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숲, 어디고 슬쩍 돗자리를 벌여놓고 철푸덕 앉아 있노라면 산들산들 부는 바람이 제법 서늘하다.

 

두텁한 공기 가득한 차 속에 낑겨오느라 톡톡 돋았던 땀방울이 어느결에 싹 사라져버린 어느 가을날.

 

 

하늘도 파랗고, 사방으로 구비구비 굽은 나무들도 짙푸르다 못해 끄트머리부터 조금씩 누래지기 시작한다.

 

 

 

방금까지 아이를 한 팔에 안고 유모차를 다른 한 손으로 밀던 부모들이 우르르 다녀간 놀이터.

 

김밥 한 줄 싸들고 떠나는 '소풍'이란 단어가 가장  어울리는 계절은 아무래도 가을만한 계절이 없다.

 

 

 

 

 

선유도로 넘어가는 구름다리, 양쪽 기슭에서 시작된 둥근 아치형의 다리가 직선의 교각 위로 불쑥 튀어나온

부분이 재미있다. 날씨가 좀 풀렸더니 그 둥근 다리 위를 쌍쌍이 걷는 행렬이 줄을 이었다.

다리를 건너는데 문득 눈에 띄었던 나무 두 그루. 꼭 짝지처럼 바싹 붙어서서 하나는 강가쪽으로, 다른 하나는

선유도쪽으로 촉수를 쭉쭉 뻗은 모습이 미묘하게 서로를 위하는 것 같다. 양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부터

상대를 막아주려 발뒤꿈치 들고 앞으로 용을 쓰는 모습이랄까.

애초 정수시설이었던 이곳, 이전의 모습을 허물어버리지 않고 나름의 미감으로 활용한 모습이 곳곳에 보인다.

삭아내린 시멘트벽 너머로 겨울철을 버텨낸 풀떼기들이 앙상하게 하늘거리고 그 머리 위엔 하얀 달이 조각구름처럼 떴다.

날씨가 좀 풀린 덕분인지 사방에서 카메라를 둘러멘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다니고 있었다. 이들은 커플 모델인건가

아니면 무슨 웨딩사진이라도 찍는 걸까.

발길 닿는 대로 걷다가 만난 토끼 한 마리, 요새 공원들에는 토끼를 일부러 풀어두는 건지 작년엔 올림픽공원에서

토끼 뒤를 쫓아달리며 기어코 두손으로 번쩍 잡아올리기도 했었는데. 이녀석도 좀만 발품 팔면 잡을 수도 있을 거

같이 토실토실 무겁게 보였지만, 뭐 잡는다고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선유도 공원의 중심부랄까, 정수되길 기다리는 물들이 담겨있었을 정수조엔 이제 찰박찰박하게 빗물이 고였고

정수조 사잇길은 연인들의 산책로가 되었다.

문득 발견한 매미 허물. 지난 여름 매미가 오지게 울어대기도 전에 벗어던진 허물일 테니, 어느새 일년 가까이 된 거

아니려나 싶다. 그런 거 치고는 주둥이 앞섶의 솜털까지 생생하게 남아있는 게 신기하다. 이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나온 녀석은 이미 신나게 울어제끼다가 어딘가에서 생을 마쳤을 텐데, 매미도 죽어서 허물을 남기는구나.

가로세로 열맞춰 도열한 수십개의 기둥들이 온통 담쟁이 덩굴에 휘감겼다 했는데 유독 저 기둥 하나만 헐벗었다.

제법 두텁게 겨울옷을 입고 버티는 듯한 풍성한 기둥들 사이에서 더욱 선뜻하니 추워보이는 까실한 시멘트 기둥.

이런 식으로 기존 정수시설의 흔적이 폐허처럼 남아있는 게 맘에 든다. 잘 포장되고 덧씌워진, 확실한 마감이 아니라

이 곳의 기억과 용도가 어느 정도 추측가능한 수준으로 보전되어 있는 편안한 폐허 혹은 재활용품인 선유도공원.


중간중간 이렇게 위아래를 오르내릴 수 있는 구름다리나 계단이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땅바닥에서 걷기만 하는 게

아니라 시시때때로 눈높이를 오르내리며 시각을 달리 할 수 있다는 점, 평면이 아니라 입체를 걷는 재미랄까.

