise in the months ahead.

저는 방금 맥케인 의원님께 굉장히 기품 있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는 이 캠페인에서 오랫동안 열심히 싸워 주셨으며, 그가 사랑하는 이 국가를 위해서는 더욱이나 오랫동안 열심히 싸워 주셨습니다. 그는 국가를 위해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는 희생을 하셨으며, 우리는 맥케인 의원님 같은 분들의 용기와 사심 없는 지도력 때문에 훨씬 살기 좋은 국가가 되었습니다. 저는 그와 페일린 부지사가 이루었던 모든 업적을 축하하고 싶습니다. 그들과 앞으로 이어질 몇 달 동안 국가의 앞날을 위해 일할 생각을 하면 기대가 됩니다.

 

I want to thank my partner in this journey, a man who campaigned from his heart and spoke for the men and women he grew up with on the streets of Scranton and rode with on that train home to Delaware, the Vice President-elect of the United States, Joe Biden.

저는 이 긴 여행동안 함께 해 주었던 동료이자, 가슴으로부터 이 캠페인을 이끌며, 그가 자랐단 스크랜턴 (번역자 주: 펜실베니아의 도시) 거리의 모든 분들을 대표해 서슴없이 자신의 주장을 펼쳤던, 미합중국의 부통령 조 바이든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그는 자신이 대표하는 이들을 위해 델러웨어로 기차를 타고 떠났습니다.

 

I would not be standing here tonight without the unyielding support of my best friend for the last sixteen years, the rock of our family and the love of my life, our nations next First Lady, Michelle Obama. Sasha and Malia, I love you both so much, and you have earned the new puppy thats coming with us to the White House. And while shes no longer with us, I know my grandmother is watching, along with the family that made me who I am. I miss them tonight, and know that my debt to them is beyond measure.

지난 16년 저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우리 가족의 든든한 기반, 제 인생의 모든 것을 바쳐도 좋을 사랑, 그리고 우리 국가의 퍼스트 레이디, 미셸 오바마가 아니었다면 저는 이 자리에 서지 못했을 것입니다. 사샤와 말리아 (번역자 주: 두 딸들), 정말 사랑한다. 그리고 백악관으로 이사 가는 날 강아지를 선물 할 것을 약속한다.

더 이상 우리와 함께 있지는 않지만 (번역자 주: 11/2 세상을 떠나심), 저의 할머니께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음에 한치의 의심도 없습니다. 저를 이 자리에 서게 해 준 가족들도 말입니다. 오늘 밤 제 가족들이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것이 무척 아쉬우며, 제가 그들에게 진 빚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To my campaign manager David Plouffe, my chief strategist David Axelrod, and the best campaign team ever assembled in the history of politics ? you made this happen, and I am forever grateful for what youve sacrificed to get it done.

제 캠페인 매니저 데이빗 플러프와 제 전략가 데이빗 액슬로드에게 감사 드리고 싶습니다. 그들이 함께 했기에 제 팀은 정치 역사상 최고의 캠페인 팀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당신들이 현재 제가 이 자리에 서게 해 주었으며, 이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당신들이 희생했던 바들을 생각한다면 한없이 감사합니다.

 

But above all, I will never forget who this victory truly belongs to ? it belongs to you.

하지만 모든 것을 제치고, 저는 이 승리가 국민 여러분의 것이라는 강조하고 싶습니다.

 

I was never the likeliest candidate for this office. We didnt start with much money or many endorsements. Our campaign was not hatched in the halls of Washington ? it began in the backyards of Des Moines and the living rooms of Concord and the front porches of Charleston.

저는 단 한 번도 이 자리에 서기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적이 없습니다. 저희가 시작할 때에는 돈도, 자원금도 충분치 못했습니다. 저희 캠페인은 워싱턴의 회의장에서 탄생하지 않았습니다이 캠페인은 데스 모인즈의 평범한 가정의 뒷마당, 콩코드의 거실, 그리고 찰스턴의 앞뜰에서 탄생했습니다.

