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은근과 끈기가 미덕인 나라라서 그런가. 새누리당의 선전과 낮은 투표율은, 민통당의 삽질과 기타등등에도 비롯하고

 

결국 이 나라의 수준을 보여준다. 그래도 진보신당은 살아남길 바랬는데.

 

 

#2. 가장 큰 승리자는 MB, 그리고 박근혜. '이명박근혜'란 단어가 승인받은 셈이니까. 박근혜 대통령여왕폐하가 강림하시겠구나.

 

 

#3. MB 4년차에 이런 결과라는 건, 지금이야말로 절망할 때라는 거다. 애써 괜찮은 척 '새누리당의 승리가 아니라 민주당의 패배'

 

라느니 따위 말장난하지 말고. 승리한 새누리당과 죄씻김받은 MB의 강고한 지지층에 절망하고, 또 반대편의 오합지졸 세력들과

 

여러모로 제한적인 그 지지층에 절망하고.

 

 

#4. 패배에 대한 귀책사유를 여기저기서 찾나본데, 아직 그 '패배'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의 공약수조차 찾지 못하겠다.

 

선거가 끝나도록 '반MB' 이외의 공약수를 키워내는데 실패한 야권의 무능은, 사실 그 역사가 길고 오래다.

 

 

#5. 말뿐인 '반MB' 구호의 거품이 걷혔다. 누구나 씹고 다니는 게 유행이던 껌조각이 공급과잉에 이르자 일부는 그에

 

음모론과 집단주의를 짬뽕시켜 더욱 자극적인 껌이나 팔고 다니다가 금배지 줏어먹을 뻔하고.

 

 

#6. 분명한 사실 하나, 연초만 해도 새누리당은 굉장한 위기감에 휩싸였었다는 거. 뭐 하나 제대로 해명하고 책임진 것도 없이

 

4/11이 왔는데, 심지어 계속 악재가 있었음에도, 그들이 과반수를 넘보는 제1당으로 건재하다는 건..지금은 절망할 때란 거다

 

 

#7. 김용민 패배와 기타 이슈에 대해 언론의 노골적 편향을 문제삼기도 하지만, 애초 그가 세습받은 공천이 원죄.

 

거리의 재담꾼이 얻은 인기를 선거에 그대로 가져다 쓸 수 있겠다 여겼던 얄팍한 계산 혹은 무개념 역시.

 

 

#8. 나꼼수가 스마트폰처럼 사람들을 감각적이고 '스마트'하게 만들어 성찰하고 숙고하는 힘들고 난망한 정공법을 기피하게

 

만들었다면, 민통당과 통진당은 스마트하지도 못한데 각자의 정공법을 대중에게 한목소리로 전달하는데 철저히 실패했다.

 

각자의 정공법이 애초 있는지도 의문.

 

 

#9. 이토록 대안없는 민통-통진당 연대에나마 표를 준 사람들의 갑갑함과 열망을 봐서는 그들 지도층에 분노가 치밀고,

 

이토록 대안없는 정당만 짝사랑하며 진보신당이나 녹색당이 표를 주지않은 그들 '보수적인' '진보'지지층에 분노가 치미는 거다.

 

 

#10. 박근혜 대통령여왕폐하가 납실 거 같다. 빨간당과 '이명박근혜'의 견고한 지지층에, 무능하고 무기력하며 배부른

 

민통당-통진당 지도층에, 대안도 못내놓는 그들만을 짝사랑하는 민통당 지지층에, 그리고 투표조차 나서지 않게 되어버린

 

뿌리깊은 무기력과 냉소에 절망해버렸다.

 

 

#11. 더 짜증나는 건, 박그네가 우야튼 현 정치인들 중 대중에 소구하는 정치적 감각이 돋보이고 있다는 점. 단순히 애비의

 

후광만은 아니란 거다. 그 와중에 투표율도, 투표결과도 모든 게 이지랄인데다가, 대안이 될 진보신당이나 녹색당은 해체..

 

 

#12. 투표결과가 51:49던 99:1이던 이긴 자가 국회에 입성한다. 이제 4년간은 이 결과로 만들어진 국회가 굴러갈 텐데, 이런

 

상황에서 야권이 대통령을 만들어낸들 얼마나 뭘 할 수 있을까. 만들어내봐야 노무현의 내외적 한계가 그대로, 혹은 그이상일 텐데.

 

 

#13. 4년간 누적된 MB에 대한 피로감과 반발심을 날려버릴 정도로 무능력하고 무기력했던 야권. 역사에 죄를 짓는다는 건

 

아마도 이런 걸 말하는 거다. 청와대는 '국민들의 현명한 선택'을 환영하고 나섰다.

