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북에 이끌려 찾아온 곳. 전통 페라나칸 음식을 조금은 분위기 있게 맛볼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페라나칸이란, 누군가의 후예, 후손이란 뜻으로, 그야말로 미국뺨치는 다민족, 다인종이 자연스레 섞여드는 싱가포르의

 

혼혈인종 그 자체를 뜻하는 단어라고 한다. 특히나 아랍과 인도, 중국과 말레이시아인들이 마구 섞인 혼혈 가정의 독특한

 

문화와 음식은 어디선가 경험해본 듯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을 자아낸다. (페라나칸 박물관 강추!)

 

이 곳 트루블루는 이미 여러 차례 상도 받고 인증도 받았던 곳인지, 입구에서부터 온갖 상장과 상패들이 즐비하다.

 

그치만 사실 눈길은 이런 재미있는 분수대에 더 쏠리고. 배는 고프고.

 

 

사진이 엉망이지만, 먹는데 바빠 제대로 건질 겨를도 없었다. 이건 치킨과 블랙넛이 들어간 '아얌 부쉬 끌로악'.

 

그리고 이건 정말 조리후에도 손바닥만큼이나 큰 타이거새우와 커리소스가 섞인 '우당 고랭 다온 커리'. 위에 잔뜩 얹힌 이파리는

 

커리 이파리라는 것 같았는데 의외로 바삭바삭하면서 향도 매력적이었던.

 

줄곧 서빙을 옆에서 도와주던 주인 아저씨에 따르자면 삼성가의 자제분들도 즐겨 찾는다는 내실, 페라나칸 문화가 잘 드러나는

 

각종 자수라거나 조각상, 그림들이 빼곡히 전시되어 있는 내실에도 슬쩍 들러봤다.

 

두리안 빙수가 나왔다는 이야기에 얼른 자리로 돌아가서. 두리안을 좋아라 하다보니 동남아를 찾을 때마다 두리안냄새부터

 

좇아 다니게 되는데, 싱가포르에서 맛봤던 두리안 아이스크림과 두리안 빙수도 색다른 별미.

 

 

참고로 찍어둔 메뉴판 몇 컷.

 

 

 

 

 

 

 아랍 스트리트가 위치한 부기스 지역에서 리틀 인디아역까지는 걸어서 대략 10분, 곳곳의 공사판 사이로 이런 원색의 아파트도 지나고.

 

 이렇게 깊숙히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사람들이 삥 둘러선 공사판 가림막을 지나서 도착한 곳. 그야말로 진짜배기 인도의 축소판.

 

 북적거리는 거리와 시끄러운 인도 음악의 무규칙한 조합. 심지어 무질서하게 지나며 클랙션을 울려대는 차들까지 판박이다.

 

  

 싱가포르의 세련되고 고급진 이미지는 간데없고 끽끽 소리내는 양은냄비를 늘어놓고 온갖 꽃장식을 팔고 있는 가게들.

 

하다못해 건물들 뒷켠의 골목까지 인도스럽도록 신산하다. 이걸 집이라 부를 수 있을지 고심케 만드는 허술한 방벽들.

 

 그리고 조각보만한 공간에서 삐져나와 골목 귀퉁이를 차지한 채 야채를 다듬고 카레냄새를 풍기는 인도 출신의 사람들.

 

 더러는 삐쭉하니 늘어뜨린 나무막대를 따라 온통 뒤엉킨 빨래들을 그나마 단정하게 늘어뜨리느라 여념이 없기도 하고.

 

 

골목마다 숨어있는 힌두교 사원, 모스크, 그리고 불교 사원까지 잡신들이 총망라된 거리에 소만 풀어놓으면 딱 인도겠다.

 

 그리고 값싸보이는 배낭여행객 전용 숙소들과 이메일 체크를 위한 인터넷 까페들이 넘실넘실.

 

이제 싱가포르 시내 남쪽에 위치한 차이나 타운을 들러보러 택시를 잡아탄 찰나,

 

유리창에 붙은 one singapore이란 표어가 눈길을 끈다. 무슬림이건, 힌디건, 혹은 불교도거나 심지어 파룬궁신도건 간에.

 

 

 

 

태국요리의 두드러진 봉우리 하나랄까, 호오가 극명하게 갈리는 '똠양꿍'.

 

현지의 타협하지 않는 맛에는 생강과 온갖 이국적인 향신료 냄새가 거침없이 뿜어나오는.

 

꼬싸멧의 밀가루 모래사장에 길게 누워 마시던 코코넛 쉐이크.

 

 

그리고 태국의 이러저러한 해물볶음밥. 도대체 이들의 이름은 외우려고 해도 외우기가 넘 어렵다는.

 

웨스턴 스타일의 아침을 먹었을 때도, 유난히 진하고 샛노랗던 노른자위가 박힌 태국의 계란이.

 

역시 이름은 알 수 없는, 그렇지만 코코넛 밀크가 듬뿍 들어있던 매우몹시 맛나던 태국식 커리.

 

그리고 하얀 살이 가득 차있는 게와 커리가 범벅되어 있는 요리. 이번 여행 최고의 음식이었다는.

 

태국에 와서 한번은 꼭 먹어보아야 할 망고밥. 망고와 코코넛밀크와 동남아쌀밥의 심플한 조합이지만 맛있다.

 

또다른 웨스턴 스타일의 식사. 네모난 곽에 담긴 형태의 볶음밥이라거나 두툼한 베이컨이 특징이었다.

 

그리고 꽤 진하게 내려주던 맛있는 커피. 이른바 커피벨트가 지나는 베트남이나 라오스에 인접한 나라여서 그런지 맘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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