 

It was built by working men and women who dug into what little savings they had to give five dollars and ten dollars and twenty dollars to this cause. It grew strength from the young people who rejected the myth of their generations apathy; who left their homes and their families for jobs that offered little pay and less sleep; from the not-so-young people who braved the bitter cold and scorching heat to knock on the doors of perfect strangers; from the millions of Americans who volunteered, and organized, and proved that more than two centuries later, a 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and for the people has not perished from this Earth. This is your victory.

제 캠페인은 열심히 일하는 국민 여러분이 근근이 모아 두었던  5, 10, 그리고 20불씩 기부하며 시작되었습니다. 제 캠페인은 모두가 정치에는 무관심하다고 여겼던 우리의 젊은이들이 힘을 모아 무럭무럭 자라게 되었습니다. 이 분들은 자신의 가정과 가족을 떠나, 월급도 적고 잠도 제대로 잘 수 없는 환경에서 열심히 일해주었습니다. 그다지 젊지 않은 자들도 뼈에 사무치게 추운 날씨도, 타 들어갈 것 같이 더운 날에도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문을 두드리며 제 캠페인을 키워 주었습니다. 제 캠페인을 위해 봉사하고, 체계적으로 행사들을 조직한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 그들은 링컨 이후 이백 년이나 지났어도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는 사라지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산 증인들입니다. 이것은 당신들의 승리입니다.

 

I know you didn’t do this just to win an election and I know you didn’t do it for me. You did it because you understand the enormity of the task that lies ahead. For even as we celebrate tonight, we know the challenges that tomorrow will bring are the greatest of our lifetime ? two wars, a planet in peril, the worst financial crisis in a century. Even as we stand here tonight, we know there are brave Americans waking up in the deserts of Iraq and the mountains of Afghanistan to risk their lives for us. There are mothers and fathers who will lie awake after their children fall asleep and wonder how theyll make the mortgage, or pay their doctors bills, or save enough for college. There is new energy to harness and new jobs to be created; new schools to build and threats to meet and alliances to repair.

저는 국민 여러분이 단지 선거에 승리하기 위해, 그리고 단지 저를 위해 이 모든 희생을 하지 않았음을 알고 있습니다. 당신들은 앞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들이 얼마나 엄청난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이 모든 일들을 해냈습니다. 오늘은 우리의 승리를 축하하지만, 내일이 가져올 시련이 우리 평생에서 가장 크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은 두 개의 전쟁, 위기에 처한 환경, 그리고 현 세기 이래 가장 큰 금융 위기를 앞에 두고 있습니다. 오늘 밤 우리는 이 자리에 서 있지만, 지금 이 시각에도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 아프가니스탄의 험한 산지와 이라크의 사막에서 깨어나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는 용감한 미국인들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아이들이 잠든 후에도 담보 대출 때문에, 혹은 의료 보험 때문에, 혹은 교육비 때문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는 부모들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앞으로 새로운 에너지원을 개발하고, 새로운 직업을 창출하고, 새로운 학교들을 짓고, 우리를 협박하는 자들과 싸우며 우리의 동맹 국가들과의 결맹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The road ahead will be long. Our climb will be steep. We may not get there in one year or even one term, but America ? I have never been more hopeful than I am tonight that we will get there. I promise you ? we as a people will get there.

앞으로의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은 길고도 험난합니다우리가 그 곳에 일년, 이년, 혹은 제 임기가 끝날 때까지도 달성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미국인 여러분, 저는 오늘만큼 틀림없이 우리가 그 길의 끝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에 찼던 적이 없습니다. 저는 여러분에게 우리 모두 함께 그 곳에 도착할 것이라고 약속합니다.

  

There will be setbacks and false starts. There are many who wont agree with every decision or policy I make as President, and we know that government cant solve every problem. But I will always be honest with you about the challenges we face. I will listen to you, especially when we disagree. And above all, I will ask you join in the work of remaking this nation the only way its been done in America for two-hundred and twenty-one years ? block by block, brick by brick, calloused hand by calloused hand.