이 곳의 놀이터 역시 재활용의 미감을 담뿍 흘려내고 있었다. 자연스레 녹슨 철제 튜브가 그대로 미끄럼틀이 되었고

마냥 신난 아이들은 미끄럼틀 출구에서 6중 추돌사고를 일으키고 말았다. 다들 뒷목 잡고 일어나기 직전의 모습.

보통 저런 곳에는 꼬물꼬물 조그마한 글씨로 알아보기도 쉽지 않게 누구야 사랑해, 를 적어두기 마련인데 내가

여태 본 낙서 중에 가장 대범한 거 같다. 쪼잔한 수백명이 달라붙어 낙서를 할 수 있을 만한 공간에 저렇게

큼지막하고 자유롭게 글자 여섯개를 남기다니. 대범하고 자유로운 발상만큼 이쁜 사랑하시길.

돌아나오려는 길, 다리 두어개 너머로 시선을 던지면 바로 여의도가 보인다. 국회의사당의 파스텔톤 둥근지붕이

살짝 드리운 안개인지 스모그인지 때문에 더 칙칙해보였다.




지켜야 할 것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불을 밝히고 있었던 거다.

하여 지키는 사람 하나 없는 골대가 어둠 속에서 창백하게 여위어 있었다. 그물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그래도 다행이랄까, 누가 지켜주지 않아도 이 막막한 평화의 순간을 틈입하려는 낯선 공이라거나

막무가내의 공격수 역시 보이지 않는 어두컴컴한 밤공기가 단단히 철벽수비를 펼쳤다.


그렇지만 역시 뭔가 먹먹하고 서글프고, 지쳐보인다. 자기 구실을 못 찾고 관심조차 끊겨버린 모습이란 건.

그러고 보면 어렸을 적 엄마들이 아이들을 소환하고 나서 텅빈 놀이터의 표정이 딱 저랬었다.



Episode 1. 경마장 가는 길.



겨울에도 말들은 죽자고 달렸다. 가을철에 만났던 말들보다는 조금 뻣뻣하고 둔해진 네발놀림인가

싶었지만, 어느 순간 새하얀 입김을 격하게 토하며 팽팽한 근육을 조여대며 질풍처럼 내달렸다.

어찌나 빠르던지 눈앞까지 짖쳐들어온 말들은 휙 바람소리를 내며 순식간에 트랙 너머로 사라졌고,

사람들의 고함소리는 결승선에 가까울수록 아이유의 3단부스터처럼 높아가기만 했던 거다.

(이전 포스팅 : 쩍쩍 갈라진 말근육들의 향연, 과천 경마공원.)

그런 역동적이고 스펙타클한 장면들, 분위기를 전달하기엔 역시 사진보다는 동영상이다.

중딩때 야설로 시작해 고딩쯤 야사(야한 사진)를 거쳐 야동으로, 그리고 이제 3D로 촬영된 야동으로

진화해 가듯, 분위기와 느낌을 조금이라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한 도구로는 역시 사진보다

동영상이 유리한 거다. 마찬가지로 같은 동영상이라도 그냥 동영상보다는 HD동영상이 화질면에서

훨씬 더 우수한 데다가 더구나 핸디캠의 전설 소니의 Full HD 화질이라면야.


이전에 경마장 왔을 때 미처 사진으로 못 나눴던 풍경들, 분위기들을 이제라도 소니a33의 힘을 빌어

사람들과 나눠보기로 한다. 물론 그건 사진을 발로 찍는 허술한 실력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사실

세상엔 사진을 굉장히 잘 찍는 사람보단 웬만큼 찍거나 조금 찍을 줄 아는 사람, 혹은 나처럼

발로 찍는 사람들이 더 많은 거다. 남은 문제는 두 가지, 사진 셔터 누르는 만큼 동영상 촬영하기가

쉬운지, 그리고 그렇게 찍힌 동영상이 적어도 발로 찍힌 사진만큼은 봐줄 만한지.


동영상기능의 마지노선#1. 사진 셔터 누르는만큼 동영상찍기가 쉬운지.

 : 아무리 동영상 기능이 있으면 뭐하나, 조작하기가 쉽지 않고 버튼을 이것저것 눌러야 한다면

정작 눈앞에서 UFO가 지나쳐가도 동영상찍을 생각은 하지도 못하고 휙, 보내버리고 말 거다.
 

