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했던 공기를 찢고 지면 위에 바퀴를 내리고 나면 이미 마음은 머리 위 캐비넷에 손을 뻗어 짐을 꺼내들었다.

잔뜩 부풀었던 날개가 가라앉으면서 문득 다리도 저리고 온몸이 뻐근하게 앙탈하기 시작하는 거다.


엘리베이터가 중간에 덜컥 멈춰선 채 십수명과 함께 가삐 이산화탄소를 뱉고 산소를 집어삼키는 그런 느낌,

비좁은 공간에선 더이상 못 배기겠다고 뇌에서부터 폭죽처럼 터져나오는 경고음. 죽을지도 몰라, 라고 덜컥

들쑤셔지는 폐쇄공포증과 같은 두려움.


소떼처럼 우르르 일어서선 한걸음도 움직이지 못하는 그들의 조급하고 두려워하는 듯한 등을 바라보고 있자면

나 역시 호흡이 가빠지고 두려워지는 거다. 얄미운 의자들로 만들어진 좁은 통로 속에서 낑긴 채 앞뒤로 사람이
 
가득한 채, 옴쭉달싹도 못하고 여기서 평생 못 벗어날 것을 예감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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