분명히 좌절도 있을 것이며 실패도 있을 것입니다. 제가 대통령으로써 내리는 결정에 반대하는 자들도 있을 것이며, 우리 정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우리에게 닥친 난제들에 관한 한은 여러분에게 항상 솔직할 것을 약속합니다. 여러분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것이며, 특히나 저희의 의견이 충돌할 때에 더더욱 귀 기울여 들을 것을 약속합니다. 모든 것에 앞서서, 저는 국민 여러분이 저와 함께 지난 221년 동안 미국이 그래왔던 것처럼 판자 하나 하나, 벽돌 하나 하나, 그리고 여러분의 거친 손 하나 하나로부터 미국을 재건하는 작업에 참여할 것을 부탁 드리고 싶습니다.

 

What began twenty-one months ago in the depths of winter must not end on this autumn night. This victory alone is not the change we seek ? it is only the chance for us to make that change. And that cannot happen if we go back to the way things were. It cannot happen without you.

21개월 전 한겨울 추위에 시작되었던 것들이 오늘 이 가을 밤에 끝나서는 안 됩니다. 이 승리가 우리가 원하는 변화의 전부가 아닙니다. 이것은 우리가 앞으로의 변화를 이룰 기회일 뿐입니다우리는 예전의 안주했던 자세로 돌아가서는 안됩니다. 앞으로의 변화는 국민 여러분 없이 이루어질 수 없는 것입니다.  

 

So let us summon a new spirit of patriotism; of service and responsibility where each of us resolves to pitch in and work harder and look after not only ourselves, but each other. Let us remember that if this financial crisis taught us anything, its that we cannot have a thriving Wall Street while Main Street suffers ? in this country, we rise or fall as one nation; as one people.

그렇기 때문에 국민 여러분, 새롭게 불타는 애국심을 다지고, 봉사 정신과 책임감을 새롭게 해, 스스로 뿐만이 아니라 타인을 위하는 마음을 가질 것을 약속합시다. 이 금융 위기가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이 있다면, 그것은 국민 여러분이 고생하는 한 월 스트릿 또한 잘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 국가에서 우리는 모두 같이 하나의 국민으로, 하나의 연합으로 성장하거나 추락하게 될 운명입니다.

 

Let us resist the temptation to fall back on the same partisanship and pettiness and immaturity that has poisoned our politics for so long. Let us remember that it was a man from this state who first carried the banner of the Republican Party to the White House ? a party founded on the values of self-reliance, individual liberty, and national unity. Those are values we all share, and while the Democratic Party has won a great victory tonight, we do so with a measure of humility and determination to heal the divides that have held back our progress. As Lincoln said to a nation far more divided than ours, We are not enemies, but friendsthough passion may have strained it must not break our bonds of affection. And to those Americans whose support I have yet to earn ? I may not have won your vote, but I hear your voices, I need your help, and I will be your President too.

우리의 정치계를 병들게 했던 당파성, 소소한 것을 가지고 싸우는 하찮음, 그리고 미숙함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유혹을 이겨내야 합니다. 우리는 이 주의 출신이었던 분께서 (일리노이) 처음으로 공화당을 설립하고 백악관에 들어섰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번역자 주: 링컨). 우리는 공화당의 설립 이념인 자주, 개인의 자유, 그리고 국가 단합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 가치들은 우리 모두가 공감하며 함께 할 수 있는 가치들입니다. 오늘 민주당이 승리했지만 우리는 이 승리를 더욱 겸손 하라는 국민의 채찍질로 받아들이며, 미국을 양 극단으로 갈랐던 대립된 가치들을 모두 회복하고 앞으로의 발전을 향해 함께 나아가려 합니다. 링컨이 현재의 미국보다도 갈라졌던 국가를 앞에 두고 말했듯이, “우리는 적이 아니라 친구입니다. 열정이 우리의 우정을 시험할지라도 우리는 서로에 대한 애정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아직 저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저는 열심히 일할 것입니다. 오늘 저는 여러분의 표를 얻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당신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며, 당신들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저는 당신들의 대통령입니다.

