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나간 울릉도 2박3일 도보여행.

 

눈이 뜨이고 나니 온몸이 아팠지만, 뒷꿈치는 얼얼함이 그대로 남아있었지만, 짐을 주섬주섬 챙기고 나섰다. 천부항의 아침.

 

 

바다를 따라 시계반대방향으로, 현포를 지나 태하등대까지 가볼까 하는 참이었다. 울릉도의 북쪽 해변가를 따라 몇 걸음

 

걷기도 전에 에어콘 바람같은 시원한 강풍이 불어오는 쉼터가 있길래 일단 쉬고 보겠다며 엉덩이를 붙였다.

 

 

 

 

조금이라도 일찍 나서길 잘했다 싶었던 게, 날이 삼일 내내 흐리리라던 예보와는 달리 둘째날엔 아침부터 햇볕이 쨍쨍.

 

 

바닷가와 도로를 구획하고 있는 콘크리트 블록이 해풍과 파도에 온통 삭아내려 페인트가 벗겨지고 자갈들이 드러났다.

 

버스 정류장. 제법 띄엄띄엄 눈에 밟히긴 했는데 막상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던 한적한 울릉도.

 

 

울릉도 북쪽 해변 중앙에 떡하니 버티고 선 송곳산. 그 앞으로는 추산 몽돌해변이 펼쳐지고, 해변 너머 바닷가에는

 

코끼리 바위가 보인다. 툭 튀어나와 몸뚱이랑 떨어져 있는 굵은 기둥 하나가 영락없는 코끼리 코다.

 

 

각도를 달리 해서-한참 더 서쪽으로 걸어가서- 확인한 코끼리 바위의 코끼리 코.

 

 

 

 

 

투명하고 시퍼런 파도가 넘실거리며 둥글둥글한 돌멩이들을 희롱하는 소리에도 아랑곳않고 부동자세중인 새들.

 

그리고 뒷꿈치가 온통 까져버려서 급기야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걷기 시작한 시점. 그다지 현명한 짓은 아니었던 게,

 

얼마 걷지 못하고 맨발바닥 아래에 물집이 잡혀서 다시 신발을 꿰어차야 했다.

 

 

바다에 이랑을 내고 씨를 뿌리러 갈 기세인 산뜻한 색감의 경운기 한대가 바다에 찰싹 붙어 주차 중이다.

 

그리고, 들어갈까말까 잠시 망설이다가 입장했던 예림원, 문자조각공원. 망설였던 이유는 4,000원의 입장료도 아니고

 

구경온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한적한 분위기 때문도 아니었다. 다만 해안도로에서 걸어가려면 제법 가파른 오르막을

 

꽤나 걸어야 했다는 이유, 게다가 발바닥에 콕콕 박혀오는 잔돌멩이들이 너무 많은 길이었어서.

 

 

 

 

이 바위의 이름은 얼굴바위였던가, 얼굴의 옆 실루엣이 어찌어찌 잘만 따져보면 나타나는 것 같기도 하다.

 

전망대 아래를 잘 살피면 파도가 철썩이며 부딪히는 전복 바위랑 조개 바위도 찾을 수 있다는데.

 

 

 

 

 

얼굴바위 위까지 이어지는 전망대로 오르는 길. 오를까 말까 잠시 고민하다가 저 높이에서 내려다본 풍경이 궁금해졌다.

 

 

 

 

얼굴바위 위의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아침에 꾸역꾸역 걸어온 길. 맨발에 느껴지던 서늘한 콘크리트의 감촉이 서서히

 

달아올라 뜨거워지기에 이른 시간만큼 해가 내달려선 하늘 높이 솟았다.

 

 

조금만 더 걸어가면 이내 도착할 곳, 현포항이 미리 내다보인다. 빨갛고 하얀 등대가 배들을 항구로 이끄는 곳.

 

반듯한 직선에 가까운 도로가 섬세한 물결이 새겨진 에메랄드빛 바다와 싱싱한 초록의 보들보들한 기슭을 가른다.