 

 

 

 

 

공지영이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김진표 원내대표가 사전에 '날치기' 정보를 알고 있었다는 내용의 트윗을
리트윗한 이후, 민주당 대변인이 사실과 다르다며 해명하고 공지영의 사과를 요구해 문제가 되었다.
'사실'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날치기 통과 이후 민주당의 행태를 보면 사전에 알았건 몰랐건 결과적으로
별반 다를 게 없는 추이를 보인다.

단순히 당리당략 차원의 반대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국민을 움직이고 감동시킬 수 있으려면, 나아가
진정 나라를 위해 한미FTA 통과를 저지하려면,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국회의원들이 뭘 해야 할 때인지는 명확하다.
그들이 여태 이야기한 대로 한미FTA가 그토록 중대하고 치명적이며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스스로 믿는다면.


물론, 그 이전에 노무현 재임 시절 추진한 한미FTA정책에 대한 반성이 앞섰어야 했지만. 지금 급한 것은
날치기 통과를 막고 한미FTA시대가 기정사실화되는 것을 막는 것. 입발린 수사처럼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국민들을 위해 금배지를 던져버릴 각오가 있다면,
지금 그걸 던져버릴 때 아닐까.

그리고 사실, 개인의 이해를 따져보더라도 이렇게 비상한 시국에 금배지에 연연않는 모습을 보인 국회의원이라면,
금방 다시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더욱 큰 지지율을 업고.



* 진보신당 논평.



김혜경 진보신당 비대위원장, “한미FTA날치기, 야당의원 총사퇴로 맞서 싸우자”

오늘 오후 3시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한미FTA날치기 무효 야5당 및 한미FTA범국본 연설회’에서 우리 당 김혜경 비대위원장은 야당 국회의원 총사퇴로 한나라당과 MB정부에 맞서 싸우자고 제안했다. 다음은 발언전문.


“지난 21일, 역사에도 없었고 있어서도 안되는 날치기 한미FTA통과가 있었다. 이 땅에 민주주의가 어디에 있나. 국민의 손으로 뽑아준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생존을 나 몰라라 하고, 노동자, 농민, 서민이 죽을 수밖에 없는 한미FTA를 통과시킨 것이다.”


“우리 국민은 날치기 당했다. 이제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우리 야당의원들이 모든 의사일정을 취소하고, 등원을 거부했다. 잘 했다. 그러나, 저는 이렇게 생각한다. 민주주의가 죽어 없어진 마당에, 민의의 전당이 아니라 독재권력인 한나라당이 득실대는 국회에 왜 우리 야당의원들이 있어야 하나. 내년 총선 몇 개월 남지 않았다. 저는 이렇게 주장한다. 야당의원들이 모두 국회의원 뱃지를 국민에게 반납해 달라. 그것만이 살 길이다. 이제 국회의원 총사퇴 결의를 통해 국민과 함께, 국민을 지키겠다는 결의를 보여달라. 부탁이다.”


“이 자리에 한미FTA저지를 위해 노력한 민주당 정동영 의원,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그리고 국회에서 결의를 보여준 김선동 의원 모두 계신다. 정말 애쓰셨고 사랑한다. 그러나, 이제 우리 국민을 위해 아낌없이 의원직 사퇴를 부탁드린다. 의원총사퇴를 통해 한나라당이 더 이상 역할을 못하도록 국회를 해체시켜야 한다.”


“이번 사태를 몰고 온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다. 우리 국민들이 이런 대통령을 뽑아서 모두 고통을 받고 있다. 2007년 허세욱 열사가 분신하였다. 한미FTA 시작이 돼지 말았어야 한다. 이제 원천무효와 이명박 대통령이 물러날 때까지 총사퇴한 의원들과 함께 이 나라와 민족을 구해내자.”


2011년 11월 24일

진보신당 대변인실

[당선소감] MB정권 심판을 위한 진보양당, 북구주민, 국민 공동의 승리입니다
 

<조승수 후보 당선 소감문>

MB정권 심판을 위한 진보양당, 북구주민, 국민공동의 승리입니다
대안야당으로 우뚝 서는 진보신당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북구주민 여러분.

너무나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지지로 저 조승수가 오늘 울산북구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었습니다. 저의 당선은,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심판하려는 북구 노동자와 서민의 요구가 분출된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제대로 된 진보정치로, 노동자, 서민, 북구주민 여러분의 권리를 지키라는 준엄한 명령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명령하신대로 성실한 의정활동을 하겠습니다.

