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산 김광석 인생이야기 씨디.
사실 광석이형 노래는 전부 엠피쓰리로만 있었어서 그가 라이브 공연서 청중에게 조곤조곤 들려주던 이야기는
여즉 못 들어봤댔다.
그는..환갑 때 번개불에 맞은 듯한 느낌으로 사랑을 시작해보고 싶다고 했고, 로망스의 'ㄹ'만 들어도 가슴이
뛴다고 했다. 마흔 살에는 몸에 체인좀 감고 할리데이비슨을 사서, 세계여행을 가고 싶다고도 했다. 여행이란 거
...살아가는 거랑 똑같다면서.
남들이 이상하게 볼만한 나이에도, 버스칸에 앉아 문득 들리는 노래소리에 눈물이 고이기도 하고-그리곤
다시 부른 노래가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라고 했다-노래 녹음을 하면서도 문득 목이 메여와 결국 술을
마신 채 녹음을 진행하기도 하고. 청중에게 말을 건넬 때, 그는 호흡의 묘미를 알고 있었다.
적절한 타이밍의 적절한 크기를 가진 쉼표, 감정의 교통을 위한 강약 중강약의 밀고 당김.
그래서 그의 ㄹ은 더더욱 로맨틱했다.
라이브 공연 실황을 담은, 그가 스스로 세상을 등지고 하염없이 흘러가는 시계추를 스스로 멈춰버리기 고작
반년 전쯤의 그의 음성..그는 환갑을 이야기하고, 꿈을 이야기하고. 살짝 지친듯한 그러면서도 부드러운 목소리로
노래하고 있었다.
이미 죽어버린 사람이 죽음을 이야기하고, 꿈을 이야기하고. 광석이형이 자꾸 말을 걸어와서..4시에야 씨디피
배터리가 나가고 그제야 잠들수 있었다. 끼적대며 낙서도 하고, 일기도 쓰고..
김광석...광석이형. 그가 왜 죽었는지,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 조곤조곤 이야기를 들었던 밤이었다.
난 이해한 듯 싶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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