 

 

 

그리고 전망대에서 발견한 '젖봉' 또는 '찌찌봉'이라 불린다는 제법 리얼한 느낌의 봉우리 하나.

 

 

현포항의 모습을 좀더 바싹 땡겨보고는, 저쯤에서 점심을 먹으면 되겠구나 가늠해보았다.

 

 

 

정말 향기가 그윽하던, 그리고 한번 손으로 훑고 나니 한참이나 손과 온몸에 향기가 배어있던 섬백리향. 이름도 참 이쁘다.

 

예림원, 특히 예림원 안쪽에 자리한 얼굴바위 전망대는 꼭 한번 올라가 보시길 권하고 싶다.

 

 

말로만 듣던 거대 버거. 제주도에 가면 꼭 한번 먹어봐야지 했던, 바로 그 '빅허브버거'다. 접시 위에

담대하게 올라앉은 그 버거의 사이즈를 체감할 수 있는 사진을 어떻게 찍을까 하다가, 손닦으라고

나온 '건강물티슈'를 바로 옆에 붙여두고 찍었다.

커플버거도 있다는데, 별로 가격차이도 나지 않는 걸로 보아 빅버거로 쏠리게 하려는 속셈인 듯.

처음 생겼을 때에 비해 가격이 점점 올랐다는 불만의 글도 어디선가 봤는데, 사실 싼 건 아니다.

갈린 허브가 섞여있는 두툼하고 고소한 빵 사이에, 조금 얇다싶은 패티와 사과니 양파니 양배추니

패티의 아쉬움을 달래고 메인 목을 풀어주는 아삭아삭한 과일과 채소가 많이 들어있어서 조금 과하게

먹어도 그렇게 부담이 되지는 않는다.

뭐, 저 거대한 빅허브버거도 버거지만,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기 전의 금능 해수욕장과 그너머 바다가

그대로 보이는 커다란 통유리가 참 맘에 들었다. 마침 식사시간을 좀 빗겨난 타이밍이라 아무도 없던

가게에서 이리저리 구경하며 창밖도 내다보고 가게 안도 구경하고.

벽면에 아기자기하게 장식되어 있는 자그마한 화분이라거나 그림들이 꽤나 귀여운 이미지를 연출중.

따뜻한 노랑색의 조명도 맘에 들고.

그리고 화장실 표지도 발랄하다. 글자체도 그렇지만 변기에 앉아 행복해하는 꼬맹이 표정이 참.

 

해가 급격하게 기울기 시작했고, 바다로 점차 잠기며 한없이 길어지는 그림자가 가게 벽면에 이런저런

기하학적인 무늬를 남겼다. 미련이 가득한듯 벽면을 야금야금 긁어내리는 뒤늦은 햇살이 따가웠다.

피자처럼 여덟조각으로 커팅되어서 나온 버거는 어느새 약간의 빵부스러기와 양배추만 남기고

전부 사라져버린 상태. 옷을 탁탁 털고 부른 배를 두드리며 자리를 나섰다.

태양이 녹아내리는 바다에 뛰어들어서는 햇살을 산산이 조각내며 노니는 사람들.






출장을 떠나게 되었다. 사우디 아라비아, 카타르, 그리고 쿠웨이트의 삼개국.

내 머릿속의 세계지도를 펼쳐놓으라면 아마도..커다란 존재감을 과시하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내가 가본 프랑스,

터키, 이집트, 태국, 일본..그런 나라들에 밀려 구석탱이에 조그맣게 눌려있거나 혹은 아예 존재치 않았었을

나라들이다.


두 달여 정신없이 이런저런 일들과 함께 동시에 준비하던 출장이라, 삼개국 관련한 국가 자료를 만들고 어쩌고

했지만 막상 도착할 때까지도 이 나라들이 대체 어떤 나라들일지, 아무런 감이 없었다. 그저 어렸을 적 아버지가

일하시러 떠나셨던, 멀고먼 세계의 끝에나 있을 나라랄까, 난 한번도 밟을 일이 없으리라 생각했던 그런 나라.


