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티비서 비타민인가 하는 건강-웰빙의 열풍을 타고 부르는-프로그램을 보며 하나 앞으로의 트렌드를

예견하게 되었다. 키스하면, 위장병이 전염될 수 있단다. 헬리코박터 감염숙주가 남한땅 성인의 70프로라니.

헬리코박터가 인간에 기생한건지 인간이 헬리코박터에 기생한건지 헷갈릴 지경이다.


요새처럼 죽도록 '웰빙', 벽에 똥칠안하고 오래 살길 꿈꾸는...분위기라면 백방 키스가 터부시될 게 뻔하다.

키스하다가 위장병 걸린 인물 하나 티비에서 띄워주고 책쓰다가 위장병으로 죽을때쯤 공익광고에 나올게다.

여러분 키스하지 마십쇼. 그거 독약입니다. 학자들은 키스가 야만인의 의학적 무지와 혹은 악의로부터 비롯된

'가미가제'식의 입술공격으로부터 비롯되었음을 발견해낼 것이고, 인류문명의 발상지 모처에서는 전쟁중에

도려낸 적들의 입술을 금박도자기에 봉인해 놓은 유물이 발견될 것이다. 어용철학자들은 '키스'행위를 선진질서

및 문화의식 고양에 장애가 되는 범죄로 규정짓고, 앞으로 키스는 지정된 장소-예컨대 헬리코박터 및 구취를

순간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입술비데가 비치된..-에서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받을 수 있는 커플만이 할 수 있겠지.

물론 일각에선 의료보험도 안되는 건강 검진을 정기적으로 받을 수 없는 빈한한 커플을 구제하라거나,

입술비데기 비치장소를 확대하라거나 하며 반발하겠지만. 결국 누군가가 휴대용 입술비데기를 만들어내어

'신지식인' 반열에 등극할 것이고 사랑을 멈추지 않는 인류는 일만년 역사의 '키스' 행위를 폐기하고 새로운

행위를 만들어내어 서로를 확인하게 되지 않을까.


그리하여 일백년 후 우리의 손자/녀들은 키스를 하는 장면이 삭제된 영화를 골동DVD로 볼 것이고 왼갖

문학작품들과 예술작품들도 모자이크 처리될 게다. 아마 조각상같은 경우라면 맞닿은 입술이 레이저로 태워지지

않을까, 유머가 있는 녀석이 책임을 맡았다면 그저 대갈을 한대 후려갈겨 입술을 돌려버린다거나 입술사이에

종이 한장 끼우고 말지도 모르겠고. 아, 그냥 두명에게 마스크를 씌워버리는 게 최선이겠구먼.

도덕책에선, 22세기 문화인은 입술을 내보이지 않는다고 기재된 채 오래 살고 싶으면 키스따위 하지 말라

그러겠지. 아마도 월마트에선 박하향나는 입술 제독용 방독면을 번들로 팔지도 모르겠고. 밤늦게 들어온 자식

녀석의 입을 지시약 기능이 첨부된 페이퍼로 눌러보고 키스한 자취가 드러나면, 마치 지금 부모들이 담배갖고

아이와 실랑이하듯, 등짝을 후려치며 "너 키스 안끊을래?"그럴지도 모를 일이다. 가능한 핑계로는, 글쎄...

"당했어" 정도랄까.ㅋ
1. 내무생활

2) 내무실 정리정돈이 불량하다고 지적시

혼자 계속해서 여러 방법을 이용 정리정돈을 한다.


3) 군기가 빠졌다는 등의 이유로 지적받을 때

지나가다 지적받았을 경우 신속히 관등성명을 크게 복창하여 군기를 표현한다. 평소보다 소리를 크게 한다.


5) 축구 시합시 열심히 안 한다고 지적받을 때

끝까지 상대를 쫓아다닌다. 공과 관계없이 계속 뛴다.


6) 고참이 심하게 장난칠 때

갑자기 부딪혔을 때는 부딪힌 부분에 심한 통증표현 (선임병의 미안한 감정 유발)


7) 노래를 시켰을 떄 잘 생각이 안 날때

노래 하나 외우고 입대하라.


8) 내무실에서 발냄새가 난다고 짜증을 낼 때

빨리 세면장으로 가서 발을 씻고 온다.




2. 훈련 및 교육

10) 직무교육/훈련, 기본군사훈련시 수준 향상이 잘 안될때

복명복창을 크게 하고, 휴식 시간에도 혼자 연습


11) 정신교육 중 졸았다고 지적받을 때

잘못했다는 표정으로 신속히 일어나서 뒤쪽에 서서 교육받음


12) 훈련시 힘든 표정을 짓는다고 지적받았을 때

"아닙니다!"라고 씩씩한 행동으로 계속한다.


15) 복장을 잘못 착용해서 지적받을 때

신속히 뒤로 돌아 교정하고 잘못했다는 표정/대답을 한다.




3. 기타

16) 누나나 애인 친구들을 소개해 달라고 할 때

누나가 약혼, 결혼 예정이라고 아쉬운 듯 말한다. 나이가 많은 것을 말하거나 예쁘지 않다고 한다.

심각한 표정으로, 애인과 친구들이 군인을 싫어해 걱정인듯이 말한다.


