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젯밤 꿈에 전지현이 나왔다. 그녀는 내 앞에서 해실해실 웃으며 몸을 비비 꼬고 있었다. 전화번호를 따내려고 주머니를
 
뒤져 핸드폰을 찾았다. 없었다. 당황해서 가방을 뒤졌지만 역시 핸드폰은 나오지 않았다. 울고 싶은 마음이 되어 그녀에게
 
말했다. 명함 한 장 주세요.


#2.

저번주 목요일 밤부터 2박 3일, 제주도에 다녀왔다. 예기치 않은 일정, 생각지 않았던 장소였다. '올레길'이란 건 뭔가

심각한 고민이나 결정할 사항들을 싸짊어지고 걷는 게 제맛 아닐까 했는데, 가족들하고 도란도란 걷는 것도 좋았다.

덕분에 포스팅거리는 잔뜩 늘었다. 캄보디아도 갈 길이 먼데, 제주도부터 차근히 올려야겠다.


#3.

일요일밤에 만난 군대친구는 부산에서 올라왔다. 벌초하러 갔다 오는 길에 문득 서울행 버스를 탔다고 했다. 밤늦도록

술을 마시면서 또 물었다. "어떻게 살 건데?" 아마도 2002년께 군대에서부터 서로에 대해 계속되었던 질문, 작년에

부산국제영화제 보러 가서 밤새 술을 펐을 때의 대답과는 달랐나보다.


"어쩔 수 없지"라는 말은, 내게서 그가 기대했던 마지막 말이었다고 했다. "어쩔 수 없지"라는 말로 시작되는 구구한 말들,
 
"핑계인지도 모르겠지만"이라는 말로 시작되는 핑계들. 내가 이미 그 녀석에게 '황소만한 개구리'라고 뻥을 얼마나 잘

쳐놨었는지는 몰라도, 아닌 게 아니라 요새 스스로에 불만이 많다. 자유란 건 단순히 물리적인 시공간에 대한 개념이

아니니까.


#4.

슬슬 바빠지고는 있다. 할 일은 늘어나고, 하고 싶은 건 많고. 당장 이번주 월요일에 있었던 '시사IN 강연회'는

가지도 못했다. 진중권이 강사로 나왔는데, 다음달 출장 준비다 뭐다 바빴다. 오늘도 노종면 YTN노조위원장의

강연이 있는데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노종면 위원장(언론노조 YTN지부장)의 체포 소식을 듣고 이명박 정부가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옛말에 '미인 박명'이라고 했는데 '명박 박명'이라고 바꿔야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지금 증거 인멸, 도주의 우려가 있는 것은 누구냐"라고 물었다.

"이명박 정권은 지난 1년간 증거를 인멸하고 도주해야할 일만 했다. 부자 세금 깎아줘서 올해 12조, 내년 25조씩 세금이 줄어들게 됐다. 그리고서 장애인을 비롯한 복지 예산을 줄였다. 양도 소득세 깎아주면서 철거민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사교육비를 줄인다며 사교육을 경기부양 산업으로 만들고 있다. 세금깎아 자동차 팔리게 한다며 에쿠스는 깎아주고 경차는 안깎아준다. 지금 도주,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는 것은 이명박이다"

그는 "노종면 위원장의 구속을 보며 '아 이제 나도 감옥에 들어갈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언론사 노조위원장이 감옥갈 정도면 나머지는 온전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느냐"며 "그러나 감옥이 가득차면 청와대 무너진다. 우리는 역사가 가르쳐준대로 싸울 것이다. 임기를 마친 독재정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09.03.27. 프레시안 "감옥이 가득 차면 청와대가 무너진다"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의 구속에 이어 이춘근 MBC "피디수첩" PD가 체포되었다가 풀려났다.

YTN 노조에서 낙하산 사장에 반대하며 출근저지투쟁을 했다는 '업무방해' 혐의로, 피디수첩에서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보도를 내보내 국가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정말. 할 말이 없게 만드는 세상이다.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그리고 포털 대문은 온통 '김연아', '임창용', '북한 로켓' 이야기다.

포털을 쥐고 있는 조중동, 주요 언론이 의식적으로 YTN와 MBC에 대한 이러한 언론 탄압(의 소지가 있는) 사건을

보도하지도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기사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은 대체. 아니 선명한 건지도 모른다.

(참고 : 09.03.28. 미디어오늘 "한겨레, 'YTN·MBC 사태 보도' 조선일보 16배")
                                                                                                                 ⓒ 09.03.28. 경향


감옥이 가득차면 청와대가 무너진다.

                                                                                             ⓒ 손문상 화백 ( onscar@pressia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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