출장 떠나기 직전, 정신사납게 어질러져 있는 사무실 내 책상. 들고 가야 할 온갖 자료들, 서류 뭉치들과 남겨놓은

일들, 계산기나 잡다한 문구류들. 눈앞의 일들에 급급해 막상 떠나는 곳에 대한 아무런 '선입견'도 없이 출발했단

걸 깨달았던 것은, 리야드행 비행기가 인천공항을 떠나 두바이를 경유했던 그 쯔음이었을 게다.


이번 출장을 위해 산 29인치짜리 초대형 가방에 들어간 건 아마도 9할쯤이 가서 일하기 위한 준비였고, 내 짐은

그 나머지 1할 밖에 차지하지 않았다. 저 컵라면박스는 가서 선물로 주고 오거나, 출장길을 함께 하는 분들을 위해

챙겨가는 비상식량. 휴대용 프린터은 억지로 우겨넣고, 카메라가방은 메고 가기로 했다.

밤 11시 55분 비행기로 우선 두바이까지 10시간 15분여를 날아간 후, 6시간 정도 트랜짓 시간을 거쳐 다시 1시간

40여분을 날아 사우디 리야드에 도착하는 게 우선의 일정이었다. 밤 9시가 넘어 도착한 인천공항은 흔히 보던

낮의 풍경과는 너무 많이 달랐다. 출국심사대를 거치고 바로 나타난 면세품 찾는 곳에서는 하루일을 정리중이었다.

기다리는 사람도 하나 없었고, 백화점 면세점에서 미리 구매한 물건들을 쌓아두었을 뒷켠의 캐비넷들은 온통 텅텅

비어있었고, 그리고 짐을 옮기는 플라스틱 상자와 가방들을 모두 꺼내놓고 셔터 내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평소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줄서서 면세품을 챙겨가던 그곳의 낯선 풍경.

평소에 즐비하게 늘어서있던 명품샵들과 화장품, 주류, 담배 등을 빼곡히 팔던 면세점들은 온통 닫았다. 한바퀴

둘러보며 보딩 시간을 기다리려던 계획이 틀어져서 다소 심드렁하던 차에 문득 눈에 띈 24시간 심야면세점 표지판.

뭐 볼 게 있을까 했지만, 이건 모...김, 김치, 인삼, 홍삼...전부 먹을거리 뿐이다. 밤비행기를 타면 면세점도 못

돌아보는구나 하고 실망해서 발걸음을 돌렸다. 참...밤비행기를 타기 전엔 시간 보내기도 쉽지 않구나, 했다.

그리고 10시간동안 영화도 보고 잠도 자고 하다가 도착한 두바이. 좌석 앞에 붙은 모니터안의 조그마한 비행기는

태양에 조금씩 노출되어 가는 지구면을 피해서 기를 쓰고 어둠 속으로 날고 있었다.


아랍에미레이트의 수도 아부다비보다 더 잘 알려진 아랍에미레이트 연방의 현대적 상업 도시, 두바이 국제 공항에

도착했다. 현지 시간 새벽 5시 10분. 'Transfer' 사인을 따라 들어온 두바이 공항의 실내는 왕궁을 떠올리게 하는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다. 별이 총총한, 시와 사막에서 봤었던 듯 한 밤하늘이 그려진 것도 그랬고.

아직 해가 뜨기 전, 한밤중이랄 시간인데도 공항이 무척이나 번잡스러웠다. 빼곡한 좌석마다 사람들이 그득히

앉아 있었고, 미처 자리를 못잡은 듯한 사람들은 아무데나 철푸덕 앉아서는 꾸벅꾸벅 졸기도 하고, 에스컬레이터로

어딘가를 향해 걷기도 한다. 인천공항에서 느꼈던 분위기와는 영 다르다. 왠지 10시간여의 비행을 한 노곤한

몸이었음에도, 사람들이 꽉 차있고 번잡스런 두바이 공항의 분위기에 젖어서인지 잠이 깨는 느낌이었다.