 

And to all those watching tonight from beyond our shores, from parliaments and palaces to those who are huddled around radios in the forgotten corners of our world ? our stories are singular, but our destiny is shared, and a new dawn of American leadership is at hand. To those who would tear this world down ? we will defeat you. To those who seek peace and security ? we support you. And to all those who have wondered if Americas beacon still burns as bright ? tonight we proved once more that the true strength of our nation comes not from our the might of our arms or the scale of our wealth, but from the enduring power of our ideals: democracy, liberty, opportunity, and unyielding hope.

바다 너머 국회 의사당에서, 성에서, 혹은 잊혀졌던 지구의 구석구석에서 라디오 앞에 옹기종기 모여 저희를 지켜보고 있던 모든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각자 다른 이야기를 지니고 있지만 같은 운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미국의 지도력에는 새로운 날이 밝을 것입니다. 이 세계에 분열을 가져오려는 자들이여, 우리는 당신들을 격파할 것입니다. 평화와 안녕을 바라는 자들이여, 우리는 당신들에게 원조를 보낼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미국의 등불이 꺼지지 않았나 우려했던 자들 모두에게 미국의 힘을 또 다시 입증했습니다. 미국의 참된 힘은 미국의 무기나 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꺼지지 않는 미국의 이념들, 민주주의, 자유, 기회, 그리고 굽히지 않는 희망에서 오는 것입니다.

 

For that is the true genius of America ? that America can change. Our union can be perfected. And what we have already achieved gives us hope for what we can and must achieve tomorrow.

이것이 바로 미국의 참된 자질입니다. 미국은 계속 변화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결합은 더욱 더 완전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미 이룬 것들을 뒤 돌아 보았을 때, 앞으로 이룰, 그리고 이루어야 할 것들에 대한 희망이 가득합니다.

 

This election had many firsts and many stories that will be told for generations. But one thats on my mind tonight is about a woman who cast her ballot in Atlanta. Shes a lot like the millions of others who stood in line to make their voice heard in this election except for one thing ? Ann Nixon Cooper is 106 years old.

이번 선거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행해진 일들도 많으며, 앞으로 대대로 전해질 이야기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오늘 밤 특히 제 마음 속 깊이 새겨진 이야기는 아틀랜타에서 투표를 한 여성의 이야기입니다. 그녀는 오늘 줄을 서 투표를 하여 자신의 권리를 행사한 수 많은 국민들과 같은 한 국민입니다. 단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앤 닉슨 쿠퍼 씨는 106세라는 점입니다.

 

She was born just a generation past slavery; a time when there were no cars on the road or planes in the sky; when someone like her couldnt vote for two reasons ? because she was a woman and because of the color of her skin.

그녀의 조상은 노예였습니다. 그녀가 태어난 시기에는 길에 차도 없었으며, 하늘에는 비행기도 없었습니다. 그녀가 태어난 시기에 그녀는 두 가지 이유 때문에 투표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첫째는 그녀가 여성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둘째는 그녀가 백인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And tonight, I think about all that shes seen throughout her century in America ? the heartache and the hope; the struggle and the progress; the times we were told that we cant, and the people who pressed on with that American creed: Yes we can.

그리고 오늘 밤, 저는 그녀가 미국에서 살았던 한 세기 동안 겪었던 모든 변화들을 생각합니다. 그녀가 겪었던 가슴앓이와 희망들, 좌절과 발전, 그리고 안 된다고, 할 수 없다고 말하는 모든 사람들을 제치고 앞으로 나아갔던 미국의 모습을 말입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At a time when womens voices were silenced and their hopes dismissed, she lived to see them stand up and speak out and reach for the ballot. Yes we can.

여성분들의 목소리가 묵살되고 그녀들의 희망들이 무시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쿠퍼씨는 살아서 여성들이 일어나 큰 목소리로 외치고 투표 용지를 향해 손을 뻗는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When there was despair in the dust bowl and depression across the land, she saw a nation conquer fear itself with a New Deal, new jobs and a new sense of common purpose. Yes we can.