경마장 구경가야 하니까, 간단하게만 말하면 무지하게 쉬웠다. 그냥 버튼 하나. 저 빨간 눈알이

박혀있는 'MOVIE' 버튼만 누르면 바로 촬영. 화이트밸런스, 노출보정, 측광모드나 오토포커싱

기능은 사진 촬영때 쓰이던 설정값이 그대로 넘어가니 따로 손댈 것도 없고, 셔터속도와

조리개값은 자동으로 조정이 된다. 게다가 자동으로 초점이 계속 변환되어 알아서 찍는 대상에

초점을 맞춰준다고 하니, 정말로 버튼 하나만 누르면 끝이란 얘기다.


물론 여러가지 옵션이 있긴 하다. 사진찍을 때처럼 커다란 LCD모니터에 몇가지 디스플레이모드를

택할 수 있는데, 자이로센서가 수평수직을 잡아주는 게 동영상 촬영 때 도움이 크더란 건 찍어보고

나서의 경험에서 우러난 얘기. 이외에도 동영상 파일 형태를 바꾸거나, 동영상 크기를 바꿀 수도

있던데, 어렵지도 않거니와 부수적인 이야기니까 패스. 이럴 때가 아니라 경마장에서 '발로 찍은

동영상' 이야기 할 때란 말이다.



동영상기능의 마지노선#2. 동영상이 적어도 발로 찍힌 사진만큼은 봐줄 만한지.

 : 아무리 동영상 찍기가 간편하다고 해도 초점도 안 맞고 화질도 엉성해서 당췌 이게 뭘 찍어놓은

건지 알아보기 힘들거나 알아보기 싫다면, 차라리 발가락으로 사진찍기를 계속하겠단 거다.



1)
말돌리기 : 과천 경마공원을 기준으로 하자면, 우선 경마가 시작되기 삼십분 전 조그마한

광장에서 경주마들을 빙빙 돌리며 말의 상태와 워킹 등을 보여준다. 말의 저 탄탄한 허벅지와

굵직하고 강건해 보이는 말근육들, 이건 그야말로 '발로 찍은 말 사진'이지만 그래도 이정도다.





경주마들이 자그마한 원형 광장을 돌며 사람들에게 선보이는 자리, 말들을 하나한 렌즈로

훑으며 첫 촬영을 시작했다. 단지 장면 하나를 찍는 게 아니라 어떻게 화면이 움직이고

어떤 방향으로 돌아야 할지 따위, 생각해야 할 것들이 굉장히 많다는 걸 그제서야 알아채고

조금은 당황스러웠지만, 그 와중에도 카메라는 잘도 돌더라는.




2) 기수태우고 말돌리기 : 위 영상에서도 볼 수 있지만 좀더 확연하게 티가 난다. 지가 알아서

앞뒤의 말들로 초점을 순식간에 조정해내는 카메라의 AF, Auto Focusing은 가히 AI라고

할 만하다. 요새 유행한다는 조류독감만 AI가 아니라, 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도 AI인 거다.

알아서 초점을 이리저리 조정하며 기수를 태우고 광장을 도는 말들의 흩날리는 갈기, 강인한 걸음,

잔뜩 긴장한 근육 매무새들이 앞뒤로 생생하게 잡히는 게 신기할 정도다.


3) 트랙으로 나서기 : 저번에 청담공원 등지에서 잘 써먹었던 파노라마 기능, 넓은 트랙에

경주마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사람몸통만한 엉덩이근육을 씰룩거리며 잘 정돈된 트랙위로

나서는 말들과 기수들에서 풍기는 긴장감과 비장함에 입김마저 조심스럽다.


4)
출발선에 주차, 아니 주마(駐馬)하기 : 기수를 태운 말들이 하나씩 출발선 앞에 섰다.




5) 폭풍질주하는 말들 : 트랙을 한바퀴 돌고 다시 결승선으로 들어오는 말들, 제법 엎치락뒷치락

손에 땀을 쥐는 순간들이 지나갔고, 사람들의 고성 소리는 높아만 갔다. 자동으로 초점을 잡아주는

카메라는 듬직하게도 무리지어 지나가는 말들을 하나하나 선명하게, 번호는 물론이고 발굽에서

뿜어져나오는 흙먼지까지 보여주던 거다. 비록 내 마권은 전부 휴지조각이 되었지만 이런 멋진

영상들이 남았으니 그걸로 만족이랄까.