자신의 짐이 놓인 카트를 두고 잠을 청하기란 쉽지 않을 거다. 몸이 아무리 피곤해도 짐에 대한 안전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잠이 올리 만무한 것. 그래서 저렇게, 자신의 몸으로 카트를 고정시켜 두거나 아예 껴안고 자는 사람들.

사막무늬를 형상화한 것이겠지만, 누런 색 바탕에 갈색 물결이 반복되는 카펫 위에는 저런 야자수가 몇그루씩

군집해 있었다. 진짜일까 궁금해져서 나중에 만져봤는데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정교한 가짜여서 살짝 실망.

하긴 인천공항만큼 자연채광이 잘 되어 있지는 않아서 진짜 나무가 자라기에는 매우 열악한 조건이지 싶다.

지하의 면세점은 불야성을 이룬 채 사람들이 가득하다. 인천공항이, 그리고 한국이 동아시아의 허브가 되겠다고

했던 이야기의 온갖 변주가 가득한 한국이다. 금융의 허브, 물류의 허브...그렇지만 얼마전 신문에서 한 교수였던가

한마디 따꼼한 소리를 했던 게 생각난다. 허브라느니, 대문이라느니 식의 이미지 메이킹이나 지향은 피해야 한다,

직접 갈 수 있는 조건이 점차 갖춰질수록 굳이 대문을 지나고 허브를 거칠 필요가 있겠는가..라는 게 내가 이해한

그의 포인트. 어쨌든 우리가 몇 년째 공염불로 외고만 있는 그 '허브'라는 거, 두바이 공항은 이미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는 거다. 그래서 이렇게 바글바글, 유럽 가는 길에 경유하고, 아프리카 가는 길에 경유하고, 아시아

가는 길에 경유하고. 불꺼진 공연장을 연상케 했던 인천공항과는 영 딴판이다. 물론, 인천공항이 이렇게 되기에는

여러 현실적 제약도 있을 것이고, 두바이랑 인천은 입지조건이나 주변 국가수라거나..여러 차이도 있을 게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인천이 왜 두바이가 못 되는가..하는 장탄식이 아니라, 한국에서 '허브'라느니 '대문'이라느니

떠드는 선전선동의 태생적 한계..그리고 보다 현실적이고 실현가능한 비전을 구상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굳이

그런 식의 되도않는 이미지를 갖다붙이려 해봐야 어울리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단 말이다.

천장 가까이에서 기둥을 감싸고 있는 저 금빛 구체, 그리고 오오라처럼 사방으로 뿜어져 올라가는 금빛 실오라기.

창밖으로는 조금씩 동이 터오는 듯, 물빛에 비행기 동체가 온통 잠겨있다.

마치 피난민들 같다. 이들은 이런 시간에 익숙한 듯 보인다. 이미 챙겨왔을 모포와 깔개를 한껏 활용해 온몸을

감싸고는 최대한 편한 자세를 취해 숙면하는 것. 천에 둘둘 감긴 미이라를 연상케 할 만큼 꽁꽁 싸매고 자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의자 하나만을 활용한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의자를 몇개씩 차지한 채 누워버린 염치없는 사람도

보인다. 우리나라 시골 버스정류장 대합실 분위기랑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까. 두바이 공항은 이들에게 그 정도로

손쉽고 가까운 정류장인지 모른다.

문득, 내가 앉아서 쉬고 있던 곳 바로 옆의 비상구 문을 억지로 열려던 한 아저씨가 사고를 치고 말았다. 뭘 어떻게

만졌는지 미친 듯이 울려대는 사이렌 소리. 그 아저씨는 총총히 자리를 떠버렸고, 나와 내 일행은 모처럼 얻은 자릴

포기하고 기약없는 다른 곳으로 옮기기 싫어 버티기로 했다. 금방 누군가 와서 조치를 취해주고 저 신경 거슬리는

소리를 가라앉혀주겠지, 하고.


30분, 공항에서 근무하는 듯한 제복입은 사람이 왔다. 문을 덜컹거려 보다가 버튼 몇개 눌러보다가 가버린다.