20) BX에서 물건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는데 선임병이 눈치줄때

선임병에게 "먼저 사십시오"하고 자리를 양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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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군대에 있을 적(2002-2004) 받았던 교육자료 중 발췌. 아무리 다시 생각해도 군대는 쑈다.ㅋ

사회 생활, 학교 생활에서도 능히 응용될 만한 것으로 대략 여겨짐..이랄까.

#1. 엊그제는 성대에서 진중권의 르네마그리트 강연을 들었다. 진중권이 애초 미학자였단 사실은 한동안 잊고

있었지만, 그의 목소리가 '왕의남자'나 '타짜'에 나왔던 유해진과 똑같단 생각은 들을 때마다 하게 된다.

개인적으론, 내가 많이 겹친다고 생각하는 인물. 정치적인 입장이나 그걸 표현하는 방식, 그리고 말투도 조금.

그는 하이데거의 '존재체험'이라는 단어로, 일상성에 함몰된 사물을 복권시키는 마그리트의 예술을 해명하려

했다. 일상적으로 친숙한 이미지를 고립시키거나, 중첩시키는 잡종화의 기법은 우리가 사물에 부여한 도구적,

실용적 의미를 벗겨내고자 하는 시도라는 해석. 존재하는 세계에 대한 메타적 해석과 비판적 재구성, 그건

내가 마그리트를 예술적 의미의 좌파라 부르고 싶은 이유다.



#2. 그의 그림인 줄 모르고 좋아했던 몇개의 작품들이 있었다. 진중권의 강연회 다음날에는 세시간동안 그의

전시회에서 놀았다. 일단 한번 쭉 돌고, 빽빽한 인파를 피해 다시 한번 거닐면서 맘에 들었던 그림들만 다시 보기.
 
이런저런 작품들이 내 걸음을 잡고서 놔주지 않았지만 그다지 리뷰는 내키지 않으므로 생략. 그저..단지 나뭇잎과

비둘기를 합쳐놓은 그림들보다..'눈물의 맛'이라는 제목의 그림이 훨씬 맘에 들었다. 이런 그림에다가, 송충이

하나가 커다란 나뭇잎-새(?)를 갉아먹고 있는 장면이었는데, 요새 주위에 하도 사랑 문제로 아파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랬는지..와닿았다. 눈물의 맛은 누가 보고 있는 걸까. 새의 가슴을 갉아먹는 송충이? 가슴이 휑하니

갈아먹힌 새? 둘다? 누가 누구를 울게 했고, 누가 누구의 눈물을 맛보고 있는 걸까..라는. the flavour of tears.

오케이, 그림 찾았다.ㅋ

사용자 삽입 이미지



#3. 이레네, 혹은 아이린(Irene)이라는 인물의 발굴.
 
첫째, '이레네 혹은 금지된 책'이란 작품. irene의 철자와 어디로도 갈 수 없는 계단이 그려져 있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둘째, '대화의 기술'이란 작품. 다소 해석하기 쉬운 듯한 이 그림에는, 그려진 글자가 숨어있다. 내가 보기엔

IRENE정도로 보이는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셋째, 마그리트가 찍은 무성영화를 보면 Irene이란 인물이 종종 등장한다. 뭉실대는 궁금증을 참을 수 없어

도슨트에게 질문했더니, 그녀는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의 와이프였다나. 음..그래서 저 그림의 밑에는 남자 둘이

서 있는 건가. Irene이 저만큼 커보였을 수도, 그녀를 저 불분명한 글씨만큼밖에 이해하지 못한 걸 수도, 혹은,

위태롭지만 아름답게 쌓아올려진 저 돌들처럼 그녀와의 추억을 떠올리는 걸 수도. 어쨌거나, 어쩐지 공식적인

사생활이 깔끔하다했다. 머..말년까지도 마그리트 부부는 무지 행복해 보이긴 했지만. 아, IRENE을 마그리트와

묶어보는 건 어디까지나 내 상상.



#4. 부모되긴 무지 힘들 거 같다. 평일이었고, 오전이었음에도, 인간들이-특히 학부형과 아이들이-파도처럼

철썩댔다. 애들한테 쉼없이 질문하거나 설명하거나..이건 뭘까, 저건 어떻게 생각하니, 이런 열린 질문은 그래도

무언가 귀를 기울일 만한 아이의 대답을 유도하지만, 표현기법이 어떠니 저 사물은 무엇을 의미한다느니 등의

진부하고 꽉 막힌 설명은 참..힘들어 보였다. 열을 올리며 설명하는 어머니나, 지루하고 다리아파하는 아이나

서로 못할 짓 같기도 하고. 인터넷에서 이번 전시회 관련해 뭔가 찾아봐도 마찬가지다. '검증받은' 작품들만

그림파일로 쉼없이 전파되고, 그에 대한 '검증받은' 감상 역시..들불처럼 번져나간다. 작년 피카소전때도, "난

뭔지 잘 모르겠고 뭐라 의견을 낼 만한 자신도 없지만, 내가 긁어온 글에 의하면 대단하다더라, 이그림이

대단하다더라"..거개가 이런 '안전한' 태도다. 흠...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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