+ 알파(α). 실제로 동영상기능을 어떻게 쓰게 되더라는 경험담.

 :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다가도, 동영상으로 남기면 괜찮겠다 싶은 순간들,

혹은 동영상으로밖에는 표현이 안 되겠다 싶은 순간들이 있는 거다. 예컨대, 눈발이

거꾸로 땅에서 하늘로 휘날리는 광경이라거나, 불빛 가득한 밤거리를 즐겁게 떠도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같은 것들.



고층빌딩 주변에서는 바람이 마구 뒤집혀 불기도 하고, 마를린 먼로의 치마도 펄럭 뒤집는

음흉한 광풍이 분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눈발마저 거꾸로 휘날리게 할 줄은 몰랐다.

그치만 사진으로는 그렇게 지상에서 하늘로 치솟는 눈발을 잡아낼 재간이 내겐 없는 거다.



다행히도, 버튼 하나로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게다가 이렇게 화질이 뛰어난 영상을 담을 수 있는

카메라를 마침 갖고 있었기에 남길 수 있는 풍경이 바로 이런 거 아닐까.




그리고 포스코사거리 앞의 범상치 않은 루미나리에, 촘촘한 꼬마전구가 알박힌 그곳의 풍경을

경쾌하게 뒤흔드는 아이의 웃음소리, 그리고 엄마의 따뜻한 목소리까지. 이런 것들이 멈춘채

굳어진 풍경이 아니라 생생하게 움직이는 영상으로 담긴 건 다행이다. 근경과 원경을 유연하게

오르내리며 풍경을 잡아내고 밝기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걸 확인할 수 있다는 건 덤.


그렇게 저장된 파일들은 각기 다른 폴더에 저장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왼쪽에서 보이듯

동영상은 동영상 폴더에, 오른쪽에서 보이듯 사진은 사진 폴더에. LCD모니터가 넓어서인지

저렇게 폴더 두개가 한번에 보이는 빼곡한 구성에도 그다지 답답하거나 조그매보이진 않는다.





Episode 2. 고감도 & '노이즈'줄이기.



#1. 빛이 적은 곳에서도 좋은 사진을 얻어낼 수 있는, 고감도성능!!



ISO100에서 무려 ISO12800까지 올라가는 권장노출지수(ISO)는 과연 야경 촬영에 강하다

소니의 명성을 그대로 확인시켜주는 듯 하다. 기본적으로 ISO가 높을수록 적은 양의 빛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사진이 찍힌다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는데, 감도가 높을수록 화면의 입자가

거칠어진다는 특징이 있다.


아무래도 사진 두장이 느낌이 다르다. 오른쪽 사진은 ISO12800으로 잔뜩 감도를 높인 사진,

덕분에 조그마한 사이즈에서도 입자가 거칠거칠 드러나보인다. 반면 왼쪽 사진은 감도를

ISO1600으로 낮춘 사진, 그래서 확연히 부드러워 보이는 거다.


혹은 이렇게도 이야기할 수 있겠다. 오른쪽 사진은 ISO12800으로 감도를 한껏 높여 조금 사진이

거친 느낌이 나긴 하지만 불빛을 보다 환하고 이쁘게 잡아낸 거다. 반면 왼쪽은 ISO를 낮추어

불빛이 부드럽긴 한데 너무 어두워서 다소 침침해 보인달까, 느낌이 안 산다.



이런 경우는 어떨까. ISO100의 저감도로 찍힌 왼쪽 사진은 잔뜩 흔들려 버렸지만, ISO12800

고감도로 찍힌 중간 사진은 또 조금 입자가 굵은 노이즈가 보인다. 오른쪽 사진은 ISO1600으로

잡아낸 풍경, 이래서 적당한 감도를 설정하고 최대한 노이즈를 줄여내는 게 관건인 거 같기도 하다.


여하간 ISO12800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성능은 흐리거나 어두워서 빛이 부족한 공간에서

사진을 찍기에 보다 수월하게 해주는 것은 확실한 거 같다. 이 자체로도 나름 멋진 야경을

부족한 발실력으로나마 잡아낼 수 있도록 해준 건 오로지 소니a33의 성능 덕분.



#2. 빛이 적은 곳에서도 '노이즈'를 최대한 줄여서 사진을 찍기 위한, 다중프레임 NR!