40분, 어이가 없어서 직원을 불러왔다. 문을 덜컹이고 두들겨보고는, 자기는 어쩔 수가 없고 경비원을 불러야

한다며 가버렸다. 45분, 직원들이 귀를 막고 지나간다. 아무도 조치를 취할 생각도 없는 듯, 손에 든 무전기는

장식품인양 하다. 50분, 경비원을 불러왔지만, 자신은 이 구역담당자가 아니랜다. 지칠 줄 모르고 울려대는 사이렌.

일행 중 한명은 휴지로 귀를 막았고, 다른 한명은 비행기에서 쓰던 귀마개를 틀어박았다.

사이렌이 터진지 1시간 반이 지났고, 우리는 다른 곳으로 옮길까 몇번 돌아봤으나 좀처럼 빈자리가 없다. 아무도

와서 소리를 꺼줄 생각을 안 했고, 두바이 공항 한구석에서부터 요란하게 터진 소리는 이미 주변 사람들의 잠을

완전히 깨워버린지 오래였다. 2시간쯤..우린 결국 이 사이렌이 다시 꺼지는 걸 못 보고 리야드행 비행기 티켓팅을

위해 자리를 떴다. 참 지독한 두바이 공항의 직원들. 손을 대는 순간 자신의 책임이 되는 거고, 그걸 싫어하기 때문에

아무도 나서려 하지 않는다고 한다. 비단 공항직원의 문제가 아니라 중동의 문화가 그렇다고 했다.

티켓팅을 마친 후 살짝 들렀던 두바이 공항의 면세점, 온통 초콜렛, 담배, 그리고 치약같은 자잘한 소비재였다.

중동에서 일하는 인도, 파키스탄, 혹은 기타 국가에서 온 사람들이 귀국하면서 장을 봐갖고 간다고 한다. 대부분

형편이 넉넉치 않은 상황인지라 면세점이 일종의 이마트같은 대형마트 느낌으로 운영되는 건 당연할 거다.

그나저나, 중동에도 가을이면 단풍이 들까. 저 인테리어 디자인이 참 신기하게 느껴졌다. 한국의 백화점같은 데서

볼법한 빨간 단풍 그림.

두바이 공항의 스타벅스. 아랍어로 씌여진 메뉴판이 신기하기도 하고, 한국과는 살짝 다른 휘핑크림의 맛이라거나

메뉴가 새롭기도 했다. 진열장에 조각케잌을 진열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솔찮이 오래 걸린다. 보고 있자니, 케잌

몇개 밀어넣고는 옆사람과 잡담하고, 잠시 신문도 보고, 손님도 맞고. 그리고는 또 몇개 밀어넣고는 딴짓하고.

계속 보면 왠지 깝깝한 기분이 복받칠 거 같아서 그냥 주위를 두리번거리기로 했다.

기념품으로 이런 걸 사와도 괜찮겠다 싶을 만큼 특이하고 이뿐 텀블러들. 아랍어로 뭔가가 씌어져 있기도 하고,

문양들 역시 아랍권 문화의 냄새가 풀풀 풍긴다. 스타벅스는 중동에도 성공적으로 정착한 것일까. 가격대를 보면

한국보다 살짝 싸단 느낌이다. 역시, 우리나라 커피값은 세계 최고라는..

아랍에미레이트 항공(EK)을 타면 하나씩 좌석에 비치되어 있는 스티커. 좌석에 자신의 필요대로 알아서 붙이라는

세 가지 종류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건들지 마셈, 밥줄때 깨우셈, 그리고 면세품 팔 때 깨우셈..이라는 세가지.

그림도 귀엽지만 저 꼬불꼬불한 아랍어는 왠지 모를 매력이 있다. 예전에 이집트 여행할 때 아랍어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는 걸 직접 보고 문화적 충격에 빠졌던 적이 있었다. 온통 손날부분을 시꺼멓게 만들어가며, 글자를

뭉개가며 연필로 꼭꼭 눌러쓰던 기차역 매표원.

그 스티커의 뒷면에는 이렇게 자세한 사용설명서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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