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몽이스 공원에서 세인트 안토니오 성당을 거쳐, 세인트폴 대성당을 지나 세나도 광장으로 내려가는 길.

 

빗발이 갈수록 굵어져 서두르던 참에도 옆으로 뻗은 골목 하나가 시선을 붙잡았다. 살짝 굽어진 코너 위로 붉은 사당이.

 

또 그냥 보아넘길 수는 없어 꾸역꾸역 올라와서 봤더니 나차 사당이었다. 어린이의 모습을 하고 역신을 퇴치하는

 

능력을 가졌다는 나차를 모시는 사당이라고. 사당 자체는 작은 데다가 들어가 구경도 할 수 없어 별 게 없는데

 

이것 역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랜다.

 

사당 안에서 커다란 쟁반 위에 올려져서 원뿔 모양으로 타들어가는 거대한 향, 그리고 향불을 피워올릴 때 세개씩

 

들고 불을 붙이더니 그게 바로 왼쪽의 커다란 초같은 향.

 

 

오히려 사당 옆에서 저렇게 허름한 건물들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의 삶이 더 흥미진진하고 입체적으로 보이는 거 같다.

 

그리고 잔뜩 비에 젖은 채 다시 마카오 페리터미널로. 지친 와중에도 쓰레기통을 이렇게 센스있게 만들어둔 것에

 

카메라를 들어 한 장 남겨두었다. 굉장히 감각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실수해서 버리기도 힘들만큼 이쁜 쓰레기통.

 

고속 페리를 타고 다시 홍콩으로 가려는 길.

 

우측으로 보이는 또다른 카지노 호텔의 붉은 불빛이 온통 희뿌옇게 찌뿌린 하늘과 물안개 속에서 선연하다.

 

 

 

 

이렇게 상태 훌륭해보이는 400년전의 대포가 그랜드 리스보아 카지노호텔을 겨누고 있는 곳은 몬테 요새 위의 공원.

 

그야말로 마카오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 포인트다.

 

길 찾기가 조금 쉽지 않았던 거 같기도 하지만, 대충 오르막길이겠거니 하고 어림짐작으로 밟은 길이 그대로

 

몬테요새로 올라가는 길이 되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것은 대체 어떤 요구조건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마카오에는 유난히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는 문화재들이 많다.

 

몬테 요새에서 내려다보이는 저 건물 정면만 남겨진 벽면이 바로 세인트 폴 대성당.

 

그리고 이렇게 공원이란 쓰임에 걸맞게 이쁜 꽃나무들이 드문드문 서 있기도 한 이곳은 거의 마카오인들의 휴식처라고.

 

 

이 곳에는 총 22문의 400년전 대포가 성벽을 따라 배치되어 있는데, 실제로 사용된 건 17세기에 딱 한번 뿐이라고 한다.

 

네덜란드 함대가 공격해왔을 때, 단번에 함대의 탄약고를 폭파시켜 승리로 이끌었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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