ISO감도의 폭이 넓어지는 건 분명 흐리거나 어두울 때, 혹은 어두운 실내에서 사진을 찍을 때

좀더 디테일을 살려주는 장점이 있지만, 그와 함께 사진 입자가 거칠게 느껴지는 '노이즈'는

아무래도 고감도의 특징이라기보다는 단점에 가까운 거 같다. 그런 '노이즈'를 조금 덜어내고

가능한 밝고 선명하되 부드러운 사진을 구하는 건 인지상정.

그래서 소니a33에서 채용한 기능은 '다중 프레임 NR(Noise Reduction)'. 자동으로 6장을

연속 촬영하고 그 화상들을 합성한 후 노이즈를 줄여서 하나의 화상으로 저장하는 기능이다.

그저 감도를 자동 설정하고 1장을 촬영하는 'AUTO' 모드에 비해 훨씬 진화한 기능인 셈이다.


AUTO 모드 외에도 ISO100~400 구간에선 (화창한 날씨에 야외에서) 밝을 때 촬영에 적합하도록,

ISO800~1600 구간에선 밝지 않을 때 촬영하는 경우(흐림, 저녁, 실내 등), ISO3200~12800 구간엔

조명이 어두울 때 손에 들고 촬영하는 경우, ISO25600에선 어두울 때 손에 들고 촬영할 때 각각

노이즈를 줄일 수 있도록, 이렇게 ISO100~25600의 총 9가지 '다중 프레임 NR' 모드

있다는 건, 꽤나 섬세하고 사려깊은 배려라고 감탄할 만하다.


이렇게 '다중 프레임 NR' 모드를 활용해 사진을 찍으면, 감도를 더 높여 밝으면서도 노이즈 역시

훨씬 줄어든 사진을 얻을 수 있는 거다. 왼쪽은 ISO12800으로 찍은 한밤중의 놀이터, 오른쪽은

무려 ISO25600으로 찍은 같은 장소지만 훨씬 밝고 선명하면서도 노이즈 역시 줄어들었다.


혹은 같은 ISO12800으로 찍더라도, 좀더 밝고 노이즈가 줄어들어 부드러운 사진이 얻어지는 거다.

원목 재질의 안내판 배경이 좀더 따스하고 보드라운 느낌으로 찍힌 사진, 딱 보면 알겠지만 역시

오른쪽 사진이 '다중 프레임 NR' 모드가 작동한 사진이다.


+ 알파(α). 실제로 '다중 프레임 NR' 기능을 어떻게 쓰게 되더라는 몇 장의 사진들.



위에서 그저 ISO를 높여서 찍었던 풍경들도 '다중 프레임 NR' 모드로 다시 찍는 순간 좀더

부드러우면서도 밝고 따뜻한 느낌의 사진이 된다. 6장이 순식간에 찰칵찰칵 찍히는 소리도

맘에 들지만, '처리중'이란 안내화면이 지나가고 합성된 화면이 이렇게 뜨는 순간도 과연

어떤 사진이 나올지 두근두근 기대하게 만드는 거다.


경마장 건물 1, 2, 3층을 빼곡히 메운 채 주먹쥐며 말들을 응원하던 사람들, 포스코사거리 앞의

루미나리에 아래에서 풍선을 들고 뛰놀던 아이들, 어느 일식주점의 벽면을 장식한 인형과 촛불들,

그리고 어느 까페에서 만났던 완전 푹신하고 편안해 보이던 낡은 의자까지. 다중 프레임의

세례를 받고 새롭게 조율된 사진 속에서 더욱 따스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담고 있는 듯 하다.









* 이 글은 소니 a33 평가단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거대 잠자리가 날아다니다가 날개를 풀고 쉬어가는 곳. Dragon-fly라는 영어이름이 비로소 그 위용을 되찾는 듯.

그리고 가슴팍에 붉은 심장 대신 은색 바람개비가 파닥대는 아저씨가 아이들에게 아낌없이 몸을 내어주는 곳.

서울숲이다.




@ 충북.

다 커버린 지금의 몸뚱이로 저런 미끄럼틀을 타려면 중간에 낑겨버려서 긴급출동119를 불러야 하겠지만.

단지 보는 것만으로도 이미 맘은 미끌미끌 내장같은 미끄럼틀을 내닫고 있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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