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좁고 비싼 서울에서 복닥거리며 버티느니 근교의 괜찮은 땅을 구해 전원주택을 짓고 사시겠다는 것이 우리 부모님의 오랜 꿈이셨다. 마침 건축 쪽에 종사하시는 아버님이신지라 벌써 십여년전부터 어떤 집을 어떻게 지을지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고 고치기를 여러번, 그러다가 올해 4월부터 여러 가지 이유로 전원주택을 짓는 계획이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이제부터 올릴 사진들은 드문드문 내가 가서 찍은 사진들과 아버지가 현장을 관리하며 찍으신 사진들이 뒤섞일 예정이며, 가능한 집이 세워지는 시간순으로 실시간에 가깝게 업데이트하려 한다. 관련한 문의나 궁금한 점들이 있다면 비밀댓글로 남겨주시길.

 

 

27. 정원 흙고르기 및 주차진입로 잔디식재 완료

 

2015년 8월 29일, photo by father


정원에 잔디를 식재하기 전에 먼저 했던 작업은 흙을 충분히 돋울 수 있도록 마사토를 좀더 부어놓고서


흙을 고르는 작업, 그리고 나서야 잔디를 깔고 주차진입로에 현무암 판석들을 깔 수 있었다고 한다.


얼추 잔디 식재가 마무리된 정원.


그리고 현관 입구로부터 건물 입구까지 이어지는 곳에는 살짝 오르막 경사를 지어 배수가 쉽도록 하는 동시에


현무암 판석을 깔아서 잔디가 덜 상하도록 하고 단단한 바닥을 만들어두는 것으로.



* 비좁고 비싼 서울에서 복닥거리며 버티느니 근교의 괜찮은 땅을 구해 전원주택을 짓고 사시겠다는 것이 우리 부모님의 오랜 꿈이셨다. 마침 건축 쪽에 종사하시는 아버님이신지라 벌써 십여년전부터 어떤 집을 어떻게 지을지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고 고치기를 여러번, 그러다가 올해 4월부터 여러 가지 이유로 전원주택을 짓는 계획이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이제부터 올릴 사진들은 드문드문 내가 가서 찍은 사진들과 아버지가 현장을 관리하며 찍으신 사진들이 뒤섞일 예정이며, 가능한 집이 세워지는 시간순으로 실시간에 가깝게 업데이트하려 한다. 관련한 문의나 궁금한 점들이 있다면 비밀댓글로 남겨주시길.

 


25. 실외 정원 잔디 조성

 

2015년 8월 28일, photo by father


얼추 끝을 향해 달려가는 공사 현장, 건물의 외관은 99%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고(현관 대리석 마감을 제외), 


내부도 바닥재나 벽면, 가구재들이 차근차근 들어가려는 즈음이다. 그리고 건물 바깥 정원의 잔디를 식재하는 중.


차 두대가 겨우 지나다닐 시멘트길에 연한 정원에는 나무를 심을 공간을 커다란 바위들로 둘러쳐 두고, 내부의


정원 공간에는 푸릇푸릇한 잔디를 기를 예정이라고 하신다.


잔디묘들을 저렇게 잔뜩 열맞춰 늘어뜨려놓고는 꼼꼼하고도 규칙적인 배열에 맞춰서 식재중이신 아주머니들.


대문 현관에서부터 집의 대문까지 이어지는 길, 차들이 주차하게 될 그 공간에는 너른 현무암 판석을 듬성듬성 깔고


그 틈새부위에만 잔디를 심는 것으로 우선 처리. 현무암 판석은 이중으로 깔아놓아서, 나중에 혹여 잔디가 잘 안 자라


맨땅이 보인다거나 하면 좀더 넓게 현무암으로 덮어둘 수 있도록 대비까지 철저히 해두었다.


그리고 건물 뒷벽에 설치한 난방용 가스배관과 LPG가스통.  