더스트 볼 (30년대 미국의 대초원에 휘몰아쳤던 모래 바람)의 절망이 만연하고 전국 각지에 퍼진 공황이 있던 시기에, 그녀는 뉴딜로 모든 공포를 극복하고 새로운 직장을 창출하여 모두가 하나된 목적으로 일어서는 미국을 보았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When the bombs fell on our harbor and tyranny threatened the world, she was there to witness a generation rise to greatness and a democracy was saved. Yes we can.

진주만에 폭탄이 떨어지고 독재의 공포가 세계 각지를 위협할 때, 그녀는 한 세대가 위대한 업적들을 이루며 민주주의를 구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She was there for the buses in Montgomery, the hoses in Birmingham, a bridge in Selma, and a preacher from Atlanta who told a people that We Shall Overcome. Yes we can.

그녀는 몽고메리의 버스들(번역자 : Rosa Parks로사 파크가 버스에서 유색인종의 차별을 거부했던 사건), 버밍햄의 호스질(번역자 : 유색인종의 평등권 운동 당했던 치욕), 그리고 아틀랜타의 목사(번역자 : 마틴 루터 ) 우리는 모두를 극복할 것입니다,” 라고 말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는 있습니다.

 

A man touched down on the moon, a wall came down in Berlin, a world was connected by our own science and imagination. And this year, in this election, she touched her finger to a screen, and cast her vote, because after 106 years in America, through the best of times and the darkest of hours, she knows how America can change. Yes we can.

그녀가 살아 있는 동안 인류는 달을 정복했습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습니다. 세계는 인간의 학문과 상상력으로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이번 선거에서 그녀는 화면을 향해 손을 들어 그녀의 투표권을 행사했습니다. 미국에서 희망적이었던, 그리고 좌절스러웠던 시기 모두를 경험하며 106년 인생을 살아오는 동안, 그녀는 미국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America, we have come so far. We have seen so much. But there is so much more to do. So tonight, let us ask ourselves ? if our children should live to see the next century; if my daughters should be so lucky to live as long as Ann Nixon Cooper, what change will they see? What progress will we have made?

미국인들이여, 우리는 너무나도 많은 것을 이루었습니다. 너무나도 많은 것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러니 오늘 밤, 우리 모두 자문해 봅시다. 우리의 아이들이 자라 다음 세기를 보게 된다면, 혹은 제 딸들이 앤 닉슨 쿠퍼 씨만큼 오래 사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면, 그녀들은 무슨 변화를 목격하게 될까요? 우리는 어떠한 발전을 이루었을까요?

 

This is our chance to answer that call. This is our moment. This is our time ? to put our people back to work and open doors of opportunity for our kids; to restore prosperity and promote the cause of peace; to reclaim the American Dream and reaffirm that fundamental truth ? that out of many, we are one; that while we breathe, we hope, and where we are met with cynicism, and doubt, and those who tell us that we cant, we will respond with that timeless creed that sums up the spirit of a people:

이제는 우리가 그 질문에 답할 차례입니다. 바로 지금이 우리의 순간입니다. 우리의 시간입니다. 우리의 시민들이 다시 열심히 일 하고 아이들을 위해 기회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할 시기입니다. 다시 부를 축적하고 평화의 가치를 널리 이룩해야 할 시기입니다. 아메리칸 드림을 다시금 재생하고 우리의 변하지 않는 진실을 다시 인지해야 할 시기입니다. 우리는 다수이지만 하나된 마음으로 숨을 쉬며 꿈을 꿉니다. 의심과 냉소 앞에서, 우리에게 안 된다고 말하는 자들 앞에서, 우리는 모든 자들의 영혼을 하나되게 하는 그 불변의 가치로 답할 차례입니다.

 

Yes We Can. Thank you, God bless you, and may God Bless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부디 신의 가호가 당신의 가정과 미합중국에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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