또한, 오늘 저의 승리는 진보진영 단일화를 함께 이뤘던 민주노동당과 김창현 후보 공동의 승리, 더 나아가 노동자, 서민의 진보정치를 바라는 북구 주민 여러분 모두의 승리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노동당과 김창현 후보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북구주민 여러분. 전국의 노동자, 서민 여러분.

오늘은 저 조승수가 승리한 날이기도 하지만, 진보신당이 승리한 날이기도 합니다. 저의 당선으로 진보신당은, 창당한지 1년 만에 국회에 진출하였습니다. 비록 울산 북구가 노동자 기반 도시이기는 하지만, 영남지역에서 진보신당이 거대 집권여당을 누르고 승리했다는 것은, 앞으로 이 나라에서 진보정치가 활짝 꽃필 것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더욱 적극적이고, 진보적인 의정활동, 노동자 서민을 대변하는 의정활동을 통해서 진보신당이 대안야당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북구주민 여러분.

저는 국회에 들어가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부자감세, 재벌 감싸기, 특권층 편들기를 바로 잡겠습니다. 현 정부와 한나라당의 부자감세, 재벌 감싸기는 결국 서민들의 복지를 후퇴시키고, 지방재정을 파탄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더불어 이러한 이명박 정부의 정책은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켜 경제가 살아날 수 있는 기반을 허물어뜨리고 있습니다. 제가 여러분을 대신해 국회에 가서, 경제무능 정권 이명박 정권을 호되게 꾸짖겠습니다. 그리고, 고용안정, 비정규 권리보장, 서민경제 활성화, 복지정책 실현, 지방경제 회생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북구주민 여러분,

여러분께서 오늘 저에게 승리를 안겨주셨지만, 그 승리는 회초리를 들고 안겨주신 승리라고 생각합니다. 저와 진보신당이 잘못된 길을 가면 언제든지 여러분께서 회초리를 드실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겸허하게 오직 북구주민 여러분과 전국의 노동자, 농민, 영세상인, 서민들을 대변하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여 의정활동에 임하겠습니다.

거듭 여러분의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 4월 29일
울산북구 국회의원 재선거 당선자 진보신당 조 승 수 드림




*                                                                    *                                                                    *


2004년, 민주노동당이 원내 진출에 성공했을 때에는 물색 모르고 좋아했었다. 말년 병장의 기운을 빌어 친하게 지내던

부사관들에게 민주노동당을 찍도록 종용하기도 했고, 부모님과 주위 친구들에게까지 나름 할 수 있는 데까지는 민노당을

알렸었다. 대학에 있을 때 선배 하나는 자신이 죽기 전에 우리나라에 진보정당이 자리잡을 수 있을지, 심지어 원내진출이

가능할지에 대해 회의적이었기에, 그 날 민노당이 무려 10석..이던가, 지역구 2석에 비례대표 8석. 그렇게 원내에 진출한

밤, 나는 내가 관리하던 B.X 로 몰래 진출해 친구들과 복분자주과 양주를 맘껏 마셨더랬다. 뭐랄까 우리도 드디어 좌파

정당이 주류 정치 스펙트럼 내에 포함되기 시작했다는 감흥과 함께, 많은 것들이 바로잡히리라 기대했었다.


그리고 이제 온갖 우여곡절 끝에 진보신당이 원외정당으로 떠돈지 일년만에 다시 원내 진출. 마땅히 기뻐하고 설레어야

할 일이겠지만, 예전만큼 그렇게 기쁘지가 않다. 한 석. 물론 진보신당과 진보진영에 그 한 석은 매우 중요하고 결정적인

의미를 가질 수도 있다는 건 안다. 그렇지만 어차피 여의도를 버린 MB에게 0:5의 한나라당 완패가 큰 의미가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는 판이다. 조승수 후보의 당선 소감 중에, '이명박 정권을 호되게 꾸짖겠다'는 표현이 나오지만...

그들은 꾸짖는다고 말을 듣지도, 귀를 기울이지도 않고 있다. 국회의원 한 명의 힘으로 될 문제가 아니다.

'노동자 민중, 혹은 보통사람들의 정치세력화'라는 명제가 원내 진출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란 건 이미 2004년 이래로

충분히 공감대가 형성된 터. 조승수 후보의 당선이 당연히 축하해야 하고 기뻐해야 할 일임에도 더 가슴이 시리고 기분이

더러운 건, 정작 더 중요한 건 아직 다가오지도 않고 있다는 예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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