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시선을 정면으로 맞서며 조심스레 자세를 잡는다.

그녀는 아이폰, 나는 카메라. 바싹 움켜쥐어 상대에 겨누고는 잠시의 틈을 노리는 순간.


그녀가 한걸음 비틀어 내딛는 걸 신호로 한바퀴 팽팽한 원을 그리며 서로를 향한 맹렬한 연사.

온실 속 꽃들과 이파리들이 나부끼는 중에도 서로에 가닿는 초점은 용케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비비적대는 걸음걸이를 감히 플라맹고의 춤에 비기는 건 황송한 노릇이겠지만,

카메라와 아이폰으로 세워진 방패를 벗겨내려는 놀이는 그렇게 사랑춤이 되고 말았다.




@ 아침고요수목원.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