압구정동 큰길따라 걷다가 문득 나타난 이국적인 건물, 고층빌딩이 한치라도 더 비싼 땅값을 빼먹겠다고 빽빽히 들어찬 가운데

 

태평하게 잔디정원까지 앞에 펼치고는 야트막한, 유럽의 냄새가 풍기는 건물을 지어놓은 무슨 성형외과 건물.

 

 

까끌까끌하게 생긴 울타리도 눈을 끌지만, 두껍고 얇은 나뭇가지를 잔뜩 뭉쳐놓고는 말끔하게 부드럽게 깎아버린 모습이

 

왠지 성형외과의 기술력이랄까, '성능'을 과시하는 거 같아 눈에 담았다.

 

 

얼마나 삐죽거리던, 거칠거나 모가 났던 상관없이 저렇게 매끈하고 유려한 모습으로 다듬어줄 수 있다는 의지랄까.

 

성형수술에 대한 찬반과는 무관하게 저런 작품으로 은근히 돌려말하는 병원 측의 센스에 일단 박수를.

 

 

 

+ 지나다니며 몇 번이나 이 조형물을 맞닥뜨렸다는 모 씨에 따르면,

 

저것은 "베이글"을 만들어주겠다는 성형외과의 의지로 해석됨. 베이비 페이스에 글래머 바디를 만들어주마,

 

그래서 저 모양이 '베이글'이라는, 믿거나말거나식의 해석.ㅋ

 

 

싱겁게도 길게만 자라난 잔디 잎새들은 초록빛을 잔뜩 머금었고,

 

어느새 노랗게 바래버린 채 툭 떨궈진 잎새 하나를 품을 만큼은 속이 깊어졌나 보다.

 

 

누군가의 상처입은 사랑이 노랗게 곪은 채 저렇게 툭. 떨어지는 계절, 가을.

 

그에게도, 그녀에게도 저런 엉성한 잔디 쿠션이나마 함께하기를.

 

 

 

@ 무악재 안산.

 

 

 

 

버즈 두바이를 바라보기 가장 좋다는 맞은편 쇼핑센터, 시간이 너무 일러 대부분 문이 닫힌 상태였지만,

높이 솟은 건물들과 함께 잘 정돈된, 지어진지 얼마 되지 않아 보이는 분수정원이 두바이의 급격한 축재를

잘 나타내주는 듯 하다. 이 메마르고 황량한 도시에 저런 분수대라니.

대개 모든 건물들이 지은지 얼마 안된, 갓 구워진 쿠키처럼 노르스름한 황토빛이다. 그래서인지 왠지 테마파크

같다는 느낌을 지울 길이 없어 보이기도 한다.

조금씩 동이 터오는 하늘, 좀더 뜨겁게 땅이 달구어지고 그림자가 두껍고 짧아지면 이 곳의 풍경이 또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지만, 당장은 너무 휑하다. 사람은 없고 풍경만 있다.
두바이가 최근의 모라토리엄 사태를 거치면서 곤욕을 치르고는 있지만, 두바이가 아랍에미레이트, 혹은 중동이

가진 핵심 전력은 아니다. 버즈 두바이니, 버즈 알 아랍이니 우리에게 익숙한 것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두바이는 이를테면 졸부의 땅. 중동의 이름난 부호국 중 하나인 아랍에미레이트의 대표주자는 역시 아부다비.

어쩔 수 없이 이 곳은 여전히 공사가 진행중인, 갑작스런 붐에 불쑥 떠오른 지역이다.

밤새 불이 환하게 켜져있었던 공사현장. 두바이는 전기나 수도 등 기본적인 생활필수시설들에 대해서 자국민에

한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일년에 몇차례씩 국민들의 빚을 탕감해주거나 일정액을 '하사'하는 다른

중동국들의 사례도 있으니 딱히 두바이가 독특하다고 할 것은 아니지만, 우리 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외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했네 '토목으로 '일어섰네' 어쩌고 하면서 벤치마킹하자고 나섰던 건 사실 우스운 일이다.

자국민에는 무료로 제공되어 밤새 펑펑 낭비되는 전력과 수도 등은 외국인에게는 가혹하리만큼 높은

금액이 부과된다고 한다.

두바이의 일출. 저 멀리 크레인들이 코끼리 코처럼 하늘을 향해 뿌우~ 코를 울리고 있다. 일출인데, 이건 무슨

일몰의 음울하고 축축 처지는 느낌의 이미지.

황량한 땅 위로 이리저리 가로놓인 고가도로가 던져주는 길쭉한 그늘이 도왔겠지만, 그보다 사막지대에선

금과도 바꿀 수 없다는 물을 윤택하게 제공한 덕분이지 않을까. 뚜렷하게 일정 지역만 덮어씌우고 있는

초록색 잔디. 그렇지만 광화문광장을 얄포롬하게 덮었던 화단보다는 수명이 길겠구나 니들은. 겨울은 없잖아.

뭔가 두바이의 도심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확연하다. 갑자기 불쑥 높아지는 마천루, 지금은 버즈 알 아랍 가는

길이다. 어딜 봐도 공사판, 좀처럼 오랜 것은 보이질 않고 모조리 새로 지은 것들 뿐이다.

도로 위를 달리는 스쿨버스. 현지인들은 그다지 교육열이 높지 않아 생각있는 사람들은 걱정하고 있다고 한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 곳은 '교육'이란 게, 혹은 '학력'이란 게 출세나 돈벌이의 값진 지표로 작용하지 않을

만큼 온 국민이 고루 부유한 곳인 거다. 그렇지만 역시, 혹은 의외로, '상대적 박탈감'의 문제는 여기도 크다고

한다. 어차피 (물질적) 박탈감이란 건 옆사람과의 비교를 통해서 생겨나는 거니까.

여기가 두바이의 강남이랄까, 가장 핵심 비즈니스 구역이라고 한다. 쭉 뻗은 대로 양쪽으로 높이 솟은 건물들,

그치만 왠지 어색한 건, 아무것도 없던 맨땅에서 뜬금없이 솟아오른 듯 보이는, 전혀 배후지역이 보이지 않는

섬같은 건물들이란 느낌 때문일 거다. 아무런 연원이나 전통적 상권 따위 없이 생겨난 건물들, 이것들이 모두

유럽의 자금이나 아부다비의 자금을 빌어 올려진 것들이란다.

차창 밖을 내다보던 중에 문득 눈이 띄였던 건 그래피티.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에도 그래피티가 있었다니.

두바이의 모랫빛 건물들, 색깔없는 건물들 사이에서 노랑색 페인트칠된 창고건물은 꽤나 눈에 띄었던 건지

놓치지 않고 낙서를 해놓았나 보다. 더더욱 눈에 잘 띄는 약간 어설퍼보이는 그래피티.

참 단조롭도록 쉼없이 나타나는 공사현장들. 제대로 지어졌다 싶은 건물들도 공실률이 생각보다 꽤나 높댄다.

하긴 이렇게 뭔가 제대로 갖춰지려면 한참 남아있는 '신도시'에 누가 서둘러 입주하겠나 싶기도 하고. 단지

높이 솟은 건물들, 현대식의 독특한 외양을 자랑하는 건물들이 모여있다고 뭐가 되는 건 아니지 않겠지 싶다.

두바이를 배우자고 외치던 사람들은, 대체 뭘 봤던 것일까.

버즈 알 아랍이 저멀리 보이기 시작할 무렵, 조금씩 고급주택가가 나타났다. 너른 공간을 넉넉히 써가며 맘껏

녹색의 푸르름을 과시하는 고급 주택들, 왠지 야트막한 인도와 조그마한 신호등이 귀여웠다. 이제 저 너머로

시야를 돌리면 세계 최고의 칠성급 호텔이라는 버즈 알 아랍이.







@ 기억이 나지 않는 어디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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